요즘 SNS에서 공공기관이 제작한 콘텐츠가 인기 동영상이나 실시간 트렌트에 올라오는 경우가 종종 있더라고요? 상업적인 브랜드만큼 전문적이고 다방면의 마케팅을 펼치지는 않지만 분명 참고할 만한 점이 있었는데요! SNS에서 반응이 좋았던 공공기관 마케팅 사례를 만나보기에 앞서, 3가지 배울 수 있는 점을 먼저 정리해봤어요.
구체적인 사례를 보기 전에 배울 수 있는 점은 3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는데요.
1️⃣ 공공기관의 홍보담당자라면, 공공기관이 전해야 하는 메시지와 이를 효과적으로 홍보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겠죠. 공공기관은 시민을 위해 각 기관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과 더불어 이를 시민이 알 수 있도록 홍보해야 하니까요.
2️⃣ 적은 예산을 가지고 효과적으로 소통하는 법을 배울 수 있어요. 혹은 많은 예산을 쓰고도 반응 없는 콘텐츠로 전락하지 않는 법이라고도 할 수 있고요.
3️⃣ 공공기관이 아닌 공익에 기여하는 브랜드도 참고할 수 있는 포인트가 있어요. 이런 곳은 젊은, 코어 팬들을 얻기 쉽지 않은데, 일 잘하는 공공기관의 소통과 마케팅을 참고하면 잠재적인 팬들과 효과적으로 연결될 수 있을 거예요.
임플로이언서란 임플로이+인플루언서의 합성어로 특정 기관에 소속된 직원임을 드러내면서 SNS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을 일컫는 용어예요. 내부 직원이다 보니 외부 인플루언서가 정보를 전달할 때보다 더 공신력 있고 설득력 있게 다가오겠죠. 기관에 소속되어 있어서 콘텐츠에 대한 통제도 더 쉽고요. 그래서 공공기관에서도 이러한 임플로이언서를 적극 활용하려는 시도를 하는데요.
혹시 강서구청의 버튜버 새로미, 다들 들어보셨을까요? 예전에 고구마팜에서 한번 다룬 적도 있어요. 강서구청의 공식 유튜브 채널인 i강서TV에서 지자체 최초로 시도한 버튜버인데요. 새로미가 ‘날 것의 매력’, 말단 공무원의 애환이 담긴 캐릭터를 잘 살려 인기를 얻은 임플로이언서의 좋은 사례라 볼 수 있습니다. 이유가 궁금하시죠? 그럼 시작할게요.
✅ 임플로이언서라고 다 되는 건 아님. 재미있는 캐릭터 구축하기
일단 젊은 세대와 소통하기 위해 새로운 시도를 한 것은 칭찬할 만합니다. 그런데 버튜버(임플로이언서) 도입 자체로 유의미한 관심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은 아니예요. 중요한 것은 캐릭터를 관리하는 실제 인물의 성격과 입담이거든요. 최근에 업로드된 강서구 공무원 버튜버 월급공개 영상에서도 그녀의 입담이 잘 드러났어요. ‘9급 1호봉 월급은 적지만 1급까지 올라가는 것이 이론적으로 가능하기 때문에 모두 꿈은 높게’라고 말했는데요. 약간의 회의적인 말투와 희망을 전해주는 내용의 간극 때문에 많은 시청자들이 ‘눈물나지만 응원한다’, ‘장관(1급 공무원) 버튜버 새로미가 되는 그날까지’라며 재치 있게 반응해주었어요. 실제로 강서구청 공식 유튜브 계정을 살펴보면 새로미가 등장하는 콘텐츠의 조회수가 압도적으로 높답니다.
✅ 공무원이라는 편견을 깨고 솔직한 자아로 다가가기
공무원이라고 딱딱하고 사무적인 태도로 섭섭하게 만들 것만 같다면(이 밈 이해 못 했으면 클릭) 개인 생활에 충실한 새로미의 솔직한 자아를 참고해 보세요. 재난문자에 대한 안내 영상에선 업무가 아니라 밤새 게임하느라 피곤한 새로미가 등장하는데요. 영상 곳곳에 게임과 관련한 요소가 등장해 깨알 재미를 안겨주었어요.
갑자기 영상에 디아블로가 등장해 저는 순간 브랜드 협업 영상인가 싶었는데요. 아래 스크린샷에서 볼 수 있듯 턱을 괴고 있는 상사 캐릭터도 잘 보면 게임 에반게리온의 ‘이카리겐도’라는 캐릭터 느낌을 줘요. 최근에도 휴가를 다녀온 적 있지 않냐는 상사의 물음에 ‘그.. 저도 최근에 재난이 있었거든요. 주로 던전(디아블로) 쪽에서’라고 대답해 게이밍이 일상이 된 공무원 새로미의 모습을 보여주었죠. 댓글 반응을 보면 이런 새로미의 모습을 좋아하는 시청자들을 볼 수 있어요. 심지어는 성동구 굿즈는 언제 나오냐는 사람도!
✅ 재미를 살린 뒤에는 본업에 충실하기
결국 재미있는 캐릭터여도 공무원의 맡은 바에 충실한 모습이 담겨야 해요. ‘스즈메의 문단속’을 패러디한 ‘새로미의 집단속’ 영상이 뜨거운 반응을 얻었는데요. 영화 속 주요 내용이 알차게 들어가서 초반부터 몰입력을 높였어요. 재난을 막으려는 남자 주인공, 그를 기만하는 사기꾼, 밥통으로 변하는 남자 주인공 등이 그러한 요소인데요.
그렇지만 끝으로는 전세사기 피해 상담부서 정보를 안내하면서 영상을 마무리 지어요. 마지막 부서 정보를 시민들에게 효과적으로 각인시키기 위해 재미있는 영상을 기획한 거죠. 시민을 지키는 공무원의 본업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줘 해당 영상 또한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 X 문법을 그대로 가져온 커뮤니케이션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X 문법과 밈을 잘 활용해 소통하는 모습으로 MZ세대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요. 2021년 7월 SM 신사옥이 성동구로 들어온 것 아시나요? 새로 지은 사옥에서 성동구청이 SM과 함께 기획한 광야 투어가 화제인데요. 이 투어를 ‘결제해 버렸다’라고 한 사용자를 인용해 환영의 밈을 올렸어요.
또, 엔시티 마크가 연습실에서 ‘볼륨 이 정도가 최대냐, (키워서) 성수동 다 깨워달라’라고 한 영상에 언급되자 이모지로 간결하게 답변했어요. 재치 있게 요즘 X 문법을 잘 수용하고 이를 소통에 활용하는 그의 모습에 ‘이름은 몰라도 얼굴과 직책은 다 아는 공직자’로 불리기도 한다고요.
✅ 각 기관의 전문성을 살린 재미난 콘텐츠
국립산림과학원도 X 계정을 잘 활용하는 기관으로 꼽혀요. 작년에 개최한 ‘새우튀김 자랑대회’가 그 예시입니다. Z세대는 사소한 주제로 친구들과 ‘천하제일 XX대회’, ‘XX 자랑대회’를 열며 자신이 만든 결과물을 공유하고 공감받기 원하는데요. 이를 잘 활용해서 ‘새우튀김 자랑대회’를 연 것이죠. 사실 진짜 새우튀김은 아니고요. 새우튀김을 연상케 하는 구과(솔방울처럼 점차 바늘 조각이 벌어지는 과실)를 숲에서 채집해 이를 인증하는 이벤트를 개최한 겁니다. 실시간 트렌드에 등극할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고 해요. 산림과학원이라는 전문성을 잘 살린 재미있는 콘텐츠였죠?
✅ 인기 있는 콘텐츠 재가공해 유머 포인트 살리기
영주시 인삼 광고가 최근에 예상치 못한 전개로 변화구를 줘서 ‘좋아요’를 25만 회나 얻는 등 엄청난 화제가 된 적 있었죠. 사실 처음부터 인삼 광고라는 것을 쉽게 인지할 수 있는 구조는 아니었어요. 제목이 ‘흔한 여고생들의 뻘짓’이었고 분필로 원을 완벽하게 그리는 법을 이야기하거든요. 사실 이는 몇 년 전에 유행했던 쇼츠에서 따온 도입이에요. 한 여고생이 어깨를 축으로 삼아 완벽한 원을 그리는 짧은 영상이 엄청난 바이럴이 된 적 있었거든요. 영주시는 Z세대가 좋아하는 콘텐츠로 광고를 시작해 영상을 끝까지 확인해 보고 싶게 유인합니다. 그리고 후반부에 갑자기 영주시 인삼 광고가 짧고 강렬하게 등장합니다.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콘텐츠에 유머 요소를 더해 영주시 인삼을 시청자들의 머릿속에 각인시키게 되는 거죠.
댓글을 보면 기획한 담당자에게 포상 줘야 한다는 반응이 많아요. 인기 있는 콘텐츠를 유머러스하게 재해석해 시청자들이 끝까지 볼 수 있도록 유도하고 마지막에 한방을 노리는 전략 기억하세요!
✅ 이색적인 컨셉으로 포스터 제작하기
공공기관 하면 무게감 있고 진중한 이미지를 가장 먼저 떠올리게 마련인데요. 실제로 공공기관에서 배포하는 공식 포스터 디자인이 그런 느낌을 주기 때문이기도 하죠. 그런데 국립공주박물관에서 이색적인 컨셉으로 포스터를 제작해 대중의 관심을 사로잡았어요. 발행이 중단되었던 박물관 소식지를 재발행하면서 소식지 이름을 <공주의 다이어리>로 정했어요. 깜찍한 폰트, 강렬한 핫핑크 배경색, 보석 하트와 별 그래픽 디자인에 시선이 가장 먼저 가는데요. 지역명 ‘공주’에서 개최하는 전시와 역사교육을 홍보하기 위해 공주(princess) 컨셉을 활용한 점이 돋보입니다.
✅ 인스타그래머블한 마스코트로 관광지 알리기
진주시는 공식 계정과 별개로 지역 마스코트인 하모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 중인데요. 유명한 밈이나 캐릭터 짤을 주기적으로 업로드하고 있어요. 특히, 진주시 관광지를 활용한 포스팅도 자주 올라와서 귀여운 하모와 함께 지역 관광지에도 관심을 주게 된답니다.
웃기면서도 귀여운 하모의 짤을 보기 위해 팔로우한다는 사람도 많고요. 하모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자리 잡아 하모가 전하는 진주 관련 소식에 대한 화제성이 높아졌어요. 하모를 보러 진주시로 놀러 가는 관광객도 늘고 있고요.
✅ 디테일한 컨셉으로 마스코트 자아 구축하기
청양군의 관광 캐릭터 청양이도 많은 사랑을 받는 귀여운 마스코트 중 하나인데요. 단순히 귀엽다는 이유 말고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또 다른 이유는 디테일한 자아에서 찾아볼 수 있어요. 기본적으로 ‘청양’이라는 지역명을 직관적으로 떠올릴 수 있게 이름을 지었고요. 하늘색을 메인 색상으로 한 양 캐릭터로 ‘청양’(blue sheep)을 연상케 했어요.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을 살펴보면 청양이의 자아가 더 잘 드러나는데요. ‘놀고 먹는 한량인 것 같지만 열일하는 몸이라구’라고 써져 있고, 홍보대사의 역할을 충실히 다하는 게시글이 꾸준히 올라옵니다. 또, 청양고추 가방에 항상 청양고추를 넣고 기운이 없을 때 보양식으로 꺼내먹는다는 설정을 통해 지역 특산물을 깨알 홍보하기도 한답니다.
여기서 청양이는 한 단계 더 나아갑니다. 지역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다양하게 홍보하는 것 이외에도 자신만의 자아를 표출하는 게시글을 자주 올리곤 해요. 청양이의 성격상 컨셉은 ‘자아도취 허당’으로 설명할 수 있는데요. 이를 잘 보여주는 일상 짤을 주기적으로 업로드해줘요. ‘숨만 쉬었는데 살찌는 이유는 모야 모야?’라며 당황하거나, 꽃과 악어 앞에서 서열 정리를 하려는 짤로 웃음을 안겨주었어요. 거울을 보면서 자신감을 충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거나 댄스 챌린지를 하는 등 셀카 청양군청과는 크게 관련 없는 콘텐츠도 많이 올리죠. (아.. 청양이 너무 귀엽다..😗 소중하다.. 완벽하다..🥰) 한편, 게시글 문구가 ‘~양’으로 끝나는 것 눈치채셨나요? ‘청양’의 끝 글자를 따서 문장을 끝맺음하는 센스를 또 보이는 거죠.
이렇게 마스코트의 자아가 확실하게 구축되면 뭐가 좋을까요? 더 이상 청양이가 지역 홍보대사 기능만 하는 평면적인 캐릭터가 아닌, 고유한 취향과 성격을 지닌 입체적인 캐릭터로 성장할 수 있어요. 그럼 무엇이 좋다는 건데요? 마스코트의 자아를 사랑하는 팬층이 두꺼워지겠죠. 이는 결과적으로 청양이의 탄생지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생산하는 효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정리하자면 공공기관이나 공익을 위한 브랜드가 참고할 수 있는 마케팅 방법은 다음과 같아요.
✔️ 임플로이언서를 활용해 재미난 콘텐츠를 만들 것. 새로미처럼 입담이 좋고 본업에 충실한 캐릭터가 인기 많다는 점을 기억하세요!
✔️ SNS에 밈을 활용해 꾸준히 소통할 것. 정원오 성동구청장과 국립산림과학원처럼 다양한 세대의 시민에게 손을 뻗을 수 있답니다.
✔️ 재치 있는 광고를 활용할 것. 영주 인삼 광고와 같이 이미 인기 있는 콘텐츠를 재가공해 유머를 더하고, 공주시 박물관 포스터처럼 이색적 컨셉을 차용해 광고 효과와 화제성을 동시에 가져올 수도 있어요.
✔️ 마스코트를 활용해서 홍보를 도모할 것. 눈길을 사로잡는 마스코트로 지역 관광지를 홍보하는 기본적인 마케팅도 좋지만 청양이처럼 자아를 디테일하게 구축해 탄탄한 팬층을 구축하는 방법도 있어요!
*외부필진이 기고한 아티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