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어킹 잡으러 종로로 갈까나~ 🎣
캐릭터의 서사를 오프라인 경험 전반에 정교하게 설계한 행사가 궁금하다면? 지금 확인해 보세요!

매년 겨울마다 열리는 ‘서울빛초롱축제’가 올해는 조금 더 특별했습니다. 이번 행사에는 <포켓몬스터> 대표 캐릭터 중 하나인 ‘잉어킹’이 대거 출몰한 <I LOVE 잉어킹> 행사가 함께 열렸거든요! 약하고 쓸모 없기로(?) 유명한 잉어킹이 이번만큼은 100마리 등불로 변신해, 청계천을 연말 대표 핫플로 바꿔놓았죠. 그런데 단순히 귀여운 전시가 아니라 잉어킹의 서사와 상징을 정교하게 살린 설계가 곳곳에 숨어 있더라고요. 하나씩 함께 살펴볼까요?
새해에는 갸라도스가 될 거야! 🐉

<포켓몬스터> 시리즈 게임이나 애니메이션을 보신 분들이라면 잘 아시겠지만, 잉어킹의 대표 기술이라고는 ‘튀어 오르기’ 정도라 눈물 날 정도로 약한 포켓몬이에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 진화하면 포켓몬 중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강력한 ‘갸라도스’가 되기 때문에, ‘약하지만 포기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강해지는 존재’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죠. 이번 ‘I LOVE 잉어킹’ 행사는 이 잉어킹의 서사를 연말 메시지와 연결해 풀어낸 행사였습니다.
청계천에는 무려 100마리의 잉어킹 조형물이 설치됐고, 끝 지점에는 폭포 형태의 조형물이 있었는데요. 이는 잉어가 폭포를 거슬러 올라 용이 된다는 ‘등용문’ 설화를 연상시키는 연출이에요. 실제로 잉어킹과 갸라도스의 모티프가 바로 이 이야기에서 비롯된 만큼, 공간 구성 자체가 캐릭터의 상징을 제대로 살린 셈이죠.
또한 행사 구간을 걷다 보면 포켓몬 공식 채널에서 8년 전 공개한 테마곡 <I LOVE 잉어킹>이 반복 재생되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 곡은 내내 잉어킹의 나약함을 너무하다 싶을 만큼 놀리다가도, 마지막엔 “그래도 나는 (잉어킹을) 키울 거야”라는 가사로 마무리돼요. 이런 가사 흐름 역시 잉어킹에 대한 응원과 애정을 담고 있어 이번 행사의 메시지와 자연스럽게 맞물리는 듯하지 않나요?
숨은 잉어킹을 찾고 인증하는 체험형 설계 🔍

빛초롱축제의 잉어킹 테마는 관람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요소들도 풍성하게 구성돼 있었어요. 특히 반응이 뜨거웠던 건 ‘황금 잉어킹을 찾아라!’와 ‘발견! 변신 메타몽!’ 이벤트였죠. 생김새와 표정이 모두 다른 100마리 잉어킹 사이에 황금빛으로 빛나는 잉어킹, 메타몽이 변신한 잉어킹 등이 곳곳에 숨어 있어 포켓몬 팬들의 호기심을 자극했거든요. 게임 속 희귀 포켓몬, 이른바 ‘이로치’ 포켓몬을 떠올리게 하는 이 요소들은 관람객들의 인증샷을 유도했고, 실제로 엑스에서는 관련 게시물이 1만 회 이상 리트윗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청계천 장통교 위에는 ‘잉어킹 상점’이 운영돼 단팥맛 ‘잉어킹빵’, 슈크림맛 ‘황금 잉어킹빵’ 그리고 랜덤 스티커를 증정하는 이벤트도 함께 진행됐어요. 참여 방법은 잉어킹 관련 아이템을 착용하는 ‘잉어킹 스타일 챌린지’와 황금 잉어킹을 발견해 인증하는 방식이었죠. 특히 잉어킹 스타일 챌린지는 공식 굿즈 뿐 아니라 직접 만든 인형, 코스튬 등 개인 제작물도 허용돼 또다른 콘텐츠 확산으로 이어졌답니다.
이 밖에도 잉어킹 상점 옆에는 새해 소원을 적어 넣는 ‘잉어킹 소원 부스’도 함께 운영됐어요. 관람객들은 전용 소원 용지에 2026년의 바람을 적어 우체통에 넣을 수 있었고, 이 용지들은 청계천 벽면에 전시됐습니다. 내년엔 나도 갸라도스처럼 더 나아질 수 있기를 바라는 소박한 소원들이 쌓여가는 이 부스는 연말이라는 시기성과도 잘 어울렸어요.
포켓몬 GO까지 연결된 멀티 체험 🤳

‘I LOVE 잉어킹’은 단순한 오프라인 이벤트를 넘어, 게임과의 연계를 고려한 멀티 채널 이벤트로도 기획됐어요. 모바일 AR 게임 ‘포켓몬 GO’는 서울빛초롱축제 기간에 맞춰 12월 12일부터 17일까지 특별 이벤트를 진행했는데요. 이 기간 동안 청계천 인근에서는 잉어킹이 평소보다 자주 등장했고, 운이 좋으면 갸라도스를 만날 수도 있었어요. 다양한 보너스 아이템도 함께 제공돼 게임 유저들의 참여를 유도했죠.
이 덕분에 현장에는 포켓몬 GO를 실행하며 산책하듯 전시를 즐기는 관람객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가족 단위는 물론, 혼자 방문한 관람객들까지 각자 스마트폰을 들고 잉어킹을 잡으며 축제를 체험하는 모습이 어우러졌죠. 청계천에서 실제 조형물로 마주한 잉어킹과 게임 속 잉어킹이 자연스럽게 겹쳐지며, 팬들이 더 깊이 몰입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청계천 밖에서도 계속된 잉어킹 열풍 🎐

잉어킹을 위한 행사는 청계천 현장에만 머무르지 않았어요. 대표적인 예가 CGV와의 협업으로 선보인 ‘잉어킹 풍경’입니다. 액막이 명태를 연상케 하는 독특한 디자인에 높은 퀄리티까지 더해져, 포켓몬 팬뿐 아니라 일반 관람객들 사이에서도 많은 관심을 모았죠. 특히 ‘색이 다른 잉어킹’ 버전은 랜덤 구성으로 제공돼 수집 욕구를 자극했고, 일부 지점에서는 조기 품절되며 인기를 입증했습니다.
편의점 CU도 잉어킹과의 협업 대열에 합류했어요. 청계천 인근 CU 매장은 외관 전체를 잉어킹 포스터와 시트지로 꾸며 ‘잉어킹 콘셉트 스토어’로 변신했고, 인형·키링·피규어 등 다양한 한정 굿즈를 판매했습니다. 굿즈를 구매하고 인증샷을 SNS에 올리면 모바일 상품권을 증정하는 이벤트도 함께 진행됐고요. 특히 ‘잉어킹 스타일 챌린지’에 참여하기 위해 굿즈를 찾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답니다.
이번 ‘I LOVE 잉어킹’ 행사는 단순한 캐릭터 테마 전시를 넘어, 한 캐릭터의 서사를 다채로운 방식으로 해석하고 구성해낸 브랜드 경험의 좋은 사례였습니다. 잉어킹이라는 포켓몬이 가진 ‘지금은 약하지만 언젠간 강해질 수 있다’는 메시지는 연말이라는 시기성과 잘 어우러졌고, 그 이야기를 조형물, 노래, 소원, 체험, 게임, 굿즈에 이르기까지 곳곳에 배치해 관람객이 직접 몸으로 느끼게 했죠. 브랜드가 가진 캐릭터와 메시지를 어떻게 시기적 맥락과 체험 설계로 연결하느냐에 따라 그 의미는 충분히 확장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행사였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