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절을 아는 사람 : 너무 그리워😭
제품보다 ‘기억’을 소환하는 브랜딩 전략이 궁금하다면? 지금 확인해 보세요!
얼마 전 X(구 트위터)에서 과거 애니메이션 <미술탐험대>를 회상하는 게시물이 화제를 모았습니다. 이 게시물을 계기로 X 유저들은 각자의 추억 상자를 열어 인용을 달며 공유하기 시작했는데요. 투니버스에서 방영했던 <아따맘마>, <꿈빛 파티시엘> 같은 애니메이션 ost부터, 추억의 플래시 게임, 당시 유행하던 제품들까지… 모두 몇천에서 몇만 RT 넘게 공유되며 끊임없이 이야기가 이어졌어요. ‘내일 퇴근하고 놀이터에서 모여야 할 것 같다’는 글에는 괜히 뭉클해지기까지 하더라고요.
기술은 급속도로 발전하고, 새로운 제품은 계속해서 나오는데 왜 사람들은 여전히 과거를 이야기할까요? 이 질문은 최근 여러 브랜드가 추억을 자극하는 ‘노스탤지어 마케팅’을 펼치는 이유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단지 과거를 보여주는 것을 넘어서 지금의 문맥 안에서 다시 소환하거나, 재해석된 형태로 제안하는 방식으로 말이죠. 이번 아티클에서는 그 사례들과 함께 브랜드가 추억을 이야기하는 방식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 나 다시 돌아갈래… 만우절이니까 가능한 추억 소환
만우절은 장난스러운 설정이나 허구의 이벤트가 쏟아지는 날이죠. 이런 날에 ‘추억’을 꺼낸 브랜드도 있었습니다. 만우절은 N주년 같은 공식적인 기념일이 아니더라도, 브랜드의 과거를 마음껏 꺼낼 수 있는 날이거든요.

먼저 무신사는 브랜드의 뿌리인 패션 커뮤니티 시절을 소환했어요. ‘무진장 신발 사진이 많은 곳’이라는 무신사의 초기 시절 사이트 이름과 함께 싸이월드 얼짱 감성, 하이탑과 배기 팬츠로 대표되는 2000년대 패션 스타일을 담은 사진들을 게시했죠. 브랜드의 초기 모습을 소환해 팔로워들로부터 ‘나 이 시절에 이렇게 입고 다녔는데’, ‘와 진짜 추억이다’ 같은 반응을 끌어냈습니다.
넥슨은 자사 홈페이지를 2000년대 초반의 포털사이트처럼 바꿔 유저들을 놀라게 했어요. 지금은 서비스가 종료된 ‘빅샷’, ‘듀랑고’, ‘일랜시아’ 같은 추억의 게임 이름을 오랜만에 볼 수 있었는데요. 게임 타이틀을 클릭하면 실제 과거 플레이 영상이 재생될 뿐만 아니라, 영상과 함께 해당 게임에 대해 의견을 남길 수 있도록 했습니다.(의견 남기면 부활시켜주나요🤔) 한때 넥슨이 운영하던 웹툰 제작 서비스 ‘만만이’까지 등장했고요. 과거 넥슨을 기억하는 유저들에겐 그야말로 추억여행 같은 콘텐츠였어요.
이 사례들은 매년 돌아오는 기념일을 단순한 이슈 소싱에 그치지 않고, 브랜드 아이덴티티나 소비자와의 오랜 관계를 자연스럽게 상기시키는 장치로 활용한 셈이에요. 특히 바이럴되기 쉬운 날인 만큼, 많은 이들의 공감과 그리움을 자극하는 기억을 꺼내면 과거부터 지금까지 브랜드를 거쳐 간 소비자 모두와 정서적 연결을 만들 수 있습니다.
📺 제품만 재출시? 광고도 부활 진행시켜
최근 식품, 뷰티, 패션업계 등 다양한 브랜드가 단종됐거나 인기를 끌었던 상품을 재출시하는 일이 많아졌어요. 하지만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건 제품뿐만이 아니에요. 그 당시 함께했던 광고도 브랜드에 대한 추억의 일부죠! 실제로 X에서도 과거 CM송, 공익광고, 투니버스에서 방영되던 중간광고 등이 다시 조명되기도 했습니다. 광고 역시 브랜드 자산으로 다시 읽히는 지금, 이를 활용한 마케팅 사례도 있어요.
예를 들어, 농심은 창립 60주년을 맞아 1975년 출시했던 ‘농심라면’을 재출시하며 과거 광고를 활용한 캠페인을 선보였습니다. 영상은 1970년대의 흑백 광고 스타일을 그대로 따랐고 광고 모델이던 고 구봉서, 곽규석 씨의 모습도 등장해 ‘형님 먼저, 아우 먼저’라는 대사를 다시 한번 전했어요. 광고 톤, 성우의 말투, 자막의 서체까지 그대로 재현해 브랜드의 오랜 역사와 아이덴티티를 강조했죠.

반면 코카콜라는 과거 광고를 재해석했어요.✨ 일본에서 1987년에 3년간 방영되면서 전설적인 광고로 남은 ‘I Feel Coke’ 광고를 오마주해 NJZ(뉴진스), 빌보드와 협업한 캠페인을 선보였죠. 당시 한국에서도 ‘난 느껴요, 코카콜라’라는 버전으로 방영됐던 만큼, 한국 3040세대의 기억에도 남아 있는 소재인데요. 이번 캠페인에서는 영어 원곡을 그대로 사용하고, NJZ가 직접 커버해 마치 한 편의 뮤직비디오처럼 연출했어요. 포토부스, 댄스 챌린지 같은 Z세대에게 익숙한 요소를 녹여 레트로한 광고를 오늘날의 감각으로 새롭게 재탄생시켰습니다.
이처럼 단순히 제품만 회상하는 것이 아니라 그 시절 브랜드가 전달했던 분위기와 메시지까지 함께 소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때로는 제품보다도 그 제품을 둘러싼 경험과 감정을 더 오래 기억하기 때문에, 과거 광고를 감각적으로 복원하거나 새롭게 해석하는 전략은 브랜드에 대한 친밀감을 다시 불러일으키는 효과적인 방식이 될 수 있죠.
💫 감성은 연차가 아니라 연출로 만들어내는 것!
그렇다면 이런 마케팅은 꼭 오랜 역사를 가진 브랜드만 할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아요. 과거를 떠올리게 하는 감성은 시각적, 청각적 표현만으로도 얼마든지 구현할 수 있습니다. 추억의 캐릭터와의 콜라보, 90년대 음악과 자막 스타일, 레트로한 디자인 요소 등을 통해서 말이죠.
최근 이런 접근을 잘 보여준 사례가 바로 아이돌 그룹 NCT WISH예요. 최근 공개된 새 앨범의 티저 영상에서는 타이틀곡 ‘poppop’을 연상시키는 비눗방울의 통통 튀는 이미지를 중심으로 ‘프루티거 에어로(Fruitiger Aero)’ 스타일을 감각적으로 구현했어요. 광택 있는 질감, 잔디, 열대어 등 2000년대 초반의 미래지향적 감성이 특징인데요. 실제로 이번 앨범은 음악 자체도 2000년대 Y2K 감성을 담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음악 콘셉트와도 유기적으로 연결된 사례라고 볼 수 있어요.

첫 아시아 투어 ‘LOG in SEOUL’ MD 티징 콘텐츠도 같은 맥락입니다. 과거 유행했던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처럼 구성된 영상은 1세대 팬들 사이에선 ‘이 감성을 지금 다시 보게 될 줄이야’라는 반응이 이어졌어요. 특히 2003년 출시됐던 보아의 <BoA in the World>를 떠오르게 한다며 SNS에서 더욱 화제가 되었습니다.
레트로한 스타일은 세대에 따라 다르게 읽힌다는 점도 매력적이에요. 과거를 직접 경험한 세대에겐 반가운 기억을, 처음 접하는 세대에겐 신선한 감각으로 다가갈 수 있죠. 이처럼 브랜드가 직접 겪은 과거가 없더라도 누구나 공유하는 감성을 빌려 세대를 아우르는 정서적 접점을 만들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과거를 이야기하는 건 익숙함에서 오는 안정감과 같은 기억을 공유할 때의 유대감 때문이에요. 그래서 추억은 단순한 회상이 아니라 브랜드가 감정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강력한 언어가 되죠. 특히 복잡하고 불확실한 시대일수록 따뜻한 기억을 소환하는 노스텔지어 마케팅은 소비자에게 위로와 안정감을 전하며 더욱 주목받고 있어요. 이제 중요한 건 추억을 활용할지 말지가 아니라, 그 감정을 어떻게 오늘의 문맥 속에 감각적으로 풀어낼지 고민하는 일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