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가 비건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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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와 비건. 혹시 이 둘의 차이를 아시나요? 채식주의는 단순히 육류, 어류 등의 고기를 먹지 않는 식습관을 의미하지만, 비건은 동물을 착취해 생산되는 모든 제품과 서비스를 거부하는 신념이에요. 비슷하게 보여도 미묘하게 달라요. 채식주의는 식습관에 국한되지만, 비건은 식품 소비 뿐만 아니라 옷, 화장품 등 모든 소비 선택에 영향을 주는 일종의 라이프 스타일입니다.

요즘은 편의점에서도 쉽게 ‘비건’ 인증이 된 제품을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비건이 대중화되었는데요. 왜 비건에 대한 수요가 늘었냐 묻는다면, 이유는 각양각색입니다. 미닝 아웃(가치 소비)을 위해, 동물을 위해, 환경을 위해,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 비건을 지향하기도 해요. 구체적으로 이야기해보자면 동물권이 신장에 따른 결과이기도 해요. 고기 섭취가 오히려 몸에 좋지 않다는 내용을 담은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몸을 죽이는 자본의 밥상> 등에서 획득한 정보를 토대로 비건 지향인이 늘어났기도 하고요.

서론이 너무 길다고요? 네,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시죠! 이번 아티클에서는 비건에 대한 흐름을 짚어드리고,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는 방안까지 확장해 알려드릴게요.

아무리 그래도 비건은 아직 수요가 적은 거 아냐?

국내 채식 지향 인구는 약 250만 명, 비건 인구는 약 50만 명으로 추정된다고 해요.

출처 인스타그램 #나의비거니즘일기 검색 결과

비건 지향인들은 SNS에 자신의 비건 밥상을 찍어 올리는 #나의비거니즘일기 해시태그 운동도 활발하게 진행해요. 비건을 지향하는 사람이 늘어나니 비건 제품의 판매량 증가는 당연한 결과! 마켓컬리에서는 비건 식품 판매량이 연평균 150% 증가했다고 해요. 각종 비건 제품을 접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베지노믹스페어 비건페스타도 올해로 6회를 맞이했다고!

물론 비건을 지향하는 사람들이 겪는 어려움도 있습니다. 아직 정보도 부족하고, 제품을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도 적거든요. 저도 느슨하게 비건을 지향하는 사람으로서 물건을 고를 때 마땅한 선택지가 없어 덜 만족스러운 소비를 하거나 구매 자체를 망설이기도 하는데요. 오히려 브랜드에서 적극적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등 이런 틈새시장을 노려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해외 비건 사례 모음.zip

빌리 아일리시, 아리아나 그란데, 나탈리 포트만, 호아킨 피닉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비건이라는 점. 이들은 환경 문제와 동물권에도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기로 유명한데요. 이들의 목소리 덕분에 해외에서는 비건의 공감대가 더 두드러지기도 하죠. 식당에서도 비건 옵션을 쉽게 찾아볼 수 있을 만큼 비건 시장이 활성화되어 있기도 해요.

출처 마르헨제이

동물 가죽 제품이 고급스럽다는 인식은 이제 NOPE! 명품 브랜드에서도 비건을 유연하게 받아들인 움직임이 있는데요. 에르메스는 버섯 가죽으로 만든 가방을 선보였고, 구찌는 비건 가죽으로 만든 운동화를 선보였어요. 비건 패션 브랜드 마르헨제이는 사과로 가방을 만들기도 했는데요. 이렇게 기존 브랜드에서 대체 가죽을 활용하는 사례도 있다면, 아예 선인장 가죽을 전문적으로 제조하는 브랜드도 있다고!

비건은 고기도 못 먹고, 유제품도 못 먹고, 그럼 대체 뭘 먹냐고 물으신다면? 대체 식품을 먹습니다! 대체육 브랜드 비욘드미트도 있고, 녹두로 만든 대체 계란 브랜드 저스트 에그도 있어요. 대체 치즈 시장도 국내보다 활성화되어 있으니 참고해 보는 것도 좋을 거예요.

대표적인 해외 비건 화장품 브랜드는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인 ‘밀크 스튜디오’에서 론칭한 밀크 메이크업이 있어요. 국내에서도 유명한 브랜드 러쉬는 동물과 환경을 생각하는 브랜드로 유명한데요. 생산 제품의 80%가 비건이라고 해요.

이미 한국에도 있다고!

텀블벅의 숨은 비건

창작자들을 위한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텀블벅에서는 ‘비건’을 검색하면 성공적으로 펀딩을 끝마친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어요. 앞서 선인장 가죽을 만드는 브랜드가 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실제로 선인장 가죽을 활용해 만든 제품도 많은 유저의 호응을 받았어요.

출처 텀블벅

최근에는 비건 아이스크림도 핫했는데요. 목표 펀딩액의 5,682%를 달성하며 성공적으로 펀딩을 마무리했습니다. 선인장 가죽과 비건 아이스크림의 공통점은 조금 비싸더라도 기존 가죽 제품, 논 비건 아이스크림을 소비했을 때와 거의 동일한 만족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 있어요. 아무리 비건이라도 ‘저품질’은 소비자를 납득시키기 어려울 거예요.

태생부터 비건 브랜드

아마존에서 베스트셀러에 오른 국내 비건 화장품 브랜드가 있습니다. 바로 멜릭서! 동물성 원료를 식물 성분으로 대체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브랜드를 키워나갔다고 해요. F&B 브랜드를 살펴보자면 CJ 제일제당은 플랜테이블, 농심은 베지가든이라는 채식 전문 브랜드를 론칭했어요. 이렇게 브랜드에 비건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면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도 있을 거예요. 최근 농심과 풀무원은 각각 포리스트 키친과 플랜튜드라는 비건 레스토랑 오픈하기도 했죠.

달라진 건 하나이지만 전부입니다

위의 사례처럼 비건/채식 전문 브랜드를 새로 론칭하기에 부담이 된다면, 브랜드 안에 새로운 라인을 추가하거나 기존 제품을 리뉴얼하는 방법도 가능해요.

출처 풀무원
출처 지평 생막걸리

풀무원에서는 식물성 라인을 선보였는데요. 지평 생막걸리는 전문 기관에서 비건 인증을 내세워 마케팅했죠. 화장품 브랜드도 예외는 아니에요. 토니모리, 에뛰드에서도 비건 제품을 출시했어요. 새롭게 출시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이렇게 기존 자사 제품을 비건으로 리뉴얼하는 것도 가능할 거예요. 기존 고객을 잃지 않으면서도 비건을 지향하는 사람들의 관심도 끌 수 있죠.

비건을 망설이는 브랜드를 위해

 아직 비건을 망설이는 브랜드를 위한 체크리스트

✅ 비건 인증마크 받기 (F&B)
비타민 D 등 사소한 첨가물 때문에 비건이 아닌 경우도 있어요. 비건인들의 걱정을 덜어주기 위해 한국비건인증원의 비건 인증 마크 받는 것이 좋아요.
✅ sns 해시태그 노린 마케팅 (F&B)
비건을 지향하는 사람들은 특정 해시태그(#나의비거니즘일기 등)를 공유해 연대를 다지는데요. 이미 유명한 비건 관련 해시태그를 이용해 마케팅을 시도해 볼 수 있을 거예요.
✅ 기존 제품 리뉴얼 (화장품, F&B)
수요가 어떨지 몰라 새로운 비건 제품을 기획하기 어렵다면 기존 제품을 리뉴얼해 볼 수도 있어요.
✅ 비건 브랜드와 협업 (ALL)
비건 생산 체계를 구축하기 어렵고 부담이 된다면, 기존 비건 브랜드와 협업을 고려해 보는 것도 좋을 거예요.
✅ 비건 스토어 입점 (ALL)
비건으로 소비자의 눈도장을 확실히 찍으려면 비건 스토어에 입점해 보는 건 어때요?

비건의 영향은 의식주, 생활용품 등 산업군 경계 없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여요. 브랜드에서도 이런 움직임을 마냥 외면할 순 없을 거예요. 가치 소비를 하는 소비자들은 더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서라도 제품을 구매할 용의가 있는 사람들이에요. 하지만 그만큼 사소한 정보에도 민감하게 반응해요. 따라서 비건을 타깃으로 하고 싶다면, 비건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연구는 수반이 되어야 해요.

패키징도 중요하지만, 과정이 비건인지 체크하는 것이 필요해요. 비건이 아닌 부분에 대해서 비건 표기를 남용하지 않는 정직함도 필수! 모두가 한다는 이유로 흐름에 편승하기보다는 ‘비건’의 가치를 진정으로 이해하며 제품을 생산하고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야 할 거예요. 다시 한 번 강조하자면 단순히 동물 가죽, 동물성 첨가물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해서 비건은 아니에요. 비건은 상품서비스 구매 시 모든 과정을 윤리적으로 판단하는 ‘윤리적 소비’와 연관돼 환경에 도움되는 소비를 지향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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