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잘하는 기획자의 소통 방법 (from 제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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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얼룩말, 강아지-사람, 제작자-기획자… 이 사람들의 공통점이 뭔지 아세요?

바로 서로 말이 안 통한다는 거예요. 그렇다면 우리는 왜 말이 안 통할까요? 기획자A와 기획자B의 생각이 다르고, 제작자C와 제작자D의 생각이 다르고 더 나아가 기획자A와 제작자D의 생각은 더 다르기 때문인데요. 영상 제작자 겸 기획자 말 번역가 n년차 제가 알려드립니다..

출처 KBS2TV 1박 2일 / 제작자와 일할 때 기획자

첫 단추가 중요합니다 – 기획 (pre production)

영상 제작은 크게 기획 – 촬영 – 편집 3단계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그중 기획자와 제작자가 가장 소통을 많이해야 하는 부분은 기획 단계예요. 여기서 최대한 얘기를 많이 나누고 기획자와 제작자가 같은 생각으로 만들어야 뒷 단계에서 헤매는 일이 적어요.

‘제작 과정이 얼마나 걸릴까요?’

기획자가 제작자에게 가장 궁금한 건 아마 제작 기간일 거예요. 이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정보를 담은 기획안이 필요해요. 기획안은 기본적으로 촬영 장소 및 시간, 화면 사이즈, 총 영상 길이, 콘티 및 대사, 대략적인 영상 제작 일정, 참고 레퍼런스라는 구성 요소로 이루어져 있고 이러한 구성 요소가 다 갖춰줘야 제작자가 정확한 답변을 줄 수 있으니 참고 해주세요!

제작자는 관심법을 쓸 수 없어요.. 😅

제작자가 기획자의 머릿속에 있는 영상을 똑같이 생각할 수 없답니다. 그래서 콘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한데요. 컷마다 어떤 내용이 들어갈지, 대사 같은 것을 넣어 본인 머릿속에 있는 영상과 비슷한 이미지 콘티를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출처 인스타그램 @dade.comm / 촬영 콘티와 실제 광고 영상

이렇게 직접 그리는 방법은 정확하게 보여줄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는 단점이 있는데요. 컷이 많지 않고 간단한 촬영이라면 내가 생각하는 것과 비슷한 사진을 넣어 콘티를 구성해도 돼요. 하지만 프로젝트 규모가 클수록 콘티는 그리는 게 좋답니다.

레퍼런스는 세세하게 넣어보자

영상은 글자로 쓰인 기획안을 일련의 이미지들로 시각화하는 제작 과정이기 때문에 레퍼런스는 중요해요. 자세하게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사진과 영상이 더 도움이 됩니다. 구도 레퍼런스, 색 보정 레퍼런스, 모션 그래픽 레퍼런스 등 세세한 부분까지 레퍼런스가 있는 것이 좋아요!

출처 유튜브 테이스틴(tasty’n) / 구도 레퍼런스 예시

‘인물을 중심으로 로우 앵글, 사선으로 찍었으면 좋겠어요’ 이렇게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이런 사진과 같이 설명해준다면 기획자가 원하는 바를 제작자에게 이해시키는데 더 도움을 줄 수 있어요. 얼마나 사선으로 찍어야 하는지, 로우 앵글이라면 얼마나 내려서 찍어야 하는지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도 있으니까요.

특히 기획자가 설명하기 어려워하는 부분이 모션 그래픽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그럴 때는 모션 템플릿 사이트를 참고해서 넣고 싶은 모션 그래픽을 링크로 보내줘도 큰 도움이 돼요. 모션 어레이와 모션 엘리던츠 사이트를 참고하면 좋아요! 어..그…팡 터지는 거 있잖아요 하는 (어그 부츠 팔이 그만) 두루뭉술한 말보다 영상 레퍼런스를 보여준다면 당신은 센스 있는 기획자😉

내가 할 게 뭐가 있을까? – 촬영 (production)

촬영 때 제작자만 바쁜 게 아니랍니다. 기획자는 제작자가 촬영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기획대로 가고 있는지 계속 체크하는 일을 해야 합니다.

기획한 샷 사이즈보다 크게 찍기

촬영 후 편집을 하며 컷의 사이즈를 정하는 경우도 많아요. 그래서 4k 같은 좋은 화질로 촬영을 하고 편집 작업에서 원하는 사이즈로 크롭 하는 것이 수월할 수 있습니다. (많이 확대하지 않는 이상 화질이 저하되지 않아요!)

밝게 찍기

노출이 과도하지 않는 선에서 밝게 찍는 건 좋아요. 영상을 어둡게 만드는 건 쉽지만 밝게 만들면 영상에 노이즈가 생겨요😥

메모는 필수

촬영은 생각보다 계획한 대로 되지 않는답니다… 움직임이 많은 촬영에 모델이 옷이 불편해 행동에 제약이 있는 상황이 생긴다거나 촬영장에서 인물 동선이 맞지 않아 추가되는 컷이 생기는 다양한 상황이 일어나는데요. 촬영 중 내용이 추가되거나 수정된 부분이 있다면 나중에 제작자가 편집할 때 헤매지 않게 메모해 두는 것도 좋아요!

컷은 다다익선

“이건 필요 없어요 안 찍어도 돼요”(X) “이것도 찍어보는 건 어때요?” (O)
기획했던 컷만 찍는 것보다 추가 애드리브 컷도 촬영해 주세요. 편집에서 쓸 수 있는 소스를 최대한 확보해두는 게 좋습니다.

tip!

촬영 때 쓸 컷과 쓰지 않을 컷을 정리한 스크립트를 작성하면 좋아요. 촬영본을 확인하고 컷 편집 구간을 정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어요.


최종_진짜 최종_찐막(1) – 편집 (post production)

드디어 마지막! 촬영이 끝난다고 해서 영상이 뚝딱 만들어지는 게 아니고 편집이라는 피곤한 아니, 중요한 단계가 남아있어요. 편집 과정은 크게 ‘컷 편집 (+색 보정 및 음향 보정) – 모션 및 자막 삽입 –  효과음 및 bg 삽입’ 으로 나뉘어요.

피드백은 세세할수록 좋습니다

이 컷 추가로 넣어주세요 ➡ 몇초부터 몇초까지 어디 부분에 넣어주세요.
소리가 너무 커요 ➡ 인물 목소리가 BG보다 작았으면 좋겠습니다.
전체적으로 영상 길이 좀 줄여주세요 ➡ 이 부분은 생각보다 늘어지는데 이 컷은 빼도 될 것 같아요.
이런 식으로 피드백은 세세하게 주는 게 좋아요. 그래야 제작자는 기획자가 원하는 영상에 대해 빨리 감을 잡고 다음 단계 작업에 돌입할 수 있어요. 추가로 제작자에게 수정하려는 의도도 설명해주면 소통에 더 도움이 된답니다.

기획자 눈에만 잘 보이는 부분이 있어요

기술적으로 영상 편집을 잘 하는 건 제작자이지만 수정이 필요한 부분은 기획자 눈에 더 잘 보일 수 있답니다. 같은 영상을 반복해서 계속 보는 제작자 눈에는 오히려 수정할 부분이 안 보이기 때문인데요. 이럴 땐 제3자의 눈이 중요! 객관적으로 영상의 전체적인 흐름이 기획하던 영상과 일치하는지, 이상한 부분이 없는지 체크해 주세요.

피드백의 양과 편집 시간은 비례하지 않아요

“피드백 별로 없으니 빨리 가능할까요?”
그건 모르는 일입니다… 수정 사항 개수와 상관없이 손이 많이 가는 수정 사항이 하나라도 있다면 오래 걸릴 수 있습니다. 피드백 후 제작자에게 작업 난이도를 묻고, 일정 조율이 필요한지 체크해 주는 게 좋아요!

촬영 하지 않고 영상 편집만 제작자에게 맡기는 경우!

✅ 제작자가 편집만 하더라도 영상 기획에 대해서 설명해 주는 건 중요합니다. 제작자가 기획 목표에 대한 이해가 떨어지면 편집된 영상이 기획자가 생각했던 영상과 묘하게 달라 당황스러울 수도 있어요.
✅ 한 제작자에게 여러 개의 영상 제작을 맡겼다면 완성해야 하는 우선순위를 알려주세요!
✅ 그래픽 영상을 만드는 거라면 렌더링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경우가 많아서 수정 사항은 한 번에 모아서 보내는 것이 좋아요.

영상 제작에서 모든 과정이 중요해요. 한 부분에서 부족하면 바로 영상에 나타나 눈으로 보이기 때문이죠. 여러 머리에서 하나의 영상이 만들어지는 거라 모든 과정에서 제작자와 기획자가 서로 최대한 많은 의견을 나누려 노력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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