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되살려낸 80년 전 만세 소리! 올해 광복절 캠페인이 보여준 새로운 시도

AI가 되살려낸 80년 전 만세 소리! 올해 광복절 캠페인이 보여준 새로운 시도

누구보다 광복을 보고, 듣고 싶었을 그들을 위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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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광복 80주년이라는 상징적인 해였던 만큼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브랜드가 광복절을 기념하는 콘텐츠를 선보였어요. SNS에서는 태극기를 활용한 패키지부터 광복절 한정 굿즈 이벤트까지 다채로운 마케팅이 인기를 끌었고, 기념 영상이나 전시 등 익숙한 방식의 기획들도 이어졌죠. 하지만 그중에서도 유독 시선을 끌었던 건 조금은 색다른 방식으로 광복의 의미를 되새긴 캠페인이었습니다. 어떤 방식이었는지는, 아래에서 하나씩 살펴볼게요!

2025년의 대한민국을 마주한 독립운동가 [국가보훈부 X GS25]

출처 유튜브 GS25 l 이리오너라

8월 광복절을 앞두고 사람들은 서울 코엑스 한복판에서 뜻밖의 장면을 마주했어요. 상처투성이의 얼굴에 낯선 복장을 한 누군가가 “모두 도망가시오! 우리를 쫓고 있소!”라고 외치며 거리에 달려 나온 건데요. 알고 보니 이는 국가보훈부와 GS25가 함께 선보인 광복 80주년 캠페인 <1919년으로부터 온 메시지>의 일환으로 진행된 게릴라 형식의 뮤지컬이었습니다.

혜화 인기 뮤지컬 펍 ‘커튼콜’과 함께한 이 뮤지컬은 ‘독립운동가가 2025년의 서울 한복판에 등장했다’는 설정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요. 혼란에 빠진 독립운동가에게 한 시민이 “여긴 2025년입니다”라고 말하며 그를 진정시키자 독립운동가는 주변을 둘러보고는 그토록 꿈꾸던 조선의 독립이 이뤄졌음을 깨닫죠. 그 감정을 고스란히 담아내며 뮤지컬 넘버는 시작되고, 관객들 사이에 숨어있던 배우들이 하나둘 등장해 노래를 이어가게 됩니다.

공연에서 울려 퍼진 곡은 뮤지컬 <영웅>의 대표 넘버 ‘그날을 기약하며’였는데요. 인상적이었던 건 본래 독립운동가들의 희생정신과 독립에 대한 간절한 염원을 담은 이 곡을 현대인과 독립운동가가 서로 대화를 주고받는 듯한 가사로 개사했다는 점이에요. 독립운동가가 “그날을 위하여 힘을 내자고”, “기약돼 있는 그날을 위해”라고 미래에 대한 의지를 노래할 때, 현대인은 “그날에 의하여 힘을 냈다고”, “기억돼 있는 그날에 의해”라며 과거를 향해 감사 인사를 전하는 구성이었죠. 덕분에 그날을 향한 외침과 그날로부터의 회답이 교차하는 듯한 뜻 깊은 장면이 만들어졌답니다.

특히 “우리가 걸어온 길이 틀리지 않았음을 보여줘 고맙다”는 독립운동가의 마지막 외침은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렸어요. 실제로 공연 현장을 촬영한 영상은 X(구 트위터)에서 많은 관심을 모았고, 각종 커뮤니티와 댓글창에는 “독립운동가 분들이 지금의 우리나라를 보셨다면 얼마나 감격스러우셨을까”, “가사 다르게 한 연출이 너무 좋다” 등의 호평이 이어졌습니다.

사실 지난 고구마팜 아티클에서 소개했던 이달의 독립운동 콘텐츠를 기억하신다면, 이번 게릴라 뮤지컬이 그저 일회성 퍼포먼스가 아니라는 걸 아셨을 거예요. 이는 국가보훈부와 GS25가 3월부터 함께 이어온 광복 80주년 캠페인의 최종장이자, 하나의 서사를 완성 짓는 장면이었으니까요.

지난 모든 콘텐츠는 참여자가 독립운동가와 함께 ‘광복의 여정’을 따라가며 직접 체험하고 행동하는 방식으로 설계됐었습니다. 3월에는 독립운동가와 메시지를 주고받는 텍스트 시뮬레이션 콘텐츠 <여기는 기미년 조선, 그곳은 어디오?>를 선보였고, 4월에는 <무궁화 꽃을 피워주세요>라는 게임에 실제 기부금이 적립되는 구조를 도입해 약 2천만 원의 기부금을 독립유공자 후손에게 전달했죠. 6월에는 <선생님 몰래 태극기를 그려줘>를 통해 6.10만세운동을 학교 대항전 형태의 콘텐츠로 재해석하며 학생 주도의 독립운동 정신을 자연스럽게 되새기게 했고요.

또한 3월 콘텐츠를 통해 참여자의 전화번호를 수집한 후, 후속 콘텐츠를 문자 메시지로 전송해 세계관을 이어감으로써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이야기로 캠페인을 구성했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등장한 게 바로 이번 게릴라 뮤지컬이었습니다. 이 과정 덕분에 유저는 마치 독립운동 역사 속 일부가 된 듯한 몰입감을 느끼며 스토리를 이어갔고, 마침내 독립운동가에게 지금의 대한민국을 보여준다는 상징적인 결말에 다다르며 나의 참여가 의미 있는 결실로 이어졌다는 경험을 하게 된 거예요.

결과적으로 이 캠페인은 총 82만 명 이상의 참여를 이끌어냈고, 그 숫자만큼이나 많은 사람에게 ‘광복’이라는 단어를 다시금 깊이 새기게 만들었습니다. 수많은 이들의 용기와 희생이 있었기에 우리가 지금 누리는 자유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유저 스스로의 경험으로 되새기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눈여겨볼 만한 사례가 될 것 같아요.

처음 듣는 80년 전 광복의 소리 [국가보훈부 X 빙그레]

출처 유튜브 빙그레(Binggrae)

한편 ‘소리’를 통해 광복의 의미를 되새긴 캠페인도 있었습니다. 바로 국가보훈부와 빙그레가 함께 선보인 <처음 듣는 광복> 캠페인인데요. 대부분의 사람이 광복 당시를 기록한 문헌이나 흑백 사진은 많이 접해봤어도 정작 그날의 소리를 들어본 적은 없을 거예요. <처음 듣는 광복>은 바로 그 지점에서 출발한 프로젝트였습니다. 80년 전 기술적 한계로 남겨지지 못했던 광복 당시 만세 함성을 AI 기술로 복원해, 후손들이 직접 들어볼 수 있도록 한 시도였죠.

‘그냥 함성 소리 아닌가?’ 싶을 수도 있지만 그 구현 방식은 생각보다 훨씬 정교했습니다. 당시를 기록한 신문 기사와 각종 문헌, 그리고 광복을 직접 겪은 이들의 생생한 증언까지 꼼꼼히 수집해 그날의 시간대, 장소, 날씨, 인파 규모 등을 모두 반영한 사운드 시나리오를 만들었거든요. 그래서 캠페인에서 주목한 날도 8월 15일이 아닌 ‘8월 16일’이었습니다. 일왕의 항복 선언이 일본어 라디오 방송으로만 전해진 탓에, 대다수 시민은 하루가 지나서야 거리로 나와 만세를 외치기 시작했다는 역사적 기록을 반영한 거예요.

이렇게 철저한 고증을 바탕으로 완성된 소리에는 나라를 되찾은 민중들의 감격과 환희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특히 8월 16일 오전 서대문 형무소 석방 장면부터 오후 종로 행진, 그리고 경성역 앞 8만 명이 함께 모여 ‘대한민국 만세’를 외친 순간까지 차례대로 들려주면서, 시간의 흐름에 따라 고조되는 시민들의 감정이 그대로 전해졌죠. 유튜브에 공개된 영상에는 “말로만 듣던 광복의 기쁨이 이런 감정이었겠구나”같은 댓글들이 이어졌고, 그렇게 80년 전의 외침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빙그레는 지난해에도 <처음 입는 광복> 캠페인을 통해 AI 기술로 독립운동가의 수감복 사진을 복원하고 단정한 한복 차림으로 재현하는 프로젝트를 선보인 바 있어요. 올해는 그 범위를 시각에서 청각으로 확장해 다시 한번 AI 기술로 역사를 상기시키는 시도를 이어간 셈이죠. 대신 지난해엔 독립운동가들의 숭고한 정신을 보다 존엄한 모습으로 기억하자는 데에 초점을 맞췄다면, 올해는 남아 있지 않던 기억의 공백을 채웠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었습니다. ‘역사를 기억하자’는 메시지에서 그치지 않고, 우리가 미처 경험하지 못했던 광복의 감정을 생생하게 전달함으로써 그들의 목소리가 더 오래, 더 선명하게 우리의 기억 속에 남을 수 있도록 만들었으니까요. AI 기술이 단순한 재현을 넘어 공감과 기억의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이기도 했습니다.

매년 광복절이 돌아오면 익숙한 이미지나 영상이 반복되곤 하지만 정작 우리가 그날의 분위기나 감정을 피부로 느끼기는 쉽지 않죠. 하지만 이번 국가보훈부와 브랜드들의 협업 사례는 직접적인 감정의 이입과 체험을 이끌어내면서 큰 울림을 남겼어요. 기념일을 단순히 ‘상기하는 날’이 아니라, 사람들이 더 깊이 공감할 수 있는 날로 바꾸는 데 콘텐츠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 사례였다고 생각합니다. 기념일이 가진 의미를 어떻게 더 깊이 전할 수 있을지 고민 중인 마케터라면, 이번 사례에서 인사이트를 얻어볼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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