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초등학생 게임’인 줄 알았는데, 2030이 로블록스에 빠졌다?
로블록스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아마 어린 학생들이 즐기는 게임을 떠올리는 분들이 많을 텐데요. 실제로 로블록스는 오랫동안 아동·청소년 이용자를 중심으로 성장해 온 플랫폼입니다. 그런데 최근 로블록스를 찾는 연령대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특히 18~34세 이용자가 빠르게 증가하며 성인 이용자가 새로운 성장축으로 떠오르는 중이에요. 리처드 채 로블록스코리아 대표 역시 최근 인터뷰에서 “로블록스는 더 이상 어린이만 이용하는 플랫폼이 아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렇다면 2030은 로블록스에서 무엇을 즐기고 있을까요? 그리고 어린 이용자를 중심으로 성장했던 로블록스는 어떻게 더 넓은 연령대를 끌어들이게 됐을까요? 게임을 즐기는 방식부터 직접 만드는 방식까지 달라진 로블록스의 모습을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1️⃣ 2030은 로블록스에서 뭐 하고 놀까?
*️⃣ 춤추고 대화하며 함께 시간을 보낸다

최근 SNS에서는 2030 이용자가 로블록스 안에서 클럽을 즐기는 모습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 있는 콘텐츠가 바로 ‘Midnight Plaza’인데요. 지난 3월 공개된 Midnight Plaza는 여러 이용자가 한 공간에 모여 음악을 듣고 춤을 추며 자유롭게 어울리는 소셜 콘텐츠입니다.

즐기는 방법도 실제 클럽과 꽤 닮았습니다. 각자 꾸민 아바타로 공간을 돌아다니며 다른 이용자의 아바타를 구경하거나 함께 춤을 추고 DJ가 틀어주는 음악을 즐길 수 있죠. 특히 다른 이용자의 춤에 ‘Sync’ 하면 같은 동작을 함께 출 수 있어, 처음 만난 이용자와도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습니다.

실제로 유튜버 침착맨의 플레이 영상에서도 아바타가 함께 춤추는 장면이 눈길을 끌었는데요. 시청자 역시 칼군무를 추는 아바타의 모습에 귀엽고 웃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로블록스에는 이 외에도 ‘스시 레스토랑’이나 ‘노래방’처럼 현실에서 익숙한 공간을 구현한 콘텐츠도 존재합니다. 친구와 함께 자리에 앉아 스시를 먹고 이야기를 나누거나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며 시간을 보낼 수도 있죠.
이곳에서는 게임의 승패나 미션 수행보다 다른 이용자와 함께 노는 과정 자체가 콘텐츠가 됩니다. 누군가 추는 춤에 합류하거나, 서로의 아바타를 구경하고, 그 과정에서 우연히 벌어지는 상황을 즐기는 식이죠. 이처럼 최근 로블록스에서는 특별한 목적 없이 같은 공간에 모여 시간을 보내는 소셜 활동도 하나의 놀이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 SNS에서 본 유행, 로블록스에서 직접 즐긴다
✅ ASMR 타워

SNS에서 한 번쯤 ‘왁뿌볼’ 영상을 보신 적 있으실 텐데요. 굳은 왁스 껍질을 손으로 깨뜨리며 소리와 촉감을 즐기는 왁뿌볼은 올해 2030 사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실제로 제품을 직접 가지고 노는 모습부터 왁뿌볼을 깨뜨리는 영상까지 SNS에서 다양하게 공유됐죠.
그런데 현실에서 유행하던 왁뿌볼이 로블록스로도 옮겨왔습니다. 왁뿌볼과 말랑이 등 촉감 장난감을 게임 속에 구현한 ‘ASMR Tower’가 등장한 건데요. 이용자는 다양한 ASMR 오브젝트를 밟으며 타워를 올라가고, 그때마다 나는 소리와 시각적 효과를 즐길 수 있습니다.
이러한 콘텐츠는 인기 스트리머의 플레이 영상으로도 화제를 모았습니다. 우주하마, 우정잉 등의 플레이 영상은 각각 수십만 조회수를 기록했는데요. 댓글에서도 게임의 완성도와 생생한 ASMR 효과에 대한 호평이 이어졌습니다.
✅ 백룸

올해 영화로도 제작되며 다시 주목받은 ‘백룸’도 로블록스에서 즐길 수 있습니다. 백룸은 끝없이 이어지는 노란 복도와 낯선 공간을 배경으로 한 인터넷 괴담인데요. 로블록스에서는 이러한 공간을 직접 탐험하고 정체불명의 존재를 피해 탈출하는 공포 게임으로 구현됐습니다. 익숙한 괴담 속 공간을 직접 돌아다니며 긴장감을 느낄 수 있는 거죠.

이처럼 현실에서 유행하는 놀이부터 영화로 다시 주목받은 인터넷 괴담까지, 다양한 소재가 로블록스에서 직접 플레이할 수 있는 콘텐츠로 재구성되고 있습니다. SNS에서 접한 유행을 게임 속에서 경험할 수 있다는 점도 로블록스의 또 다른 재미죠.
*️⃣ 캐주얼 게임부터 RPG까지 취향따라 골라 즐긴다
로블록스에서는 가볍게 즐기는 소셜 콘텐츠뿐 아니라 RPG, 슈팅, 서바이벌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로블록스는 최근 성인 이용자가 늘면서 이들이 선호하는 깊이 있는 게임 플레이와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에 대한 수요도 커지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 서바이벌 & RPG 게임

대표적으로 ‘99 야간 숲’은 숲에서 자원을 모으고 캠프를 구축하며 살아남는 서바이벌 게임입니다. 오픈 월드 RPG ‘Piggy: 인터시티’에서는 넓은 맵을 탐험하고 캐릭터를 성장시키며 스토리를 따라갈 수 있죠. 두 게임은 각각 2026년 Roblox Innovation Awards에서 최고의 서바이벌 게임과 RPG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 캐주얼 게임

한편, 친구들과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캐주얼 게임도 있습니다. 익숙한 보드게임인 ‘할리갈리’를 로블록스에서 즐기는 모습이 공유되기도 했는데요. 간단한 규칙 덕분에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고 함께 플레이하며 벌어지는 예상치 못한 상황도 재미를 더합니다.
이처럼 로블록스에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의 폭이 넓어지면서 기존에 다른 플랫폼에서 게임을 즐기던 성인 이용자도 자신의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찾을 수 있게 됐습니다. 캐주얼 게임부터 RPG와 서바이벌까지 로블록스에서 즐길 수 있는 방식 역시 이용 연령대와 함께 다양해지고 있는 거죠.
2️⃣ 이제 게임은 ‘하는 것’에서 ‘만드는 것’까지
*️⃣ 게임을 만드는 이용자가 늘어난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로블록스에서는 소셜 콘텐츠부터 현실의 유행을 반영한 콘텐츠, RPG와 서바이벌까지 다양한 게임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로블록스에는 어떻게 이렇게 다양한 콘텐츠가 계속 등장할 수 있을까요? 그 배경에는 이용자가 직접 게임을 만들고 공개할 수 있는 제작 환경이 있습니다.
로블록스에서는 무료 제작 도구인 ‘Roblox Studio‘를 활용해 이용자가 직접 게임을 제작하고 플랫폼에 공개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생성형 AI를 활용해 게임 제작의 진입장벽도 낮추고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AI 제작 도구 ‘Build‘를 이용하면 자연어로 원하는 내용을 입력해 게임의 환경과 캐릭터, 플레이 요소 등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러한 도구를 통해 로블록스 게임 제작에 뛰어드는 이용자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로블록스에 따르면 Build를 활용해 만들어진 게임은 약 9,000개에 달하며, 실제로 Build를 통해 게임을 만든 이용자 중 71%는 이전에 Roblox Studio를 사용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기존에는 로블록스에서 게임을 만들지 않던 이용자까지 제작에 새롭게 참여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수치죠.
이렇게 만들어진 게임은 로블록스에 바로 공개해 다른 이용자에게 선보이고,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수익으로도 연결할 수 있습니다. 게임을 즐기던 이용자가 직접 콘텐츠를 만드는 크리에이터로 참여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된 셈인데요. 로블록스에서 다양한 콘텐츠가 끊임없이 등장하는 배경에는 이러한 크리에이터 생태계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 브랜드도 크리에이터와 함께 게임을 만든다
게임을 직접 만드는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브랜드도 로블록스의 크리에이터 생태계를 활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로블록스에서 활동하는 크리에이터와 협업하거나 자사의 IP를 제공해 새로운 게임 제작을 유도하는 방식도 나타나고 있는데요.
✅ 데브시스터즈

최근 데브시스터즈는 UGC 개발사 ‘벌스워크(Versework)’와 함께 ‘쿠키런: 카드 컬렉션’을 개발했습니다. 쿠키런 IP의 캐릭터 카드를 수집하고 성장시키며 다른 이용자와 교환할 수 있는 게임인데요. 로블록스에서 인기 게임을 개발해 온 벌스워크와 협업해 기존 쿠키런 IP를 로블록스의 새로운 게임 콘텐츠로 확장한 사례입니다.
✅ 넷마블

넷마블의 ‘쿵야 레스토랑즈’는 조금 다른 방식을 택했습니다. 로블록스 크리에이터를 대상으로 게임 제작 공모전을 열고 참가자가 쿵야 캐릭터와 세계관을 활용할 수 있도록 IP 라이선스와 게임 제작에 필요한 리소스가 담긴 ‘스타터 에셋 팩’을 제공했는데요. 브랜드가 완성된 게임을 직접 선보이는 대신 여러 크리에이터가 각자의 아이디어로 쿵야 IP를 게임으로 구현할 수 있도록 한 겁니다.
두 사례는 방식은 다르지만 로블록스의 크리에이터를 통해 기존 IP를 새로운 게임 콘텐츠로 확장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게임 제작의 문턱이 낮아지고 다양한 크리에이터가 등장하면서 브랜드가 이들과 협업해 자사의 IP를 로블록스 콘텐츠로 확장하는 방식 역시 다양해지고 있는 거죠.
3️⃣ 게임에도 ‘크리에이터의 시대’가 올까?
로블록스의 변화에서 주목할 점은 게임을 만드는 사람으로까지 그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는 점인데요. 유튜브를 통해 누구나 영상을 만들고 공유하는 ‘영상 크리에이터’가 등장했듯 게임에서도 전문 개발사뿐 아니라 개인과 소규모 크리에이터가 콘텐츠 제작에 참여하기 쉬워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브랜드에도 새로운 선택지를 만들어줍니다. 꼭 직접 게임을 만들지 않더라도 로블록스의 유행과 이용자 문화를 잘 아는 크리에이터와 함께 브랜드 IP를 새로운 콘텐츠로 풀어볼 수 있기 때문이죠. 쿠키런처럼 크리에이터와 함께 게임을 개발할 수도 있고 쿵야 레스토랑즈처럼 IP를 열어 새로운 아이디어를 받아볼 수도 있습니다.
앞으로 로블록스를 활용하고 싶다면 어떤 게임이 인기 있는지만 보기보다 이용자가 어떻게 놀고 무엇을 만들어내는지까지 함께 살펴보면 어떨까요? 이용자가 콘텐츠를 즐기는 동시에 직접 만들어가는 로블록스에서는 이들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놀이와 콘텐츠가 브랜드에도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으니까요.
*외부 필진이 기고한 아티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