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시장에서는 소비자의 불신을 걷고 거리감을 좁히는 것이 큰 숙제인데요. 최근 중고차 거래 플랫폼인 엔카, 케이카, 헤이딜러는 각자의 방식으로 이 문제를 돌파하며 눈길을 끌고 있어요. 이번 아티클은 이들이 어떤 포지셔닝을 기반으로 어떻게 차별화된 마케팅을 펼치는지, 그리고 그 전략이 소비자에게 어떤 인상을 남겼는지 분석해 볼게요.
🚗 엔카
엔카는 거래 매물을 가장 많이 보유한 플랫폼이에요. 그만큼 방대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고 이를 토대로 AI 챗봇과 추천 시스템까지 구축했죠. 데이터와 기술력을 충분히 강조할 법하지만 마케팅에서는 오히려 타깃의 감성을 건드리는 메시지를 택했어요. 단순한 차량 거래 플랫폼을 넘어, 소비자의 삶과 감정에 공감하는 브랜드로 포지셔닝한 거죠.
📽️ 캠페인

중고차를 거래할 때 차종, 주행 거리 등을 기준으로 정해진 가격을 잔존가치라고 해요. 엔카는 이 ‘잔존가치’를 사람의 삶에 빗댄 ‘나의 잔존가치‘ 캠페인을 선보였어요. 시간이 흐를수록 잔존가치가 떨어지는 중고차와 달리 사람은 살아온 시간과 경험이 쌓일수록 고유한 깊이와 진짜 가치가 더해진다는 서사를 담아냈는데요. 저화질 안에 담긴 누군가의 일상과 그 사람의 이름, 그리고 탄생 연도를 ‘연식’이라고 표현한 자막이 지나가요. 이후 배우 이도현이 담담한 내레이션으로 “인생은 낡아가는 것이 아니라 분명 나아가고 있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죠. 이로써 수치적인 평가와 치열한 비교에 지친 현대인에게 따뜻한 위로를 전했답니다. 대중들 역시 뜨거운 반응을 보였고요. “광고 기깔나게 만들었네”, “울림이 있는 광고”라며 영상이 전하는 정서적 메시지에 깊이 공감하는 댓글이 이어졌거든요.

한편 캠페인 영상의 마지막에는 엔카에서 나의 진짜 가치를 평가해 보라는 멘트가 나와요. 이는 소비자가 직접 캠페인 메시지를 체험하고 즐길 수 있도록 만든 ‘나의 잔존가치 테스트’를 말하죠. 테스트는 ‘나’를 차에 비유하여 특정 상황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행동하는지 체크하는 질문으로 구성됐어요. 예를 들어 ‘차체 복원’ 항목에는 ‘나는 어떻게 회복하나요?’라며 염증 치료 시 알보칠을 바르는지, 혹은 두고 보는지 묻는 식으로요. 이를 바탕으로 내가 살아가는 방식을 담은 ‘잔존가치 유형’을 도출해 내는데요. 여기서 나와 가장 잘 어울리는 맞춤형 자동차 추천을 제공해 서비스 사용을 유도했어요.
이처럼 엔카는 중고차 거래에서 이용되는 용어를 재정의해 사람에게 대입하며 소비자의 공감을 이끌어냈습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캠페인 메시지와 관련된 참여형 콘텐츠를 기획해 호기심과 참여를 유도하며 브랜드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자연스럽게 노출했고요. 즉 캠페인 영상으로 주목과 유입을 높이고 그 관심이 브랜드 이용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설계한 셈이죠.
오리지널 콘텐츠
엔카는 유튜브 채널 소개에서 내세운 ‘솔직한 자동차 이야기’라는 방향성에 맞춰, 실제 차주들의 경험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콘텐츠를 꾸준히 선보이고 있어요. 최근에는 테슬라 모델Y,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스팅어, 팰리세이드 등 다양한 차종의 오너들이 직접 자신의 차를 이야기하는 팟캐스트 콘텐츠 ‘내차심포지엄’을 진행 중인데요. 스펙이나 장점만 나열하기보다 실제로 타보며 느낀 만족과 아쉬움 등 오너만이 알 수 있는 경험을 솔직하게 나누며 구매를 고민하는 예비 차주에게 현실적인 판단 기준을 제공해요. 특히 자동차처럼 구매 전 충분한 정보 탐색이 필요한 제품에서 브랜드가 직접 답을 제시하기보다, 실제 사용자의 목소리를 통해 소비자가 스스로 판단할 수 있게 돕는다는 점이 눈에 띄어요. ‘차를 파는 브랜드’보다 ‘차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채널’로 자리 잡으며 자연스럽게 신뢰를 쌓고 있는 셈이죠.
중고차와 동고동락하는 사람들의 진솔한 삶을 조명하는 오리지널 콘텐츠 ‘나를 믿고’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막대한 빚을 떠안은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8평짜리 작은 빈티지샵을 열고 중고 다마스에 의지해 재도약하는 사장님의 사연부터, 아내를 잃은 슬픔을 극복하기 위해 캠핑카 생활을 시작한 버스커의 이야기까지 중고차에 얽힌 따뜻한 휴먼 스토리를 잔잔하게 담아냈죠. 또한 영상 말미에 반복되는 “나를 믿고, 끝까지 한번 해보려고”라는 묵직한 대사를 통해 7일간 직접 타보고 구매를 결정할 수 있는 안심 거래 서비스인 ‘엔카믿고’를 간접적으로 홍보하고자 했어요. 자신을 믿고 묵묵히 나아가는 사람들의 감동적인 서사 속에 자사 서비스를 이질감 없이 스며들게 한 거죠.
🚗 K car
케이카는 회사가 직접 매입해 되파는 ‘100% 직영점 운영‘ 모델을 바탕으로 허위 매물이 존재하지 않는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선택지임을 강조하고 있어요. 올해에는 ‘차가 먼저인 사람들’이라는 슬로건 아래 차에 진심인 전문가들이 직접 관리하고 책임진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소비자들에게 강력한 신뢰를 얻고자 했죠.
📽️ 캠페인

케이카는 대세 아이돌 카리나를 모델로 발탁해 큰 화제를 모았는데요. 재미있는 점은 단순히 모델의 미모나 인지도를 앞세우는 뻔한 방식을 택하지 않았다는 거예요. 오히려 ‘카리나보다 차가 먼저인 사람들‘이라는 위트 있는 카피를 전면에 내세웠죠. 카리나가 바로 옆에 있는데도 오직 자동차 상태만 뚫어져라 살피는 케이카 평가사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차량 품질을 향한 브랜드의 진정성을 아주 유쾌하게 어필했답니다. 특히 영상 말미 화면에는 붉은색 클래식카 위로 ‘직접 매입 / 직접 판매 / 100% 환불‘이라는 텍스트를 띄워 허위 매물 없는 100% 직영점 운영에 대한 자신을 보여줬어요. 이처럼 빅모델의 화제성을 비틀어 브랜드의 핵심 가치를 녹여낸 기획에 소비자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어요. 영상에는 “콘셉트 잘 뽑았네”라며 광고 기획력 자체에 감탄하거나, “케이카리나 좋다”라며 브랜드명과 모델 이름을 자연스럽게 합쳐 부르는 등 호감을 드러내는 댓글이 이어졌어요.

해당 캠페인 영상은 유튜브 조회수 2,000만 회를 돌파할 정도로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어요. 케이카는 이처럼 뜨거운 광고 호응에 보답하고자, 중고차 구매 고객에게 6개월 품질 보증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프로모션까지 전개했는데요. 폭넓은 보장 혜택을 통해 고객들의 수리비 부담을 크게 덜어주었죠.
오리지널 콘텐츠
케이카는 ‘스튜디오 ㅋㅇㅋ‘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자동차나 중고차에 대한 어렵고 딱딱한 정보 대신, 누구나 공감하며 웃을 수 있는 예능형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죠. 특히 오리지널 예능 시리즈 ‘나의연수아저씨‘는 마지막까지 조회수 451만 회를 넘기며 성황리에 마무리됐어요. ‘나의연수아저씨’는 왕초보 운전자인 리센느 원이가 코미디언 이선민과 유영우에게 도로 연수를 받으며 겪는 리얼하고 유쾌한 성장기를 담고 있는데요. 원이가 케이카를 통해 직접 중고차를 구매해보거나 실제 서비스 이용자를 만나 생생한 후기를 듣는 등 콘텐츠의 흐름 속에서 케이카의 서비스를 자연스럽게 노출했습니다. 운전 연수 에피소드에 출연진들의 개성과 예능감이 더해지면서 기존 자동차 관심층을 넘어 예능 소비층, 그리고 아이돌 팬덤까지 유입시키는 파급력을 보여주며 구독자 19만을 달성했고요.
🤝 광고 콘텐츠
케이카는 유튜브 인기 예능 워크맨을 통해 케이카 차량 평가사 직무 체험 콘텐츠를 선보였어요. 출연자(장성규, 예원)들이 직접 깐깐하게 차량을 검수하는 과정을 잘 녹여냈죠. ‘판매 전 수리가 필요 없는 경미한 부분까지 고객에게 정직하게 고지한 뒤 판매하는 게 원칙’임을 소개하거나 플래시를 켜보는 등 디테일한 부분까지 살피는 모습을 통해 케이카 차량 평가사라는 직무의 신뢰도를 유쾌하게 각인했답니다. 실제 댓글에서도 “저런 시스템이면 중고차 믿고 살만한 것 같다”, “케이카에서 좋은 딜러 만나 중고차를 산 정말 좋은 기억이 있다” 등 긍정적인 반응을 확인할 수 있었고요.
🚗 헤이딜러
헤이딜러는 정보 비대칭의 완전한 해소를 추구하며 ‘철저한 투명성‘을 핵심 가치로 내세우고 있어요. 특히 주목할 점은 중고차 앱 3사 중 유일하게 기술을 중심으로 캠페인을 전개하며 소비자의 불안을 해소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는 점이에요. 헤이딜러는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차량의 내부 수리 흔적을 열화상 데이터와 AI로 분석해 히트맵으로 보여주는 AI 진단 기술인 ‘헤이딜러 eye‘를 공개했는데요. 관련 기술에 대한 특허까지 취득하며 단순한 서비스 보완을 넘어 압도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의 고질적인 불신과 정보 비대칭을 깨부수겠다는 행보를 보여주고 있죠.
📽️ 캠페인
캠페인 영상에서 헤이딜러는 특허 기술인 ‘헤이딜러 eye‘를 전면으로 내세웠어요. 영상에서는 “새로운 눈이 나타났다”라는 카피와 함께 육안으로 볼 수 없는 수리 흔적까지 찾아내는 헤이딜러 eye를 직관적으로 소개했죠. 또 영상 마지막에는 “중고차, 이제 보이는 게 다야”라는 말로 마무리해 소비자가 중고차 거래 시 가장 불안해하는 지점을 기술 혁신으로 완전히 차단하겠다는 자신감을 전달했답니다.

헤이딜러는 자사의 기능을 소비자가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온오프라인 마케팅을 펼쳤어요. 먼저 온라인에서는 ‘차 걸고 눈싸움‘ 이벤트를 진행했는데요. 동일한 차종 2대의 사진을 비교해 수리 이력이 없는 깨끗한 차량을 골라내면 되는 게임이었죠. 포르쉐 718 박스터, 벤츠, 제네시스 등 고가의 차량을 단돈 100만 원에 구매할 수 있는 압도적인 혜택을 걸어 엄청난 화제를 모았고요. 여기서 돋보이는 기획 포인트는 정답을 맞히기 위한 힌트로 헤이딜러 eye의 열화상 스캔 이미지를 제공했다는 점입니다. 자동차에 대해 잘 모르는 일반인도 힌트를 보면 쉽게 정답을 유추할 수 있도록 참여 장벽을 낮추는 동시에 헤이딜러의 AI 진단 시스템을 자연스럽게 경험하며 그 우수성을 직접 체감하게 만든 거죠.

오프라인에서는 용산 아이파크몰에 거대한 ‘헤이딜러 eye’를 형상화한 옥외 광고를 설치해 오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았어요. 헤이딜러 eye 조형물 사진을 찍어 인스타그램에 해시태그와 함께 올리면 선물을 주는 인증샷 이벤트를 열어 확산을 이끌어냈고요.
이외에도 ‘눈알 붙이기’ 콘텐츠로 주목받은 크리에이터 ‘김눈알’과 협업해 한남대교 전광판에 거대한 눈알을 부착하는 콘텐츠를 선보였어요. 평소 김눈알이 해오던 ‘눈알 붙이기’ 포맷에 헤이딜러 eye를 자연스럽게 접목해, 크리에이터의 개성은 그대로 살리면서 캠페인 메시지는 직관적으로 각인시켰죠.
👣 오프라인 쇼룸

헤이딜러는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에 약 120평 규모의 체험형 쇼룸을 운영하며 고객 경험을 확장했어요. 앱 내 110만 개 후기를 시뮬레이터로 구현한 ‘감성 드라이빙 체험존’과 희귀 차량 ‘전시존’을 운영했는데요. 여기에 전문 평가사에게 무료로 차량 진단을 받을 수 있는 ‘제로존’도 마련했어요. 중고차의 폭넓은 선택지를 가시적으로 보여주면서 평소 타보고 싶었던 차량을 체험하게 해 중고차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자사의 서비스 이용으로까지 연결한 거죠.
🤝 광고 콘텐츠
헤이딜러는 인기 유튜버 김선태와의 콜라보를 통해 앞서 언급한 ‘차걸고 눈싸움 이벤트’를 홍보했어요. 김선태가 타던 중고차를 직접 진단받고 구독자에게 선물하는 유쾌한 콘텐츠인데요. 영상에서 김선태는 차량 가치 측정을 위해 헤이딜러 검증 센터를 직접 방문해요. 이 과정에서 헤이딜러의 핵심 기술인 ‘헤이딜러 eye’가 자연스럽게 등장합니다. 순간적인 빛을 쏴서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던 도장 흔적을 족집게처럼 찾아내는 과정을 보여주죠. 더불어 당첨된 구독자에게 차를 2,500원에 양도하고 기저귀까지 선물했어요. 헤이딜러는1년 무료 보증 수리를 지원하며 훈훈한 모습을 보여줬고요. 크리에이터가 실제 타던 차를 소재로 서비스의 기술력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동시에, 차량을 구독자에게 선물하는 과정에 브랜드도 함께하며 선한 영향력까지 더한 점이 인상적이에요.
엔카, 케이카, 헤이딜러 세 브랜드는 ‘중고차 시장의 불신 해소’라는 동일한 과제를 안고 있지만, 이를 해결하고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방식은 각 브랜드가 지향하는 핵심 가치에 따라 완전히 다른 형태로 나타났어요. 이처럼 업계의 고질적인 약점을 어떤 시각으로 해석하고 브랜드만의 언어로 전달하느냐에 따라 소비자가 느끼는 브랜드의 매력과 포지셔닝은 완전히 달라지죠. 그리고 이 각기 다른 전략은 치열하고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테고리 내에서 우리 브랜드만의 확고한 정체성을 어떻게 구축하고 마케팅으로 풀어내야 하는지 보여주는 좋은 길잡이가 되어 줄 거예요.
*외부 필진이 기고한 아티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