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기 전 예고편을 보고 기대하게 된 경험, 다들 한 번쯤 있으시죠? 이처럼 사람들의 기대와 궁금증을 자연스럽게 끌어올리는 데에는 사전 바이럴 마케팅이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요즘에는 단순히 예고편을 먼저 공개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사람들이 직접 찾아보고, 해석하고, 참여하며 기다리게 하는 방식으로 다변화되고 있어요. 그래서 이번 아티클에서는 사전 바이럴 마케팅이 어떻게 진화하고 있는지 다양한 사례를 통해 그 변화를 살펴보겠습니다.
💐 AKMU <개화> 앨범
AKMU(악동뮤지션)는 4월 7일 네 번째 앨범 <개화> 발매를 앞두고 세 가지 콘텐츠를 순차적으로 공개하며 사전 바이럴 마케팅을 전개했는데요. 먼저 공개된 콘텐츠는 다큐멘터리 형식의 영상이었어요. 거친 화질의 기록물 같은 연출이 그들의 실제 시간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는 듯한 느낌을 줬죠.
영상에는 이수현이 이찬혁과 함께 서로 의지하며 슬럼프를 극복하고 새 앨범을 준비하는 1년간의 여정을 담겨 있어요. 운동을 하거나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고 봉사를 하는 장면이 이어지다가 “AKMU의 계절이 돌아왔다. 그들이 다시 꽃을 피운다.”라는 멘트로 마무리되는데요. 남매가 다시 함께 음악으로 돌아오는 과정과 서사를 꾸밈없이 보여주며 이번 앨범 ‘개화’에 담긴 의미를 알린 거예요. 이 이야기는 인터뷰를 통해 구체적으로 알려져 더 화제가 되었어요.

댓글에서는 “서로를 너무 아끼는 게 보인다”, “그래서 더 뭉클하다”라며 남매의 관계에서 느껴지는 진심이나 애틋함에 공감하는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이로써 단순히 콘텐츠를 소비하고 끝내는 것이 아닌 악뮤의 관계와 감정에 몰입하기 시작했음을 알 수 있었어요. 서사가 앨범의 메시지를 강화하여 성공적으로 주목을 이끌어낸 거죠.
이후 공개된 스톱모션 티징에서는 분위기가 전환돼요. 앞서 공개한 다큐의 거친 톤에서 벗어나 따뜻하고 동화 같은 연출과 부드러운 분위기를 보여줬죠. 함께 공개된 트랙 게시물은 상자에 담긴 아기자기한 오브젝트와 제목이 함께 제시되며 앨범의 전체 구성을 미리 보여주는 역할을 했어요. 이러한 콘텐츠로 앨범이 담고 있을 따뜻한 감정과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수현이 솔로로 부른 ‘소문의 낙원’ 뮤직비디오가 선공개됐어요. 곡은 지친 사람들에게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자리를 내어주듯 위로와 용기를 건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는 앞서 쌓아온 서사와 맞물리면서 슬럼프를 겪었던 당사자가 상처를 극복한 뒤 다시 나아갈 수 있다는 응원처럼 느껴졌어요. 사람들도 “가사가 위로가 된다”, “이게 음악 치료다”라며 자신의 감정과 연결해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고요.
이 사례는 서사와 감정을 단계적으로 쌓아갔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해요. 차례로 공개된 콘텐츠는 단순히 앨범 발매 소식만 알리는 것뿐 아니라 악뮤가 전하려는 메시지를 더 깊게 받아들이게 했거든요. 기대감을 높이는 것은 물론 발매 이후에도 몰입이 이어져 더 깊게 감상할 수 있게 만들었죠.
🎥 영화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영화 <Spider-Man: Brand New Day>는 주인공 ‘피터 파커’가 세상에서 잊힌 뒤에도 ‘친절한 이웃’ 스파이더맨으로서 활약하는 내용이에요. 개봉을 앞두고 글로벌 단위의 사전 마케팅 프로젝트를 펼쳤죠. 전 세계 인플루언서와 팬 계정을 동원해 트레일러 영상 중 2~3초 분량을 릴레이로 올리게 한 거예요. 주연 배우 톰 홀랜드가 ‘누구도 혼자서는 해낼 수 없죠. 스파이더맨조차도요.’라는 문구와 함께 스타트를 끊었어요.

한국에서는 전 NCT 멤버 마크가 “It’s Brand New Day in Seoul, Korea”라며 영화의 짧은 영상을 공개했어요. 더불어 “새로운 예고편을 소개할 수 있어 너무 기쁘다. 어릴 때부터 스파이더맨을 굉장히 좋아했는데 항상 세상에 좋은 영향을 주고 싶게 만드는 슈퍼 히어로라고 생각한다.”라는 소감도 밝혔고요. 이후 바통은 싱가폴에 다른 유저를 태그하며 넘겨졌습니다.
이 캠페인에서 흥미로운 건 스파이더맨을 좋아하는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했다는 점이에요. 스파이더맨 복장으로 아이들을 돌보는 간호사, 오랜 팬인 가족, 그리고 평소 스파이더맨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 온 마크처럼요. 다양한 인플루언서와 팬들의 관심 속 전 세계로 확산되었고 영상을 팬들이 찾아보며 화제가 끊이지 않고 이어지도록 설계됐습니다. 즉 공개되는 과정을 하나의 콘텐츠로 만든 거예요. 모두의 참여를 통해 친절한 ‘이웃’이라는 영웅의 정체성도 함께 전달된 것은 덤이고요!
🎤 코르티스 <GREENGREEN> 앨범

코르티스는 콘텐츠를 ‘어디서 만나게 할 것인가’에 집중한 사례예요. 이들은 5월 4일 2집 발매를 앞두고 대학가 곳곳에 현수막을 설치하며 사전 바이럴을 시작했습니다. 현수막에는 발매일이나 상세 정보 대신 ‘코르티스 2집’에 대한 강조와 함께 QR 코드가 배치되어 있었어요. 밈이나 장난스러운 경고를 곁들여 광고보다는 호기심을 먼저 자극하는 형태였죠. QR 코드를 찍으면 코르티스 <GREENGREEN> 앨범의 스포티파이 링크로 연결돼요.
이 방식은 기존 팬이 아닌 사람들과의 접점을 넓히는 데에도 효과적으로 작용했어요. 다양한 사람들이 오가는 공간과 의외성이 짙은 매체 선택으로 이목을 집중시켜 2집 발매 소식을 각인하고 음악 청취로까지 이어지게 할 수 있으니까요. (어쩌면 코르티스를 처음 알게 되는 계기가 될지도 모르고요!)

이어서 코르티스는 엑스 공식 계정에서 앨범 포토 게시물을 인용해, 특정 장소를 구글맵에서 찾아보게 만드는 방식의 콘텐츠도 공개했습니다. 안내된 위도와 경도를 검색하거나 구글맵 링크로 들어가면 해당 위치의 리뷰에서 멤버가 남긴 코멘트를 확인할 수 있었어요. 이 장소들은 앨범 포토에 등장하거나 앨범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멤버들의 기억이 담긴 공간들이었습니다. 실제로 ‘길마중교’의 경우 코르티스 멤버 성현이 연습생 시절 숙소에서 연습실까지 걸어 다니던 길에 있던 다리로, 앨범 포토를 촬영하면서 그때 생각이 많이 났다고 남겼어요.
이는 앞선 사례와 달리 기존 팬층을 겨냥한 프로모션이에요. 좋아하는 아이돌에 대한 정보를 알아가는 과정을 즐기는 만큼, 이들은 단순히 콘텐츠를 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직접 좌표를 검색하고 장소를 찾아보며 하나씩 정보를 확인하게 됩니다. 이때 앨범과 연결된 공간과 멤버의 이야기를 접하게 되면서 컴백에 대한 몰입도도 점점 높아지게 되고요.
두 프로모션은 타깃은 다르지만 공통점은 있어요. 바로 콘텐츠를 발견하게 만드는 방식을 새롭게 설계했다는 점입니다. 기존 아이돌 티저가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소비되었다면 코르티스는 대학가 현수막이나 지도 앱처럼 일상적인 공간을 활용해 사람들이 이를 접하는 과정 자체를 하나의 경험으로 만들어 주목도와 화제성을 높일 수 있었죠.
🌹 BTS <아리랑> 앨범 · 넷플릭스 협업 컴백 무대

먼저 BTS 캠페인은 하나의 질문에서 출발합니다. 정규 5집 <아리랑(ARIRANG)> 발매를 앞두고 전개된 사전 바이럴 마케팅으로 “WHAT IS YOUR LOVE SONG?”이라는 문구가 서울 성수, 뉴욕 타임스퀘어, 런던 워털루역 등 전 세계 주요 도시에 동시에 등장하며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는데요.
이때 중요한 점은 브랜드나 캠페인의 정체를 드러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건물 외벽에는 이미지나 설명 없이 텍스트만 테이핑 형태로 붙어 있어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했죠. 이후 SNS에서는 해당 문구를 촬영해 공유하거나 의미를 추측하는 대화가 이어지며 콘텐츠가 자연스럽게 확산됐어요.

이어 발렌타인데이에는 서울, 런던, LA 등 주요 랜드마크에 대형 장미 아트월이 설치됩니다. 이 아트월은 사람들이 장미를 하나씩 가져갈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었는데요. 장미가 하나씩 사라질수록 뒤에 가려져 있던 문구와 BTS 로고가 점차 드러나면서 이 캠페인이 BTS의 새로운 앨범과 관련됐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렸죠. 이러한 목적을 관객의 참여로 달성하도록 설계된 것이 인상적이었어요.
이러한 티징 캠페인은 앨범 <아리랑>이 다루는 보편적인 감정, 그 중 ‘사랑’의 메시지를 더 깊이 전달하기 위해 기획되었다고 해요. ‘What is your love song?’이라는 질문을 통해 주제에 대해 각자의 경험을 떠올리게 하고 이후 발렌타인데이라는 시기와 장미라는 요소로 연결해 메시지를 더욱 강화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친 뒤 주체를 밝힘으로써 팬덤 내·외부로 형성한 관심과 기대를 앨범에 집중시켰어요.

이후 컴백 라이브 무대는 넷플릭스 독점으로 광화문에서 선보였는데요. 성수에서 이에 대한 옥외광고가 진행되었어요. 이때 단순히 만들어진 옥외광고를 세우는 것이 아니라 크레인 장비와 페인트를 활용해 옥외광고를 만들어가는 라이브 퍼포먼스를 펼쳤습니다. 또 현장에서는 사람들이 ‘LIVE’라고 적힌 하트 스티커를 직접 붙일 수 있도록 공간도 따로 마련했죠.
이번 BTS 사전 바이럴 마케팅은 각 프로모션이 목적에 충실하게 잘 설계됐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사람들이 보게 만들고자 할 때는 건물 테이핑이나 라이브 드로잉 쇼와 같은 주목 포인트를 설계했어요. 또 강조하거나 기억하게 만드는 것이 목적일 때는 장미를 증정하거나 스티커를 붙이게 하여 행동을 유도했고요. 이로써 ‘BTS가 어떤 테마의 앨범으로 컴백한다’, ‘넷플릭스가 컴백 무대를 독점 중계한다’는 소식을 확실히 알릴 수 있었다는 점에서 성공한 사례라고 할 수 있죠.
🌊 영화 <퍼시 잭슨과 올림포스의 신들>

영화 <퍼시 잭슨과 올림포스의 신들>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옥외광고를 활용했어요. 미국 LA 도심에 설치된 대형 빌보드를 통해 진행됐는데요. 화면에는 바다가 출렁이는 장면이 구현되고 그에 맞춰 실제 물이 파도처럼 쏟아지는 연출이 더해졌어요. 이는 작품의 세계관과 직접적으로 연결돼요. ‘퍼시 잭슨’은 그리스 신화 속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아들로 물을 다루는 능력을 가진 인물이거든요. 즉 퍼시 잭슨이 현실 공간에서 물을 조종하는 것처럼 보이게 설계한 거죠!
이 사례는 영상과 상호작용을 하는 ‘물’이라는 입체적 요소로 사람들의 발길을 멈추게 했어요. 유동 인구가 많은 도심에서 신규 시리즈의 주목도를 높이는 동시에 세계관을 실감 나게 전달해 몰입감까지 끌어올렸습니다.
🍴 육회바른연어 ‘연어깍두기’ 출시 이벤트

요즘에는 감튀 모임이나 경도 모임처럼 소소한 번개 모임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는데요. 이런 흐름 속에서 육회바른연어는 불닭 연어 깍두기 재출시를 기념해 ‘연어깍두기 김장 이벤트’를 열었어요. 모집 기간 내 육회바른연어 매장 영수증을 인증한 신청자들을 대상으로 참여를 받았고 교대점에서 10명의 참여자와 함께 김장 체험이 진행됐죠.
현장에는 김장조끼, 고무장갑, 모자, 키캡 키링 등이 포함된 ‘육바연 키트’도 제공돼 이벤트의 재미를 더했어요. 또한 참여자들은 평소 연어깍두기에 대해 궁금했던 점이나 브랜드에게 바라는 점을 이야기 나누기도 했고요. 해당 사례는 최근 유행했던 이색 모임 트렌드를 신제품 재출시와 엮어 출시 화제성을 높이고 브랜드의 실제 고객과 직접 만날 수 있는 접점까지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 스킨푸드×코스맥스 콜라보 신제품

스킨푸드와 화장품 제조 브랜드 코스맥스는 만우절에 서로의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상대를 놀리는 듯한 게시물을 주고받으며 마치 갈등이 있는 것처럼 보이도록 연출했어요. 이는 두 브랜드가 계정을 바꿔 운영하기로 계획한 뒤 코스맥스가 스킨푸드의 당근 패드 제조사가 타 업체라는 것을 발견하며 시작됐는데요. 이에 코스맥스는 스킨푸드 계정에서 “먹는 거로 장난치지 말라” 같은 브랜드 이미지를 건드는 농담 섞인 게시물을 올리며 견제하는 모습을 보였어요. 그러자 스킨푸드도 코스맥스 계정에서 “코스맥스 아무도 모르지 않냐?”라며 응수했고요.

같은 날 마지막 게시물로 코스맥스와 스킨푸드의 ‘합의서’가 올라오며 분위기가 전환돼요. 두 브랜드가 화해했고 5월에 함께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라는 내용이었죠. 즉 이전까지의 콘텐츠는 단순한 만우절 장난이 아니라 신제품 출시를 위한 빌드업이었다는 것이 밝혀진 거예요. 사람들도 “어떤 상품이 나올지 기대된다”, “그럼 이미 만들고 있었던 거였잖아?”와 같은 반응을 보이며 자연스럽게 관심을 이어갔어요.
코스맥스와 스킨푸드는 만우절이라는 시점을 활용해 ‘갈등’을 만들고 그날 바로 ‘화해’라는 반전을 주며 하나의 이야기를 완성했습니다. 정형적인 공지가 아니라 스토리텔링을 통한 출시 소식 각인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어요. 또 이는 만우절이라는 시즌 덕에 사람들이 이 콘텐츠를 부담 없고 재미있게 받아들일 수 있었고요. 결론적으로 신제품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을 지속시킬 수 있도록 만든 사례라고 할 수 있죠.
이제 사전 바이럴 마케팅도 단순히 먼저 보여주는 데서 끝나지 않아요. 감정과 서사를 단계적으로 쌓고, 콘텐츠를 스스로 찾아가게 만들며, 참여를 통해 완성되는 경험으로 설계되죠. 여기서 형성된 기대는 한 번의 관심이 아니라 계속해서 떠오르는 ‘기억’으로 이어집니다. 우리 브랜드도 사전 바이럴 마케팅을 준비 중이라면 사람들이 계속 떠올리고 찾아볼 수 있는 포인트를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요?
*외부 필진이 기고한 아티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