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다이소의 침투력이 심상치 않습니다. 생활용품을 사러 갔다가 화장품을 사게 되고 품절템 재고까지 확인하며, 이제는 하나로마트에서도 다이소를 만날 수 있죠. 그런데 다이소는 어떻게 우리 생활 안에 이렇게 많이 들어왔을까요? 이번 글에서는 다이소가 단순히 ‘저렴한 매장’을 넘어 생활 동선을 장악하는 브랜드가 되어간 방식을 살펴봅니다.
❓ 다이소의 성공 비결은 가성비?
다이소를 설명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말은 ‘가성비’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다이소를 보면 단순히 가성비 덕분에 성장했다고 단언하기 어려워요. 아성다이소는 2025년 매출 4조 5,363억 원, 영업이익 4,424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4.3%, 영업이익은 19.2% 늘었고 영업이익률은 9.8%였어요. 고물가와 소비 침체 속에서 초저가 균일가 매장이 오히려 수익성을 끌어올렸다는 점이 눈에 띄죠.
이 성장은 단순한 할인 경쟁의 결과가 아닙니다. 다이소는 지금 더 큰 매장, 더 가까운 입지, 더 넓은 카테고리, 더 편한 온라인 연결을 통해 소비자의 생활 안으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다이소가 펼친 전략의 핵심은 단순히 가성비가 아니라 자주 떠올리고 쉽게 방문하여 부담 없이 사게 만드는 것입니다.
1️⃣ 매장을 키워서 구경하는 재미를 만든다
다이소는 점포 수를 꾸준히 늘려왔습니다. 국내 매장 수는 2020년 1,339개에서 2024년 1,576개로 증가했고 2025년에는 약 1,600개 수준까지 확대됐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매장의 수가 아닌 매장의 규모입니다. 전국 다이소 매장을 면적순으로 봤을 때 상위 10개 점포는 모두 700평 이상이고 이 중 상당수가 최근 몇 년 사이 문을 연 대형 매장입니다. 예전 다이소가 ‘필요한 물건을 빨리 사는 곳’이었다면 요즘 대형 다이소는 ‘일단 들어가서 둘러보는 곳’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이 변화는 생각보다 큽니다. 매장이 커지면 생활용품뿐 아니라 뷰티, 패션, 식품, 취미, 완구, 계절상품까지 한 공간에 담을 수 있습니다. 물건 하나를 사러 방문했다가 나도 모르는 사이 장바구니를 채우게 되는 거죠. 실제로 800평대 초대형 다이소 매장이 SNS에서 입소문을 타며 방문객을 끌어모은 사례도 있습니다.
넓어진 다이소 매장은 단순 판매 채널을 넘어 발견형 콘텐츠가 되고 있습니다. 신상품, 시즌템, SNS 추천템, 품절템이 계속 바뀌면서 매장 자체가 구경거리로 작동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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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은 더 이상 상품을 진열하는 공간만이 아닙니다. 고객이 ‘볼거리’를 기대하고 방문하게 만들 수 있다면 오프라인 매장은 가장 강력한 브랜드 미디어가 됩니다.
2️⃣ 하나로마트로 지방 공략
최근 다이소는 농협 하나로마트 입점을 추진하며 지방 생활권으로 접점을 넓히고 있습니다. 상업시설이 부족한 농어촌 및 읍·면 단위 주민들의 생활용품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목적이죠.

다이소와 하나로마트의 협업이 주목받는 이유는 서로의 장점이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다이소는 강력한 상품력과 균일가 브랜드 이미지를 갖고 있고, 하나로마트는 농어촌·읍면 지역까지 촘촘한 오프라인 거점을 갖고 있어요. 다이소는 하나로마트를 통해 지방 상권 침투력을 빠르게 확보하고 지역 생활 인프라의 일부로 들어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셈입니다.
다만 하나로마트 안의 다이소는 기존 대형 다이소와 같을 수 없습니다. 공간이 제한적이기 때문이에요. 모든 상품을 다 넣기보다 해당 지역 고객이 정말 자주 찾는 상품을 압축해서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게 관건이 될 것 같아요.
이 전략은 쿠팡의 배송 전략과는 약간 다른 형태의 지방 공략이에요. 쿠팡이 촘촘한 물류 인프라를 통해 지역의 수요를 잡았다면 다이소는 소비자가 이미 이용하고 있는 오프라인 생활 동선 안에 들어갑니다. 실제로 다이소의 이번 협업을 지방 생활용품 시장을 둘러싼 온라인 유통과 오프라인 유통의 경쟁 구도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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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장은 단순히 더 많은 곳에 들어가는 일이 아닙니다. 중요한 건 그 지역에서 꼭 필요한 상품만 남기는 상품 소싱 능력입니다. 같은 브랜드라도 강남역점과 읍·면 단위 매장의 베스트템은 다를 테니까요.
게다가 지역 침투를 위해 새로운 자본을 투자하는 것이 아닌 이미 존재하는 인프라를 활용해 비용을 절감하면서 자연스럽게 지역민의 생활 동선에 침투할 방법을 고안해 낸 부분도 주목할 만해요.
3️⃣ 뷰티 카테고리 확장으로 방문 이유 확대
뷰티는 다이소의 이미지를 바꾼 대표 카테고리입니다. 예전의 다이소 화장품이 급할 때 사는 저렴한 제품이었다면 이제는 방문 목적을 만드는 카테고리가 됐습니다. 실제로 다이소의 화장품 카테고리 매출도 꾸준히 상승해 왔어요. 2024년 기준 다이소의 뷰티 브랜드와 상품 수는 각각 60개, 500여 종으로 2023년 말 대비 두 배 넘게 늘었고 다이소 화장품 매출 증가율도 2024년 기준 144%에 달했습니다. 다이소의 2025년 실적 성장 배경으로도 화장품, 패션, 건강기능식품 등 전략 상품 확대가 언급됐습니다.

다이소 뷰티가 잘되는 이유는 단순히 가격 때문이 아니에요. 저렴한 데다 후기도 좋으니 가볍게 한 번 시도해 보는 거죠. 저렴한 가격은 화장품 실패에 대한 부담감을 줄여주고 많은 후기가 다시 구매를 불러일으키면서 품절 대란까지 일어나게 되는 겁니다. 게다가 최근 소비자들은 뷰티 제품을 구매할 때 직접 제품의 성능을 검증하고 제품에 들어간 성분을 꼼꼼히 따져본 뒤 구매하는 양상을 보이는데요. 다이소는 마진을 낮추는 대신 판매 회전율을 높이는 박리다매 형식의 비즈니스 모델과 유통 마진 축소, 마케팅 비용 최소화를 통해 좋은 성분을 넣은 가성비 화장품의 포지션까지 가져갔습니다.
또한 다이소는 입점 브랜드에게 있어 훌륭한 실험 채널로 작용해요. 다이소는 100% 매입 방식으로 진행돼 브랜드의 재고 부담이 적고 전국 오프라인 유통망을 통해 젊은 소비자에게 자연스럽게 노출될 수 있죠. 이는 브랜드 입장에서 새로운 매출원을 확보하는 동시에 올리브영에 의존하던 유통 구조를 보완하기 좋은 오프라인 매체가 됩니다. 입점을 통해 누릴 수 있는 이점이 많으니 입점을 희망하는 브랜드가 늘어나고, 다이소는 다양한 브랜드와의 협업으로 카테고리의 제품군을 확장할 수 있습니다. 다이소 뷰티가 급격히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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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 상품의 핵심은 ‘저렴하다’가 아니라 실패해도 괜찮다는 심리입니다. 특히 뷰티처럼 개인차가 큰 카테고리에서는 낮은 가격, UGC, 재고 확인이 함께 설계될 때 구매 장벽이 확 낮아져요.
4️⃣ 온라인몰은 매장을 보완한다
다이소는 2023년 말 기존 다이소몰과 샵다이소를 통합하며 온라인몰을 재정비해 배송 서비스와 상품 탐색 기능을 강화해 왔습니다. 그 결과로 다이소몰 앱 월간 사용자 수는 2024년 214만 명에서 2025년 362만 명까지 늘었고 2026년에는 500만 명을 돌파했어요. 올해 2월 결제 추정액도 작년 대비 16% 상승했고요. 얼핏 보면 다이소가 성공적으로 이커머스를 강화한 것처럼 보일 수 있죠. 그러나 다이소몰은 온라인 구매 창구 역할에 더해 오프라인에서 실패하지 않게 돕는 역할도 병행합니다. 실제 소비자들의 여정을 확인해 보면 ‘미리 매장 재고를 확인하고 방문하기’처럼 다이소몰 활용 팁을 공유하고 있었거든요. 온라인몰이 오프라인 매장의 방문 확률을 높이고 있는 거죠.

결국 다이소몰은 하나의 판매 채널 역할도 하지만 구매 확신을 높이는 보조·보완 장치이기도 해요. 고객은 온라인에서 상품 정보를 보고 매장 재고를 미리 확인한 후 오프라인 매장에 방문합니다. 방문해서는 발견의 재미를 느낀 뒤 바로 구매하지 않고 온라인에서 구매해 편리한 쇼핑을 즐길 수도 있죠.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하나의 쇼핑 루프로 이어지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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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채널의 역할을 꼭 판매 전환으로만 설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재고 확인, 후기 탐색, 상품 비교처럼 고객의 구매 실패를 줄여주는 기능도 강력한 전환 장치가 됩니다.
❗ 다이소가 커질수록 업계는 어떻게 바뀔까?
성장한 다이소는 다양한 업계의 경쟁자가 되고 있어요. 대형마트에게는 초저가 생활용품 경쟁자이고 편의점에게는 근거리 소량 구매 경쟁자입니다. 올리브영에게는 가성비 뷰티 입문 채널이 되고 쿠팡에게는 오프라인 생활권을 지키는 경쟁자가 됩니다.
심지어 뷰티 시장에서는 변화가 이미 보입니다. 편의점과 대형마트가 3,000~4,900원대 초저가 제품을 확대하는 흐름은 다이소가 만든 가격 기준을 의식한 움직임으로 보이거든요. 하지만 모든 유통사가 다이소처럼 할 수 있는 건 아니죠. 다이소는 전국 매장에 특정 상품을 일괄 전개하고 대량 발주를 통해 제조 단가를 낮출 수 있는 반면, 편의점과 대형마트는 점포별 상권과 매대 규모가 달라 같은 수준의 규모의 경제를 만들기 어려워요. 그래서 다른 유통사의 초저가 상품은 젊은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앵커 상품에 가까운 성격을 갖습니다.
다이소처럼 대규모 유통을 통한 가성비를 모든 브랜드가 쉽게 갖추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에요. 그럼에도 다이소의 전략에는 소규모 브랜드도 참고할 만한 벤치마킹 포인트는 분명히 있습니다. 아래 3가지를 체크해 보세요.
벤치마킹 포인트 3가지
▪️ 가성비 : 제품 실패에 대한 심리적 허들을 낮추었는가?
▪️ 방문 빈도 : 매장에 고객이 자주 들를 이유가 있나?
▪️ 온·오프라인의 유기적인 연결 :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체를 아우르는 구매 여정이 매끄러운가?
다이소의 성장은 초저가 유통의 성공담이 아니라 생활 동선을 설계한 브랜드의 성장담에 가깝습니다. 마케터와 기획자에게 남는 질문도 분명해요. 우리 브랜드는 소비자의 일상 안에 자주, 부담 없이, 다시 찾고 싶게 들어갈 구조를 갖고 있을까요? 다이소의 성장 과정을 통해 톺아보는 계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해당 아티클은 외부 필진이 기고한 아티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