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광고가 AI가 아니라고? AI 시대에 브랜드가 할 수 있는 차별화 전략

APEC 광고가 AI가 아니라고? AI 시대에 브랜드가 할 수 있는 차별화 전략

사람을 따라하는 AI를 따라하는 사람을 따라하는… 🤪

AI 시대에 휴먼터치를 내세워 좋은 반응을 얻은 캠페인 사례가 궁금하다면?

AI 콘텐츠가 워낙 흔해진 요즘엔, 믿기 힘든 장면을 보면 AI가 아닐까 의심부터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영상 퀄리티가 너무 높다는 이유만으로도 댓글엔 “AI로 만든 것 같다”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달리고요. 그래서인지 최근 그 지점을 유쾌하게 비튼 콘텐츠들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처럼 기술과 사람 사이를 오가며 더 큰 임팩트를 남긴 캠페인 사례들을 소개해 보려 합니다.

✈️ AI보다 더 AI 같은 <APEC 2025 KOREA 홍보 영상>

출처 유튜브 APEC 2025 KOREA

최근 공개된 2025 APEC 정상회의 홍보 영상이 큰 관심을 받고 있어요. 재치 있는 크리에이티브로 잘 알려진 돌고래유괴단이 제작한 이 영상은, 한옥 식당에서 각국 인사들이 모이는 장면으로 시작되는데요. 한국 대표로는 APEC 홍보대사로 위촉된 지드래곤이 등장하며 시선을 모았습니다. 거기에 영화감독 박찬욱부터 축구선수 박지성, 세계적인 DJ 페기 구 등 각계각층의 유명 인사들이 대거 출연하며 남다른 라인업을 보여줬고요.

그런데 지드래곤이 “웰컴 투 APEC”이라며 분위기를 잡는 순간, 아이브 장원영이 나타나 “여기 2025 차 좀 빼주세요”라고 말하며 흐름이 반전돼요. 차를 빼러 간 지드래곤은 APEC 2025라고 적힌 비행기를 폭풍 후진하고, 그 비행기를 유도하는 주차 요원으로는 다름 아닌 이재명 대통령이 등장하면서 꿈속에서나 볼 법한 비현실적인 전개가 이어졌죠.💦

이 사례가 특히 흥미로운 건, 현실에서는 불가능할 것 같은 조합과 연출을 실제로 구현해냈다는 사실 자체가 바이럴의 핵심 요인이 됐다는 점이에요. 라인업도 믿기 어려운데 대통령이 주차 요원으로 등장하고 있으니 AI로 만든 영상이라고 생각하는 게 어떻게 보면 당연하기도 해요.😅 하지만 배경을 제외하고는 출연진 장면은 모두 실제 촬영으로 진행됐고, 돌고래유괴단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메이킹 영상에서 그 사실이 확인되자 “이게 진짜 되네”, “당연히 AI인 줄 알았는데” 같은 댓글이 이어지며 다시 한 번 화제를 모았죠.

이 광고는 “믿기 힘든 장면 = AI”라는 공식이 익숙해진 지금, 그 예상을 깨고 직접 촬영했다는 점만으로도 콘텐츠의 주목도와 재미는 배가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사례였습니다. 연출 방식만큼이나 이를 실현한 방식 자체가 콘텐츠의 차별성을 높인 셈이에요.

🤭 AI를 손민수한 <카카오페이 카삼페 IS REAL>

출처 유튜브 카카오페이 kakaopay

앞선 APEC 광고가 의도치 않게 AI로 오해받았다면, 카카오페이는 아예 대놓고 AI처럼 보이게 만든 콘텐츠를 선보였습니다. 지난 고구마팜에서도 소개해 드렸던 영어 교육 기업 ‘야나두’의 AI 콘텐츠를 기억하시나요? 할머니와 흑인 남성이 대화를 주고받는 영상으로, 생성형 AI와 재치 있는 스토리텔링이 맞물려 화제가 됐었는데요.

카카오페이는 바로 이 콘텐츠를 패러디해 카카오페이X삼성페이 결제 혜택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했습니다. 배우 김영옥과 방송인 조나단을 섭외해 AI 특유의 톤과 설정을 그대로 따라 한 실사 영상을 만든 거예요. 영상 하단에는 ‘AI로 생성하지 않은 콘텐츠입니다’라는 자막이 함께 달렸고, 춤추는 허스키가 등장하는 장면에서는 다시 ‘AI로 생성한 콘텐츠입니다’로 자막을 바꿔 소소한 재미를 더했죠. 프롬프트를 보며 연기하는 게 티가 나는 모습도 일부러 살려 인간적인 면모도 놓치지 않았고요.

이처럼 요즘은 AI를 의식한 듯한 연출 자체가 또 하나의 콘텐츠 전략이 되는 시대예요. ‘AI를 안 썼다’는 사실조차 후킹 포인트가 될 수 있는 거죠! 익숙한 AI 콘텐츠 포맷을 밈처럼 활용해 위트 있게 브랜드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은 정보 전달과 재미를 동시에 챙기기에도 효과적입니다. AI 트렌드에도 브랜드다운 참신한 접근이 요구되는 시점, AI 시대를 유쾌하게 역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 기술을 감추고 사람을 보여준 <오픈AI 첫 번째 챗GPT 캠페인>

출처 유튜브 Open AI

한편 AI 대중화의 선두주자인 오픈AI는 아이러니하게도 AI를 의도적으로 감춘 전략을 보여줬습니다. 지난 2월 슈퍼볼에서 선보인 광고가 ‘기술 혁신’을 전면에 내세웠던 반면, 이번 캠페인에서는 기술의 힘을 과시하기보다 기술이 만들어내는 인간적인 순간에 집중했거든요. 그것도 챗GPT의 첫 번째 공식 캠페인 영상에서요!

총 세 편의 영상에서는 챗GPT를 활용해 여행 일정을 계획하는 남매, 연인을 위한 요리 레시피를 찾는 남성 등 사람들의 일상적인 모습이 시네마틱하게 펼쳐지는데요. 하지만 영상 어디에도 챗GPT의 인터페이스나 채팅 장면은 직접적으로 비춰지지 않습니다. 대신 영상 말미에 챗GPT의 응답이 마치 영화의 엔딩 크레딧처럼 등장해 그들의 이야기가 AI의 답변에서 비롯되었음을 암시할 뿐이죠. 마치 ‘기술은 조력자일 뿐 주인공은 사람’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처럼요.

물론 영상 제작에는 AI와의 협업이 포함되었지만 이 사실을 굳이 드러내지 않는 점이 오히려 인상적이었어요. 기술력을 자랑하기보다 기술이 자연스럽게 녹아든 일상을 보여주며 오픈AI가 어떤 역할을 지향하는 지를 보여준 셈이에요. 기술을 어떻게 보여주느냐에 따라 브랜드의 정체성과 감도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는 걸, 오픈AI는 사람을 통해 증명한 것 같습니다.

세 사례 모두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건 AI가 당연한 시대에 오히려 사람이 콘텐츠의 반전이자 전략이 되고 있다는 점이에요. AI가 익숙해질수록 인간적인 감각이나 연출이 콘텐츠의 차별점이 되는 경우가 많아진 거죠. 여기서 중요한 건 AI를 단순히 ‘썼다, 안 썼다’가 아니라 사람이 연출할 수 있는 감정·위트·아이러니 같은 요소를 콘텐츠 속에 ‘어떻게 설계하느냐’고요. 기술과 사람 사이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감각을 통해 우리 브랜드만의 차별화된 콘텐츠를 만들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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