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편안한 페스티벌은 처음이야…! 관객 불편 싹 잡은 브랜드들의 현장 전략 파헤치기

이렇게 편안한 페스티벌은 처음이야…! 관객 불편 싹 잡은 브랜드들의 현장 전략 파헤치기

제발 내가 가는 페스티벌에도 와주라

관객들의 니즈를 포착해 긍정적인 브랜드 경험으로 전환한 사례가 궁금하다면?

’페스티벌’하면 보통 설렘과 즐거움을 먼저 떠올리지만, 막상 현장에서는 예상치 못한 불편함을 겪는 경우가 많아요. 무더운 날씨, 긴 결제 대기 줄, 불편한 화장실… 이런 작은 불만들이 쌓이면 기대했던 하루가 오히려 피곤한 기억으로 남을 때도 있죠. 그래서 최근 많은 브랜드가 이런 페스티벌 속 페인포인트를 브랜드 경험을 강화하는 기회로 삼고 있습니다. 일부 브랜드는 관객의 불편함을 속 시원히 해결하며 출연 아티스트 못지않은 뜨거운 반응을 얻기도 했는데요! 이번 아티클에서 그 사례들을 하나씩 소개해 드릴게요.🤗

🤳 이제 카카오페이 없이는 살 수 없어 [카카오페이 X 서울재즈페스티벌]

출처 유튜브 카카오페이 kakaopay

카카오페이는 지난 5월 열린 ‘서울재즈페스티벌(서재패)’에서 꽤 과감한 마케팅을 선보였습니다. 서재페의 단독 결제 파트너로 참여해 MD샵과 F&B 부스를 포함한 현장 내 모든 결제를 카카오페이로만 가능하도록 한 건데요. 처음엔 이에 대해서 “현금이나 카드 결제가 안 된다고?”라며 불편할 거란 우려도 있었지만, 현장의 반응은 예상보다 긍정적이었어요. 관객들은 지갑을 꺼낼 필요 없이 스마트폰 하나로 모든 결제를 해결할 수 있었고, 분실 위험도 줄어든 덕분에 한층 편안하게 페스티벌을 즐길 수 있었거든요.

물론 이런 전략이 성공할 수 있었던 건 단순히 카카오페이의 편리성 때문만은 아니에요. 그 뒤에는 현장에서 사용자 불만을 최소화하기 위한 세심한 노력들이 있었습니다. 카카오페이는 간편결제가 낯선 사용자를 위해 별도의 결제 안내 부스를 운영하고, ‘카카오페이 사용법 A to Z’가 적힌 대형 현수막을 설치해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도왔어요. 또한 디지털 취약계층, 14세 미만 미성년자, 외국인은 현금으로 결제할 수 있도록 하는 유연한 운영 방식을 택했고요.

여기에 현장 혜택을 결합한 이벤트 전략도 한몫했어요. 페스티벌 필수템인 생수를 매 정시마다 선착순 100원에 구매할 수 있도록 한 ‘워터드롭 부스’를 운영하고, 물티슈, 쿨패치 등 실용적인 굿즈들을 단돈 100원에 판매하는 등 카카오페이 이용 과정에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자 했죠. 현장 곳곳에 실질적인 혜택을 배치해 관객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함으로써 관객들이 ‘어쩔 수 없이 사용하는 서비스’처럼 느끼지 않도록 한 거예요. 이처럼 브랜드와의 접점마다 부정적인 경험을 최소화하려는 노력 덕분에, ‘편리한 결제 수단’이라는 핵심 가치가 ‘단독 결제 수단’이라는 리스크에 묻히지 않고 전달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 페스티벌에서 벌어진 얼음 무한제공 사건 [스탠리 X 파크뮤직페스티벌]

한편 스탠리는 여러 페스티벌에서 꾸준히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브랜드예요. 특히 스탠리 텀블러와 함께 방문하면 얼음과 물을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이벤트는 스탠리의 대표 시그니처 프로모션이 됐죠. 올해 서재페와 파크뮤직페스티벌에서는 ‘스탠리 아이스보이’가 얼음 가득 든 가방을 메고 공연장 곳곳을 돌아다니며 직접 얼음을 나눠주기도 했답니다.

언뜻 보면 ‘얼음 제공’이라는 아이템이 특별해 보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는 꽤 전략적인 선택이에요. 브랜드 입장에서는 비용 부담이 적은 리소스이면서도, 뙤약볕 아래에서 하루 종일 돌아다녀야 하는 관객 입장에서는 체감 만족도가 높은 아이템이거든요. 게다가 얼음을 스탠리 텀블러에 직접 담아주면서 제품의 넉넉한 용량과 강력한 보냉력을 자연스럽게 체감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도 포인트고요. 방문객들은 페스티벌 내내 텀블러 속 얼음이 유지되는 모습을 직접 경험하며 스탠리의 제품력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게 되는 셈이에요.

또한 대부분의 야외 페스티벌은 외부 음식과 음료 반입을 금지하기 때문에 다회용기나 텀블러에 담아온 음식만 허용하는 경우가 많아요. 이 점에서 스탠리의 전략은 더욱 효과적이었죠. 다회용기가 사실상 페스티벌 필수템이 된 상황에서, 관객들이 꼭 텀블러를 들고 와야 한다면 ‘스탠리’를 선택할 이유를 만들어준 거예요. 실제로 현장에서 스탠리 텀블러를 들고 다니는 관객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페스티벌 속 풍경에서 스탠리의 존재감은 점점 커졌습니다. 게다가 얼음 제공 혜택이 텀블러 소지자만 누릴 수 있는 일종의 ‘특권’처럼 보이게 되며 자연스럽게 신규 고객의 구매 욕구까지 자극했죠. 비교적 단순한 아이디어였지만, 관객들의 니즈를 브랜드 경험으로 똑똑하게 연결한 사례였어요.

🧼 화장실 청소는 러쉬한테 맡겨 [러쉬 X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페스티벌에서 가장 자주 꼽히는 불편함 중 하나는 단연 ‘화장실’이에요.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다 보니 문을 열자마자 찌르는 악취와 찝찝함은 늘 어쩔 수 없이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었죠. 그런데 지난 6월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에서, 러쉬가 현장 화장실을 러쉬 특유의 향기와 제품으로 가득 채우는 ‘프레쉬 워시룸’ 프로젝트를 선보이며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최근 열린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서는 한층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돌아왔고요.

러쉬가 마련한 이동식 화장실 ‘프레쉬 워시룸’은 러쉬의 대표 향 네 가지를 테마로 공간을 구분하고, 각 구역마다 해당 향을 느낄 수 있는 샤워 젤·비누·퍼퓸 등이 넉넉히 비치했어요. 덕분에 관객들은 러쉬 비누로 손을 씻으며 개운하게 재정비할 수 있었고, 자연스럽게 브랜드 제품을 체험하는 경험까지 할 수 있었죠.

그런데 러쉬가 브랜드 경험을 강화하는 데 얼마나 진심인지 실감할 수 있었던 건 그다음이었습니다. 깨끗하고 향기로운 공간을 처음에 잘 세팅해도 화장실은 금방 더러워질 수 있다는 점을 놓치지 않고, 직원들이 5분마다(!) 직접 화장실을 구석구석 청소해 쾌적한 화장실 상태를 유지한 거예요.😮 프레쉬 워시룸을 방문하는 모두에게 최상의 상태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러쉬의 집념이 느껴지는 부분이었습니다.

출처 유튜브 러쉬

여기서 그치지 않고 러쉬는 페스티벌이라는 맥락에 최적화된 브랜딩 전략도 보여줬어요. 특히 이번 펜타포트에서는 ‘향수를 뿌려주는 향기 카트’를 운영하며 페스티벌 곳곳을 돌아다녔는데, 락 페스티벌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깃발 문화’를 활용해 ‘전국 향기 좋아 협회’, ‘전국 냄새 싫어 협회’ 깃발을 내건 부분이 재밌는 포인트였죠. 현장에서 이 깃발이 보이기만 하면 달려갔다는 후기도 이어졌고요.🤭

또, 전자음악 아티스트 ‘키라라’와 협업한 ‘씻자송’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씻자씻자~ 등을 씻자~”라는 신나는 멜로디가 제품 체험 공간 곳곳에서 반복 재생되며 현장의 분위기를 한층 돋워줬거든요. 다소 1차원적인 가사와 은근한 중독성 때문에 X(구 트위터)에서 바이럴 되기도 했답니다. 여기에 러쉬 직원들 특유의 밝고 사교적인 에너지가 페스티벌이라는 공간과 맞물려, 러쉬가 지닌 캐릭터성이 더욱 빛을 발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무엇보다 러쉬의 가장 핵심 전략은 향기가 아닐까요? 러쉬는 프레쉬 워시룸을 이용한 뒤 거울 앞에서 글리터 미스트나 바디 스프레이를 사용할 수 있는 ‘애프터 샤워 바’를 운영했고, 지나가기만 해도 러쉬의 시그니처 향을 느낄 수 있는 ‘초대형 미스트 타워’까지 설치했습니다. 페스티벌 곳곳의 수돗가 역시 러쉬 제품과 향으로 꾸며 의식하지 않아도 브랜드를 체험하게 만들었죠.

덕분에 관객들은 축제 내내 땀 냄새 대신 러쉬의 시그니처 향을 느낄 수 있었고, “펜타포트에서 맡았던 향이 아직도 기억난다”는 후기들이 SNS에서 줄줄이 이어졌습니다. 단순히 화장실을 예쁘게 꾸민 프로젝트가 아니라, 페스티벌 전반의 경험 속에 러쉬가 스며들도록 한 셈이에요. 펜타포트 페스티벌에 방문했던 사람들은, 수많은 인파 사이에서 퍼지던 러쉬의 향기를 아마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겁니다.

페스티벌은 관객이 브랜드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무대예요. 즉 단순히 노출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어떤 순간에, 어떤 방식으로 관객에게 다가가느냐가 가장 관건이죠. 오늘 소개한 사례들처럼 불편했던 경험을 전환시키거나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접점을 만드는 순간, 브랜드는 자연스럽게 긍정적이고 인상적인 기억으로 남게 되니까요. 이런 관점에서 이번 아티클은 앞으로 열릴 다양한 야외 행사뿐 아니라 브랜드 체험을 고민하는 모든 마케터에게 좋은 인사이트가 되어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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