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 FORUM 기획 인터뷰: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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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를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는 이들은 어떤 고민을 했을까요? 한 문장의 인사이트로는 정리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인터뷰로 전달합니다.더 많은 인터뷰 보러 가기


뉴미디어 업계에서 일하다 보면 새삼 체감하는 것이 있습니다. 뭔가 빠르게 바뀐다! 바뀌고 또 바뀐다!
새로 등장하는 서비스나 플랫폼, 콘텐츠와 마케팅 경향을 볼 때면 잠깐 한 눈 팔기만 해도 어느새 뒤쳐질 것 같은 FOMO(Fear of missing out)를 느끼기도 해요. 저만 그런 것은 아니겠죠? 😂 변화가 빠른 업계에 있다는 것은 빠르게 적응하는 능력이 요구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트렌드가 빠르게 바뀐다면 적응하는 사이에 또 다른 변화가 등장하지 않을까요? 정말로 적시에 적응하는 것이 가능할까요?
오늘 인터뷰는 변화에 적응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관점으로 업계의 변화를 직접 만들어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10월 25일 콘텐츠의 내일을 주제로 열리는 ‘POST FORUM’에서도 오늘의 인터뷰이를 연사자로 만나볼 수 있다고 하니, 오늘 아티클은 POST FORUM의 맛보기 정도로 읽어볼까요?

크리에이터 관점에서 바라본 미래: 공감할 수 있는가?

‘명예 인류학자’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폭넓은 인간 군상을 잘 표현하는 채널이 있습니다. 구독자 111만 명을 보유한 사내뷰공업은 학교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유형을 극단적으로 캐릭터화하면서 극적인 재미와 공감을 끌어내는 크리에이터인데요. 고구마팜에서도 ‘하이퍼 리얼리즘’의 맥락에서 사내뷰공업 채널을 소개한 적이 있죠 (📝 아티클 Z세대가 좋아하는 유튜브 콘텐츠! 숨겨진 디테일이 알고 싶다면? 읽어보기)

출처 유튜브 사내뷰공업 beautyfool

화제성을 터뜨린 수많은 캐릭터를 살펴보고 있자면 사내뷰공업을 단순히 ‘크리에이터’로 부르긴 애매한 것 같습니다. 오히려 스토리를 기획하고 풀어내는 ‘프로듀서’에 더 가깝다는 느낌이 들기도 해요. 하나의 캐릭터, 그리고 콘텐츠를 만들 때 사내뷰공업은 어떤 관점으로 접근하고 있을까요?

Q. 콘텐츠 크리에이터로서 꾸준히 활동한지 기간이 꽤 흘렀다. 최근 3년간 콘텐츠 생태계에서 무엇이 가장 달라졌다고 느끼는가?

단연 숏폼의 등장이다. 유튜브에 Shorts가 도입되면서 우연히 한 개의 쇼츠에 하나의 서사를 넣어 콘텐츠로 만드는 시도를 했고, 나름 성공 사례가 되면서 나와 비슷한 ‘쇼츠 크리에이터’들도 등장하게 되어 자부심을 느낀다.
쇼츠를 시청하는 짧은 시간 안에 완결성 있는 하나의 콘텐츠를 선보이는 셈인데, 솔직히 나도 시청자로서는 롱폼을 재가공한 숏폼도 자주 보게 되더라. 시청 패턴 관점에서 크리에이터가 제작한 쇼츠가 아니라 ‘흑백요리사 편집본’ 같은 짧은 클립만 보게 되는 경향이 생기는 것 같아 고민이 있다.
한편으로는 이렇게 유행하는 방송 프로그램의 편집본이 유행하는 것이 ‘취향의 말소’를 보여주는 근거가 되기도 하는 것 같다. 점점 더 쇼츠 안에서 카테고리가 많이 생기면서 쇼츠 취향을 잡아가는 단계가 될 수 있다고 본다.

Q. 그렇다면 크리에이터로서 나만의 콘텐츠 철학은 무엇인가?

주로 ‘공감이 되는 영상’을 만드려고 한다. 사람들은 공통분모에 반응하고 공감하는데, 특히 화가 나는 포인트에 반응이 크다는 것을 발견했다. 하지만 선을 넘지는 않으려고 늘 조심하는 편. 불편한 사람이 최대한 없으면서 웃어 넘길 수 있는 공감 포인트를 잡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반지하에 사는 사람 공감’ 같은 것들은 분노를 유발하게끔 하는 쉬운 접근이라 많이 시도했다. 단순히 조회수나 댓글 수를 높이는 데에 초점을 맞추기보단 사람들이 반응하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비슷한 경험을 했던 사람들에겐 그 콘텐츠가 놀이의 장이 된다.

Q. 앞으로 콘텐츠에서 중요해질 요소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크리에이터로서 준비하는 것이 있다면?

보통은 서사를 강조하는 방식으로 콘텐츠를 만드려고 한다. 다만 기존에 너무 방대한 콘텐츠가 있다보니 나의 경우엔 익숙한 것을 찾게 되는 경향이 있다. 아는 사람의 아는 이야기를 새로운 버전으로 봤을 때 궁금하지, 새로운 사람의 이야기는 궁금하지 않다.
원래 모르는 사람의 모르는 이야기 → 모르는 사람의 아는 이야기 → 아는 사람의 아는 이야기 → 아는 사람의 모르는 이야기 순서로 재밌다. 콘텐츠에서도 이런 전략을 취하고 싶다. 그래서 우리의 콘텐츠가 사람들에게 ‘일상 웹툰’처럼 찾아볼 수 있는 것이었으면 좋겠다. 쇼츠에 큰 테마를 잡아서 사람들이 스토리라인을 따라가게 만드는 전략이다. 이런 방식이어야 제작자로서도 이야기를 진행하기 편하고, 광고를 넣는다고 해도 거부감이 덜하다고 생각한다.

플랫폼 관점에서 바라본 미래: 타겟은 변화하는가?

시야를 조금 돌려볼게요. 콘텐츠의 변화가 가장 빠른 곳은 어디일까요? 새로운 흐름이 만들어지고 확산되는 데에 초점을 맞춘다면 플랫폼 중에서는 TikTok을 빼고 보긴 어렵습니다. 제 자신이 10대가 아니기 때문에😅 익숙하지 않은 미지의 세계 같지만. 변화가 궁금하다면 분명 눈여겨 봐야하는 플랫폼이지요.
TikTok Korea Agency Partnership의 한세영 리드에게서 이 미지의 세계에 대한 힌트를 얻어봤습니다!

Q. 틱톡의 콘텐츠 트렌드가 변하는 속도에 대해선 익히 들어왔지만, 그래도 어떤 독자에겐 낯설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틱톡의 성과는 글로벌 단위로도 두드러지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조금만 더 설명해준다면?

틱톡은 현재 가장 빠르게 10억 유저를 모은 플랫폼이다. 다른 플랫폼이 10년 걸린 성과를 약 4년만에 달성한 셈이다. 양적인 성장뿐만 아니라 틱톡 안에서 이뤄지는 움직임이 앱 밖으로도 영향을 미친다는 데에서 ‘트렌드의 속도’를 실감할 수 있을 것 같다. 일례로 차 안에서 불타버린 스탠리 텀블러를 빅 트렌드로 만든 시작도 틱톡의 한 영상이었고, 미국 트레이더 조를 마비시킨 냉동김밥 열풍도 틱톡이 그 주역이었다. 이런 흐름은 K-beauty, K-food로도 확장되어 다양한 글로벌 성공 캠페인으로 이어졌다. 티르티르, CosRX, 농심 등의 브랜드를 예로 들 수 있다.
빠르게 만들어진 트렌드를 세일즈로 전환시킬 수 있다는 것 또한 함께 언급하고 싶은데, 틱톡은 ‘틱톡샵’이라는 커머스 툴을 탑재해 콘텐츠-크리에이터의 시너지가 세일즈로 바로 연결할 수 있다. 이를 통해 Closed Loop를 만들고, 이미 미국에서는 틱톡샵 매출(GMV)이 3개월만에 15조원을 달성했다. 글로벌 진출을 노리는 국내 브랜드라면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플랫폼이 된 셈이다.

Q. 그렇다면 틱톡을 사용하는 잘파세대를 좀 더 들여다보자. Z세대와 알파세대로 묶이는 이들은 틱톡의 트렌드를 만들어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틱톡에서는 이런 잘파세대에게서 어떤 특장점을 발견하고 있는가?

틱톡 안에서는 트렌드와 밈이 빠르게 생성, 확산, 변화한다. 국경이나 시간의 제한이 없어 어느날 갑자기 옛날 음악이 차트인 하기도 하고, 브라질에서 유행하는 춤이 대한민국에 퍼지기도 한다. 플랫폼을 사용하는 유저 특성이 다른 플랫폼과는 다르다는 점이 이런 특징을 더욱 가속화한다고 본다.
잘파세대의 경향성을 살펴보면 쉽게 이어붙이고, 따라 부르고, 참여하고… 이런 액션을 가능하게 하는 틱톡의 쉬운 기술들을 누구보다 잘 활용하고 있다. 또 다른 특징은 콘텐츠에 대한 저항감이 적다는 것이다. 잘파세대는 틱톡에서 여러 콘텐츠를 탐험하다가 자신의 Entertainment 가치에 부합하다고 생각되면 인게이지먼트를 높이고 재생산-확산하는 데에 머뭇거리지 않는다. 그 즉시 감상을 나누고 싶어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트렌드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모여 커뮤니티가 되고, 성장 속도도 아주 빠르다.

Q. 그렇다면 근본적으로 잘파세대가 틱톡을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이들은 태생적으로 스마트폰에 익숙하다. 학교 숙제도 영상을 만들어 내는 것이고, 친구의 생일을 축하할 땐 브이로그를 만들어 선물하기도 한다. 그들에게 좋은 콘텐츠의 기준은 ‘보고 싶은 것’이 아니라 ‘찍고 싶게 만드는 것’이라는 관점이 크게 작용한다고 본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나누어져 있지 않고 누구나 이 콘텐츠 대열에 합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로는 초 개인화된 추천 알고리즘이 있다. For You 페이지에서 발견되는 다양한 콘텐츠가 빠르게 개인의 취향과 관심사에 최적화되면서 찾고 싶은 정보뿐만 아니라 브랜드나 제품 또한 빠르게 캐치한다. 알고리즘이 잘파세대가 원하는 콘텐츠 속도에 부합하는 셈이다.

비즈니스 관점에서 바라본 미래: Push에서 Pull으로

브랜드가 만드는 콘텐츠에 대해 이야기하면 흔히 ‘콘텐츠 마케팅’으로 주제가 굳어집니다. 무엇을 어떻게 팔아야 하는지 고민하는 ‘Big question’에 콘텐츠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충분한 논의가 되지 않은 것 같은 아쉬움이 있죠. 이럴 땐 산전수전 다 겪은 사람에게 물어보는 것이 지름길입니다! 가장 전방에서 콘텐츠로 브랜드의 문제를 해결해 온 The SMC 김용태 대표에게 브랜드가 취해야 할 전략에 대해 궁금한 점을 물어봤습니다.

Q. 과거와 비교해 브랜드들이 원하는 것이 달라졌다고 느끼는가? 달라졌다면 무엇이 달라졌는가? 이 변화에 맞춰 에이전시의 달라진 역할도 궁금하다.

과거에 대중이 광고를 보는 접점이 TV, 신문, 잡지, 라디오와 같은 전통적인 매체였다면, 스마트폰 탄생 이후로는 모든 것이 완전히 바뀌었다. 오랜 기간 브랜드의 전략은 ‘크리에이티브한 광고로 전통 매체를 통해 푸쉬’하는 방식이었다. 여전히 전통 매체를 반드시 고려해야 했던 2010년대까지는 크고 작은 목적에 크리에이티브를 어떻게 부합시킬 수 있는지가 브랜드의 주된 요구사항이었다. 크고 작은 목적을 규모에 따라 바위-자갈-모래라고 해보자. 그러면 브랜딩, CRM, 이슈 메이킹과 같은 바위-자갈-모래 목적에 따라 크리에이티브를 만들고 매체에 송출하는 것이 브랜드가 원하는 것이었다. 어쨌든 가장 우선적으로 원하는 것은 ‘크리에이티브’에 대한 것이었다.

그런데, 스마트폰의 등장 이후로 나온 SNS 공간에도 똑같은 접근을 한 것이다. ‘소셜에 브랜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광고로 올려줘!’라고 하면 소셜에 올릴 크리에이티브를 만들어 준 셈이다. 일방적으로 브랜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Push 방식으로.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게 종종 통하기도 했다. 그러나 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Push가 아니라 Pull, 즉 끌어당기는 콘텐츠다.
과거 프로필을 기반으로 한 ‘1인 미디어’나 다름없었던 소셜미디어를 이제 유저는 ‘폐쇄적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소셜의 공간이 1인 미디어로 활용되는 동안 광고 또한 너무 많이 노출됐다. 기업 계정도 소셜에 너무 많아지기도 했다. 그런 이유로 브랜드가 원하는 것도 Push에서 Pull 방식으로 변화해왔다.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끌어당겨지는’ 것처럼 소비자가 느낄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다.
The SMC 역시 이런 강력한 니즈에 맞춰 Pull 유형의 콘텐츠를 커뮤니케이션, 커머스, 이슈라이징 목적으로 만드는 전략을 제시해왔다. 앞으로의 5년 동안 우리의 역할 역시 여기에 집중할 예정이다. 브랜드가 Pull 유형의 콘텐츠를 더욱 부스팅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지난 10년 중에 첫 5년이 소셜미디어를 구축하는 것이었다면, 근래 5년은 그것을 D2C, 라이브커머스와 같은 방식으로 잘 활용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앞으로 5년은 Pull 콘텐츠로서 IP를 구축하는 것으로 나아갈 것이다.

Q. 그렇다면 왜 IP인가? 브랜드가 IP를 활용해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오늘날의 해답이 Pull 콘텐츠라고 보고, The SMC는 지난 15년 동안 Pull 콘텐츠를 만드는 방향으로 성장의 궤도를 잡아왔다. 여기서 전통적인 TV를 떠올려보면, 방송 프로그램 역시 수익을 끌어오는 중간광고나 PPL이 있지만 어쨌든 성패를 결정하는 것은 콘텐츠, 즉 IP였다. 이제 이러한 콘텐츠를 보여줄 수 있는 시스템은 전통 매체뿐만 아니라 뉴미디어, 스마트폰에서 판이 열린 셈이다.
브랜드 IP가 필요한 이유는 스마트폰에서 더이상 소비자가 Push를 보지 않고 Pull, 즉 끌어당기는 콘텐츠만 보고 사기 때문이다. 그러면 브랜드도 이제 Pull을 할 수 있는 콘텐츠를 구축해야 하지 않겠는가? 이것이 브랜드가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브랜딩, CRM, 퍼포먼스 마케팅, 커머스… 다양한 목적을 지속적으로 달성하게끔 한다고 본다. 전통 매체같은 매스한 접근이 어렵다고 볼 수도 있지만 소셜에서도 충분히 몇 백만 명에게 파급력 있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고, 결국은 프로그램 IP가 브랜드의 지속성을 가능하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

짧은 인터뷰를 마치며 각각 크리에이터, 플랫폼, 비즈니스 관점에서 바라본 변화를 하나로 오버랩해보려고 시도해봤는데요. 결국은 유저가 무엇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집요하게 관찰하고 관심을 가지는 것이 핵심이었습니다. 이런 인사이트는 스스로 발견하고 공명하는 데에서 나오기도 하지만, 가끔은 이미 경험한 이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엿보는 데에서 또다른 나만의 결론이 나오기도 하죠!

오늘 인터뷰이 세 분을 포함해 콘텐츠 업계의 내일을 다방면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POST FORUM에서 힌트를 얻어보세요. 24년 10월 25일 열리는 이번 포럼에 고구마팜 독자만을 위한 특별 할인 링크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내일의 내 일을 준비하는 분들이라면 꼭 확인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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