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다 광고 보여주려고 어그로 끌었다
B급 감성의 콘텐츠로 성공한 마케팅 사례가 궁금하다면? 지금 확인해 보세요!
광고든 콘텐츠든, 사람들의 시선을 붙잡기 위해선 어느 정도 자극적인 요소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호기심을 자극하는 썸네일, 과장된 제목, B급 유머나 병맛 연출 같은 ‘후킹’ 장치는 꾸준히 활용되고 있고요. 하지만 요즘엔 그마저도 몇 초면 “아, 이거 광고네”라며 광고임을 눈치채고 빠르게 스크롤을 내려버리는 일이 다반사예요. 정작 브랜드는 하고 싶은 말을 아직 꺼내지도 못했는데 말이죠. 오늘은 이런 상황 속에서도 저마다의 후킹 요소를 활용해 콘텐츠를 끝까지 보게 만들고, 궁극적인 목표까지 달성한 두 가지 사례를 소개해 보려 합니다.
🥬 쌈밥집 계정에서 마케팅 천재가 나온 것 같다 [자영업자 선희네]
최근 인스타그램에서 화제를 모은 ‘자영업자 선희네(@sunny_ssam_bap)’ 계정을 보신 적 있나요? 이 계정은 대구에서 쌈밥집을 운영하는 어머니를 위해 아들이 콘텐츠를 제작해 올리고 있는데요. 그 방식이 신박하다 못해 황당해서, SNS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가장 화제가 된 콘텐츠는 수상레저 기구인 ‘블롭 점프’ 위로 자동차, 고래, 운석 같은 거대한 물체를 차례로 떨어트리면서 사람이 얼마나 멀리 튕겨 나가는지 보여주는 시뮬레이션 영상이에요. 이게 왜 식당 홍보냐고요? 영상 가장 마지막에 튕겨나간 사람이 착지한 곳이 바로 ‘선희네 쌈밥집’이었거든요.😂 ‘쌈밥집에는 자체 중력이 있다’고 설명하면서요. 이처럼 상상도 못한 전개로 인해 해당 영상은 인스타그램에서 900만 뷰를 넘기고, X(구 트위터)에서는 2만 회 이상 공유되며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습니다. 댓글 창에는 “릴스는 이렇게 만들어야 하는 구나”, “진짜 신박하네”라는 글이 이어졌고요.

사실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먼저 주목 받은 계정이 있습니다. 바로 ‘고집돌우럭 도파민점(@gozip_dopamine)’인데요. 이 계정 역시 식당과 전혀 무관한 밈이나 영상으로 시작해, 마지막 순간 갑작스럽게 브랜드명이 튀어나오는 전개를 고수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팽이처럼 돌아가는 나사가 구멍에 딱 맞춰 들어갈 듯 말 듯한 영상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집중시킨 뒤, 클라이맥스에서 “고집돌 우럭” 간판 모델인 할머니 얼굴이 불쑥 등장하며 끝나는 식이죠.😋

이 두 계정의 콘텐츠의 핵심 포인트는 순수하게 재미나 호기심을 자극하는 콘텐츠만으로 먼저 시선을 붙잡은 뒤, 마지막 순간에 브랜드를 노출시킨다는 점이에요. 예상치 못한 순간에 브랜드가 튀어나오는 황당함이 하나의 웃음 포인트가 되면서 브랜드명을 효과적으로 각인시키죠. 또한 비슷한 레퍼토리로 속게 된 사람들은 “아 또 고집돌 우럭이야ㅋㅋ”, “계정명 또 확인 안 했네” 라며 자연스럽게 브랜드와 친밀감을 쌓은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이 같은 콘텐츠가 모든 브랜드에 적합하진 않을 순 있어요. 낚시성 콘텐츠에 가깝기 때문에 브랜드 이미지와의 적합성이나 신뢰도 등을 따져볼 필요는 있으니까요. 하지만 노출 자체가 주요 목적이거나, 브랜드 톤이 유쾌함을 허용하는 경우라면 콘텐츠 자체의 재미에 집중한 이런 형식은 알고리즘 확산은 물론, 브랜드 인지도 확보에 꽤 유효한 전략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주지훈이 광고에서 왜이리 무리를 해 [라이나생명]
한편, 라이나생명이 최근 주지훈과 함께한 광고도 재미있는 설정과 병맛 코드를 활용해 시청자들의 흥미를 끌었습니다. 하지만 그 안에 명확한 브랜드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앞선 사례와는 또 다른 전략을 보여주었어요.
광고는 주지훈이 등산 중 야외 화장실 앞에서 줄을 서는 장면으로 시작돼요. 그러던 중 팬을 만나 친절하게 사진을 찍어주기도 하고요. 하지만 화장실에 들어간 뒤 그는 난감한 상황에 부닥치게 됩니다. 휴지가 딱 한 칸만 남아 있었거든요.😅 설상가상 주지훈이 왔다는 소문을 들은 팬들이 화장실 앞에 모이기 시작하면서 그는 더욱 진퇴양난의 상황 속에 빠지게 되죠.
이때 한 남성이 등장해 “지훈 님을 계속 지켜보고 있었어요. 오래 계신 데에는 이유가 있으실 것 같아서요”라며 휴지를 건네는데요. 그는 다름 아닌 라이나생명 직원이었답니다. 이어 “누군가에겐 관심 없는 일이, 당신에겐 중요한 문제임을 알기에. 이제 라이나가 당신과 함께하겠습니다”라는 내레이션과 함께, 초개인화 보장을 강조하며 광고는 마무리돼요.

이 광고는 흔히 말하는 ‘크린지 마케팅(Cringe Marketing)’의 문법을 따르고 있어요. 일부러 유치하거나 과장된 설정을 활용해 시청자의 시선을 붙잡고, 강한 인상으로 회자와 인지도를 끌어내는 전략인데요. 하지만 라이나생명은 이 형식을 단순한 바이럴 장치로만 쓰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B급 개그 코드 속에 광고의 핵심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녹여낸 방식이 돋보여요. 억지 설정처럼 보이지만, 그 안엔 “개인에게 중요한 문제를 예민하게 살피는 보험”이라는 메시지가 명확하게 담겨 있었거든요.🤭

사실 “누군가에겐 사소한 일이, 당신에겐 중요한 문제일 수 있다”는 문장만 보면 보험 광고에서 자주 보던 메시지처럼 느껴질 수도 있어요. 그런데 이 뻔한 카피를 ‘화장실에 휴지가 한 칸밖에 없는 순간’이라는 절박하면서도 다소 우스운 상황으로 풀어내면서, 브랜드가 말하고자 하는 태도를 훨씬 더 명확하게 보여줬죠. 단순히 재미있는 상황에 메시지를 끼워 넣은 것이 아니라, 상황 자체를 이 메시지에 맞춰 설계했기 때문에 더 위트 있으면서도 진정성 있게 다가올 수 있었던 거예요. 그래서 소비자들도 “진짜 저럴 때 누가 챙겨주면 당연히 충성이지”라며 공감 어린 반응을 보일 수 있었던 거고요. 오히려 광고 본연의 목적을 더 효과적으로 실현해 낸 셈이에요.
요즘처럼 광고에 대한 경계심이 큰 환경에서 이렇게 재미를 발판 삼아 끝까지 보게 만들고 브랜드 목적까지 도달하는 구성은 앞으로 더 중요해질지도 몰라요. 꼭 똑같은 방식을 따라야 한다는 건 아니지만, 어떤 포인트가 사람들의 흥미를 끌고 어떻게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게 브랜드 메시지를 녹여낼 수 있을지 고민 될 때 이번 사례들에서 힌트를 얻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