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브랜드가 왜 찜질방에서 행사를? 오븐에빠진닭 ‘핑계정산소’의 영리한 경험 설계

치킨 브랜드가 왜 찜질방에서 행사를? 오븐에빠진닭 ‘핑계정산소’의 영리한 경험 설계

연말정산 말고 핑계정산은 어떤데 🍗

웰니스 브랜딩을 오프라인 경험으로 풀어낸 사례가 궁금하다면? 지금 확인해 보세요!

올여름 고구마팜에서 소개했던 오븐에빠진닭의 ‘핑계파티’, 혹시 기억하시나요? “복날이니까”, “구웠으니까” 같은 말들을 모아 맛과 건강 사이에서 망설이던 소비자들에게 좋은 핑계를 건넨 캠페인이었죠. 건강한 오븐 조리 방식을 ‘핑계(鷄)’라는 키워드로 위트 있게 풀어낸 이 브랜드가, 이번 연말에는 신메뉴 ‘저크 자메이카 치킨’ 출시를 기념해 그 연장선에서 새로운 시도를 선보였습니다. 한 해의 핑계를 정리해 보자는 콘셉트의 ‘핑계정산소’라는 체험형 오프라인 행사를 열었거든요. 브랜드 메시지가 어떻게 공간과 경험으로 확장됐는지, 오늘 함께 살펴보시죠!

‘핑계’에서 시작된 브랜드 서사!

여름 시즌의 ‘핑계파티’가 소비자의 일상 속 핑계를 가볍게 건드리는 캠페인이었다면, 이번 ‘핑계정산소’는 연말이라는 시기를 활용해 체험 중심으로 메시지 전달 방식을 전환한 시도였어요. 한 해를 돌아보며 불필요한 핑계는 덜어내고, 나에게 필요한 긍정적인 핑계는 채워보자는 새로운 내러티브를 제안했죠.

그런데 이 메시지가 브랜드와 어떤 연결이 있냐고요? 바로 ‘기름은 빼고, 맛은 더한다’는 오븐에빠진닭의 철학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에요. 불필요한 기름을 덜고 꼭 필요한 맛만 남기는 조리 방식처럼, 우리 삶에서도 쓸모없는 핑계는 덜어내고 나를 위한 선택으로 채워나가자는 웰니스적 태도를 ‘핑계’라는 언어로 풀어낸 거예요. ‘핑계’라는 단어를 단순한 언어유희가 아니라 브랜드 철학과 연결된 키워드로 계속 확장해가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찜질방이 치킨 브랜드랑 닮았다고요?

이번 미디어 세션에서 가장 눈에 띈 건 행사 장소였어요. 보통 F&B 브랜드의 미디어 세션이라고 하면 매장이나 팝업스토어, 키친 스튜디오 등이 떠오르기 마련인데요. 오븐에빠진닭은 ‘찜질방’이라는 공간을 택했습니다. 얼핏 보면 브랜드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어 보이지만, 찜질방이라는 공간이 가진 상징성과 기능을 생각해 보면 꽤 치밀한 설계였다는 걸 알 수 있어요.

찜질방은 땀을 흘리며 몸속 노폐물과 피로를 비워내는 공간이죠. 오븐에빠진닭은 기름을 빼고 맛을 더하는 오븐 조리 방식을 내세워온 브랜드이고요. 여기에 ‘핑계를 덜어낸다’는 이번 캠페인의 메시지를 더하면, 땀을 빼는 공간(찜질방), 기름을 빼는 조리법(오븐), 핑계를 정리하는 과정(정산소)이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됩니다. 즉, 찜질방이라는 물리적 공간 자체가 브랜드 철학을 상징하는 메타포로 기능한 셈이에요.

또한 찜질방은 단순히 땀을 흘리는 곳이 아니라 일상 속 회복과 재충전의 상징이기도 하죠. 오븐에빠진닭이 강조해 온 ‘웰니스’라는 키워드를 경험으로 전환하기에 적절한 배경이었어요. 특히 행사에 참여한 인플루언서와 미디어 관계자들이 모두 찜질복을 입고 수건을 두른 채 프로그램에 참여한 모습은, 단순한 콘셉트 연출을 넘어 브랜드 메시지를 체험으로 전환하려는 의도를 잘 보여줬습니다.

뺄 것은 빼고, 채울 것은 채우는 웰니스 경험 설계

이번 미디어 세션에는 웰니스 브랜드 철학을 몸소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찜질방 곳곳에 마련돼 있었습니다. 특히 체험 공간은 ‘빼기 존’과 ‘더하기 존’으로 구획되어, 각각 부정적인 핑계를 덜어내는 활동긍정적인 동기를 채우는 활동으로 구성됐어요. ‘빼기 존’에서는 실제 한증막에서 땀을 흘리며, 일상의 불필요한 핑계나 피로를 비워내는 게임형 체험들이 펼쳐졌고요. ‘더하기 존’에서는 슈링클스 키링 만들기, 단어 찾기 등을 통해 나에게 필요한 좋은 핑계를 채워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또한 이번 행사는 오븐에빠진닭의 연말 신메뉴 ‘저크 자메이카 치킨’ 출시를 기념해 기획된 자리이기도 했는데요. 이에 따라 행사의 중심에는 이번 신메뉴 ‘저크 자메이카 치킨’이 놓여 있었습니다. 자메이카 전통의 풍미를 살린 메뉴로, 참가자들은 체험 프로그램과 함께 신메뉴를 시식하며 브랜드 메시지를 미각적으로도 경험할 수 있었죠.

결과적으로 참가자들은 몸과 마음을 정리하고 재정비하는 흐름을 자연스럽게 따라가며, 오븐에빠진닭이 말하는 ‘웰니스’ 메시지를 직접 체감할 수 있었어요. 공간과 참여 프로그램, 메시지를 유기적으로 연결한 경험 설계의 좋은 사례였습니다.

오븐에빠진닭의 ‘핑계정산소’는 브랜드가 전하고자 하는 철학을 공간과 경험을 통해 밀도 있게 풀어낸 시도입니다. 특히 단순히 이색적인 장소를 택한 게 아니라, 브랜드 메시지를 가장 직관적으로 체화할 수 있는 공간으로 찜질방을 선택한 점이 인상적이었죠. 덕분에 ‘기름을 빼는 오븐 조리’와 ‘불필요한 걸 덜어내는 웰니스’라는 메시지가 자연스럽게 맞물리면서 전달력도 한층 높아졌고요. 공간과 맥락을 어떻게 잘 엮을지 고민 중인 브랜드라면, 이 사례에서 힌트를 얻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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