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화장품 광고 맞아? 뷰티 업계의 푸드 비주얼 마케팅 전략

이거 화장품 광고 맞아? 뷰티 업계의 푸드 비주얼 마케팅 전략

뷰티 브랜드 콘텐츠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으신가요? 에디터는 “먹지 마세요. 피부에 양보하세요.”라는 문장이 요즘만큼 자연스럽게 떠오른 적이 있었나 싶은데요. 최근 뷰티 브랜드들이 보여주는 연출의 중심이 모델의 얼굴이 아닌 주방으로 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과일과 디저트는 물론, 떡과 음료, 베이킹 장면까지! 뷰티 콘텐츠 속 음식의 범위는 특정 콘셉트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어떤 음식이든 제품의 색감과 질감, 사용감을 설명할 수 있다면 주저 없이 차용되고 있어요.

이처럼 뷰티 제품을 식재료처럼 보이게 하는 연출은 처음엔 낯설지만, 한 번 보면 쉽게 잊히지 않는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중요한 건 이 흐름이 단순한 시각적 재미를 넘어, 제품의 색감·질감·향을 보다 직관적이고 인상적인 비주얼로 번역하는 마케팅 전략이라는 점이에요. 실제 브랜드 콘텐츠 사례를 통해 요즘 뷰티 브랜드들이 음식을 빌려 쓰는 법을 하나씩 뜯어볼까요?

👀 미각을 ‘시각’으로 치환하다

출처 유튜브 에뛰드 ETUDE

‘푸드 비주얼’을 뷰티 마케팅의 공식으로 가장 오래 쌓아온 브랜드를 꼽자면, 에뛰드를 빼놓기 어렵죠. 에뛰드는 오래전부터 제품 컬러를 미각적 언어로 치환하며 ‘국민 화장품’으로 자리 잡은 브랜드인데요.

‘시럽 빼고 테이크아웃’, ‘내 마음에 퐁당’처럼 음료와 디저트에서 빌린 이름으로 제품의 색감을 설명해 왔어요. 나아가 최근에는 컬러를 표현하는 방식뿐 아니라, 제품을 보여주는 장면과 표현 요소들까지 실제 카페와 디저트를 연상시키는 방식으로 풀어내고 있죠.

최근 선보인 가을 시즌 컬렉션 ‘카페 인 더 딥(Cafe in the Deep)’ 역시 모카 계열의 브라운 톤을 카페 메뉴처럼 풀어냈습니다. 갓 구운 크루아상, 추출한 라떼, 커피 원두가 가득 담긴 접시 위에 제품을 배치해 실제 카페 사진처럼 보이도록 연출했습니다. ‘브라운 슈가 시럽’, ‘오트 라떼’ 같은 컬러 명은 물론, 카페 영수증 형태의 상세 페이지 구성을 통해 소비자가 제품을 고르는 과정이 독특한 경험이 될 수 있도록 설계하기도 했어요.

🖐️ 텍스트 없이 ‘질감’을 증명하다

색과 분위기를 시각적으로 설계하는 데서 나아가, 이제 브랜드들은 온라인에서 가장 설명하기 어려운 요소인 촉감을 전달할 때 음식을 활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네이밍은 음식과 제품을 직접적으로 결합하기보다, 푸드 비주얼을 보조적으로 활용해 색감과 질감을 직관적으로 전달하는 데 집중했어요. 제품 옆에 젤리, 과일, 도넛 등을 배치함으로써 제품의 색감과 질감을 함께 연상시키는 것처럼요. 특히 설탕 시럽이 매끈하게 코팅된 글레이즈드 도넛이나 초콜릿 도넛 옆에 ‘오버듀 글로시 립 틴트’를 배치함으로써, 텍스트 설명 없이도 제품이 도넛의 코팅처럼 맑고 쫀쫀한 광택감을 지녔다는 점을 전달합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휩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제품의 제형 자체를 음식의 질감으로 치환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특히 클렌징폼을 휘핑크림처럼 부드럽고 쫀득한 촉감으로 풀어냈는데요. 콘텐츠에서는 클렌징폼을 짤주머니에 넣어 휘핑크림처럼 짜내고, 식빵 위에 버터처럼 바르는 베이킹 퍼포먼스를 보여주었습니다.

브랜드명부터 휘핑크림을 연상시키는 휩드에게 ‘제형’은 곧 핵심 콘텐츠이기 때문인데요. 사진과 영상만 봐도 제품이 얼마나 쫀쫀하고 부드러운지 자연스럽게 상상되니까요. 제형 자체를 콘텐츠의 중심에 놓으며, ‘세정력’이나 ‘보습감’ 같은 기능적 설명보다 사용감을 먼저 경험하게 한 것이죠.

포장 마저 소비 욕구 뿜뿜!

화면 속 연출을 넘어, 이제 소비자에게 패키징과 언박싱의 경험까지 확장되기 시작했어요. 힌스는 색다른 패키징 연출을 통해 푸드 비주얼의 흐름을 한 단계 더 확장했습니다. 제품의 분위기를 전달할 때 ‘고급스러운 화장품 패키지’에서 벗어나, 위트 있고 일상적인 감각의 패키징 연출을 선택한 것이죠.

제품을 마트에서 볼 법한 식재료처럼 스티로폼 용기에 담고, 비닐 랩으로 감싼 뒤 바코드 스티커를 붙이는 연출만으로도 많은 소비자의 시선을 끌었습니다. 이 패키지는 실제 판매용이 아니었지만, 식품 포장 방식을 차용해 익숙한 화장품을 전혀 다른 맥락에서 새롭게 인식하게 했어요.

롬앤 역시 이러한 패키징을 브랜드 전략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한정판 스페셜 키트인 ‘롬앤 레어쥬시 시딩키트’를 실제 상품으로 선보이며 패키징 자체를 하나의 특별한 경험으로 확장했죠. 과일의 속살을 연상시키는 제품 컬러에서 착안하여 패키지 전체를 ‘과일 선물 상자’ 콘셉트로 구성했습니다.

과일 박스를 연상시키는 포장과 실제 과일 배송에 쓰이는 완충재를 활용한 구성은 “패키지 때문에 사고 싶다”라는 반응을 이끌어냈는데요. 마치 진짜 과일 박스를 열어보는 듯한 설렘과 리얼함을 통해 패키지가 더 이상 제품을 감싸는 포장이 아닌 브랜드 경험을 완성하는 콘텐츠로 작동하고 있음을 증명했습니다.

이처럼 뷰티 업계에서는 단순히 음식을 활용한 비주얼 연출을 넘어, 고객이 제품의 감각을 음식처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패키지와 콘텐츠 전략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소비자에게 뷰티는 메이크업 도구를 넘어 직접 느끼고 해석하는 하나의 감각적 경험이 되었죠. 여기서 주목해야 할 핵심은 시각적인 화려함 그 자체가 아닙니다. 색감이나 질감, 제형처럼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제품의 속성을 소비자 모두가 이미 경험해 본 ‘음식’이라는 기준에 빗대어 단번에 이해시켰다는 점입니다. 브랜드가 전하고자 하는 가치를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미식의 경험’으로 치환해 낸 것이 이 전략의 본질이죠.

그렇기에 이 전략은 비단 뷰티 업계에만 머물지 않을 것입니다. 사용감이나 촉감처럼 텍스트로 설명하기 어려운 요소를 가진 브랜드라면 푸드 비주얼을 다양한 방식으로 확장해 활용할 수 있을 테니까요. 우리 브랜드만의 고유한 감각을 가장 선명하게 전달하고 싶다면 그 해답은 어쩌면 가장 익숙한 공간 주방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외부 필진이 기고한 아티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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