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집에’ 케빈이 돌아왔다고? 2025 크리스마스를 빛낸 해외 광고 살펴보기

‘나홀로 집에’ 케빈이 돌아왔다고? 2025 크리스마스를 빛낸 해외 광고 살펴보기

나 이제 캐럴 틀면 돼?🎄

2025 연말, 크리스마스의 의미를 재해석한 해외 광고 사례가 궁금하다면?

크리스마스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지금, 전 세계 곳곳에서는 연말 감성을 자극하는 광고 캠페인들이 쏟아지고 있어요. 캐럴이 울려 퍼지고, 반짝이는 조명과 하얀 눈이 배경이 된 영상들이 미디어를 가득 채우죠. 하지만 해마다 돌아오는 이 시즌의 특성상 비슷한 감정선과 서사 구조가 반복되기 쉬운 시기이기도 해요. 그래서 오늘은 바로 이 시즌, 각기 다른 방식으로 크리스마스의 의미를 풀어낸 해외 브랜드 광고 사례들을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 집에 있지만 이제 혼자는 아니야 [Home Instead – Home But Not Alone]

출처 유튜브 Home Instead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마다 다시 꺼내 보게 되는 영화 <나 홀로 집에>가 어느새 개봉 35년을 맞았다는 거 알고 계신가요?🙉 10살 꼬마 케빈을 연기했던 배우 맥컬리 컬킨도 이젠 중년이 되었는데요. 바로 그 컬킨이 올해, 다시 한번 케빈의 모습으로 돌아왔습니다. 고령층 방문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홈 인스테드(Home Instead)의 연말 캠페인 ‘Home But Not Alone’의 주인공으로요!

영상은 어린 시절 집을 지키며 기발한 함정을 만들던 케빈이 이제는 성장해, 혼자 사는 어머니의 집을 점검하러 오는 장면으로 시작돼요. 그는 여전히 장난기 넘치는 모습으로 집 안팎을 살피며 뽁뽁이(버블랩)를 둘러놓는 식의 어설픈 방식으로 위험 요소를 제거하려 하죠. 이런 장면들은 영화 팬들의 향수를 자극하면서도 ‘부모님의 안전’이라는 캠페인의 주제를 자연스럽게 드러냈습니다.

그러던 중 눈을 치우던 이웃 여성이 케빈에게 말을 걸면서 이야기가 전환되는데요. 그녀는 바로 영화 속 케빈에게 큰 도움을 줬던 ‘말리 할아버지’의 손녀였어요. 그녀는 온갖 보호장치를 설치하는 케빈을 바라보며 “어머니와 대화는 해봤어?”라고 묻죠. 케빈이 아무리 집을 단단히 지켜도, 어머니의 변화나 어려움을 대화로 확인하는 과정이 빠져 있다면 근본적인 해결이 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전한 거예요.

연말은 가족이 함께 모이는 시간인 동시에 오랜만에 보는 부모님의 변화를 뚜렷하게 느끼게 되는 시기이기도 해요. 하지만 많은 가족이 노인 돌봄에 대한 대화를 시작하기 어려워하기에, 홈 인스테드는 모두에게 익숙한 영화를 활용하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반가움과 웃음을 발판 삼아 “우리도 이제 이야기할 때”라는 메시지를 유쾌하면서도 진정성 있게 건넨 셈이에요. 크리스마스가 지닌 시기의 특수성을 활용해 민감한 주제에 자연스럽게 접근했다는 점에서 인상적인 캠페인이었습니다.

⛄ 완벽하지 않아서 더 특별한 [Tesco – That’s What Makes It Christmas]

출처 유튜브 Tesco

영국 슈퍼마켓 체인 테스코(Tesco)는 다양한 계층의 가정과 일상적으로 맞닿아 있는 브랜드인 만큼, 소비자들이 연말을 준비하며 겪는 피로와 스트레스에 대해 잘 알고 있어요. 그래서 이번 크리스마스 캠페인 “That’s What Makes It Christmas”는 전형적인 연말 광고의 감성적인 클리셰 대신, 누구나 겪을 법한 현실적인 순간들을 유쾌하게 담아냈습니다.

캠페인 영상은 총 11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됐는데요. 가족끼리 보드게임을 하다 언성이 높아지고, 친하지 않은 직장 동료의 비밀 산타 선물을 고르며 난감해하는 장면까지. 크리스마스의 즐거움뿐 아니라 그 뒤에 따라오는 소란과 불편함까지 숨기지 않고 보여줬어요. 그리고 테스코는 말하죠. 이런 ‘불완전한 순간’들이야말로 크리스마스를 크리스마스답게 만드는 거라고요!

즉 테스코는 “완벽하지 않기에 더 크리스마스”라는 메시지를 통해, 고급 식재료나 근사한 상차림보다 중요한 건 바로 웃음과 소란이 공존하는 분위기라는 점을 강조했어요. 어떻게 보면 테스코의 실용적인 제품만으로도 충분히 따뜻하고 의미 있는 연말을 보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 셈이죠. 결과적으로 이 캠페인은 “우리 집 이야기 같다”, “진짜 공감된다”는 소비자 반응과 함께 소비자에게 한 층 더 가까이 다가가는 계기를 만든 사례였어요.

🎁 우리가 크리스마스를 좋아하는 이유 [Lidl – More to Value at Christmas]

출처 유튜브 Lidl GB

“우리는 왜 크리스마스를 그렇게 좋아할까?” 글로벌 할인 슈퍼마켓 체인 리들(Lidl)의 크리스마스 캠페인은 한 소녀의 질문으로 시작돼요. 그리고 소녀는 가족과 함께 리들 매장에서 쇼핑을 하며, 주변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순간을 통해 그 답을 찾아갑니다. 금색 별 모양 의상을 입은 사람들을 보고 미소 짓는 무뚝뚝한 회사원, 오랜만에 다시 만난 친구들의 포옹, 나이 든 고객의 크리스마스 트리를 직접 들어 옮겨주는 리들 직원의 모습 같은 장면들이 차례로 이어지죠.

혹시 여러분은 이 장면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드나요? 소녀는 이를 본 뒤 “It’s not all me, me, me. It’s more us.”이라는 말을 남깁니다. 사람들이 서로에게 더 친절을 베풀고 돕는 순간들을 보며, 소녀는 크리스마스가 사람들이 ‘자신이 원하는 것보다도 다른 사람이 무엇을 좋아할지’ 생각하게 되는 시기임을 깨닫게 된 거예요. 이어지는 “Time isn’t money anymore. It’s just time.”이라는 말은, 바쁜 일상 속에서 잊기 쉬운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돌아보게 만들었고요.

그렇게 소녀는 “매일매일이 크리스마스에게서 배울 점이 많다”고 말하며, 나눔의 마음을 일상에서도 잊지 말자고 전했습니다. 광고의 마지막에는 리들의 연례 기부 캠페인인 ‘Toy Bank’ 참여를 독려해 감정의 여운이 행동으로 이어지도록 설계했죠. 리들은 이번 캠페인을 통해 크리스마스를 소비 중심의 이벤트로 그리기보다,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더 잘 드러나는 시기로 재정의하며 브랜드가 지향하는 따뜻한 가치를 잘 보여줬어요.

🎅 하루의 마법이 아닌, 일 년의 노력 [Morrisons – A Year In The Making]

출처 유튜브 Morrisons

대부분의 연말 시즌 광고는 크리스마스를 ‘마법 같은 하루’처럼 보여주곤 하죠. 하지만 영국 대형 유통업체 모리슨(Morrisons)의 캠페인은 조금 다른 시선을 제시했습니다. 이들은 “Making More of Christmas”라는 슬로건 아래, 크리스마스를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1년 내내 준비해온 노력의 결실로 그려냈거든요.

광고는 여름 한가운데 농부가 지나가는 사람에게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인사하는 장면으로 시작돼요. 다소 엉뚱하게 느껴질 수 있는 이 인사를 시작으로, 제빵소엔 8월부터 조명이 걸리고, 햇살 아래 어부의 배가 크리스마스 불빛으로 반짝이며, 핼러윈 밤엔 크리스마스 조명을 단 트랙터가 등장하죠. 마지막 장면에서는 산타로 보이는 실루엣이 문을 두드리지만, 문을 열고 들어오는 건 식료품을 배달하러 온 모리슨의 배송 기사였고요.

이 모든 연출은 크리스마스의 따뜻한 식탁이 한 해 동안 수고한 수많은 손길로부터 시작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요. 화려한 트리나 선물 대신, 재배하고 굽고 운반하는 사람들의 일상을 조명함으로써 모리슨은 자사 제품의 생산과 유통 과정에 담긴 진정성과 책임감을 강조한 셈입니다. 크리스마스를 새로운 시각에서 조명한 동시에 브랜드의 신뢰도를 자연스럽게 쌓아 올린 광고였어요.

크리스마스에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은 아마 대부분 비슷할 거예요. 함께하는 기쁨, 돌아봄의 따뜻함 같은 것들이죠. 그럴수록 브랜드의 진정성과 맥락에 맞는 설계, 그리고 타깃의 현실을 반영한 공감 메시지가 중요해집니다. 오늘 소개한 사례들은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크리스마스를 ‘누구의 시선으로, 어떻게 그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어요. 올해 크리스마스 시즌, 우리 브랜드는 어떤 이야기로 소비자에게 말을 걸 수 있을지 한 번쯤 고민해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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