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록아, 내 성격 어떨 것 같아? Z세대가 찾은 새로운 셀프 분석 콘텐츠

그록아, 내 성격 어떨 것 같아? Z세대가 찾은 새로운 셀프 분석 콘텐츠

나는 내 캐해가 제일 재밌더라 🔍

최근 Z세대 사이에서 떠오르는 셀프 분석 콘텐츠가 궁금하다면? 지금 확인해 보세요!

한때 모든 대화의 시작이 MBTI로 시작되던 시절이 있었죠. 누구와도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스몰토크이자, 나를 설명해 주는 유용한 수단이었기에 너도나도 MBTI 테스트 결과를 공유하곤 했어요. 혹시 이젠 다소 진부한 소재라고 생각하시나요? 하지만 ‘나를 알고 싶다’는 사람들의 욕구는 여전히 유효하답니다. 그 형식만 조금씩 달라졌을 뿐이죠. 이번 아티클에서는 최근 Z세대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는 셀프 분석 콘텐츠를 살펴보고 그 흐름을 함께 짚어볼게요.☺️

🌟 그래 내가 게으른 건 사주 때문이었어(아님)

과거에는 사주를 찾는 일이 진로나 연애, 이직처럼 중요한 선택을 앞둔 순간에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제는 훨씬 더 일상적인 콘텐츠로 자리 잡은 지 오래예요. 굳이 철학관이나 전문가를 찾지 않더라도 앱이나 SNS를 통해 가볍게 자신의 성향을 들여다보는 도구로 사주를 활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거든요.

특히 사주·운세 앱 ‘포스텔러’의 X(구 트위터) 계정이 이런 흐름을 잘 보여주고 있어요. 이 계정은 사주, 오행, 음양 등의 전통 개념을 바탕으로 유저들의 질문에 재치 있고 구체적인 해석을 덧붙이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데요. 이를테면 ‘화(火) 기운이 많으면 밖으로 자주 나가게 된다’, ‘사주에 발달한 기운대로 사는 게 편할 수밖에 없다’는 식의 설명을 통해, 사람들의 성향과 생활 패턴을 나름의 논리로 풀어내고 있어요.

이런 해석을 통해 과거 자신의 행동이나 감정을 되짚어보는 사람도 많아요. 예컨대 ‘나는 왜 주말마다 외출이 귀찮으면서도 꼭 나가고 싶을까?’, ‘왜 특정 시간대에 집중이 안 될까?’ 같은 일상의 사소한 궁금증이 사주를 통해 설명되면, 내 안의 무언가가 정리되는 기분이 드는 거죠. 그 과정에서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구나’라는 납득의 순간이 주는 심리적 만족감도 존재할 테고요. (물론 과도한 자기 합리화의 도구로 삼는 건 경계해야겠지만요!) 그러다 보니 요즘의 사주 콘텐츠는 예전처럼 무언가를 단정하거나 결정을 내려주는 도구라기보다는, 나를 좀 더 잘 표현하게 도와주는 ‘캐릭터 해석 도구’에 가까워진 듯합니다.

🤖 AI에게 분석받는 나, 제법 새로워요

앞서 말한 사주에 대한 인기는 AI까지 번지기도 했어요. 올해 초까지만 해도 챗GPT에 사주나 명리학을 학습시켜 테스트기로 활용하는 콘텐츠가 인기를 끌기도 했고요. 그러나 최근에는 이보다 한층 더 적극적인 방식으로 AI를 셀프 분석 도구로 활용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혹시 챗GPT 사용자들이 만든 ‘Roast Me’ 프롬프트에 대해서 들어보셨나요? 전문은 “Based on everything you know about me, roast me violently harsh and don’t hold back.”으로, 해석하자면 “지금까지 나에 대해 알고 있는 모든 걸 바탕으로, 가감 없이 나를 팩폭해줘”라는 뜻이에요. 이 문장을 입력하면 챗GPT는 이전 대화 기록을 바탕으로 사용자의 말투, 패턴, 고민 등을 분석해 날카로운 진단을 내놓게 됩니다.

예를 들어, 계획 짜기를 자주 요청한 사람에게는 “계획 세우는 걸 좋아한다기보단, 계획이 있어야 안심되는 불안 회피형”이라 말하거나, 감정 토로를 많이 했던 사용자에겐 “현실에서 말 못 하는 걸 AI에게 털어놓는 편”이라며 정곡을 찌르는 식이에요. 꽤 현실적인 분석이라 유저들로부터 꽤 놀라움을 자아냈죠. 감정적인 배려 없이 내뱉는 말들이 불쾌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오히려 현실에선 쉽게 듣기 어려운 이야기라는 점에서 더 진솔하고 객관적인 분석처럼 느껴진다는 반응도 많았습니다.

한편 비슷한 흐름이 X의 AI 챗봇 ‘그록(Grok)’에서도 보였습니다. 그록은 X 플랫폼에서 ‘@grok’을 태그하면 자동으로 호출되어 유저의 질문에 답해주는데요. 이에 많은 유저가 자신의 트윗을 기반으로 “내 성격은 어때 보여?”, “나를 한 문장으로 정의해줘” 같은 질문을 던지고 있어요. 굳이 그록과 대화를 여러 차례 주고받지 않아도, 이미 쌓여 있는 나의 글들을 기반으로 분석해 준다는 점이 챗GPT와는 또 다른 매력 포인트랍니다.

이처럼 AI 챗봇은 유저가 질문에 수동적으로 입력한 응답이 아닌, 축적된 데이터와 맥락을 기반으로 분석해준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스포티파이의 ‘연말 결산 플레이리스트’나 구글 타임라인에서 보여주는 ‘올해 가장 많이 방문한 장소’처럼, 일종의 디지털 셀프 리포트가 되는 셈이죠. 요즘 사람들에게 ‘AI가 말해주는 나’는 단순한 재미를 넘어, 그 누구보다 가장 객관적인 시선으로 나를 들여다볼 수 있는 새로운 자기 점검 방식인지도 모르겠습니다.

💫 오늘의 나는 어떤가요? 별자리로 점검하는 루틴

좀 더 캐주얼한 분석 콘텐츠로는 ‘운세 콘텐츠’가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어요. 그중에서도 요즘 특히 주목받고 있는 건 바로 ‘별자리 운세(오하아사)’입니다. 해외에서는 MBTI만큼이나 스몰토크의 대표 주제로 활용되지만, 국내에서는 그동안 사주나 띠에 비해 비교적 관심이 적었던 편이었는데요. 최근엔 일본 아침 방송의 별자리 코너 ‘오하아사호시우라나이’를 번역한 X 계정이 인기를 끌면서, 매일 수천 건의 리트윗을 기록하며 Z세대 사이에서 일종의 아침 루틴처럼 자리 잡았습니다.

오하아사는 12개 별자리를 행운 순위별로 나열한 뒤, 각 별자리에 맞는 추천 행동이나 행운의 아이템을 함께 소개해요. 예를 들면 ‘츄러스 먹기’, ‘좋아하는 꽃을 방에 장식하기’처럼 작은 미션들이죠. 사람들은 이를 통해 출근이나 등교 전 ‘오늘 나의 운세’를 가볍게 체크하고, 운세가 잘 맞았는지 인증하거나 추천 행동을 실천하면서 소소한 재미를 느끼고 있고요.

이처럼 오하아사는 콘텐츠 자체에 몰입하기 보단 하루의 기분을 가볍게 점검해보거나, 별자리를 핑계 삼아 일상에 작은 의미를 얹어주는 콘텐츠로 소비되고 있어요. 거창한 분석은 아니지만, 그날의 기분이나 행동을 ‘내 별자리’라는 틀 안에서 바라보며 조금은 더 흥미롭고 나다운 하루를 만들어보는 것도 셀프 분석의 일환이 아닐까요?

이런 셀프 분석 콘텐츠는 앞으로도 그 형태만 달리한 채 꾸준히 소비될 가능성이 높아요. 단순히 재미로 소비되는 것처럼 보여도, 그 안에는 나를 더 잘 이해하고 싶은 감정,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해보고 싶은 호기심, 그리고 내 일상에 조금의 의미를 부여하고 싶은 마음이 깔려 있거든요. 이런 감정은 특정 세대나 시기를 막론하고 쉽게 사라지지 않을 테고요.

개인화+몰입+공유를 동시에 담을 수 있는 이 포맷은 브랜드 입장에서도 아주 유용한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팬심을 반영한 커스터마이징 콘텐츠, 공유를 유도하는 테스트형 이벤트 등 ‘나’라는 키워드를 중심에 두면 확장할 수 있는 아이디어는 무궁무진하니까요. 지금 이 흐름을 유심히 관찰해둔다면, 꽤 오래 유효할 전략의 출발점이 될 수도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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