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은우가 그저 빛이니까 진짜 빛나게(?) 만들어버림
정형화된 포맷을 깨는 콘텐츠 기획법이 궁금하다면? 지금 확인해보세요!
최근 아이유가 리메이크 앨범 ‘꽃갈피 셋’을 공개했습니다. 앨범 공개 전부터 마인크래프트 콘셉트의 티저 영상, 아이유애나 콜렉트콜 등 이색적인 프로모션으로 팬들의 기대감을 높였는데요. 특히 신곡 ‘미인’ 뮤직비디오는 역대 아이유 뮤비 중 가장 신박하다는 반응을 얻으며 공개 하루 만에 유튜브 조회수 149만회를 달성하기도 했죠.
차은우와의 조합으로도 화제를 모은 이 영상은 뮤직비디오지만 하나의 콘텐츠로서 기획에 참고할 만한 구성이 돋보였어요. 그래서 오늘 아티클에서는 미인 뮤비 속 장면을 중심으로 곡의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한 연출 포인트를 짚어보려 합니다. 요즘은 콘텐츠가 특정 포맷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하게 표현되는 만큼, 이 뮤비가 주는 인사이트가 클 거예요.😉
아이유가 바라본 미인 🪞
본격적인 뮤비 분석에 앞서, 아이유가 미인을 어떻게 재해석했는지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노래의 원곡인 신중현과 엽전들의 <미인>은 ‘한 번 보고, 두 번 보고, 자꾸만 보고 싶은’ 미인에 대해 노래한 곡인데요. 반면 아이유는 아름다움의 기준이 점점 다양해지고 있기에 진짜 미인이란 성별이나 외형으로 규정되지 않을 때 그 의미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생각에서 출발해 이 곡을 리메이크하게 되었다고 밝혔어요. 곡의 의미를 생각해 보며 어쩌면 거울을 보며 감탄하는, 일종의 ‘자뻑’의 모습을 다룬 노래로도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합니다. 즉, 아이유는 미인을 타인의 시선에 신경쓰지 않고 자신이 스스로 아름답다고 느끼는 존재로 해석하며 아름다움을 특정한 외형으로 한정하지 않는 방식으로 뮤직비디오를 기획했다는 점을 알 수 있어요. 이러한 아티스트의 의도를 기억하면서 이제부터 그 메시지를 어떻게 풀어냈는지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빛과 그림자의 속성을 활용한 연출 ✨
1️⃣ 대비되는 서사 부여
미인 뮤직비디오는 한 번 보고, 두 번 보고, 자꾸만 보고 싶은 미인을 표현하기 위해 ‘빛’과 ‘그림자’라는 대비되는 속성을 활용합니다. 아름다움을 지닌 인물은 빛, 그를 바라보는 존재는 그림자로 설정해 두 캐릭터에 상반된 서사를 부여한 것이죠.

뮤비의 첫 장면에서 빛의 아이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실제로 빛을 내며 등장하고 다른 아이는 어둠 그 자체로 표현되며 강한 대비를 이룹니다. ‘너무 아름다워서 빛이 나는 존재’를 있는 그대로 표현해 유머를 더한 거죠. 특히 빛의 아이는 구체적인 생김새 없이 그저 빛나는 모습으로 등장하는데, 이는 아름다움은 특정한 모습으로 규정하지 않을 때 더 의미가 있다는 아티스트의 해석이 반영된 부분이기도 합니다.
2️⃣ 속성에 따른 상황 연출로 캐릭터 몰입 유도

이후 두 인물은 같은 학교에 다니게 되고 빛의 아이는 모두의 관심을 받는 존재, 그림자의 아이는 어둠 속에서 존재감 없이 머무는 인물로 그려집니다. 특히 그림자의 아이가 조용히 빛의 아이를 바라보는 장면을 한 화면에 담아내 “모두 사랑하네, 나도 사랑하네”라는 가사와 완벽하게 맞물리게 하며 노래의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전달했어요.

뮤비는 여기서 더 나아가, 빛의 아이 역시 빛 때문에 불편을 겪는 상황들을 보여줍니다. 군대에서는 야간 훈련 중 눈에 띄어 혼나고, 영화관에서는 관객의 시야를 방해해 데이트가 어긋나며 졸업사진에선 빛이 너무 강해 얼굴이 제대로 찍히지 않기도 하죠. 이처럼 뮤비는 빛의 장단점을 활용해 모든 인물에게 저마다의 결핍이 있음을 전달합니다. 덕분에 시청자들이 두 캐릭터 모두에 자연스럽게 공감할 수 있도록 만들었죠.
3️⃣ 빛과 그림자가 스며든 연출로 곡의 메시지 전달

이들은 결국 현실 속에서 각자의 상처를 안고 자신을 감추기 위해 가면을 쓰게 됩니다. 두 사람은 과거엔 서로 스쳐 지나기만 했지만, 가면을 쓴 이제야 서로를 마주하게 되죠. 한쪽은 빛이 너무 많아서, 다른 한쪽은 그 빛이 없어서 상반된 아픔을 가진 두 인물이 겉모습을 보지 않은 채로 교감하며 서로를 이해하고 같은 곳을 바라보게 됩니다.
그렇게 두 인물이 가면을 벗는 장면은 ‘새벽’을 배경으로 연출되었는데요. 이는 빛과 그림자의 속성이 스며드는 것을 상징합니다. 이때 어두웠던 아이유의 얼굴엔 빛이, 빛의 아이인 차은우의 얼굴엔 어둠이 드리워지며 서로의 결핍이 채워지는 순간을 비유적으로 표현했어요. 겉모습이 아닌 내면을 마주할 때 진정한 아름다움이 드러난다는 메시지를 드러낸 거죠. 이처럼 미인 뮤직비디오는 전반에 걸쳐 빛과 그림자라는 상징을 활용해, 곡의 의미를 직관적으로 전달했습니다.
광고처럼 연출된 마무리 📹

뮤직비디오의 진짜 반전은 마지막 장면에서 시작됩니다. 차은우와 아이유가 서로를 마주보던 장면은 갑자기 태블릿 화면 속 차은우의 모습으로 전환되고, 곧이어 “극대화된 명암 표현으로 현실을 뛰어넘는 생동감~”이라는 광고 같은 나레이션이 등장하는데요! 순간 ‘광고인가?’ 싶지만, 광고가 아니었죠. 광고처럼 연출된 두 태블릿은 각각 흰색과 짙은 보라색으로, 이들이 교차하며 내는 빛은 차은우와 아이유가 마주보는 뮤비의 마지막 장면을 재현한 거예요.

또한 태블릿의 로고는 ‘제비꽃’ 모양인데요. 이는 노래의 가사인 “그대여, 그대는 오월의 제비꽃을 닮은 미인”에서 비롯된 로고였습니다. 마지막으로 등장하는 ‘MEE:IN’ 로고와 “see deeper, feel more”라는 문구는 me in(내 안을 들여다보는 것)’으로 해석되며 진짜 아름다움은 내면에 있다는 곡의 메시지를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광고처럼 마무리하는 신선한 연출에, 댓글에는 “광고인 줄 알았다”는 반응이 이어졌습니다. 기존 뮤비의 흐름을 깨는 연출이 오히려 반전 효과를 주며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한 셈이죠. 광고처럼 보이는 장면이 왜 등장했는지 궁금증을 유도함으로써 오히려 이 뮤비를 사람들의 기억 속에 더욱 강하게 각인시켰어요. 낯선 뮤비의 연출이 오히려 콘텐츠의 화제성을 높인 사례였습니다.
해석을 부르는 열린 구조 👀

이처럼 독특한 연출과 구성이 더해진 아이유의 뮤직비디오는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자발적인 해석으로 이어졌습니다. 댓글에는 장면 하나하나를 분석하며 각자의 의미를 추측하는 반응들이 있었는데요. 예를 들어, 두 캐릭터가 가면을 벗는 장면에 대해 “스스로를 감추고 살다가 서로를 조우하며 비로소 평범한 모습으로 마주했다”, “가면을 쓴 상태로 내면을 들여다보며 비로소 가면을 벗고 본 모습을 마주할 수 있었다” 등 다양한 해석이 등장했어요. 속성 연출부터 인물의 시선, 카메라 시야까지 같은 장면을 다양한 관점에서 해석할 수 있는 요소들로 구성한 점 역시 이 뮤비의 특징입니다.

뮤비가 깊이 있는 해석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아이유가 직접 연출 의도를 공유했기 때문이에요. 아이유는 IU TV 콘텐츠를 통해 미인 뮤직비디오를 촬영하며 인물을 어떤 이미지로 보여주고자 했는지, 어떤 메시지를 담았는지 등을 자세하게 설명합니다. 이러한 보충 설명 덕분에 팬들은 뮤비에 담긴 메시지를 더 깊이 이해하고 아티스트의 시선을 참고해 장면을 해석해 볼 수 있었죠. 덕분에 아이유의 미인 뮤직비디오는 의미를 곱씹으며 계속 시청하게 되는 콘텐츠로 완성될 수 있었답니다!

이번 미인 뮤직비디오는 빛과 그림자라는 상징적 장치와 광고처럼 연출된 반전 구성으로 주목받았어요. 이 모든 연출은 결국 시청자가 직접 해석하고 싶어지도록 설계된 구조였죠. 이처럼 궁금증을 유도하는 구성은 자연스럽게 반복 시청을 이끌어내며, 결국 “한 번 보고, 두 번 보고, 자꾸만 보고 싶은” 노래 가사 그대로의 뮤직비디오로 완성된 거예요. 오늘의 사례를 참고해, 소비자가 스스로 의미를 찾아보고 싶어지게 만드는 콘텐츠를 설계해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