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많은 브랜드가 새로운 타깃을 유입하고 브랜드 접점을 확장하기 위해, 이종 산업 간 콜라보를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있어요. 이런 협업은 각 브랜드가 가진 정체성을 교차시키며 완전히 새로운 고객 경험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선택지거든요. 서로 다른 영역의 브랜드들이 대체 어떻게 접점을 만들어낸다는 건지 궁금하지 않나요? 그래서 이번 아티클에서는 성공 사례들을 중심으로 그 전략을 파헤쳐 보았습니다.
✅ 포켓몬 GO X 롯데 자이언츠

첫 번째로 소개해드릴 사례는 증강 현실 게임 ‘포켓몬 GO’와 프로 야구 구단 ‘롯데 자이언츠’의 만남이에요. 포켓몬 GO는 스마트폰을 들고 장소를 이동하며 포켓몬을 잡고 훈련시키는 모바일 AR 게임입니다. 국내 출시한지 8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꾸준한 오프라인 이벤트를 통해 새로운 장소에서의 플레이 경험을 제공하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죠. 반면 야구는 지역 기반으로 팬덤을 구축해온 스포츠인데요. 그중에서도 롯데 자이언츠는 부산을 연고로 하는 구단으로, 기존에 보유하던 탄탄한 중장년층 팬층에 더해 최근에는 젊은 관객 유입이 두드러지고 있어요.

이런 흐름 속에서 포켓몬 GO는 게임 무대로 삼을 새로운 공간을 찾아야 했고, 롯데 자이언츠는 젊은 관객에게 야구장을 더욱 매력적인 장소로 보여줄 필요가 있었습니다. 이에 이들은 6월 19일부터 21일까지 부산 사직야구장을 AR 플레이 필드로 재탄생시키며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했어요. 가장 핵심은 포켓몬 GO 게임 내에서 이뤄진 이벤트였습니다. 사직야구장에서 게임을 플레이하면 이상해씨, 파이리, 꼬부기, 피카츄 등 인기 포켓몬들이 평소보다 자주 등장했고, 운이 좋으면 색이 다른 희귀 포켓몬도 만날 수 있어 포켓몬 GO 유저들의 발길을 이끌었죠.
야구장이라는 공간의 특성을 살리는 것도 놓치지 않았습니다. 경기장에서는 현장 부스를 운영해, 포켓몬 GO 앱 설치를 인증하는 방문객에게 피카츄 선캡과 응원용 페이퍼스틱스를 증정하며 야구 팬들의 참여 욕구를 자극했어요. 또한 특정 조건을 달성하면 보상을 얻는 필드리서치, 시간제한 리서치 등 다양한 게임 콘텐츠를 현장에서 즐길 수 있었던 건 물론, 레이드배틀에서는 사직야구장 배경의 피카츄를 잡을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제공되기도 했답니다.
결과적으로 기존 야구 팬들은 포켓몬을 매개로 색다른 즐길 거리를 경험했고, 포켓몬 GO 유저들은 야구장을 새로운 플레이 공간으로 인식하게 된 셈이에요. 즉 이들의 협업은 단순히 오프라인 공간을 활용했다는 것에 그치지 않고 서로 다른 팬덤을 교차시키며 새로운 참여 맥락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어요. 이렇게 팬덤의 경계를 허물고 공통의 경험을 설계하는 방식은 앞으로 다양한 산업에서 잠재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는 중요한 전략으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 무신사 X GS25

무신사는 지난 3월 GS25와 협업해 편의점 내에 무신사 전용 매대인 ‘무신사 스탠다드 익스프레스’를 선보였어요. 무신사는 트렌디하고 합리적인 가격대의 자체 패션 브랜드 ‘무신사 스탠다드’와 뷰티 브랜드 ‘위찌(WHIZZY)’를 론칭하며 온라인 패션·뷰티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인지도 제고와 제품 노출 증대를 목표로 오프라인 매장 확대 전략을 강화하고 있어요. 이런 맥락에서 일상에서 가장 접근성이 높은 공간, ‘편의점’ GS25은 눈여겨볼 만한 협업 파트너였죠. 또한 GS25는 식음료를 넘어 MZ세대를 겨냥한 다양한 카테고리의 상품과 서비스를 확대하며 MD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었기 때문에, 양사의 니즈가 잘 맞아떨어진 상황이었고요. 그렇게 편의점에서 티셔츠, 벨트, 언더웨어 등 12종의 패션 상품을 판매하는 파격적인 시도가 이루어졌습니다.

이어 7월부터는 ‘위찌(WHIZZY)’의 세컨드 라인인 ‘리틀리 위찌’ 제품도 GS25에서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립과 아이섀도우 등 7종을 3,000원대 소용량으로 구성해 10대 고객도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죠. 더불어 무신사는 구매 연계 프로모션을 통해 온라인 플랫폼으로의 유입을 유도하는 O2O(Offline to Online) 전략도 활용했어요. 무신사 스탠다드 익스프레스 제품 5종을 구매한 고객에게 무신사 온라인 스토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최대 90% 랜덤 쿠폰을 제공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그 결과, 무신사 스탠다드 익스프레스의 GS25 판매 점포는 3월 3,000개에서 7월 5,000개로 확대하는 성과를 거뒀고요.
이번 협업은 온오프라인 연계 시너지를 효과적으로 보여준 사례예요. GS25라는 오프라인 채널을 활용해 브랜드 접근성을 높인 무신사는, 오프라인 구매 고객을 다시 온라인으로 연결해 신규 고객 확보와 브랜드 경험 확장이라는 두 가지 성과를 얻었죠. 한편 GS25는 편의점이 패션, 뷰티 등 다양한 카테고리 상품을 구매하고 경험할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진화할 수 있음을 보여줬고요. 결국 두 브랜드 모두 사로 다른 영역을 접점으로 삼아 새로운 소비 문화를 설계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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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커라운지 X 티젠

가구 브랜드 ‘데스커’와 음료 브랜드 ‘티젠’ 사이에는 어떤 연결점이 있을 것 같나요? 데스커는 ‘도전하고 성장하는 사람들의 워크 앤 라이프스타일 가구 브랜드’라는 슬로건 하에 B2B를 넘어 B2C 시장까지 성공적으로 확장한 브랜드예요. 이 외에도 ‘가치 있게 일하는 사람들의 연결 고리의 공간’이라는 콘셉트로 홍대와 대구에 코워킹 스페이스 ‘데스커 라운지’를 운영하고 있었고요.

이쯤에서 하나의 연결 고리를 떠오르지 않나요? 바로 일하는 공간에서 빠질 수 없는 리프레시 요소가 음료라는 점이죠. 이러한 맥락에서 데스커는 건강한 발효 음료 ‘콤부차’로 잘 알려진 브랜드 ‘티젠’과의 협업을 추진했습니다. 또한 티젠은 건강과 맛을 모두 추구하는 브랜드라는 특징이 있었기에, 이번 협업을 통해 두 브랜드는 ‘건강한 삶’과 ‘자기 성장’을 중시하는 현대인이라는 공통된 페르소나를 설정했어요. 그래서 데스커는 ‘몰입과 성장’의 경험에 건강한 휴식과 재충전이라는 가치를 더하는 것을 목표로 했고, 티젠은 ‘일잘러’들이 모이는 데스커의 공간에서 자사 음료를 경험하게 함으로써 브랜드 경험의 질을 높이고자 했죠.

이에 따라 두 브랜드의 만남은 데스커가 운영하는 공간에서 티젠의 제품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방식으로 구체화 되었습니다. 지난 5월 말부터 6월까지 데스커 라운지 홍대는 공간을 이용하는 모든 고객들에게 티젠의 신상 논알코올 하이볼 음료를 무료로 제공했어요. 실제로 이를 경험해본 소비자들은 “논알콜이라 업무 집중하며 마시기에 부담스럽지 않았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고요.
데스커 라운지와 티젠의 협업 사례에서 눈여겨 볼 점은, 두 브랜드가 공통적으로 공유하는 ‘가치 기반의 협업’이었다는 거예요. ‘건강하고 생산적인 라이프스타일’이라는 키워드 아래, ‘일잘러’라는 명확한 세그먼트를 설정하고 이들의 니즈에 적합한 경험을 중심으로 제품과 공간을 기획했기에 두 브랜드 간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었죠. 이처럼 이종 산업 간 협업이라도 브랜드가 지향하는 가치가 맞닿는다면, 그것만으로도 강력한 콜라보 기획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사례였습니다.
✅ 오뚜기 X 다산북스

출판사 ‘다산북스’는 ‘2025 서울국제도서전’에서 다른 출판사들과 차별화된 부스를 선보였어요. 함께한 브랜드는 다름 아닌 ‘오뚜기’였습니다. 오뚜기는 ‘진라면’, ‘3분 요리’ 등으로 잘 알려진 국민 식품 기업이지만, 최근에는 크록스, 모모스커피 등 다양한 브랜드와의 콜라보를 통해 Z세대와의 접점을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는데요. 그런 오뚜기가 이번엔 다산북스와 함께 도서전까지 진출한 거예요. 특히 서울국제도서전은 최근 Z세대가 사랑하는 전시회 중 하나로, 올해 방문객 가운데 전체 70% 이상이 2030세대였다는 점에서 두 브랜드의 시도는 주목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두 브랜드는 도서전의 슬로건 ‘믿을 구석 (The Last Resort)’을 기반으로 부스 콘셉트를 기획했어요. 고난과 불안 속에서도 위로와 안식을 주는 각자의 ‘믿을 구석’을 찾아보자는 도서전의 취지에 맞춰, 오뚜기는 믿을 구석을 ‘맛있는 음식이 주는 위로’로 재해석했죠. 이에 ‘좋은 글을 읽는 독서만큼, 좋은 요리로 채운 식사도 마음의 양식이 된다‘는 메시지를 담아 책과 음식이 함께하는 ‘마음의 양식당’이라는 부스가 탄생했답니다.

가장 인기 있었던 부스 이벤트는 ‘나만의 단어 레시피로 만드는 책갈피 키링’이었어요. 방문객들이 감정 단어가 적힌 식재료 카드를 조합해 자신만의 책갈피 키링을 제작하는 방식으로, 오뚜기의 ‘식재료’와 다산북스의 ‘책갈피 키링’이라는 양측의 정체성을 모두 담아낸 굿즈 이벤트였죠. 이 외에도 오뚜기 음식 이미지와 다산북스의 도서를 매칭하는 문장카드 이벤트를 진행하고, 현장에서 오뚜기 굿즈 또는 다산북스 도서 구매 후 SNS에 인증하면 오뚜기가 특별 제작한 노란색 북토트백을 증정하는 등 도서전이라는 맥락을 살린 프로모션으로 관람객들의 호응을 얻었어요.
결과적으로 ‘마음의 양식당’ 캠페인은 인스타그램에서 관련 해시태그 게시물이 1,000개 이상 발생할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습니다. 또한 이번 사례는 서울국제도서전이라는 시기성과 공간의 특수성을 잘 활용했다는 점에서도 주목할만 해요. ‘책’이라는 명확한 테마 안에서 ‘음식’이라는 다소 이질적인 요소를 결합한 덕분에 오히려 수많은 부스 사이에서 돋보일 수 있었고, 방문객에게도 강한 인상을 남기는 데 성공했으니까요. 이색 협업을 고려 중이라면, 장소나 시기의 맥락을 어떻게 최대치로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보세요.
✅ 당근알바 X 무신사

‘당근알바’는 집 근처에서 알바를 찾는 구직자와 구인자를 연결하며 ‘동네 일자리’라는 명확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구인구직 서비스입니다. 이런 당근알바가 지난해 12월, “모든 일엔 때가 없다”는 슬로건 아래 언제든 근처(1마일)에서 일할 수 있다는 아이덴티티를 알리기 위해 첫 팝업스토어 ‘원마일 워크 클럽’을 열었는데요. 이때 무신사와 협업해 의류 및 잡화 컬렉션 ‘원마일 워크웨어’를 선보였어요. 동네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실용적이고 편안하게 활용할 수 있는 컬렉션으로, 당근알바가 추구하는 동네 일자리 경험을 보여주고자 한 기획이었죠.

해당 제품들은 무신사의 자체 에디션 브랜드와 다양한 아티스트 협업을 통해 제작되어, 맨투맨, 후드, 트레이닝 팬츠 같은 편안한 의류부터 야외 알바에 필요한 장갑, 볼캡, 머플러, 양말 등 실용적인 패션 잡화까지 폭넓게 구성됐습니다. 실제 작업복 같은 투박한 디자인이 아니라 일상에서도 자연스럽게 입을 수 있는 트렌디한 스타일로 제작된 점이 눈길을 끌었어요. 제품 곳곳에는 “No job, No stress, No money”와 같은 문구를 새겨 MZ세대 감성까지 반영한 모습도 볼 수 있었죠. 또한 팝업스토어 내에서는 원마일 워크웨어 제품을 만나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무신사 할인 쿠폰을 제공하는 이벤트도 마련되었답니다.
당근알바는 “일할 때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옷”이라는 제품을 매개로, 동네에서 일하는 경험을 더 편리하고 즐겁게 만든다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소비자들에게 각인하고자 한 것으로 보여요. 무신사 역시 원마일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새로운 패션 콘텐츠를 선보이며 자사 브랜드 경험을 확장함과 동시에, 제품의 편안함과 실용성도 효과적으로 어필할 수 있었고요. 접점이 없어 보였던 두 브랜드가 ‘원마일 워크’라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며, 일과 패션을 자연스럽게 연결했다는 점이 인상적인 사례였어요.
✅ 한맥 X 왓챠

오비맥주의 라거 브랜드 ‘한맥’과 국내 OTT 플랫폼 ‘왓챠’는 바쁜 일상 속에서 혼맥과 혼영을 즐기는 현대인을 타깃으로 ‘수요한맥회’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어요. 한맥은 맥주가 주는 휴식과 즐거움을, 왓챠는 영화가 주는 몰입과 감동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위로와 재충전의 시간을 선사하고자 했죠. 이를 위해 한 주의 중간이라 지치기 쉬운 수요일을 공략해 캠페인을 ‘수요한맥회’라고 네이밍하며, 일상 속 작은 보상과 여유를 제안한 거예요.
수요한맥회는 매월 첫째 주 수요일마다 한맥과 왓챠가 엄선한 영화를 공개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선정된 영화는 마이크로사이트와 한맥 공식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공개되며, 소비자는 한맥 캔 제품을 구매한 뒤 QR 코드를 스캔해 랜덤 쿠폰을 발급받을 수 있어요. 쿠폰 번호를 왓챠에 입력하면 해당 월의 영화를 한 달간 무료로 감상할 수 있는 식이죠. 5월엔 ‘콘클라베’, 6월엔 ‘하얼빈’, 그리고 7월엔 ‘파과’를 차례로 선보이며 꾸준히 새로운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답니다.
수요한맥회 캠페인은 단순히 맥주와 OTT 콘텐츠를 함께 홍보한 협업이 아니에요. 두 브랜드는 단순히 “어떤 맥주를 마실까, 어떤 영화를 볼까”를 넘어, “언제, 어떤 분위기에서 즐길까”라는 소비자 경험에 집중했어요. 이를 바탕으로 가장 지치기 쉬운 수요일 저녁을 공략해 혼맥과 혼영을 함께 즐기는 새로운 루틴을 제안한 것이 핵심입니다. 그 덕분에 한맥은 맥주를 마시는 순간을, 왓챠는 영화를 보는 순간을 소비자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만들었고요. 제품 중심이 아니라 소비자의 생활 맥락을 중심으로 경험을 설계한 전략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사례예요.
이종 산업 간 콜라보는 그 자체로 신선함을 줄 수 있지만, 진짜 시너지는 각 브랜드가 가진 정체성과 타깃, 메시지가 맞닿을 때 만들어져요. 전혀 다른 업종이라도 공통된 라이프스타일 혹은 정서적 키워드를 중심으로 접점을 설계한다면 소비자에게 분명한 이유와 경험을 전달하는 협업이 될 수 있죠. 여러분도 브랜드 콜라보를 고려하고 있다면 이를 염두에 두고 기획을 시작해 보세요!
*외부 필진이 기고한 아티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