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지역을 방문할 때면 그 지역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음식을 찾아본 적, 다들 한 번쯤 있지 않으신가요?🤔 특히 요즘엔 누구나 아는 그 지역 맛집보다는 현지인만 아는 맛집을 찾고 싶어 하죠! 이처럼 단순한 지역 특산물 소비를 넘어 그곳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로컬 콘텐츠’에 사람들은 높은 가치를 부여하고 있어요. 이러한 로컬 콘텐츠에 대한 소비성향을 ‘로코노미(Loconomy)’라고 한답니다.
💡 로코노미란?
지역(Local)과 경제(Economy)의 합성어로, 비슷한 식당과 카페, 국적 불명의 기념품을 둘러보는 방식에서 벗어나 현지인 감성을 경험할 수 있는 지역의 제품과 서비스를 소비하는 트렌드
과거 로코노미란 지역에서 생산되는 특산물을 판매하는 식료품 매장과 같이 도심의 거대 상권이 아닌 특정 동네나 현지에서 이뤄지는 경제생활을 뜻했어요. 하지만 이제는 지역 고유의 희소성과 특색을 담은 상품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게 되고 지역 밖의 사람들로부터 더 많은 관심을 받게 되면서, 현지와 지역 밖을 포함한 모든 소비 주체의 로컬 제품, 로컬 문화의 소비 현상을 뜻하게 되었어요.
사실 로코노미라는 단어가 생겨나기 전부터 로컬 제품들은 꾸준히 인기를 얻어왔어요. 로코노미 제품은 지역 농가, 소상공인의 경제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지역에서 나고 자란 특산물을 활용했다는 것만으로도 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생기기 때문인데요. 고객에겐 착한 소비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 업체와는 상생하는 선순환 전략인 셈이에요👍 여기에 더해 지역의 특산물이나 이야기를 담은 제품과 콘텐츠가 소비자들에게 이색적이고 특별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 되면서 가치 있는 소비를 추구하는 Z세대의 소비 심리와도 맞물려 더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답니다.
실제로 지난해 엠브레인의 트렌드모니터 설문 조사에 따르면 성인남녀 1,000명 중 과반수가 훌쩍 넘는 81.6%가 ‘로코노미 식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어요. 또 로코노미 제품을 구매한 이유로 ‘지역 특색이 반영된 점이 재미있어서’(49.6%), ‘특별한 경험이 될 수 있어서’(39.2%) 등을 꼽았으며, 10명 중 8명이 앞으로도 로코노미 제품을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죠!
✅ 지역 특산물 활용하기
대표적인 로코노미 활용법 중 하나는 지역 특산품을 제품에 녹여내는 것이에요. 지역에서 나는 신선품을 활용해 식자재에 신경 썼다는 이미지 쇄신은 물론, 다양한 특산물은 꾸준히 관련 상품군을 개발할 수 있는 기반이 되기 때문에 특히 카페 프랜차이즈를 비롯한 F&B 브랜드에서 꾸준하게 활용되는 트렌드랍니다🌽
🍔 맥도날드 ‘한국의 맛’ 캠페인
맥도날드는 2021년부터 ‘한국의 맛’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메뉴를 출시해 왔어요. 창녕 갈릭 버거’를 출시했을 당시에는 지역 농부들을 주인공으로 한 ‘창녕 농부의 큰 웃음’ 전시를 개최하고, ‘진도 대파 크림 크로켓 버거’ 출시했을 때는 진도군 대파밭을 옮겨 놓은 듯한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며 진도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모습을 보여줬어요. 또한 매번 지역 농민들을 모델로 한 광고를 제작하면서 지역 농민과의 연계를 강조하는 진정성 있는 로컬 마케팅 전략을 펼쳤어요.
🍊 빽다방 ‘우리 가치 프로젝트’
빽다방 역시 맥도날드처럼 지역 농가 상생 목적으로 국내 농산물을 활용한 ‘우리 가치 프로젝트’를 펼치고 있는데요! 올해 초 출시한 ‘대파크림 감자라떼’는 카페 메뉴로 흔히 사용하지 않는 농산물인 국내산 대파, 감자를 활용한 농장 컨셉으로 눈길을 끌었어요.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제품은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되는 독특한 맛이나 경험을 제공하므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에도 좋아요.
✅ 지역 고유의 콘텐츠&분위기 활용하기
지역의 색깔, 분위기, 감성 등을 통해서도 로컬의 매력을 직간접적으로 전달할 수 있어요. 때로는 로컬의 숨겨진 매력을 발굴하거나 원래 가지고 있던 요소들을 재해석해 ‘로컬의 재발견🧐’을 해내기도 한답니다.
🍻 전통시장 활용한 제주맥주&스타벅스
전통시장이 최근 주목받은 이유 중 하나는 도시에서 ‘로컬 문화’를 소비할 수 있다는 점인데요! 이를 활용해 여러 브랜드가 전통시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어요. 대표적으로 주류 브랜드 제주맥주는 사람들이 제주맥주를 마셨을 때 여행하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하려고 도심 한복판이 아닌 광장시장에 팝업스토어를 열었어요🍻
스타벅스 경동1960점은 각종 한약재와 식품을 파는 경동시장 한가운데 폐극장을 리모델링해 오픈했고요. 경동시장이 가진 레트로함과 스타벅스의 트렌디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공간으로 재탄생되면서 경동시장에 젊은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된 거죠.
🏖️ 양양 서퍼비치 활용한 데스커 & HDEX
양양 해수욕장은 이국적인 해변 및 한국 최초 서핑 전용 해변으로 알려져있어요🏄♂️ 이곳에 가구 브랜드 데스커는 워케이션 공간을 마련하고, 자사 제품을 경험해 볼 수 있도록 함으로써 소비자에게 특별한 기분을 주고자 했어요.
또한 많은 Z세대가 양양을 방문하면서 에그슬럿, HDEX, 롯데웰푸드 등 다양한 브랜드가 양양에 팝업스토어를 오픈했는데요! 특히 프리미엄 애슬레저 브랜드 HDEX는 서퍼비치와 운동의 연관성을 활용해 해수욕장 한복판에 ‘스트롱비치 헬스장’을 열고, 모래사장이라는 특성에 맞춰 목재로 만든 바벨과 철봉 등으로 수많은 인증샷을 불러일으켰답니다📸
✅ 지역 한정 경험 제공하기
로컬 한정적 경험의 가치를 활용하는 것 역시 로코노미 마케팅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전략이에요. 어느 곳에서나 소비할 수 있는 경험 대신 특정 지역에서만 즐길 수 있는 경험에 소비자는 높은 가치를 두고 있거든요. 여행지로 찾은 지역에서만 살 수 있는 제품이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것처럼요💖
🌊 로컬 팝업스토어
대부분의 팝업스토어가 수도권에서만 열리던 것과 달리 최근 부산, 대구 등에서 팝업스토어를 여는 사례가 많아지는 추세예요. 일례로 ‘마루는 강쥐 팝업스토어 in 부산’이나 슬램덩크 팝업스토어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서울에 이어 대구에서 열리기도 했죠.
애니메이션 <짱구는 못말려>는 ‘짱구는 여행중!’ 이라는 컨셉으로 서울, 전주, 대구, 부산에서 무려 4차례에 걸쳐 팝업스토어를 진행한다고 밝혔는데요! 꾸준히 방문자를 끌어모으기 위해 여기에 각 지역색을 담은 한정판 굿즈를 선보였어요. 오직 해당 지역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굿즈이기 때문에 희소성뿐만 아니라 잠실 러버덕, 전주 한옥마을 등 지역 특색을 잘 반영해 지역민들로부터도 긍정적 반응을 얻고 있답니다.
🥟 지역 축제
특정 지역의 한정된 경험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지역의 특성을 살려 열리는 ‘지역 축제’도 주목받고 있어요. 지난해 X에서 화제를 모았던 ‘원주 만두 축제’를 비롯해 ‘양평 용문산 산나물 축제’ 등 SNS상에서 축제 후기 글이 계속해서 올라오면서 실제로 축제에 방문하는 Z세대가 많아졌거든요. 지역축제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들을 즐기고 이를 인증하는 과정이 특별한 경험으로 여겨지는 거예요.
✅ 뭘 좋아할지 몰라서 일단 다 모아봤어st
로컬 제품, 로컬 문화가 지역 밖에서도 관심을 끌면서 이에 대한 수요도 갈수록 증가하고 있어요. 이에 따라 자본력 있는 브랜드는 유명 로컬 맛집과 협업하거나 우수한 품질의 상품을 직접 매입해 소비자에게 선보이기도 해요. 브랜드가 가진 오프라인 유통망을 활용해 판로를 확대하는 형태로 더 많은 소비자를 끌어모으는 것이죠.
🌾 신세계백화점 ‘로컬이 신세계’
신세계백화점에서는 지난해 국내 숨겨진 여행지를 발굴하는 목적으로 ‘로컬이 신세계‘ 캠페인을 진행한 이후, 이를 로컬 식재료 판매까지 확대하면서 ‘로컬이 신세계 in 광주 & 전남’ 팝업스토어를 선보였어요. 팝업스토어에서는 해남 흑보리, 강진 귀리 등 전라남도의 특색이 담긴 다양한 음식을 소개하고, 팝업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음식도 마련했죠. 단순히 판매 유통망을 제공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로컬 고유의 특색을 담아내고자 노력했어요.
🍨 신세계백화점 ‘스위트 파크 로컬 팝업’
스위트파크는 오픈 당시 그 어떤 맛집보다도 뜨거운 반응을 얻었어요. 부산 ‘초량온당‘과 전북 부안 ‘슬지제빵소’, 대구 ‘쭈롱 베이커리’ 등 직접 그 지역에 방문해도 쉽게 먹기 힘든 핫한 디저트와 베이커리들을 한 곳에 모아놓았거든요. ‘빵지순례’처럼 맛있는 디저트를 위해 먼 지역까지 찾아다니는 로코노미 트렌드에 대한 수요가 갈수록 증가함에 따라, 이러한 공간은 소비자의 관심을 끌어들일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이 되었어요.
✅ 사랑받는 로컬 기반 브랜드와 협업하기
지역 특산물 활용 외에 개성 있는 로컬 컨셉의 브랜드와 협업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어요. 이들은 지역에 대한 애착을 바탕으로 한 만큼 로컬 문화를 잘 표현하고 있을 뿐 아니라 트렌디하고 개성 있는 상품을 선보이는 곳들이기 때문에 좀 더 지역과 밀착한 프로젝트를 펼칠 수 있어요.
🛏️ 시몬스 ‘해운대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
시몬스는 부산 해운대에서 팝업스토어를 열면서 발란사, 버거샵과 협업을 진행했어요. 두 곳 모두 부산의 지역민들이 선호하는 오프라인 공간이자 로컬 브랜드로, 오프라인 팝업스토어를 찾는 방문객이 공감하고 즐거워할 수 있죠. 덕분에 해당 지역의 문화적 특징을 최대한 살리는 지역화 전략을 펼칠 수 있었어요.
🔖 클룹 ‘플레이리스트 성수’
클룹(CLOOP)은 제로 칼로리 탄산음료 브랜드로, 지난해 성수동의 숨을 핫플을 소개하는 로컬 큐레이팅 프로젝트 ‘플레이리스트 성수’를 진행했어요. 음료 브랜드라고 해서 음식 브랜드에만 한정되지 않고, 클룹과 결이 맞는 여러 성수 로컬 매장과 협업하면서 성수에 방문한 소비자가 매장 곳곳을 둘러보는 모든 과정에서 브랜드의 제품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게 한 거예요. ‘로컬브랜드’와의 협업에서 더 나아가 로컬을 대표하는 여러 브랜드와 제휴함으로써 지역 소상공인과 상생을 도모한 것은 물론, 마치 성수 전체와 협업한 듯한 효과를 낸 거죠.
✅ 로컬에 담긴 스토리로 감성 자극하기
순창 고추장 된장, 춘천 감자빵 등 기존 전통적인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지역들은 특산품 위주로 상품을 내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하지만 요즘에는 스토리를 가진 브랜드가 소비자들의 ‘감성’을 건드리면서 인기를 끌고 있어요. 스토리를 활용한 제품을 출시하거나, 브랜드 혹은 브랜드의 본고장이 지닌 스토리를 하나의 마케팅 방식으로 활용하기도 해요.
🍞 로컬 크리에이티브 2024 The Next Community
지난 5월 문화역 서울284에서 로컬을 주제로 한 국내 첫 대규모 전시인 ‘로컬 크리에이티브 2024’가 개최되었어요. 행사에서는 성심당, 태극당, 복순도가를 비롯한 100여 개의 로컬 브랜드가 참여했는데요! 해당 전시에서는 각 지역의 문화를 선도하고 있는 대표적인 로컬 브랜드들의 철학은 물론 그들의 제품 뒤에 감춰진 스토리도 엿볼 수 있었어요. 특히 대전의 성심당은 현장에서 제품을 판매하지는 않았지만, ‘모든 이가 좋게 여기는 일을 하도록 하자’라는 브랜드 철학을 전하면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꾸준히 유지하는 모습을 보여줬어요.
🚕 보해양조 X 영화 택시운전사
주류 브랜드 보해양조는 광주·전남 대표 기업으로서 이전에도 여수시 한정 ‘여수밤바다’ 라벨을 한정 판매하고 완도군 다시마를 소주에 접목한 ‘다시, 마주’를 출시하는 등 지역 특산물과 감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브랜드예요. 최근엔 5.18 민주화운동 당시 광주 시민의 이야기를 지역민과 함께 기억하고자 영화 ‘택시 운전사’ 이미지를 라벨로 적용한 특별판을 4~5월 간 광주·전남 지역에서 선보였죠. 또 지난 5월 27일 광주FC 홈구장에서 지역민을 대상으로 ‘택시 운전사 X 잎새주 특별판’ 현장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큰 호응을 얻었어요.
✅ 하이퍼 로코노미로 더 가까이 접근하기
로코노미 마케팅이 많은 관심과 호응을 얻으면서 그 방식도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어요. 특히 로컬을 넘어 ‘동네’ 생활권에 초점을 맞춘 ‘하이퍼 로코노미’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죠. ‘하이퍼 로코노미’란 말 그대로 ‘아주 좁은 지역의 특성에 맞춘’ 로코노미라고 할 수 있어요.
🍷 성수 미드나잇 in 성수
로컬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찐 현지인의 관점에서 정보를 제공하는 로컬 인플루언서들이 등장했어요. 대표적으로 성수교과서, 도보마포, 서촌에디터 등이 있는데요! 이들은 인스타그램 계정 운영뿐만 아니라 직접 오픈 채팅방을 운영하며 지역 정보를 공유하고, 지역 행사를 개최하기도 할 정도로 해당 지역 내에서 큰 영향력을 지니고 있어요.
그중에서 ‘성수교과서’는 지난 4월 성수동의 야간 상권을 활성화하고자 ‘미드나잇 in 성수’ 페스티벌을 개최했어요🎇 페스티벌 기간 성수동 일대의 20여 개의 야간 매장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로컬 패스와 다양한 이벤트를 선보임으로써 다른 지역에 비해 빈약한 성수동의 야간 상권을 살리고자 했죠.
🥕 당근머니 X 하나 체크카드
또 다른 하이퍼 로코노미 사례로는 당근머니가 있어요🥕 동네 중고 거래 플랫폼으로 시작한 당근은 동네 정보를 공유하는 ‘동네 생활’, 지역 기반 구인·구직 서비스 ‘당근알바’ 등으로 우리나라 대표 동네 커뮤니티로 자리 잡았는데요! 최근 ‘우리 동네를 접수한 단 한 장의 카드’라는 컨셉으로 동네 주유소, 헬스장, 카페, 식당 등 동네 생활권에 특화된 결제 혜택을 제공하는 카드를 출시했어요. 동네 커뮤니티 활성화를 넘어 동네 상권까지 활성화하는 대표 하이퍼 로코노미 사례죠.
로코노미는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 젊은 세대의 가치 소비 성향과 기업의 ESG 경영이 맞물려 앞으로도 브랜딩과 마케팅에서 꾸준히 각광받을 트렌드예요😎 즉 기획자와 마케터들은 이러한 트렌드를 주목하여 지역의 특색을 담은 제품과 콘텐츠를 개발함으로써, 로컬의 재발견뿐만 아니라 로컬이 어떻게 하면 소비자들의 마음에 더 가까이, 깊게 다가갈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해요.
*외부필진이 기고한 아티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