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잊게 만들기 위해 창문을 없앴던 백화점의 공식이 점차 깨지고 있습니다.
과감하게 통창을 뚫고, 식당에 영화관에 펫파크까지 들이면서
오래 머물게 만드는 멀티플렉스형 공간이 새로운 공식이 됐으니까요.
이커머스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앱 안에 커뮤니티를 만들고 콘텐츠를 쌓으면서
유저가 머물 수밖에 없는 요소를 계속 만들어가고 있죠.
이런 흐름에서 단연 눈에 띄는 곳이 에이블리입니다.
웹툰·웹소설 서비스에서 제공하는 작품 수는 1.5만 개가 넘고
축적되는 유저 활동 데이터만 하루 평균 4억 건에 달한다고 해요.
그래서 이제 에이블리는 영타깃 대상 광고 매체로서 이 데이터를
패션·뷰티를 넘어 다양한 업종의 브랜드와 함께 풀어가고 있는데요.
그 확장 전략을 에이블리 광고사업실을 만나 직접 들어봤습니다.
에이블리 광고사업실 ABLY
민수기 실장
박종휘 매니저
서울 서초구 에이블리 사옥, 2026년 3월 10일
습관처럼 켜는 쇼핑 앱
ㅡ 에이블리는 흔히 1030 여성들의 필수 앱으로 꼽히는데, 실제 지표로 본 에이블리 유저들은 어떤 성향을 가진 분들인가요?

트렌드에 민감하고 취향 탐색을 즐기는 분들입니다. 실제로 10대에서 30대까지 여성 유저의 비중이 높고, 필요한 걸 검색해서 바로 사지 않고 새로운 브랜드나 아이템을 발견하는 경험을 즐기는 편이에요. ‘요즘 뭐가 뜨나’ 궁금해서 습관적으로 앱을 여는 탐색형 유저가 상당히 많거든요.
ㅡ 무언가를 사기 위해서뿐 아니라 최신 트렌드를 확인하기 위해 에이블리에 들어오게 된단 말씀인가요?

맞아요. 그 힘은 콘텐츠에 있습니다. 패션, 뷰티 상품 탐색은 물론이고 웹툰, 웹소설, 커뮤니티, AI 놀이터 등 즐길 수 있는 콘텐츠 요소도 제공하고 있어요.
물론 본질적으로 입점 브랜드와 상품이 워낙 많다 보니 볼거리가 많기도 합니다. 유저들의 클릭, 검색, 찜, 장바구니 담기 등 데이터가 하루 평균 4억 건씩 쌓일 정도니까요. 그렇게 쌓인 데이터가 개인화 추천으로 연결되고, “어떻게 내 취향을 이렇게 잘 알지?” 싶은 순간이 생기면서 또 에이블리에 들어오게 되는 루프를 만들고 있습니다.
ㅡ 콘텐츠로 유저를 끌어들이고 머물게 한다는 점에서, 단순 쇼핑 앱이 아니라 소셜 미디어의 역할까지 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인스타그램이나 틱톡 같은 소셜 미디어와 비교하면 어떤 차별점이 있나요?
콘텐츠 소비의 끝이 쇼핑으로 곧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소셜 미디어에서는 콘텐츠를 보다가 관심이 생기는 상품이 있으면 다른 플랫폼을 거쳐야만 구매할 수 있잖아요. 그런데 에이블리는 콘텐츠처럼 탐색하다가 마음에 드는 상품을 발견하면 바로 구매까지 연결돼요. 탐색과 구매 사이의 거리 없이 모든 경험이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거죠.
금융 광고도 하는 패션 앱
ㅡ 에이블리에도 소셜 미디어만큼이나 다양한 광고 구좌가 있던데, 다른 광고 매체에 비해 에이블리만이 가지는 강점이 있다면요?

실제 구매력이 높은 유저들이 많이 모여 있다는 거예요. 대형 소셜 플랫폼의 경우 타깃 도달 범위는 굉장히 넓지만, 실제 유저의 구매 행동 데이터의 디테일을 깊이 있게 보기는 어렵죠. 반대로 특정 타깃에 특화된 버티컬 플랫폼의 경우에는 도달 범위가 좁아 MAU가 10만 명도 안 되는 경우도 많아요. 에이블리는 트렌드에 민감한 여성 유저들이 집중적으로 모여 있으면서도 MAU가 1,000만 명을 돌파할 정도로 그 규모 또한 큽니다.
그리고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 최초로 미입점 브랜드의 외부 랜딩 광고를 지원하고 있기도 합니다. 에이블리라는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는 만큼, 유저가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 확장 차원에서 아웃링크 광고를 보고 있어요.
ㅡ 보통 이커머스 플랫폼의 광고는 플랫폼 내에서의 판매를 목적으로 할 것 같은데요. 에이블리에서 상품을 판매하고 있지 않은 브랜드의 광고까지 지원하게 된 배경이나 이유가 궁금합니다.

실제 브랜드들의 문의가 많았던 것이 시작이었어요. MAU 규모가 크고 유저 풀의 특성이 명확하다 보니 한동안 에이블리에서의 광고를 원하는 브랜드, 대행사 등에서 문의가 매일매일 이어졌어요.
처음엔 광고주가 에이블리 상품과 맞는 패션 및 뷰티 브랜드 위주가 될 거라고 예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문을 열어보니 금융, 여행, 교육, 의약품까지 정말 다양한 업종의 브랜드들이 찾아왔어요. 패션 플랫폼이라는 카테고리보다 영 타깃, 혹은 여성 타깃이라는 조건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거죠.
ㅡ 광고 지면이 늘어나면 유저 입장에서는 피로감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이런 우려를 어떻게 해소하고 계신가요?
광고가 어디에, 어떤 맥락에서 노출되는지를 중요하게 봅니다. 지면별 노출 수보다는 그 지면에 들어온 유저가 어떤 상태인지를 보는 거죠. 예를 들어 미션을 통해 쇼핑 포인트를 얻을 수 있는 ‘혜택’ 탭이나 ’배송 조회’ 페이지는 단순히 탐색하러 온 유저가 아니라, 이미 에이블리를 활발하게 사용하고 있는 헤비 유저들이 많이 들어오는 곳이에요. 실제로 혜택 탭의 구매 전환율은 일반 지면 대비 3배 이상 높기도 합니다. 이런 지면별 유저 특성이나 행동 흐름을 분석해서 광고가 서비스 경험의 일부처럼 받아들여질 수 있는 지점을 찾아요.
입점 마켓 광고는 여기서 한 발 더 나가서 유저의 취향 데이터, 탐색 패턴과 AI 추천 시스템까지도 결합돼요. 특정 마켓을 좋아할 것 같은 유저를 AI가 찾아내 그 유저가 앱을 사용하는 동선 안에서 상품이 자연스럽게 노출되는 구조를 만드는 거죠.
ㅡ 그런 구조에서 좋은 성과를 내는 캠페인에는 어떤 공통점이 있나요?
아무래도 유저와 핏이 잘 맞는 브랜드 캠페인의 성과가 좋을 수밖에 없죠. OTT나 영화 업종에서 광고를 꾸준히 집행하고 있고, 최근에는 로맨스나 애니메이션 장르의 반응률이 특히 높아요.
캠페인 특성 측면에서는 단순 노출보다 유저 참여와 전환을 함께 만들어내는 캠페인의 반응이 좋아요. 작년에 한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신제품 출시 때 에이블리 앱 내에서 쿠폰 발행부터 앱 다운로드, 주문 전환까지 이어지는 이벤트를 진행했는데요. 캠페인이 끝난 후 앵콜 이벤트까지 진행했을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리테일에서 미디어로, 그다음은?
ㅡ 최근에는 국내를 넘어 일본 유저들 사이에서도 반응이 좋다고요.

일본 서비스인 ‘아무드(amood)’가 누적 다운로드 650만 회를 돌파하며 빠르게 성장 중입니다. 중복 다운로드를 제외하면 일본 10~20대 여성 인구의 46% 정도가 이용자라고 보고 있어요.
특히 한국 스타일에 관심 있는 현지 유저들이 새로운 취향을 발견하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있는데요. 그래서 앞으로는 에이블리라는 앱을 그대로 확장하기보다, 각 국가에 최적화된 로컬 플랫폼을 만들고 글로벌 시장을 확장하는 전략도 함께 고민하고 있어요.
ㅡ ‘리테일 커머스 미디어’로 성장하고 있는 에이블리, 앞으로는 어디까지 확장할 수 있을까요?

결국 본질은 커머스이고 콘텐츠가 많다는 건 강점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이런 본질과 강점을 모두 잘 살려서 리테일 커머스 미디어 플랫폼으로 발전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커머스와 콘텐츠, 그리고 광고가 함께 연결되어 브랜드에게는 트렌드에 민감한 유저와 닿는 채널이, 유저에게는 다양한 브랜드와 콘텐츠를 발견하는 플랫폼이 되는 거죠.
특히 확보한 유저 데이터를 더 잘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계속해서 발전시키고 있어요. 데이터의 양이 방대한 만큼 내부 조직에서 자체 AI 기술을 개발하고 있거든요. 현재는 기술이 활용되는 영역이 아직 한정되어 있지만, 향후에는 광고 영역에서도 더 정교한 개인화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Editor’s Comment
요즘 ‘일잘러’들을 보면 단순히 부수입을 위해 N잡을 하지 않더라고요. 각 일의 역할이 서로를 강화하는 구조를 만들죠. 본업에서 쌓은 노하우가 사이드잡으로 이어지고 사이드잡에서 만난 인연이 다시 본업에 영향을 주는 식으로요. 잘나가는 N잡러일수록 모든 일들이 겉으로는 달라 보여도 결국 하나의 방향으로 나아갑니다.
쇼핑 앱이 쇼핑 외에 다양한 기능을 확장하는 것도 비슷한 논리였어요. 각각의 기능이 따로 노는 게 아니라, 유저가 그 안에서 보내는 시간과 행동이 데이터로 쌓이고, 그 데이터가 추천과 광고를 더 정교하게 만들면서 플랫폼 전체의 깊이가 달라지는 거죠. 우리 브랜드의 콘텐츠와 캠페인들이 각각 따로 소비되고 끝나는지, 아니면 잘 연결되고 있는지 점검해 보면 어떨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