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고보다 ‘추천’이 강력하다.
📖 이제 마케팅의 중심은 전달이 아니라 ‘참여’다.
📖 Z세대는 ‘팬덤’ 기반의 브랜드 충성도를 중요시 여긴다.
이런 말을 하는 아티클이 많지만, 잘 모르겠어요. 올영세일 특가를 외치는 DA를 집행하면서 동시에 고객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짬뽕 마케터로서 무엇이 더 강력하다고 단정 짓기 어렵습니다. 다만 그 접근 방식이 분명 다르다는 것만은 확실합니다.
브랜드부터 특정 타겟까지 다양한 커뮤니티를 운영해 보니, 커뮤니티는 회원 수나 콘텐츠의 양으로 성장하지 않더라고요. 그 안에서 오가는 관심, 대화, 신뢰의 밀도로 성장합니다. 저는 지금 LG생활건강에서 ‘반려인을 돕는 커뮤니티’ 팀 누룽지🐶를 운영하고 있어요. N번째 커뮤니티를 운영하며 느낀 건, 커뮤니티 주제와 대상이 달라져도 운영의 본질은 다르지 않다는 겁니다. 이번 글에서는 커뮤니티가 브랜드 자산으로 자리 잡기까지의 과정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GO!⚡
🙋♀️ SNS와 커뮤니티는 뭐가 달라요?
업계나 사내에서 커뮤니티 마케팅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으레 이 질문에 다다릅니다. “SNS와 커뮤니티가 뭐가 달라요?” SNS에는 좋아요, 댓글, 공유 기능이 활성화되어 있어 브랜드 SNS 운영을 곧 커뮤니티 운영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챗 GPT에 물어보니 이렇게 답해요.
🤖 SNS는 마케팅의 확산을 담당하고, 커뮤니티는 마케팅의 관계를 담당합니다.
글쎄요. SNS는 플랫폼 그 자체일 뿐입니다. 커뮤니티의 장소가 되기도 하고, 메세지를 확산하는 광고판이 되기도 합니다. 커뮤니티는 챗GPT의 말대로 ‘관계(라포)’가 아닐까요? 그 장소가 SNS, 뉴스레터, 심지어 우편물이라도 브랜드와 고객 사이에 라포가 형성된다면 그곳이 커뮤니티죠. ‘커뮤니티냐 아니냐’를 결정하는 건, 그 안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연결되고 상호작용하느냐가 핵심입니다.
✒️ 점을 찍으라고요? 수천 번이요?
오늘의집, 라이프집 등 커뮤니티 마케팅 실무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커뮤니티 마케팅은 ‘점묘화’와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케터의 노력이 성실히 쌓여 성장 곡선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작은 활동과 소통이 산발적으로 모여 어느 순간 큰 임팩트를 만들어내는 방식이죠.

퍼포먼스 광고처럼 실시간으로 ROAS를 측정하는 마케팅과는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커뮤니티 마케팅은 정량적 지표보다 정성적 신호가 더 중요한 영역이에요. 구축 단계에서는 보고할 만한 성과가 없다시피 하지만, 커뮤니티의 영향력이 갖춰졌을 때, 그 과실은 압도적입니다. ①고객 반응은 DA보다도 즉각적이고 적극적이며 ②고객 한 분 한 분이 우리 마케터가 되어 아이데이션부터 홍보까지 함께해 주죠.
K-POP 팬덤 문화를 떠올려 보세요. (갑자기 케이팝?👀) 팬들이 프로모션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신곡 홍보에 앞장서며 직접 굿즈까지 제작하죠! 커뮤니티 마케팅은 K-POP 성공 치트키인 ‘팬덤’을 비즈니스에 장착하는 길입니다. ‘커뮤니티와의 밀접한 소통’으로 출판계의 슈퍼 루키로 떠오른 터틀넥프레스 사례를 볼까요?

독립출판사 터틀넥프레스는 🔗뉴스레터를 통해 독자와 작가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며 충성도 높은 팬층을 형성했습니다. 독자에게 읽고 싶은 책을 묻고 작가와 함께 책을 만들며 그 과정을 공유해왔죠. 완성된 책은 독자, 작가, 출판사가 힘을 합쳐 홍보하고요. 국내 1위 뉴스레터 ‘뉴닉’에 비하면 구독자 규모는 크지 않지만(뉴닉 150만 명, 터틀넥프레스 3천 명) 위 사진처럼 끈끈한 라포를 기반으로 터틀넥프레스의 책들은 베스트셀러가 되고 부스는 오픈런이 이어지죠.
💸 커뮤니티 마케팅, 매출에 미치는 효과는 어떨까요?
커뮤니티 고객들의 평균 지출액이 더 높다는 여러 연구 결과처럼, 커뮤니티 마케팅이 실제 매출에도 영향을 미칠까요? LG생활건강에서 담당하던 프로젝트의 내부 데이터를 살펴보면 커뮤니티 운영 시 고객들의 자발적인 홍보 덕분에 VOC가 4,000% 이상 증가했고, 브랜드 연 매출은 96%나 신장하는 성과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사내 어필 및 보고용(?)으로 간단 테스트도 진행했는데요. 동일한 배너 소재를 DA 집행할 때와 커뮤니티에 게재할 때를 비교해 본 결과, 커뮤니티에서 10배 높은 매출이 발생했습니다. 🌟무려 완.판.엔.딩🌟
이렇게 커뮤니티 마케팅의 위력을 열심히 어필하는 이유는… 예, 어렵기 때문이에요.💧 마케터가 직접 나서야 할 일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외부는 물론 내부 유관 부서를 수시로 조율하며 신선한 콘텐츠를 발굴하고, 고객에게는 대행사 도움 없이 직접 빠르고 정확하게 소통해야 하죠. 저의 하루 대부분은 고객과의 소통, 취재(+강아지 구경)로 채워집니다. 옆에 앉은 동료가 임원 보고용 장표 작성에 집중할 때, 저는 고객과 수다를 나누듯 관계를 구축합니다.
이 과정이 단순해 보여도, 커뮤니티 신뢰 형성과 팬덤 구축의 핵심 단계입니다. 눈에 보이는 성과가 바로 나오지 않으니 회사의 지원이 뜨뜻미지근할 수 있고, 운영자 본인인 마케터의 재미와 열정도 얼어붙기 쉽지만 우리는 점을 찍어야 합니다. 그것도 열나게.🔥 단기적 ROI 관점에서는 비효율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브랜드 자산을 구축하는 핵심 전략임을 데이터와 경험이 입증합니다.
🍯 커뮤니티 마케팅,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요?
계정만 만들어두고 막막한 마케터 동지들을 위해 소소한 활동이지만 효과는 찐인 저의 노하우를 전합니다. 아래 표를 저장해두고 생각날 때 꺼내 보세요!

👂 상사에게 ‘굳이?’ 소리 듣기!
커뮤니티들을 운영하며 깨달은 건, 마케터의 ‘굳이’가 필수라는 겁니다. 가수 우즈가 말한 ‘굳이데이’처럼요. 굳이데이는 조개구이를 먹으러 을왕리까지 찾아가는 등 낭만을 위해 귀찮음을 감수하는 날을 말해요. 커뮤니티는 자동화 게임처럼 보여서는 안 됩니다. ‘요즘’ 디지털 마케팅에서 AI도 빼고 자동화도 빼라니… 남는 건 결국 내 몸밖에 없잖아? 럭키비켜..☘️
커뮤니티 구성 요소의 중요도를 따져본다면, 무엇보다 중요한 건 라포(Rapport)가 아닐까 싶습니다. 근본적으로는 친해지고 싶은 사람에게 다가가는 것과 같습니다. 구름을 좋아하는 친구에게 굳이 사진을 보내고, 선배의 승진을 축하하기 위해 굳이 꽃다발을 보내죠. 네! 비슷해요.
굳이 쿠팡이 아닌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실물이 끝내주는 스티커를 고르고, 고객이 뜯기 편한 택배 상자를 고르는 일. 수시로 고객 강아지 사진을 들여다보고 이름을 외우는 시간. 상사의 “뭐 하세요?” 소리가 절로 나올만한 이 일들은 라포의 준비물입니다. 커뮤니티 마케터가 굳이 할 일을 리스트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 TO DO 1. 고객을 기억하기
고객과의 관계에 ROI는 없습니다. 1명에게 보내는 메시지나 100명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똑같이 대충 보내면, 고객은 ‘나를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구나’라고 느끼기 마련입니다. 교류가 있었던 고객들의 특징을 기억해 보세요. 눈에 익은 아이디가 있다면, 해당 고객의 강아지 사진을 여러 번 보고 이름을 외우려 노력하는 식으로 말이죠. 가능한 한 구체적인 맞춤 메시지를 보낼수록 “저도 우리 강아지 자랑할래요!”라는 메일이 오고, 고민 상담 신청도 이어집니다. 이런 마케터의 ‘굳이’스러운 노력은 무형의 커뮤니티가 실체로 다가서게 하고 더욱 실감 나게 만듭니다.
☑️ TO DO 2. 작은 접점도 놓치지 않기
이벤트 선물 하나도 그냥 보내지 마세요. 택배 박스의 테이프부터 스티커 하나까지 세심하게 신경 써 보세요. 예를 들어, 강아지 발바닥 모양의 귀여운 스티커를 붙이고 박스 안에는 제품 설명과 함께 강아지 건강 팁이 적힌 작은 편지를 넣는 식입니다. 이런 세심한 배려는 고객으로 하여금 선물을 받는 데서 그치지 않고, SNS에 후기를 올리고 주변에 자연스럽게 추천하는 계기가 됩니다.
☑️ TO DO 3. AI처럼 답변하지 않기
마케터가 커뮤니티에 글을 쓰고 댓글을 다는 일은 당연한 일입니다. 고객이 굳이 댓글을 달게 만들려면, 마케터가 먼저 굳이 행동해야 합니다. 양보다 중요한 건 퀄리티! 양은 AI를 이길 수 없죠. 우리가 집중해야 할 포인트는 ‘휴먼 메이드’ 느낌입니다. 예를 들어, “감사합니다” 대신 “내일 눈이 온다니 강아지 산책할 때 염화칼슘을 조심하세요!” 같이 고객 상황에 맞춘 답변을 달면, 고객은 액정 너머 ‘사람’을 느끼게 됩니다. 우리는 월급을 받는 만큼 당연함을 넘어서는 열정과 진심을 보여야 해요. 이런 진심 어린 소통이 커뮤니티의 결속력을 높입니다.
☑️ TO DO 4. 고객 일상 전체에 관심 갖기
고객이 어떤 콘텐츠에 주로 반응하는지, 어떤 하루를 보내는지 데이터를 철저히 분석하세요. 마치 최애 아이돌을 분석하듯 세심하게 말이죠. 고객들이 타임라인에 디저트가 자주 보인다면 강아지 디저트 관련 Q&A, 후기, 레시피 콘텐츠를 집중적으로 기획합니다. 여름 휴가철에는 반려동물 동반 숙소를 추천하되, 고객에 맞춰 ‘강아지 눈높이’에서 숙소 사진을 찍고 리뷰하는 식으로 접근하고요. 고객 관심사에 맞춘 이런 콘텐츠는 필연적으로 참여를 이끌고 반응 확률도 훨씬 높아집니다.

라포를 잘 쌓는다면, 사실 이제부터는 별도의 기획이 없어도 됩니다. 기획이야말로 자동화됩니다. “OOO을 리뷰해 주세요.”, “지금 시즌에는 OO이 인기예요.” 고객분들이 계속 떠먹여 주시거든요. 일반적인 마케팅 콘텐츠는 극강의 비주얼, 뾰족한 카피, 트렌디한 주제 등 다양한 요소가 중요하지만, 커뮤니티 마케팅 콘텐츠는 무엇보다 라포를 중심으로 설계되어야 합니다.
즉, 콘텐츠는 커뮤니티에 모인 ‘그 사람’을 위한 것이어야 하고 고객 또한 단순히 ‘인기글을 보고 있다’가 아니라 ‘나를 위해 만들어진 글이다’는 느낌을 받아야 합니다. 이 점에서 커뮤니티 마케팅은 일반적인 콘텐츠 마케팅과 결이 다릅니다.
🙏 집주인 아니시고 ‘집사’세요.
✅ 운영자의 자리를 커뮤니티의 왕좌로 착각해서는 안 됩니다.
✅ 운영자가 모임의 리더일 필요도, 최고의 전문가일 필요도 없습니다.
커뮤니티 운영자는 손님(고객)을 초대한 마나님이 아니라 저택(브랜드)으로 초대된 손님을 모시는 집사에 가깝습니다. 손님들이 편안히 다과(이야깃거리)를 즐기고 서로 자연스럽게 교류(소통 기회)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살피며 세심하게 챙기는 역할이죠. 모임에 전문가가 필요하다면, 저택으로 모시면 됩니다. 운영자가 왕좌에 앉아 대화를 주도해야 한다는 부담은 가질 필요도 없어요. (해서도 안 됨!💀) 진짜 중요한 것은 고객과 함께 이루고 싶은 비전과 열정, 그리고 사람과 사람을 잇는 마음입니다.
☑️ TO DO 1. 모임의 이유를 규정하기

커뮤니티 운영의 첫 단계는 ‘비전’ 정립입니다. 마케터는 브랜드와 고객 모두의 이익과 입장을 헤아려, 양측 모두에게 유용한 ‘모임의 이유’를 규정해야 합니다. 가장 쉬운 방법은 브랜드만이 가진 장점과 고객이 지닌 장점을 나열한 뒤, 이 장점을 조합해 함께 이룰 수 있는 선(善)을 찾는 겁니다. 팀 누룽지의 미션은 ‘강쥐들의 무룽도원 만들기!’예요. 팀 누룽지는 LG생활건강의 펫 제품과 개발력, 마케팅 자원을 활용해 고객들이 강아지를 잘 키울 수 있도록 돕고, 나아가 세상 모든 강쥐들이 건강하고 행복할 수 있는 활동을 만들어가려 합니다. 많관부!🐾
☑️ TO DO 2. 누구 하나 소외되지 않게 자리 만들기

‘질문 없으시면 이만 마치겠습니다.’ 식의 운영은 곤란합니다. 커뮤니티는 무엇보다 고객의 행동을 유도하도록 설계되어야 합니다. INTJ 성향의 고객부터 ESFP까지 모두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어야 하죠. ‘댓글 달기’, ‘사진 공유’, ‘편지 쓰기’ 등 다양한 참여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신입 환영’, ‘생일 축하’ 같은 코너를 만들어 한 번쯤은 꼭 언급될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합니다. 고객과 브랜드가 서로를 부르고 기억하는 경험이 쌓여야만 커뮤니티의 진정한 연결이 이루어집니다. 한 가지 팁! 고객과 활발하게 댓글을 주고받고 싶다면 Joey 게시판을 활용해 보세요.
☑️ TO DO 3. 지루할 틈 없도록 스페셜 게스트 초청하기

새로운 이야깃거리는 고객의 관심과 참여를 지속시키는 핵심 요소입니다. 팀 누룽지는 대화 소재가 고이지 않도록 주기적으로 새로운 게스트를 초대하고 있습니다. 스페셜 게스트를 통해 신규 고객 유입이라는 ‘덤’ 효과도 누릴 수 있죠.
☑️ TO DO 4. 회사에서의 존재감 챙기기

고객을 중심에 두되, 회사의 프로젝트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마케팅 목적에 부합하는 콘텐츠를 꾸준히 운영하며 회사 내부의 신뢰를 쌓고 커뮤니티가 자체적인 마케팅적 영향력을 확보해야 합니다. 이때부터 커뮤니티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인력과 자금 지원도 보다 수월하게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지원이 끊겨 운영이 중단되는 커뮤니티도 많으니까요!)
고백하자면, 이 글은 제로에서 다시 시작한 제가 팀 누룽지를 포기하지 않고(우리 회사도!) 계속 이어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적어나갔어요. 이 글이 앞으로 많이 회자되려면 강쥐님들을 더 잘 모셔야겠습니다. 강아지를 사랑하는 고구마팜 구독자들도 초대하고 싶어요! 초대 링크 : 레드카펫 깔게요❤️
내일이면 이 글 자체를 부끄러워하겠지만, 앞으로 더 잘해 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나만의 족적을 남기고 싶은 모든 마케터분들께 공유하고 싶은 조수용 님의 인터뷰를 첨부합니다.
🔗13년간 세계적인 브랜드 매거진을 만들면서 배운 것 | 매거진B 조수용
*외부 필진이 기고한 아티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