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030 사이에서 동대문 완구 시장이 새로운 핫플로 떠오르고 있어요. 좁은 골목마다 늘어선 매대에는 알록달록한 말랑이나 키캡 키링 같은 아이템이 가득한데요. 틱톡이나 엑스에는 ‘동대문 말랑이 투어‘, ‘말랑이깡‘ 같은 후기 콘텐츠도 꾸준히 올라오고 유튜브에서는 왁뿌볼 ASMR 쇼츠도 자주 업로드되죠. 흥미로운 건 이런 아이템을 단순한 장난감으로 소비하는 게 아니라는 점이에요. 슬라임이나 팝잇, 말랑이, 키캡 키링, 왁뿌볼까지 공통점은 모두 “만졌을 때 어떤 느낌인가?”가 핵심이거든요. 촉감을 포함한 다양한 감각을 자극하는 아이템인 셈이죠. 요즘 소비자가 자꾸 촉감을 찾게 되는 이유가 뭘까요? 소비 심리 분석과 함께 마케터가 참고하면 좋을 굿즈 사례까지 소개할게요!
🫳 맘에 쏙 드는 촉감을 찾아서
우리는 하루 대부분을 화면을 보거나 만지면서 지내요. 출근길엔 숏폼을 보고, 회사에서는 모니터를 보고, 필기는 종이 대신 태블릿 PC를 애용하잖아요. 끊임없이 정보를 소비하지만 정작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감각은 점점 줄어들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손이나 귀로 직접 느낄 수 있는 물리적인 자극을 통해 부교감 신경을 활성화함으로써 스트레스를 완화하려 하는 거예요. 특히 최근 유행하는 아이템을 보면 이런 흐름이 더 잘 보이죠.

손으로 꽉 쥐었을 때 천천히 복원되는 말랑한 촉감이 매력적인 말랑이가 대표적인 사례예요. 스펀지 같은 촉감부터 슬라임처럼 촉촉한 질감, 고소한 빵 냄새가 나는 빵 모양까지. 형태와 향기 등 다양한 요소가 더해지면서 현대인들의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아이템으로 소비되고 있어요.

스트레스 볼은 품절 대란까지 일어나기도 했어요. 블랙핑크 로제가 보그의 인터뷰에서 스트레스 볼을 사용한다고 소개한 것을 계기로 ‘니도’라는 브랜드의 스트레스 볼 품귀 현상이 벌어진 건데요. 이베이에서는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으로 올라오고 정품과 가품 구분 방법이 공유되며 유행을 증명했죠. 말랑이의 말랑한 촉감에 청각 자극 요소를 더한 왁뿌볼도 인기예요. 왁스를 손으로 부수는 단순한 자극이지만 바스락거리며 깨지는 소리가 묘하게 중독적이라는 반응이 많아요.

키캡 키링은 전문 팝업까지 등장했어요. 키캡 키링은 기계식 키보드의 타건감을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도록 키링 형태로 가공한 아이템인데요. 커스텀으로 나만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고 청축, 갈축 등 사용되는 축의 종류에 따라 달라지는 타건감 덕분에 취향 소비도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죠.

감각을 자극하는 아이템 소비는 단순 구매를 넘어 직접 만들어 보는 경험의 영역까지 확장되고 있어요. 피젯보드와 워리 스톤이 대표적인 사례인데요. 피젯보드(Fidget Board)는 키캡, 엠보싱 스티커, 팝잇, 클리커 등 손으로 만지고 조작할 수 있는 아이템을 하나의 판에 모아 놓은 보드로, 틱톡을 중심으로 해외에서 유행하기 시작했죠. 국내에서는 인스타그램을 중심으로 워리 스톤이 빠르게 바이럴 되고 있고요. 공방이나 전문 카페에 방문해 나만의 워리 스톤을 만드는 경험을 하려는 수요도 함께 늘었어요. 도자기나 레진 아트 등 재료에 따라 다양한 디자인을 연출할 수 있고 재료마다 촉감도 다르다고 해요.
🤔 왜 촉감을 소비할까?
그렇다면 왜 이런 촉감 소비가 유행하는 걸까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즉각적인 만족감과 스트레스 해소예요. 말랑이를 쥐면 폭신 말랑한 촉감이 전해지고, 키캡을 누르면 도각하는 소리가 나고, 왁뿌볼은 와자작하는 소리와 함께 터지죠. 내 행동에 즉각적으로 반응이 돌아오는 건데요. 우리가 숏폼으로 짧고 빠르게 만족감을 얻는 경험에 익숙해진 것과 비슷한 맥락이에요. 촉감을 자극하는 아이템은 만지는 순간 짧지만 확실한 만족감을 선사하죠. 또한 주무르고 만지는 단순한 행위를 통해 불안과 긴장을 완화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어요. 집중력을 높이는 데에도 도움이 되고요. 실제로 촉각 기반 감각 놀이가 정서 안정과 긴장 완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논문처럼 다양한 연구 사례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어요. 말랑이나 키캡 키링을 단순한 장난감이 아니라 자기 조절 도구, 스트레스 관리를 위한 아이템으로 바라보는 거예요.

특히 요즘 2030 세대는 재정 문제, 성취 압박,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같은 스트레스에 많이 노출된 세대예요. 2030의 우울증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감각 자극을 통해 일상의 스트레스를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건강하게 해소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도 해석할 수 있어요. 이는 웰니스 트렌드, 정신 건강 트렌드와도 맞닿아 있죠.

저렴한 가격도 중요한 소비 포인트예요. 동대문 완구거리에서 판매하는 말랑이의 가격은 평균 1천 원~4천 원 대로 저렴한 편인데요. 왁뿌볼이나 키캡 키링 역시 1만 원 이하의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어요. 고물가 시대 속에서도 작은 행복을 추구하고 취향을 찾아가는 경험에는 기꺼이 지갑을 여는 2030 소비 성향과도 잘 맞아떨어지죠.
🎁 브랜드도 ‘촉감’을 설계하기 시작했다
이런 유행은 브랜드 마케팅에도 빠르게 반영되고 있어요. 최근 브랜드들은 단순히 예쁜 굿즈를 만드는 것을 넘어 자꾸 만지고 싶고 손이 가는 굿즈를 통해 자연스럽게 소비를 유도하고 있거든요.

대표적인 사례가 fwee(퓌)와 망곰의 콜라보예요. 틴트를 구매하면 망곰 말랑이를 증정하는 패키지가 큰 화제를 모았는데요. 특히 멜론을 형상화한 망곰 말랑이는 엑스를 중심으로 빠르게 바이럴 되며 “말랑이 때문에 화장품을 사고 싶다“라는 반응을 끌어냈죠. 라운드랩 역시 눈멍냥과 협업해 키링 굿즈를 선보였고요. 스포츠 업계에서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어요. 프로야구팀 SSG 랜더스는 가나디와 협업해 말랑이 굿즈를 공개했는데요. 예전 스포츠 굿즈가 응원봉이나 유니폼처럼 경기장에서 사용하는 아이템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일상 속에서도 반복적으로 만지고 사용하는 아이템으로 확장되는 추세예요.

소장 가치를 높인 굿즈도 눈에 띄어요. 색조 화장품 브랜드 컬러그램에서는 키치함이 매력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위글위글과 콜라보한 굿즈 기획을 통해 클리커 아이템을 공개했고요. 오뚜기는 핸드메이드 제품 쇼핑몰 아이디어스와 협업하여 오뚜기 라면을 키캡부터 NFC 키링까지 다양한 형태의 굿즈로 선보였어요. 특히 실제 키보드와 호환할 수 있는 오뚜기 라면 키캡은 키보드 마니아층의 시선을 사로잡는 동시에 실용성까지 챙겼죠. 호두과자로 유명한 부창제과는 지드래곤과의 콜라보로 ‘데이지 밤 호두과자’를 판매했는데요. 대표 상품인 호두과자 모양의 클리커 굿즈로 웨이팅을 만들 정도로 인기를 증명함과 동시에 판매 수익의 일부를 기부하며 호평을 받기도 했어요.
이러한 굿즈 캠페인의 공통점은 인기 IP와의 콜라보를 통해 소장 욕구를 자극할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 중 굿즈를 계속 만지도록 설계했다는 점이에요. 단순히 예쁘기만 한 굿즈는 소장하게 된 시점에 경험이 끝나기 쉽지만 자꾸 만지고 싶은 촉감이 더해지면 소비자가 해당 굿즈를 계속 손에 쥐고 사용하게 되고 이는 브랜드가 더 잘 기억되는 구조가 자연스럽게 완성돼요.
👀 마케터가 주목해야 할 포인트는?
최근 촉감 소비 트렌드를 보면 소비자는 단순히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감각까지 함께 소비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어요. 특히 아래와 같은 요소가 중요한 소비 포인트로 작용하고 있죠. 때문에 브랜드에서도 단순히 시각적인 디자인을 넘어 ‘어떤 감각을 전달할 것이냐?’까지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어요. 소비자는 이제 디자인뿐 아니라 촉감과 질감, 사용했을 때의 기분도 하나의 경험으로 기억하게 될 테니까요.
💡소비 포인트
- 짧고 즉각적인 만족감
- 반복적으로 손이 가는 경험
- 스트레스를 잠깐 잊게 만드는 감각
- 소장 가치
단순히 장난감을 사는 것처럼 보이던 소비 안에는 짧고 빠른 만족감과 작은 스트레스 해소, 그리고 감각적인 즐거움을 찾으려는 심리가 담겨 있었어요. 어쩌면 앞으로의 브랜딩은 “얼마나 잘 보이는가”보다 “얼마나 손이 가는가”가 더 중요해질지도요! 신선한 브랜딩 캠페인을 기획 중이라면 촉감을 찾는 소비자의 촉각을 사로잡을 ‘브랜드 질감’까지 고민해 보세요.
*외부 필진이 기고한 아티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