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O 다음은 AEO다 : AI 시대의 넥스트

SEO 다음은 AEO다 : AI 시대의 넥스트

콘텐츠가 사람들에게 노출되는 과정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하나는 사용자가 뚜렷한 요구를 드러내지 않아도 플랫폼이 암묵적 의도를 읽어 추천하는 경우이다. SNS 알고리즘이나 OTT/커머스의 개인화 추천이 이에 해당된다. 다른 하나는 사용자가 검색·질문처럼 목적을 명확하게 표현하는 경우로, 전통적으로 SEO(Search Engine Optimization, 검색 엔진 최적화)가 이 영역을 담당해 왔다.

AI의 부상 이후 시장 전반에 변화가 있었지만, 암묵적 의도를 다루는 기술은 대부분 물밑에서 작동해 눈에 띄는 외형적인 체감이 크지 않다. 반면, 검색 영역에서는 네이버의 ‘AI 브리핑’, 구글의 ‘AI Overview’와 ‘AI Mode’ 확대가 SEO에서 “AI가 답을 구성하고 문서·콘텐츠를 선택·편집해 제시하는 AEO(Answer Engine Optimization)로의 전환”을 분명히 보여준다.

챗GPT가 처음 등장했을 때는 검색엔진의 점유율이 곧 위협받을 것처럼 보였으나, 실제로는 잠시의 흔들림 이후 구글과 네이버의 영향력은 여전히 견고하다. 두 기업은 AEO에 진심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AEO가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AEO 친화적인 콘텐츠를 갖출 수 있는지 살펴보자.

잠깐! AEO? GEO? SEO와는 어떻게 다른걸까?

AI시대에 접어들면서 AEO, GEO 같은 키워드들이 많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SEO와의 간략한 비교표를 통해 개념적인 차이를 잡고 시작하면 좋을 것 같다.

즉, GEO는 생성형 AI 서비스(ex. ChatGPT, Gemini)에서 독립된 UX로 작동하는 반면, AEO는 기존 검색 기능(구글, 네이버 등의 검색 포털)에 곁들여진 확장형에 가깝다.

시장의 흐름: 네이버·구글, AEO에 박차를 가하다.

2023년 이후 생성형 AI가 빠르게 대중화되면서 검색 시장의 판도 역시 크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특히 ChatGPT의 등장이 검색 경험에 대한 사용자의 기대치를 변화시키자 기존 검색 강자들도 위기감을 느끼고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다. ChatGPT 등장 이후 핵심 비즈니스 모델인 검색 시장을 지키기 위해, 구글과 네이버는 각각 AI Overview(2024년 5월), AI 브리핑(2025년 3월)을 출시했다.

결국 기존 검색 강자들은 생성형 AI 기업의 도전에 수동적으로 대응한 것이 아니라 자사의 기술력과 인프라를 활용해 능동적인 전략으로 전환한 셈이다. 종합하면 구글과 네이버는 신생 AI 기업의 도전에 대응해 AEO 전략(AI Overview·AI 브리핑·AI Mode)을 적극 전개했고, 이를 통해 검색 시장 주도권을 방어하며 경쟁 우위를 강화하고 있다.

AEO의 동작 원리

AEO는 전통 정보검색(IR)과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파이프라인으로 작동한다.

  • 질문 이해 : AI는 사용자의 검색어를 단순 키워드가 아니라 의도로 파악한다. 예를 들어 ‘고구마 보관법’을 검색하면 단순히 페이지를 나열하지 않고, ‘냉장 보관 vs 실온 보관’과 같은 잠재 의도를 먼저 이해한다.
  • 콘텐츠 후보군 수집 : SEO에서 중요한 관련성, 신뢰성, 권위성(E-E-A-T) 지표를 바탕으로 문서를 수집한다. 다만 페이지 전체가 아니라 답변에 활용 가능한 문단이나 문장 단위의 패시지를 추출하며 이는 곧 답변의 재료가 된다.
  • 답변 조립 : LLM은 추출된 패시지를 요약 및 재구성하여 사용자가 이해하기 쉬운 형태의 답변(Overview)으로 제공된다. 이 과정에서 중복은 줄고 핵심은 압축된다.
  • 출처 표시 : 생성된 답변에는 인용 링크와 근거 문서를 제시해 신뢰성을 확보한다. 쿼리 유형에 따라 인용 형식과 범위는 달라질 수 있다.

이제는 ‘답변의 재료’가 되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

AEO 시대의 핵심은 단순한 상위 노출이 아니라, AI가 답변을 만들 때 인용되는 콘텐츠를 확보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기존 SEO 문법 위에 AI 친화 전략을 추가해야 한다.

1️⃣ 기본에 충실 (SEO는 여전히 기본)

E-E-A-T (경험, 전문성, 권위성, 신뢰성) 확보는 열번, 백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구글은 공식 문서에서 “Google 시스템의 보상을 받으려면 콘텐츠를 ‘누가, 어떻게, 왜’라는 측면에서 평가하라”고 권장한다.

2️⃣ 패시지 인덱싱(Passage Indexing)을 겨냥한 콘텐츠 원자화(Atomization)

긴 글 안에 중요한 정보를 묻어두는 대신, 질문-답변 단위로 쪼개고, 각각 독립적인 맥락을 가질 수 있도록 원자화해야 한다. 이는 롱폼 영상을 잘라 숏폼 콘텐츠로 재구성하되, 숏폼 안에서도 기승전결이 성립되도록 만드는 것과 동일한 접근이라 볼 수 있다.

3️⃣ AI가 이해하기 쉬운 콘텐츠는 “AI가 정제한 콘텐츠”

2025년 9월 발표된 논문 “When Content is Goliath and Algorithm is David” 는 흥미로운 결과를 보여준다.

“LLM 기반 콘텐츠 폴리싱은 AI 요약에서의 인용 확률을 높이는 동시에, 사용자에게 제공되는 콘텐츠의 의미적 다양성을 확장한다.”

쉽게 말해 LLM이 한 번 다듬은 글은 AI가 더 잘 이해하고 인용한다는 것이다. 원고 초안을 그대로 내는 것보다 편집자가 교정과 다듬기를 거친 글이 훨씬 잘 읽히듯 AI도 원본 그대로의 문서보다는 정제된 문장을 더 잘 이해하고 답변의 재료로 활용한다는 것! 즉, 결국 AI가 이해하기 쉬운 콘텐츠는 “AI가 정제한 콘텐츠”라는 것이다.
참고로 이 글 또한 AI에게 정제를 부탁했는데.. AEO 인용 효과가 올라갈 걸 기대해도 될까…?

네이버와 구글의 방향성은 분명하다. 앞으로의 콘텐츠는 사람이 읽기 좋은 글이면서 동시에 AI가 인용하기 좋은 데이터여야 한다. 단순히 키워드 최적화에 머물던 SEO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E-E-A-T 기반의 신뢰성, 패시지 단위 원자화 전략, LLM 친화적 표현과 다양성 확보가 콘텐츠 경쟁력의 핵심이다.

AEO 시대의 성패는 더 이상 “얼마나 많은 클릭을 얻었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AI 답변 속에 우리 콘텐츠가 인용되었는가”로 결정될 것이다. 사용자가 구글을 열든, GPT를 열든, 우리의 콘텐츠가 답변의 핵심 재료로 자리 잡는 것이 새로운 승부처다.

김진구 아바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