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은 왜 ‘연애 리얼리티’를 만들었을까? [영끌로맨스, 브랜드 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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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직장인 10명 중 8명은 투자 중

2021년 오픈서베이 조사에 따르면 수도권에 거주하는 2030 직장인의 약 83%가 일상적으로 투자를 합니다. 코로나19 이후 국내 주식시장에 개인 투자자가 대거 유입된데다 부동산, 펀드와 같은 개념이 일반화된 덕이죠. 금융 시장에 현세대의 입김이 거세지면서, 증권사들은 2030 고객을 유치해야 하는 미션을 수행 중인데요. 이에 NH투자증권은 유튜브 웹예능 <영끌로맨스>를 론칭했는데, 장르가 무려 ‘연애’라고 해요. 금융과 연애라는 이질적인 조합을 이색적으로 풀어낸 NH투자증권의 마케팅 전략을 살펴볼까요? 💓

연애 예능,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입다

출처 유튜브 투자로그인 – NH투자증권

2022년에만 25개의 연애 예능 프로그램이 제작될 정도로 ‘연애’는 세대를 불문하고 통하는 키워드입니다. NH투자증권의 공식 유튜브 채널 ‘투자로그인’은 이러한 흐름에 탑승해 웹예능 <영끌 로맨스>를 기획했어요. 10개의 다이아몬드를 가지고 시간과 자본을 고려해 데이트를 진행하는 형식인데요.

<영끌로맨스>는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 투자와 연애를 녹인 세계관입니다. “연애는 분산투자가 아니잖아”, “리스크 관리에 완전 실패했다…”같이 티저에 나온 대사들만 봐도 짐작할 수 있죠. 타깃층에 맞춰 출연진을 30대로 구성하여 연애도 투자라고 생각하는 2030의 가치관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데요. 그러나 연애를 투자에 단순히 비유하는 형식은 연애 예능을 즐겨보는 시청자들에게 오히려 반감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나이와 시간, 돈이라는 제약된 현실을 스토리라인에 반영하여 더욱 높은 공감을 샀습니다. 짧게는 30분, 길게는 1시간까지. 웹예능치고 다소 긴 호흡임에도 불구하고 누적 조회수 180만 회를 목전에 두고 있답니다 😎

연애 프로그램에서 큰 몫을 차지하는 패널 조합도 재밌습니다. MZ 시청층을 사로잡는 숏박스 김원훈, 권감각 등 연애 관련 대세 유튜버부터 NH투자증권 임직원인 투자 전문가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투자 개념과 연애 이론을 바탕으로 출연진을 분석하고 그들의 서사에 공감하죠. 증권회사의 브랜디드 콘텐츠라는 골자는 놓치지 않되 후킹한 시청 포인트를 심어두었어요.

직접 노출보다는 자연스럽게 스며들기

출처 인스타그램 @nhinvest_official

그거 아세요? <영끌로맨스>에는 직접적인 브랜드명 노출이 전혀 없다는 사실! 시청자로 하여금 광고가 아닌 예능 콘텐츠를 본다고 느껴지도록 만들었죠. 그럼 브랜드 어필이 되긴 하는 거냐고요? NH투자증권은 투자, 주식 등 증권회사의 요소를 모든 세계관에 녹여 자연스럽게 인지되는 방향을 택했어요. 콘텐츠에 대한 호감이 브랜드 호감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이요.

세계관의 핵심은 ‘한정된 자본으로 성공적인 데이트를 쟁취하는 것’. 출연진들은 데이트에 앞서 시드머니인 다이아 10개를 부여받습니다. 응당 투자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시드머니가 필요한 것처럼 모든 데이트를 위해서는 다이아를 사용해야 합니다. 일례로 ‘럭셔리’, ‘액티비티’, ‘힐링’ 등 데이트 코스에 따라 다이아 개수를 차등적으로 지불하죠. 호감도 표시 또한 다이아 지불로 대신하고요. 결과적으로 출연진의 투자 성향과 시드머니 운용 방식에 따라 파산할 수도, 투자에 성공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곳에서 투자 성공은 곧 연애겠죠? 🧑‍🤝‍🧑

출처 유튜브 투자로그인 – NH투자증권

시청자들에게 가장 큰 공감을 불러일으킨 부분은 ‘가치관 포트폴리오’입니다. 첫 데이트가 첫인상으로 성사되는 여타 프로그램과 달리, 이곳에서는 현실 연애답게 가치관을 우선시하는데요. 출연진들은 첫 데이트를 하기 전, ‘인생관’, ‘경제관’, ‘가족관’ 등 이성의 가치관이 적혀있는 포트폴리오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현생에 바쁜 2030에게 만남을 가지기 전 가치관을 미리 아는 것은 선택의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중요한 단계라는 점을 녹여낸 거죠. 타깃층에 대한 뾰족한 이해를 기반으로 시청자를 끌어들인 셈입니다.

더 많은 시청자를 끌어들이는 법

출처 인스타그램 @nhinvest_official

SNS 이용자들은 수많은 콘텐츠에 노출되어 있기에 클릭하고 싶은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NH투자증권은 잠재 시청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공식 인스타그램 채널에 <영끌 로맨스> 하이라이트를 업로드하며 바이럴을 꾀했어요. 단순히 본편을 짜깁기하기보다는 인스타그램 탐색 탭에서 자주 보이는 릴스 포맷을 차용했는데요. 16:9 가로형 영상을 중앙에 배치하되, 상·하단 여백에 후킹하고 가벼운 멘트를 삽입합니다. 브랜드 광고라기보다는 킬링타임용 콘텐츠로 느껴져 잠재 시청자가 유입되기에 장벽이 낮거든요. 여기서 패널들의 역할이 빛을 발합니다. MZ 사이에서 대중성과 우호도가 높은 패널을 내세워 만든 하이라이트는 수많은 콘텐츠가 나열되어있는 피드 속에서도 눈길을 끄니까요.

브랜디드 웹예능의 시청자는 곧 브랜드 타깃! 마케팅의 핵심이 타깃의 숨겨진 니즈를 읽는 것이라면, 웹예능은 이러한 지점을 시원하게 긁어줍니다. 최대 다수에게 최다 노출되기보다는 집약된 팬덤에게 집중해 콘텐츠적인 매력도가 높기 때문이죠. 팬덤이 커질수록 채널에 제발로 찾아오는 시청자는 점점 더 늘게 됩니다. 잊지 마세요. 팬덤과 고객은 종이 한 장 차이라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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