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젊은이들은 버릇이 없다.”
놀랍게도 이 문장은 지금으로부터 아주 먼~ 옛날인 ‘수메르 시대 벽화’에서 발견되었어요😮 이처럼 ‘요즘 애들’로 시작되는 ‘세대론’은 시대를 막론하고 언급되는 주제 중 하나죠.
2023년인 우리 사회도 마찬가지인데요. 몇 년 전만 해도 ‘요즘 젊은것들’이란 단어로 젊은 세대를 표현했어요. 그러나 이를 대체할 새로운 단어가 등장했죠. 바로 ‘MZ세대’입니다. 정치, 경제 등 분야를 막론하고 많이 언급될 뿐만 아니라, 이제는 MZ세대를 주제로 한 다양한 콘텐츠가 제작되고 있어요. 그런데..! 실제 MZ세대는 ‘자신들이 MZ세대라 불리며, 본인이 속한 세대를 주제로 다룬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오늘은 세대 용어인 ‘MZ세대’를 둘러싼, Z세대의 각종 반응을 준비했어요. MZ세대의 반응을 항상 참고하는 브랜드라면 오늘 아티클 주목해도 좋을 거예요😉
Z세대 : ‘MZ세대’라 불리기 싫어요 🤷🏻
MZ세대 하면 떠오르는 인물이 있나요? 저는 래퍼 ‘이영지’가 떠오르네요. 라디오스타에서도 이영지를 ‘MZ세대 대표 아이콘’이라 언급하며, ‘해당 수식어가 부담스럽지 않나요?’라는 질문을 한 적이 있어요. 이에 대해 이영지는 다음과 같이 대답했죠. ‘조금 진절머리가 나는 태세가 뭐냐 하면, MZ세대는 알파벳 계보를 이어가고 싶은 어른들의 욕심이 아닐까, 정작 MZ세대는 본인들이 MZ세대인 것을 전혀 모른다.’라고 말이죠.
이렇게 용어에 대해 반감을 품은 건 이영지뿐만이 아닌 것 같아요. ‘MZ세대란 말을 일상에서 누가 쓰냐, 언론이 편의에 따라 이름 붙인 것이다.’와 같이 Z세대의 부정적인 인식이 스멀스멀 올라오고 있어요. 그렇다면 Z세대는 왜 MZ세대로 불리는 것에 반감을 느끼고 있을까요? 그 이유로 크게 2가지를 뽑아봤어요.
1️⃣ 타인이 부여한 정체성, MZ세대
자신의 정체성을 정의하는 데에는 크게 2가지 방법이 있어요. 하나는 ‘직접 자신에게 정체성을 부여하는 것’이며, 또 다른 하나는 ‘타인에 의해 부여되는 것’이죠. 이 ‘00세대’라는 단어는 보통 다른 세대가 지어주기 마련이죠. MZ세대 역시, 두 가지 방법 중 후자에 속해요. 따라서 이 단어에는 ‘MZ세대의 관심사’보다 ‘기성세대가 생각하는 MZ세대의 이미지’가 담겨있을 가능성이 높아요. 아마 스스로를 ‘나 MZ세대야~’라고 칭하는 젊은 세대는 찾기 어려울 거예요. 즉 많은 언론과 매체에서는 MZ세대를 운운하지만, 실질적으로 그들의 관심사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지 않은 것이죠.
2️⃣ 지나치게 넓은 세대 정의
혹시 MZ세대의 정확한 범위를 알고 계시나요? 포털사이트 검색 결과, MZ세대는 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고 있어요. 이 정의에 따르면 놀랍게도 10대부터 40대까지 같은 한 세대로 봐야 해요. 이 지나치게 넓은 세대 구간이 자주 언급되는 용어의 허점이에요. 이처럼 세대 용어가 30년을 포함하는 경우는 대단히 이례적인 사례인데요. 즉 같은 세대임에도 불구하고 ‘공통적인 특성’을 발견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죠. 문화적 공감대 역시 차이가 있을 것이고요.
Z세대 : 재미있기는 한데, 마냥 웃을 수가 없어요.
그렇다면 ‘MZ세대를 주제로 한 콘텐츠’에 대해, Z세대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최근 화제가 되었던 SNL의 <MZ 오피스>가 대표적인 사례인데요. 회사를 배경으로 ‘문해력 논란, 9시 정시 출근, 근무 시 에어팟 착용 유무’ 등, MZ세대를 둘러싼 각종 논쟁거리를 다루고 있어요. 입체적인 인물 설정과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으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죠.
해당 콘텐츠에는 ‘재미있다. 연기력 대박이다.’와 같은 반응이 대다수에요. 또한 ‘실제로 어디서 본 캐릭터 같다. 리얼하다.’와 같이 현실고증에 대한 언급도 많았죠. Z세대 에디터인 저도 <MZ 오피스>를 처음 봤을 때, 리얼한 연기력에 너무 재미있게 본 기억이 있어요. 하지만..! 웃음 뒤에는 이유 모를 찜찜함이 몰려왔는데요. 이런 부정적인 감정을 느낀 것은 저뿐만이 아니었나 봐요. 이 <MZ 오피스>를 두고 ‘풍자일까? 조롱일까?’ 와 같은 논란이 발생하고 있어요. 실제 모든 MZ세대가 콘텐츠 속 캐릭터처럼 행동하지 않으며, 오히려 <MZ 오피스>가 MZ세대에게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는 것이죠.
개인적인 제 경험으로 <MZ 오피스>가 재미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지만, 시청이 끝난 뒤에는 보통 자기검열이 뒤따라왔어요. MZ세대에 속하는 입장으로서, ‘나도 혹시 저런가?, 나는 저렇게 행동하지 않는데…’와 같이 되돌아보는 것이죠. 대표적인 예시로 ‘주기자’ 캐릭터가 등장하는 <인턴기자> 편을 봤을 때 공감되었지만, ‘나도 혹시 저런 말투와 억양을 사용하고 있지 않나’라고 의식한 경험이 있어요. 즉 ‘미디어 속, MZ세대의 모습으로 나를 바라보진 않을까?’ 하는 걱정이 한편으로 반영된 듯하네요.
✅ 적어도 M세대와 Z세대는 구분해 주세요.
먼저 ‘넓은 세대 정의’는 MZ세대 용어의 허점 중 하나죠. 따라서 최근에는 MZ세대를 ‘M세대’와 ‘Z세대’로 구분 짓는 곳도 생겨나고 있어요. 적어도 M세대와 Z세대로 나누어 본다면, 용어 자체에 대한 반감을 줄일 수 있을 거예요.
✅ Z세대가 진짜 원하는 것에 귀 기울여주세요.
기성세대에 의해 불린 만큼, 미디어 속 MZ세대는 ‘만들어진 이미지’에 가까울 가능성이 높죠. 따라서 ‘Z세대의 진짜 목소리’를 들어보는 건 어떨까요? 대표적인 예시로 KT는 자사 공식 대학생 마케팅 서포터즈인 Y퓨처리스트와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협업하여 선정한 Z세대 트렌드 키워드를 발표한 적이 있어요. 이러한 방식으로 대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한 셈이죠.
✅ MZ세대에게는 ‘부정적인 면’만 있는 것이 아니에요.
MZ세대를 대상으로 제작된 콘텐츠의 대부분은 기성세대와의 갈등을 다루고 있는 것이 많아요. 하지만 단점만 있는 사람은 없죠. 모든 것에 장점과 단점이 공존하고 있듯이 MZ세대가 가지고 있는 ‘긍정적인 면’에 주목해 보는 건 어떨까요? ‘당당함, 각자만의 개성 추구, 트렌디함’ 등 MZ세대만이 가지고 있는 장점이 분명히 있을 거예요. 이러한 점들을 재미있게 풀어낸 콘텐츠, 기대해도 될까요? 😉
✅ 콘텐츠 속 MZ 세대의 모습을 그대로 믿는 건 금물!
사실 풍자와 조롱 사이의 선을 구분 짓기는 어렵죠. 유튜브 채널 <생활변화관측소>에 따르면, 콘텐츠를 받아들이는 사람의 해석 능력(리터러시 능력)이 더더욱 중요한 시점’이라고 해요. 즉 <MZ 오피스> 속 캐릭터들은 캐릭터의 입체감을 위해, 여러 MZ세대가 가지고 있는 특징을 한 인물에 몰아넣은 것이죠. 따라서 <MZ 오피스>를 보며, ‘요즘 MZ세대는 다 그렇구나’라는 생각은 조심할 필요가 있어요. 즉 에어팟을 끼고 일하는 사람은 분명히 있겠지만 <MZ 오피스>와 달리, ‘소통을 잘하며, 예의 바른 MZ세대’도 존재할 수 있는 것이죠.
진정한 소통을 원한다면 ‘지나친 구분’보다는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소통’을 하는 것이 어떨까요? 시대는 변하고 언젠가 새로운 세대가 등장할 거예요. 최근 MZ세대를 뒤이어 나타난 ‘알파 세대’에서 이 사실을 확인할 수 있죠. 지나간 나의 과거를 투영해서 계속 이들을 바라본다면, 세대 갈등은 또다시 발생할 거예요. 앞으로 변화할 사회에 따라, 새로운 세대와 함께 공존할 방법을 찾아 보아요.
*외부필진이 기고한 아티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