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목요일 여러분의 메일함으로 찾아가는 따끈따끈한 <고구마팜>처럼 요즘엔 다양한 뉴스레터가 정말 많아요. 언론사는 물론이거니와 개인과 브랜드에서도 여러 주제의 뉴스레터를 제작하고 있는데요. 소비자는 뉴스레터를 통해 정보의 홍수 속에서 필요한 정보만 선택해 접할 수 있고, 브랜드는 소비자에게 브랜드 보이스를 전달할 수 있죠. 그런 이유 때문인지 2019년부터 주목받기 시작하던 뉴스레터는 현재까지도 주요 미디어로 자리 잡고 있답니다. 그런데 브랜드의 보이스는 영상 매체, SNS, 오프라인 캠페인 등을 통해서도 전달할 수 있는데 왜 뉴스레터까지 제작하는 걸까요?
이유를 한마디로 정의하면 ‘찐팬 마케팅하려고’입니다. 뉴스레터를 구독하는 소비자는 브랜드에 대해 호감이 있거나 관련 정보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에요. 뉴스레터는 기본적으로 구독자의 메일로 발송되죠. 구독이라는 행위를 통해 대중 사이에서 브랜드의 팬을 구분 수 있고, 1:1로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됩니다. 메일은 ‘나만 볼 수 있는 개인적인 공간’이기 때문에 뉴스레터는 대중을 위한 정보가 아닌 한 명의 소비자를 위한 특별하고 프라이빗한 메시지로 탈바꿈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는 브랜드에 대한 애정이 상승하고, 친근감을 형성하며 ‘소비자’에서 ‘찐팬’으로 진화해요. 뉴스레터가 하나의 찐팬 커뮤니티가 되는 셈이죠.
그렇다면 뉴스레터에는 어떤 내용이 들어가야 할까요? 뉴스처럼 세상의 모든 사건을 담을 수도 없고, 카탈로그처럼 단순 브랜드나 제품의 정보를 넣은 것을 소비자가 반길 리 없을 테니까요. 지금부터 잘 운영하는 사례를 통해 뉴스레터 제작에 대해 좀 더 심층적으로 알아볼게요.
소셜 미디어 대체, 러쉬레터
첫 번째 소개할 뉴스레터는 LUSH의 <러쉬Letter>입니다. LUSH는 2021년을 마지막으로 SNS 활동을 중단했어요. 소비자에게 진정한 휴식과 힐링을 제공하기 위해 사이버 괴롭힘, 가짜 뉴스 등으로 피곤해진 현실을 비판하고 안티 소셜을 선언한 거죠. 그 대신 소비자와의 소통 창구로 뉴스레터를 선택했답니다. LUSH의 가치관을 지지한 많은 소비자들이 뉴스레터로 유입되었죠.
러쉬Letter는 LUSH가 추구하는 가치의 총집합체예요. 큰 폰트와 브랜드 무드가 담긴 이미지로 간결하게 구성해 글에 대한 피로도를 줄이고 ‘진정한 휴식’을 표현했어요. 그 안에는 주로 환경 보호나 동물 실험 반대, 휴식 등 LUSH의 가치관을 담아낼 수 있는 내용의 콘텐츠를 발행하죠. 또, 지속적인 구독자 이벤트로 베네핏을 제공해 브랜드에 대한 호감도와 충성도까지 올렸어요.
브랜딩 강화, 주간 배짱이
배달의민족에서 운영하는 <주간배짱이>의 배짱이는 ‘배민을 짱 좋아하는 이들’이라는 뜻의 팬덤 명칭이에요. 이름에서부터 느껴지듯 주간배짱이는 배짱이들이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로 꽉 찬 뉴스레터입니다. ‘재밌는 이벤트 아이디어는 어디서 나오는 걸까?’, ‘배민의 직원들은 어떤 생활을 할까?’ 등 소비자가 궁금할 만한 배민의 스토리는 물론 음식을 먹는 사람들의 생각을 담고 있죠.
주간배짱이는 음식 취향 대결 ‘취존 연구소’, 음식 에세이 ‘요즘 사는 맛’, 브랜드 비하인드 스토리 ‘배민B하인드’, 다양한 음식과 브랜드 정보 ‘어배더알(어쩌면 배짱이가 더 알고 싶은 이야기)’, 신메뉴 리뷰 ‘신제품 연구소’ 그리고 사회 초년생 스토리 ‘새싹 배짱이 클럽’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특히, 배민B하인드는 다소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 기업문화를 직원들의 인터뷰로 재밌게 풀어냈는데요. 하나의 프로젝트를 하기 위해 배민의 직원들이 어떤 고민과 과정을 거치는지 진정성을 담아 전합니다. 직장인이라면 그 과정에서 공감을 느끼고, 팬이라면 친근감을 느끼게 되죠. 그 결과 2022년까지 꾸준히 구독자가 증가, 오픈율이 타 뉴스레터의 2배 이상이라고 하네요.
소비자 참여, 그랑핸드 Breathe
Z세대가 열광하는 브랜드 그랑핸드에서도 뉴스레터를 제작하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그랑핸드는 향수, 사쉐 등 향과 관련된 제품을 파는 브랜드예요. 향에 감성을 담아 하나의 작품처럼 표현하는 것이 특징이죠. 브랜드의 제품을 소개할 때도 하나의 문학 작품처럼 표현하고 실제로 향과 관련된 에세이를 콘텐츠로 활용하기도 합니다. 브랜드만의 독특한 감성을 잘 표현한 뉴스레터예요.
<Breathe>는 앞선 뉴스레터들과 달리 매주가 아닌 매달 1회만 발송하고 있어요. 독특한 점은 독자투고 글을 받고 있다는 것인데요. 독자들의 사연 중 일부를 선정해 뉴스레터에 싣고 있습니다. 그뿐 아니라 브랜드에서 개최한 브랜드 공모전 수상작을 소개하기도 하고, 퀴즈 같은 참여형 이벤트를 열어 구독자와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어요.
제품과 서비스 큐레이션, 오늘도 넷플릭스
넷플릭스를 보다 보면 가끔 ‘풍요 속의 빈곤’이라고 느낄 때가 있죠. 콘텐츠는 무궁무진한데 막상 보려고 하면 내 취향을 찾기가 어렵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넷플릭스가 <오늘도 넷플릭스>를 만들었습니다. 더 이상 취향을 찾아 헤매지 않도록 에디터가 콘텐츠를 큐레이션 해주는 뉴스레터예요.
매달 업데이트되는 신작의 공개 일정을 좌측 사진처럼 정리해주고 있어요. 그중에서도 주목해야 하는 신작을 선정해 스토리를 소개하고 어떤 포인트로 작품을 감상해야 하는지 간략하게 알려줍니다. 신작 소개가 끝나면, 한 가지의 주제를 선정해 주제와 관련된 콘텐츠를 큐레이션 해주는데요. 주제는 동일하지만 영화, 드라마, 다큐멘터리, 예능 등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를 추천해주고 있어요. 이처럼 에디터가 한 가지의 주제를 선정해 제품이나 서비스를 큐레이션 해주면 구독자에게 브랜드의 제품과 서비스를 거부감없이 노출할 수 있고, 구독자는 자신의 취향을 브랜드와 함께 찾아갈 수 있어요.
몇 가지의 뉴스레터 사례를 통해 브랜드가 뉴스레터를 어떤 목적으로 사용하고 활용하는지, 뉴스레터 속 콘텐츠 종류와 브랜딩 방법까지 살펴보았는데요. 아티클을 읽고 뉴스레터 운영을 고려하고 있을 마케터를 위해 간단한 체크리스트를 준비했어요. <알아두면 쓸모 있는 뉴스레터 체크리스트>
찐팬 만드는 뉴스레터는 다 ‘이것’ 있더라~
✅ 친근하거나 감성적이거나, 센스있는 뉴스레터 네이밍
구독의 시작은 센스있는 네이밍부터! 전달하려는 정보, 뉴스레터의 컨셉, 브랜드의 톤앤매너를 표현할 수 있는 단어와 브랜드명을 적절히 섞어 센스있는 이름을 만들어 보세요.
✅ 우리의 프라이빗한 시간, 이메일 발송
소비자의 구독 정보와 데이터 수집 관리는 물론 대량의 메일을 간편하게 전송하기 위한 서비스도 있어요. 스티비, 메일리, 메일침프 등을 활용해보세요.
✅ 구독자의 타임라인을 고려한 발행 일정
스티비 트렌드 리포터에 따르면 발행 후 4일 안에 90%의 구독자가 뉴스레터를 오픈한다고 해요. 북저널리즘(시사정보), 스트레터(사회초년생 고민 상담) 등 구독자가 직장인이라면 월, 화, 수로 주의 시작에, 주말랭이(주말 놀거리 추천 레터), 헤이팝(팝업스토어 소식)같은 콘텐츠 정보는 주말이 오기 전 목, 금에 발송하면 좋은 성과로 이어질 거예요.
✅ 재밌고 친근하게 닉네임으로 소통하기
뉴스레터의 보낸 이를 브랜드명이 아닌 에디터의 별명으로 사용하면 더 쉽게 친근감을 형성할 수 있어요. 그리고 구독자 애칭을 만들거나, 구독자마다 닉네임을 받아 뉴스레터의 메일 제목에 사용하면 커뮤니티처럼 소속감을 형성해 오픈율을 늘릴 수 있답니다.
‘이런 것’에 주의하자!
⚠️ 발행일과 시간 꼭 지키기
발행일과 시간을 구독자와의 약속이에요. 약속된 시간에 뉴스레터를 받지 못하는 일이 생기면 브랜드 신뢰도가 떨어지고, 구독자가 이탈하게 될 거예요. 만일 지정된 일정에 발행이 어렵다면, 이번 주는 쉬어간다는 메시지를 꼭 발송하세요.
⚠️ 수신 거부 링크는 필수로 삽입하기
정보통신망법에 수신 거부 링크를 꼭 삽입하도록 규정되어 있어요. 만약 수신 거부 링크가 없으면 구독을 취소하고 싶은 구독자가 발신자 차단이나 스팸 신고를 하게 돼요. 스팸 신고가 쌓이면 해당 이메일 주소가 스팸으로 등록되어 다른 구독자의 메일함에서도 스팸 메일로 분류될 수 있어요.
⚠️ 구독자의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창구 마련하기
이메일의 가장 큰 장점은 연속성 있는 대화입니다. 메일을 통해 구독자의 피드백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해요. 만일 발신 전용 메일을 사용해야 한다면 오픈 채팅, 피드백 링크 삽입, 설문 폼 등을 활용하세요.
뉴스레터가 찐팬을 형성하고, 브랜딩을 위해 꼭 필요한 미디어라는 건 이제 다들 아실 거예요. 그런데 여기가 끝이 아닙니다. 뉴스레터가 단순한 마케팅 수단에서 또 다른 하나의 콘텐츠 혹은 수익화 수단, 브랜드의 IP로 진화한 사례도 있어요.
뉴스레터에서 캐릭터 IP로!
2018년 12월 뉴스레터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브랜드 <뉴닉>. 뉴닉은 트렌드, 시사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뉴스레터로, 고슴이라는 고슴도치 캐릭터가 마스코트에요. 뉴스레터의 구독자가 증가하며 고슴이의 인기도 자연스레 상승! 고슴이 캐릭터로 굿즈를 제작해 판매하고, 다른 기업과 콜라보까지 진행하고 있답니다.
프라이빗 멤버십, 유료 콘텐츠
기존의 뉴스레터는 이메일만 입력하면 누구나 무료로 뉴스레터를 받아볼 수 있었어요. 그런데 유료의 프라이빗 멤버십을 들고나온 뉴스레터들도 있어요. 위에 언급한 뉴닉도 2022년부터 앱 기반의 유료 멤버십을 운영 중이며, 시사 경제 뉴스레터 <미스터동>, 콘텐츠 큐레이션 뉴스레터 <썸원의 SUMMARY&EDIT>, 해외 비즈니스 뉴스레터<커피팟>도 유료 멤버십을 운영하고 있답니다. 프라이빗 멤버십을 통해 구독자를 더 단단히 묶어두고 질 높은 정보를 제공하며 뉴스레터가 새로운 수익화 수단으로 진화한 거죠.
뉴스레터 콘텐츠의 오프라인 확장
배달의민족은 뉴스레터 <주간배짱이>에 싣던 콘텐츠 ‘요즘사는맛’의 에세이 중 12개의 에세이를 엮어 <요즘사는맛>이라는 책을 출간했어요. 뉴스레터 제작이 앤솔러지(시나 소설 등을 하나의 작품집으로 모아놓은 것)로 이어진 거죠. 담당자 인터뷰에 따르면 해당 도서 출간은 구독자들의 요청이었다고 해요. 도서 출간 이후 ‘이 책이 배민에서 만든 거 였어?’하는 반응과 함께 뉴스레터의 구독자 수도 증가했다고!
배민은 2022년 6월에 개최된 국내 최대 책 축제인 <서울국제도서전>에도 참가했어요. ‘쓰여지지 않는 책을 전시합니다.’라는 주제로 콘텐츠 전시까지 진행했는데요. 해당 전시에서 소비자가 음식에 대한 추억를 쓰는 이벤트를 진행했고 그 이벤트는 또다시 배민을 브랜딩하는 마케팅 소재로 사용되었죠. 뉴스레터가 오프라인으로 확장되며 또 다른 콘텐츠로 계속해서 뻗어나간 좋은 사례예요.
소비자와 진정성 있는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뉴스레터! 개인정보보호 강화에 따라 주요 검색엔진들이 쿠키 제거 계획을 발표하며 고객 데이터를 모으는데 차질이 생겼는데요. 브랜드 뉴스레터는 고객들이 직접 구독하고 브랜드와 소통하기 때문에 소비자의 데이터를 모으는 하나의 수단이 될 수 있어요. 또, 새로운 마케팅 전략으로 확장될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답니다. 아직 뉴스레터에 도전하지 않았다면 오늘의 아티클을 참고해보세요. 이미 운영 중이라면, 잘하고 있는 사례를 통해 우리 브랜드 뉴스레터를 점검해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