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필] 영상 콘텐츠 기획학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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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김태호가 아니다

토크 콘텐츠에는 말 잘하는 출연자만으로, 요리 콘텐츠에는 멋진 주방만으로 충분했다면 실패한 콘텐츠는 없었을 거예요. 하지만 비슷한 주제, 비슷한 포맷의 콘텐츠 사이에서도 성공하는 콘텐츠는 있기 마련이죠. 우리에겐 유재석도 백종원도 없으니 조금 더 재밌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선 콘텐츠적으로 생각하는 방법을 알아야 해요.

조건 1. 원하는 출연자가 있어요

대학생, 은행원 등 각자 특성이 명확한 출연자라도 콘텐츠 세상에서는 특별한 캐릭터라고 볼 수 없을 거예요. ‘죽었다 살아나서 귀신을 보는 대학생’라는 조건이라면 조금 달라지겠지만요. 이런 경우가 아니라면 출연자가 가지고 있는 작은 특성을 돋보이게 만드는 상황이 필요해요. 사람들은 출연자의 특성에 기대한 바를 크게 충족시켜주거나 상황에 비해 출연자의 특성이 크게 맞지 않을 때 재미를 느끼기 때문이죠.

캐릭터 특성 극대화

출처 유튜브 닥터프렌즈

✅ 인물과 상황
의사 → 외과 의사 → 외과 의사가 하는 수술 게임
✅ 시청자의 기대
의사는 수술을 한다 → 수술 게임도 잘 할까? → 의사는 수술 게임을 어떻게 할까?

캐릭터 특성 배반

출처 유튜브 핏블리 FITVELY

✅ 인물과 상황
먹방 → 칼로리 높고 기름진 음식 먹방 → 그런데 헬스 트레이너가 먹방
✅ 시청자의 기대
먹방이라면 잘 먹거나 많이 먹는 사람이겠지? → 그런데 헬스 트레이너라고? 그렇게 살찌는 음식을 싫어하는 사람이? 과연 어떻게 반응할까?

물론 여기서 출연자가 시청자의 기대를 충족시켜 주거나, 반전을 주거나, 재밌는 입담을 보여주고, 연출자는 역량을 발휘해 더 재밌는 상황을 이끌어 낸다면 포텐이 폭발할 수도 있겠죠.

조건 2. 원하는 상황이 있어요

먹방, 뮤직비디오 리뷰, 소개팅 등등 출연자의 특성만큼이나 비슷한 주제와 포맷의 상황(목적)이 많아요. 수많은 콘텐츠 사이에서 내 콘텐츠가 조금이라도 더 관심을 받기 위해선 그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장치를 추가해서 익숙한 상황을 낯설게 만들어 재미를 더해 봅시다.

출처 유튜브 잼스터

✅ 상황 : 소개팅
✅ 장치 : 얼굴을 가리고 옷만 보이는 통

일반적으로 얼굴을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소개팅과 달리 얼굴을 보여주지 않고 옷 스타일로만 사람을 판단하는 소개팅을 진행해요. 마지막에 얼굴을 공개해도 처음과 같은 선택을 하는지, 중간에 달라지는지 결과를 예측할 수 없게 만드는 거죠.

출처 유튜브 Pixid

✅ 상황 : 특성이 다른 사람과의 대화
✅ 장치 : 메신저, 칸막이

각각 배경이 다른 사람들의 대화를 보여주고 싶을 때 나란히 앉아 대화하는 일반적인 테이블 토크로 콘텐츠를 만들 수 있겠죠. 하지만 이 콘텐츠는 모습을 감출 수 있는 칸막이를 설치하고, 목소리나 말투도 확인할 수 없게 메신저로 대화하게 만들었어요. 출연진이 서로를 추리하는 요소를 추가해 콘텐츠의 재미를 극대화하는 거예요.

유명인 < 크리에이티브

콘텐츠를 기획할 때 가장 많이 하는 착각 중 하나가 ‘유명인이 나오면 무조건 성공한다’는 생각이에요. 수많은 연예인도 그런 이유 때문에 콘텐츠 세계에 뛰어들기도 했죠. 결국 지금까지 꾸준히 잘 되고 있는 사람은 얼마 없지만 말이에요. 이미 시청자의 니즈를 파악해 여러 방면으로 발전해 온 콘텐츠들이 많으니 유명인이 나온다고 굳이 그 콘텐츠를 볼 이유가 없는 거죠. 물론 호기심에 반짝 잘될 수도 있지만요. 그렇기 때문에 콘텐츠를 기획하는 입장에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재료가 부족하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주어진 재료를 ‘어떻게’ 요리할지 생각할 수 있는 힘을 기를 필요가 있어요. 다른 사람이 안 한 새로운 것도 크리에이티브지만, 보편적인 콘텐츠도 좀 더 나은 콘텐츠가 되게 비틀 수 있는 것도 크리에이티브라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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