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덕질 좀 했던 2000년대 초딩이라면, 아래 사진들이 꽤나 익숙할 텐데요. 좋아하는 아이돌 사진을 펜띠로 만들어서 볼펜을 꾸미거나, 책상에 시간표를 붙이고 가방에 최애 멤버의 명찰을 주렁주렁 달고 다니고는 했죠.
물론 굳이 덕질을 하는 초딩이 아니었더라도, 2000년대의 꾸미기 문화를 겪은 90년대생이라면 무엇이든 냅다 꾸며버리는 것이 굉장히 익숙한데요. 이 초딩들이 어엿한 어른(?)이 된 2020~2022년을 기점으로 Y2K 감성이 부활함과 동시에 꾸미기의 전성시대가 다시 열렸다는 사실!
게다가 이 꾸미기 문화는 90년 대생의 향수를 자극하는 것을 넘어서, 키치한 감성을 즐기는 요즘 Z세대에게도 굉장히 핫한데요. 하물며 유튜브 실버 버튼을 꾸미는 영상까지 올릴 정도로 꾸미기에 진심인 Z세대들! 그럼 이들이 즐기는 요즘 ‘X꾸’ 문화는 어떤 모습인지 함께 알아볼까요?
뉴트로(new + 레트로) 트렌드는 2019년부터 꾸준히 언급되던 핫한 소재인데요. 2020년에 잠시 주춤했던 뉴트로 열풍은 2021년 ‘갤럭시 제트 플립 3’의 화려한 등장과 함께 부활했어요. 90년 대생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폴더블 폰인 것도 모자라, Z세대들의 키치한 감성을 자극하는 화려한 컬러와 디자인이 ‘폰꾸(폰꾸미기)’ 열풍을 다시 불러온 거죠. (특히 전면에 움짤을 넣을 수 있는 기능이 있다는 점은 모든 아이돌 덕후들의 심장을 뛰게 했다는 사실…)
폰꾸뿐만 아니라 Z세대들 사이에서는 전자 제품을 색다르게 꾸미는 것이 굉장히 핫한데요. 무선 이어폰이 혁신적으로 느껴졌던 시기는 지나고, 오히려 줄 이어폰과 헤드셋처럼 옛날 감성을 자극하는 제품들이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서 헤드셋을 꾸미는 문화가 생겼어요. 특히 예쁜 디자인으로 유명한 애플의 ‘에어팟 맥스’에 스티커를 붙이거나 키링을 다는 등 일명 ‘맥꾸(맥스 꾸미기)’가 유행하면서 SNS상에서 심심치 않게 맥꾸 인증 사진을 볼 수 있게 되었답니다.
이런 꾸미기 문화를 인식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출시 예정인 에어팟 프로 2세대에도 꾸미기를 더할 수 있는 디자인이 추가되었는데요. 에어팟 본체에 스트랩을 넣을 수 있는 구멍이 생기면서, ‘랜야드 루프’라는 제품도 출시되었죠. 앞으로 에어팟 케이스가 없더라도, 랜야드 루프 대신 키링이나 예쁜 스트랩을 많이 끼고 다니지 않을까 싶어요.
폰꾸와 맥꾸가 제품을 직접 꾸미는 것이라면, 휴대폰 하나만 가지고도 무수히 많은 꾸미기를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디지털 꾸미기’도 빼놓을 수 없는데요.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꾸미거나 위젯을 활용해서 홈 화면을 꾸미는 방식은 원래부터 있었던 기능이지만, 점점 앱 내의 기능들이 다채롭게 업데이트되면서 꾸미는 방식 역시 고도화되고 있어요.
1. 스꾸(스토리 꾸미기): 원본 사진만 냅다 올리던 지난 날 안녕…☆
유튜브 채널 ‘공률’은 인스타그램 스토리 꾸미기 튜토리얼 영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크리에이터인데요. K-POP 팬들의 취향을 저격하는 꾸미기부터, 인스타 스토리로 친구 생일 축하해 주기 등 다양한 소재로 튜토리얼 영상으로 굉장히 좋은 호응을 얻고 있어요. 스토리 하나를 올릴 때도 예쁘게 꾸며서 올리는 것이 중요하고, 무엇보다 친구들과 재미있게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기도 하거든요.
2. 홈꾸(홈 화면 꾸미기): 애플도 홈꾸 할 수 있다 이거야…(feat. 뉴진스)
올해의 대표 키워드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트렌드의 중심에 선 아이돌 그룹 ‘뉴진스’를 모르시는 분들은 없을 것 같은데요. 뉴진스의 소속사 ‘어도어’는 ‘포닝’이라는 자체 앱에 폰꾸 감성을 가득 담아 Z세대의 취향을 저격하며 성공적인 마케팅을 진행했죠. 게다가 뉴진스의 감성에 취한 어느 팬이 직접 만든 홈꾸용 디자인 파일까지 배포하면서 너도나도 홈꾸 열풍에 동참했답니다.
애플이 이런 ‘꾸미기’ 열풍을 노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지난 6월 iOS16 업데이트와 함께 드디어 아이폰에서도 배경화면 꾸미기 기능이 추가되었는데요. 안드로이드에서만 가능했던 홈꾸가 아이폰에서도 가능해지면서, 아이폰 홈꾸를 위한 다양한 튜토리얼 영상들이 업로드되고 있어요. 이렇게 아이폰까지 꾸미기 대열에 합류하면서, 앞으로 폰꾸 & 홈꾸 트렌드는 더욱 다채로워질 것으로 보이네요.
사실, 이런 꾸미기 문화를 마케팅에 활용한 사례들은 굉장히 많은데요. (사례 보러 가기: 처음처럼 잔꾸, 던킨도너츠 도넛 꾸미기, 에버랜드 판다 생일 케이크 꾸미기) 이 사례들 외에 색다른 방법으로 꾸미기 문화를 활용하고 싶다면! 인증 욕구와 꾸미기 욕구를 자극하는 ‘굿즈’에 초점을 맞춰보세요.
1. SPAO X 퀸카로 살아남는 법 콜라보
의류 브랜드 스파오는 다양한 브랜드와 콜라보를 진행하는 것으로 유명한데요. 하이틴 감성이 가득한 ‘퀸카로 살아남는 법’과 콜라보 의상을 만든 것뿐만 아니라, 영화에 등장했던 다이어리인 ‘BURN BOOK’을 사은품으로 내서 큰 화제가 됐었습니다. 특히 ‘퀸카를 나타낼 수 있는 나만의 다꾸’를 공유하는 다꾸러들 대상의 이벤트까지 진행해서, 꾸미기 욕구와 인증 욕구를 모두 자극한 좋은 사례로 보여요.
2. 무한대로 활용 가능! 스티커 굿즈 만들기 (feat. 디지털 굿즈)
꾸미기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굿즈는 스티커인데요. 스티커 굿즈는 어디에든 붙일 수 있어서 활용적이고,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부담이 되지 않아 굿즈로 제작하기 좋은 아이템이기도 하죠.
문구류 전문샵인 ‘덴스’는 디자인 자체도 굉장히 키치하지만, 다양한 스티커 굿즈를 취급하는 것으로 유명한데요. 문구 브랜드의 강점을 살려 ‘꾸미기’에 초점을 두고 여러 브랜드와 협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특히 8월에 출시된 폰꾸의 명가 ‘갤럭시 제트 플립 4’의 비스포크 에디션에 꾸밀 수 있는 스티커를 출시하고, KB 국민카드와도 스티커를 붙인 것 같은 디자인의 카드를 출시해서 ‘꾸미기 컨셉’을 꾸준히 어필하고 있어요.
실물 스티커를 만드는 것이 망설여진다면, 디지털 굿즈로도 스티커의 꾸미기 감성을 담을 수 있는데요. 뷰티 브랜드 ‘페리페라’에서는 22년 SS 신상 라인 ‘핑터레스트’를 출시하면서, 화장품의 디자인 톤 앤 매너를 그대로 담은 디지털 굿즈를 선보였어요. 굿 노트에서 사용할 수 있는 다이어리 템플릿과 스티커 세트를 제작하는 것은 물론, 핸드폰과 스마트 워치에 사용할 수 있는 배경화면까지 제작했다는 사실! 신상품의 컨셉을 자연스럽게 노출함과 동시에 실물 굿즈가 아닌 디지털 굿즈로 효율적인 배포까지 가능한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은 좋은 사례로 보여요.
꾸미기 문화의 핵심은 결국 인증 욕구 자극 & 매력적인 디자인! 특히 스마트폰이나 신용카드, 다이어리 등 많은 사람이 일상에서 쉽게 활용할 수 있는 꾸미기 굿즈를 중점으로 고려해보세요.
1. 특별한 시즌 (ex. 신제품 출시 등)을 노리기: 페리페라처럼 신제품의 디자인 톤앤매너를 담은 디지털 굿즈(배경화면 등)을 제공하거나, 덴스의 사례처럼 타 브랜드의 신제품과 협업해보는 것을 추천해요.
2. 이벤트 경품으로 활용하기: 꼭 특별한 시즌이 아니더라도, 이벤트를 기획하는 경우는 종종 있죠! 스파오의 ‘BURN BOOK’ 사례처럼 이벤트 경품으로 키링이나 핸드폰 케이스, 다이어리, 스티커 등 꾸미기에 활용하기 좋은 경품들을 고려해 보세요.
3. 디지털 굿즈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사실 실물 굿즈를 제공하는 것은 생각보다 공수가 많이 드는 일인데요. 이럴 때에는 뉴진스의 포닝앱이나 페리페라의 디지털 굿즈처럼, 쉽게 파일로 공유할 수 있는 굿즈를 기획해보세요. 홈꾸에 사용할 수 있는 위젯 디자인이나, 스꾸의 사례처럼 스토리를 꾸밀 수 있는 GIPHY 스티커 등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