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ta Universe 우린 공존해”
에스파 미니 2집 ‘걸스'(Girls)는 SMCU를 집약한 곡입니다. 대놓고 메타 유니버스를 외치고, ‘나비스’, ‘광야’, ‘아이'(ae)처럼 수록곡을 알아야 이해되는 키워드를 반복합니다.
블랙맘바(Black Mamba)를 발판으로, 넥스트 레벨(Next Level)과 새비지(Savage)를 연달아 히트시키더니 꽤나 거침 없어졌습니다. 대중과 평단의 거부감은 없고 오히려 흥미롭다는 반응입니다. 이질적이던 세계관이 그새 익숙해졌나 봅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왜 대중을 ‘덕후의 세계’로 초대한 걸까요. 자신 있게 문을 연 세계관은 어떤 매력이 있으며, 그 확장성은 얼마나 방대하길래 말이죠.
환영합니다. 처음이신 분들은 기본 개념부터 확인하시면 됩니다. SMCU는 가상과 현실을 넘나들며 각 아티스트들의 고유한 스토리, 세계관을 아우르는 개념입니다. 광야는 가상의 무한한 영역이고요.
에스파가 열긴 했지만 에스파만의 것은 아닙니다. 지난해 SM엔터가 보아, 소녀시대, 샤이니, 레드벨벳, 엑소, NCT 등 소속 아티스트를 ‘공식적으로’ 세계관에 흡수했거든요.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SMTOWN LIVE 2022 : SMCU EXPRESS@KWANGYA> 티징 콘텐츠를 보면 광야의 웅장함을 목도할 수 있습니다👀)
드디어 지난 7월 12일 메타버스 콘텐츠 제작 기술 전문 회사 ‘스튜디오 광야’(STUDIO KWANGYA)를 출범했습니다. SMCU를 본격적으로 확장하겠다는 건데,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VR, AI 등 기술을 접목해 메타버스 콘텐츠를 전문적으로 만드는 곳”이라네요.
· 원초적 재미, 유혹은 깊고 진해
그간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는 무대를 보고 음악을 듣는 재미를 충족했는데요. 세계관이 더해지면서 다른 재미가 생겼습니다.
첫째,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세계를 배경으로 하면서 색감이나 비주얼이 주는 원초적인 아름다움. 둘째, 두 세계를 넘나들면서 선과 악이 모호한 대상을 기반으로 하는 스토리. 셋째, 보통 사람과는 완전히 다른 신비로운 캐릭터. 세 가지가 융합되면 대중은 자발적으로 세계관은 어떤 매력이 있으며, 그 확장성은 얼마나 방대콘텐츠 문법을 학습하고 디테일한 설정을 파헤칩니다. 수수께끼를 풀면서 해석의 즐거움에 빠지죠.
· 물아일체, 저 너머의 문을 열어자신을 그 세계관에 투영하고 열심히 그 안으로 파고들면 일종의 심리적 장벽이 무너집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세계에 멀찍이 떨어져 있던 세계관을 이입하기에 이릅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는 말처럼 ‘에스파 아이(æ)’를 일상어로 받아들이면서 시청자에서 수용자가 되는 거죠. 세계관과 ‘나’의 사이의 거리가 좁혀질수록 다른 ‘나’들과 만나게 됩니다. 이들이 모일수록 더욱 공고한 커뮤니티가 형성되고요.
탄탄하게 설계된 세계관에 규모가 더해지면 불가능한 게 없습니다. SMCU는 이를 ‘CAWMAN’로 실현한다는데요. ‘CAWMAN’은 ‘Cartoon’(카툰)의 C, ‘Animation’(애니메이션)의 A, ‘Web-toon’(웹툰)의 W, ‘Motion graphic’(모션 그래픽)의 M, ‘Avatar’(아바타)의 A, ‘Novel’(노블)의 N을 조합한 새로운 장르입니다.
위 영상은 CAWMAN의 좋은 예입니다. 특정 콘텐츠에만 뿌리를 두지 않아 후속편이 어떻게 나올지 상상이 안 되죠? 영화나 소설이 될 수도 있고,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공개돼도 이상할 게 없습니다. 콘텐츠의 자유로운 혼합과 변주가 가능한 세계관! 서사가 통합되면 보는 이는 더욱 다채로운 경험을 누릴 수 있을 겁니다. 보고, 듣고, 읽고 조만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와~ SMCU 박수를 보냅니다. 이러다 케이팝의 MCU가 되는 건 아닌지…지켜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