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팀장님께 올해 KPI를 받고 나서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했던 경험 다들 있으실 거예요. 1년 차 시기에는 선배가 방향을 잡아주면 맞춰 실행하는 업무가 전부였는데 연차가 쌓일수록 기획도, 외부 파트너 관리도, 성과도 모두 직접 책임져야 하는 구조가 되더라고요. 분명 쉴 틈 없이 일했는데도 연말이 되면 계획했던 업무 중 절반도 안 끝난 듯한 찜찜한 기분 한 번쯤 겪어보셨을 텐데요. 이는 일을 열심히 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KPI를 커다란 덩어리로 놓고 쪼개보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생각의 단위가 크면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해질 수밖에 없어요.
📃 1년 단위의 KPI 쪼개기,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1년 단위로 KPI라는 큰 목표를 세웠다면 그다음에는 분기와 한 달 그리고 일주일 단위로 목표를 점점 작게 쪼개는 과정이 꼭 필요해요. 이렇게 시간을 나누는 나만의 기준이 없으면 내가 일을 통제하는 게 아니라 매일 눈앞에 떨어지는 급한 실무에 끌려다니게 되거든요. 다이어리에 보기 좋은 계획표를 짜는 일과 그 계획이 현실에서 무리 없이 실행되도록 업무 순서를 배치하는 과정은 완전히 다른 문제랍니다. 오늘은 1년 단위로 업무 계획을 세우는 데 어려움을 겪는 주니어 마케터의 가상 프로필을 바탕으로 1년 업무를 어떻게 설계하면 좋을지 구체적으로 알려드릴게요.
오늘 살펴볼 마케터 가상 프로필 직책
– 직책 : IT 회사 온라인 마케팅팀 2년 차 주임
– 담당 서비스 : 기업용 SaaS 프로그램
– 정기 업무 : 메타 및 구글 광고 집행 브랜드 블로그 콘텐츠 발행 인플루언서 운영
– 2026 신규 KPI : 브랜드 신규 채널 구축 및 SEO 최적화
👋🏻 오늘 살펴볼 프로필의 주인공은 기업용 SaaS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IT 회사의 마케터예요. 기존에는 메타와 구글 광고를 집행하고 인플루언서를 운영하는 등의 정기 업무를 주로 담당하고 있었는데요. 올해로 2년 차를 맞아 ‘브랜드 블로그 신규 구축 및 SEO 최적화’라는 신규 KPI를 새롭게 부여받게 되었어요. 매달 쳐내야 할 기본 업무도 적지 않은데 완전히 처음부터 기획해야 하는 장기 프로젝트까지 더해지니 1년 계획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세워야 할지 막막한 상황이에요.
아마 연차가 쌓이며 비슷한 과제를 부여받은 분들이라면 공감하실 텐데요. 분명 이 마케터 혼자만의 고민은 아닐 거예요. 커다란 목표를 마주하고 막막함을 느끼고 계실 분들을 위해, 1년 치 업무를 어떻게 단계별로 쪼개고 설계하면 좋을지 지금부터 함께 알아볼까요?
1️⃣ 분기별 특징 파악하기
연간 계획을 세울 때 1월부터 12월까지 해야 할 업무를 계획표에 빼곡하게 채워 넣는 실수를 하곤 해요. 하지만 분기별로 업무를 처리하는 회사 상황은 전혀 달라요. 앞서 살펴본 온라인 마케터 가상 프로필을 예로 들어볼게요.
새해가 시작되는 1분기는 조직 전체에 새로운 목표가 세워지고 예산이 세팅되는 시기예요. 분위기 자체가 새롭기 때문에 평소 머릿속으로 구상만 해두었던 새로운 시도나 신규 프로젝트를 제안하고 기획해 보기 가장 좋은 타이밍이죠. 반면 3분기는 여름휴가 시즌이 끼어 있어서 고객들의 사이트 접속량이 다른 시기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에요. 게다가 타 부서 담당자들도 번갈아 자리를 비우기 때문에 협업을 속도감 있게 진행하기가 쉽지 않아요.
이처럼 회사의 핵심 시즌이 언제인지 타 부서가 언제 바쁜지에 따라 마케팅 프로젝트에 지원받을 수 있는 디자인이나 개발 작업량이 크게 달라져요. 1년의 큰 흐름을 고려하지 않고 매달 똑같은 비중으로 계획을 세우면 어느 달은 숨 돌릴 틈 없이 바쁘고 어느 달은 시간이 붕 뜨면서 전체 일정이 꼬이게 된답니다. 그래서 당장 할 일을 나열하기 전에 회사의 전반적인 상황에 맞춰 각 분기가 어떤 성격을 지니는지 먼저 파악하는 과정이 꼭 필요해요.

표에 담긴 흐름을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볼까요? 1분기에는 새롭게 주어진 KPI(블로그 구축)의 기초를 다지고, 2분기에는 타 부서와의 협업을 적극적으로 이끌어내어 빠르게 결과물을 만들어내요. 이후 타 부서의 지원을 받기 까다로워지는 3분기에는 마케터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데이터 분석과 전략 수정에 집중하죠. 마지막 4분기에는 1년간 쌓아온 성과를 수치화하여 다음 해를 준비하는 흐름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단순히 표를 그리고 넘어가는 게 아니라 큰 흐름을 머릿속에 넣어두는 게 중요해요. 이렇게 해두면 급작스러운 타 부서 협업 요청이나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겼을 때 내 업무 중심을 잃지 않고 유연하게 일정을 조율할 수 있어요.
2️⃣ 연관 프로젝트를 묶어 월별 타임라인 짜기
분기 단위의 큰 그림을 그렸다면 이제 그 분기를 구성하는 매달의 구체적인 실행 일정을 짤 차례예요. 월별 계획을 세울 때 흔히 하는 실수가 3개월짜리 프로젝트를 단순히 3등분하거나, 하나의 프로젝트가 끝나면 다음 프로젝트로 넘어가는 직렬 방식으로 일정을 짜는 거예요. 하지만 우리가 다뤄야 할 채널과 업무는 한두 개가 아니죠. 여러 프로젝트가 동시에 굴러갈 때 각 업무가 유기적으로 맞물리도록 순서와 타이밍을 배치하는 것이 월별 일정 관리의 핵심입니다.
앞서 살펴본 마케터의 상황을 예로 들어볼게요. 정기 업무인 인플루언서 운영과 퍼포먼스 광고 집행, 그리고 신규 KPI인 SEO 최적화를 각각 따로 떼어놓고 진행하면 어떨까요? 매달 쳐내야 할 업무량만 늘어나고 정작 성과는 뿔뿔이 흩어지게 됩니다. 이를 브랜드 검색량 및 유입 증대라는 전체적인 그림 하에서 각 프로젝트가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월 단위로 조합해 보는 거예요.

위 표를 보면, 세 가지 각기 다른 업무가 매달 톱니바퀴처럼 나란히 맞물려 진행되는 구조예요. 1월에는 개별 프로젝트의 기초를 다지면서 퍼포먼스 광고 A/B 테스트를 통해 고객 반응이 가장 좋은 소구점을 먼저 찾아냅니다. 2월에는 1월에 데이터로 검증된 확실한 소구점을 자사 블로그 콘텐츠와 인플루언서 배포용 가이드라인에 똑같이 적용하여 브랜드 메시지의 일관성을 맞추죠. 3월에는 내부 블로그와 외부 인플루언서 콘텐츠를 동시에 발행해 포털 검색 화면 내 노출 비중을 높이고, 이로 인해 자연스럽게 늘어난 브랜드 검색 트래픽을 검색 광고로 연결하여 최종 전환을 유도하는 방식이에요.
만약 이 세 가지 업무를 각각 다른 달에 분산해서 진행했다면 어땠을까요? 1월에 블로그 글을 발행하고 3월에 인플루언서 글이 올라온다면 타깃 고객에게 우리 브랜드가 일관된 메시지로 인지되기 어려웠겠죠. 연관된 프로젝트들이 같은 시기에 집중적으로 노출되도록 일정을 조율하면 들이는 시간 대비 결과물의 파급력을 한층 더 키울 수 있어요. 정기 업무와 신규 KPI를 굳이 분리할 필요 없이 하나의 큰 줄기로 묶어보는 것을 추천해요. 실무를 어떤 순서로 조합하는지에 따라 그저 쳐내기 바빴던 일도 명확한 성과로 이어질 수 있어요.
3️⃣ 월별 업무를 주(Week) 단위로 쪼개기
월 단위의 흐름을 잡았다면 이제 일정을 세부적으로 나눌 차례예요. 여기서 실무자들이 가장 많이 빠지는 함정이 하나 있어요. 바로 매달 반복되는 정기 업무와 새롭게 시작하는 비정기 프로젝트 일정을 따로따로 관리하는 방식이에요. 보통 매달 하는 정기 업무는 구글 캘린더나 다이어리에 적어두고, 규모가 큰 프로젝트 일정은 구글 스프레드 시트나 노션 같은 협업 문서에 띄워두고 관리하곤 하죠. 하지만 우리가 실무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하루 8시간으로 정해져 있어요. 두 가지 일정을 분리해서 보다 보면 어느 순간 두 업무의 마감일이 겹치면서 전체 캘린더가 엉망이 되는 일이 발생해요.
이런 일정 꼬임을 막으려면 두 가지 원칙이 필요해요. 첫째, 각 업무를 주차 단위로 처리할 수 있을 만큼 잘게 쪼개는 거예요. 둘째, 그렇게 쪼갠 업무를 정기 업무와 비정기 프로젝트 구분 없이 하나의 타임라인 위에 모두 올려두는 방식이죠.

‘인플루언서 운영’이라는 덩어리가 큰 업무를 1주 차부터 4주 차까지 구체적인 행동 단위로 나누었어요. 이렇게 모든 타임라인을 하나로 합쳐서 시각화해 두면 이번 주에 당장 내가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알 수 있어요. 만약 4월 3주 차에 인플루언서 초안 검수 일정이 잡혀 있는데, 동시에 신규 채널을 위한 타 부서 협업 일정이지 겹친다면 어떨까요? 아마 한정된 업무 시간 안에 이 모든 걸 처리하기엔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겠죠. 이처럼 미리 일정을 적어두는 습관을 들인다면 일정이 과부하 되는 상황을 쉽게 발견할 수 있어요.
그런데 여기서 주의할 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내가 일정을 아무리 꼼꼼하게 잘게 쪼개어 배분했더라도 타 부서의 피드백이 늦어지면 기껏 짜둔 주차별 계획이 틀어질 수도 있다는 사실이에요. 기획자나 마케터의 일정은 타 부서와의 협업 속도에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이죠. 따라서 내 계획표를 지키기 위해서는 타 부서에 업무를 요청할 때 한 번에 정확하게 소통하는 과정이 필수적입니다.
소통 시간을 절반으로 줄여주는 협업 가이드
단순히 “이 부분 수정해 주세요” 한 줄로는 절대 원하는 마감일에 결과물을 받을 수 없어요. 내 주차별 일정이 틀어지는 것을 막으려면 아래 네 가지 요소(WHY/WHAT/HOW/WHEN)를 명확하게 정리해서 전달해 보세요.
– WHY 이 작업이 왜 필요한지 명확한 근거 데이터 제시 (예: 페이지 색인 누락 비율)
– WHAT 정확히 무엇을 해달라는 요구인지 구체화한 항목 목록 (예: H1 태그 구조 변경)
– HOW 어떻게 해달라는 요구인지 수정 전후가 비교된 완성형 가이드 제공
– WHEN 언제까지 필요한지 실제 마감일보다 최소 일주일 이상 넉넉하게 잡은 데드라인
👉🏻 마케터가 개발자와 협업할 때 알아두면 좋을 커뮤니케이션 노하우를 정리한 고구마팜 아티클도 있으니, 이런 부분이 고민이었다면 함께 참고하면 좋겠네요!
4️⃣ 주간 계획, 중요도에 따라 우선순위 나누기
월간 일정이 짜여 있어도 막상 월요일 아침에 출근해서 할 일 목록을 보면 다 중요해 보이고 다 급해 보일 때가 있어요. 이때 꼭 필요한 과정이 바로 우선순위를 냉정하게 나누는 작업이에요. 실무자는 언제나 쓸 수 있는 시간과 리소스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모든 업무에 똑같은 에너지를 쏟을 수는 없거든요.
🏅 우선순위를 정하는 MoSCow 방법론


표에 담긴 기준을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볼까요? 한정된 가용 시간 안에서 반드시 해야 할 일(Must)과 미뤄야 할 일(Won’t)을 명확하게 구분해 두면 업무 효율이 눈에 띄게 올라가요. 주 초반에는 타 부서의 일정에 영향을 주거나 마감이 명확한 업무(Must, Could)를 빠르게 쳐내고 주 후반에는 깊은 사고가 필요한 기획 작업(Should)을 진행할 시간 여유를 확보하는 원리예요.
앞서 살펴본 마케터의 상황을 예로 든다면, 퍼포먼스 광고 소재 세팅이나 비용 품의 기안 같은 실무를 주 초반에 끝내두는 것이 좋아요. 그래야 주 후반에 신규 블로그 SEO 키워드 리서치나 콘텐츠 기획처럼 집중력이 필요한 작업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답니다.
변수를 통제하는 10분 아침 루틴 세팅
일간 단위에서는 매일 반복되는 작은 루틴 세팅이 핵심이에요. 출근 직후 10분을 현황 체크에 써보시길 추천해요. 전날 세팅한 광고 캠페인 전환 단가가 비정상으로 튀지 않는지 블로그 지표에 갑작스러운 트래픽 저하 등 이상한 변화는 없는지 빠르게 훑어보는 거예요. 문제가 생겼을 때 갑자기 원인을 파악하려고 하면 데이터를 역추적하고 수습하는 데 훨씬 많은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에요. 매일 아침 적은 시간을 투자해서 큰 문제를 미리 막는 습관을 들여보세요.
지금까지 1년 치 KPI를 단계별로 쪼개고 설계하는 과정을 알아보았어요. 방대해서 막막하게만 느껴지던 연간 계획을 내 주도하에 통제하고 싶다면 마지막으로 아래 3가지 핵심 질문을 통해 스스로의 업무 계획을 점검해 보세요.
마케터의 업무 계획 점검
🗓️ 회사의 1년 흐름과 타 부서의 업무 리듬을 고려했나요?
마케터의 업무는 다른 부서와의 협업 속도에 큰 영향을 받아요. 1년 내내 빽빽하게 일정을 채우기보다 전사 집중 시즌과 휴가 기간을 파악해 유연하게 강약을 조절해 보세요.
🎯 정기 업무와 신규 프로젝트가 유기적으로 맞물려 있나요?
매달 쳐내는 기본 업무와 장기 KPI를 따로 생각하지 마세요. 두 업무가 시너지를 내도록 타임라인을 하나로 합치면 같은 시간으로도 훨씬 높은 성과를 낼 수 있답니다.
⚖️ 갑작스러운 변수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을 우선순위가 있나요?
계획을 100% 지키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요. 절대 미룰 수 없는 급한 일(Must)과 과감히 미뤄도 되는 일(Won’t)의 기준을 세워두면 변수가 생겨도 일정이 어그러지는 상황을 막을 수 있어요.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계획은 무조건 완벽하게 지켜내야 하는 원칙이 아니라 예상치 못한 상황 속에서도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한 도구일 뿐이에요. 오늘 살펴본 가이드를 바탕으로 나에게 딱 맞는 업무 리듬을 만들어 나가 보세요. 어느새 시간에 끌려다니지 않고 스스로 1년을 통제하는 멋진 마케터로 성장해 있을 거예요!
*외부 필진이 기고한 아티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