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리액션 할 거리’를 만들어야 한다: 브랜드가 읽어야 할 콘텐츠 소비 변화

이제는 ‘리액션 할 거리’를 만들어야 한다: 브랜드가 읽어야 할 콘텐츠 소비 변화

최근 가장 핫했던 콘텐츠는 단연 ‘흑백요리사2’라고 할 수 있죠. 그런데 유튜브 검색창에 ‘흑백요리사2’를 치면 재미있는 현상이 발견됩니다. ‘리뷰‘, ‘해외 반응‘ 같은 연관 검색어가 상단을 점령하고 있어요.

출처 유튜브 셰프 안성재 Chef Sung Anh

특히 안성재 셰프의 리뷰 영상은 조회수 400만 회를 찍으며 본편 못지않은 화력을 보여줬습니다. 이 외에도 최근 유튜브 알고리즘에 이런 리뷰 영상 뜨지 않으셨나요? 내가 이미 본 영화의 결말을 보고 경악하는 유튜버의 모습, 혹은 내가 좋아하는 가수의 신곡을 듣고 감동의 눈물을 흘리는 유튜버의 모습 말이에요. 이제 사람들은 콘텐츠를 직접 보는 시간만큼 남이 그 콘텐츠에 대해 ‘리액션’하는 영상을 보는 데 막대한 시간을 쏟고 있습니다. “나 저거 아는데 왜 또 보고 있지?”라는 의문이 드신다면, 여러분도 이미 이 ‘리액션 유니버스‘에 올라타신 겁니다.

그리고 이 유니버스를 더욱 뜨겁게 달구는 건 바로 ‘댓글 창’입니다. 단순히 누군가의 리액션을 보고 끝나는 게 아닙니다. 시청자들은 댓글을 통해 크리에이터의 반응에 공감하거나 자신의 해석을 덧붙이며 2차 수다를 떱니다. 댓글 창은 서로 의견을 주고받으며 노는 ‘판 플레이’의 장이 되는 것이죠. 보는 재미에 떠드는 재미까지 더해진 이 흥미로운 현상, 오늘 한번 파헤쳐 보겠습니다.

🧩리액션 콘텐츠가 시청자를 홀리는 3가지 유형

리액션 영상의 주인공들은 각자의 개성으로 콘텐츠를 시청하며 다채로운 반응을 보여줍니다. 시청자들 역시 각기 다른 매력에 홀리게 되죠.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대신해 줘 – 대리만족형

출처 유튜브 감스트GAMST

그 첫 번째는 가장 원초적이고 직관적인 리액션을 보여주는 유형입니다. 크리에이터 감스트의 축구 중계가 대표적인데요. 팬들은 경기를 이미 시청했음에도 감스트의 중계 콘텐츠를 즐깁니다. 팀이 어이없는 실점을 했을 때 감스트가 책상을 치며 내뱉는 분노의 포효는 시청자가 차마 밖으로 내뱉지 못했던 답답함을 시원하게 해소해 줍니다. 여기서 리액션은 단순한 감상을 넘어, ‘전우애’처럼 함께 응원한다는 동질감을 형성하게 되죠.

이걸 이렇게도 보네? – 재발견형

출처 유튜브 침착맨

한편 콘텐츠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자신만의 관점으로 이리저리 뜯어보고 재해석하는 유형도 있습니다. 크리에이터 침착맨의 ‘스포 감상회‘가 대표적인 사례인데요. 스포 감상회는 줄거리를 읊는 게 아니라 그 상황에 대한 기발한 가정과 엉뚱한 리액션으로 채워집니다. 시청자는 침착맨의 독특한 시선을 통해 “저걸 저렇게도 생각하네?”라며 콘텐츠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게 되는 거예요. 직접 콘텐츠를 볼 때 놓쳤던 디테일을 유머러스한 리액션과 차별화된 관점으로 채워나가는 과정은 콘텐츠 소비를 일종의 ‘콘텐츠의 재발견‘으로 변모시킵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 – 전문가형

출처 유튜브 B tv 이동진의 파이아키아

마지막 유형은 전문가형입니다. 이들의 콘텐츠는 단순히 “재밌다”,”좋다”는 감상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일반인의 눈과 귀로는 알아차릴 수 없었던 점들을 전문가의 시선에서 분석하죠. 영화 평론가 이동진이 출연하는 ‘이동진의 파이아키아‘는 영화의 미장센, 상징, 감독의 의도를 영화 평론가의 관점에서 해설하며 좀 더 영화를 심층적으로 즐길 수 있게 해줍니다.

출처 유튜브 통세우

또 다른 사례로는 음악 유튜버 통세우의 ‘해체 분석‘이 있습니다. 그는 단순히 곡을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프로듀서의 시선에서 곡의 의도나 사운드 구성을 세밀하게 짚어주죠. 시청자들은 그 덕분에 배경에 깔린 베이스라인이나 비트를 이해하며 음악을 훨씬 더 깊이 있게 향유하는 법을 배우게 된답니다.

🧠 리액션에 중독되는 과학적 이유 (feat. 거울 뉴런)

리액션 콘텐츠의 인기 현상 이면에는 뇌과학적인 이유도 숨어 있습니다. ‘거울 뉴런’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우리 뇌의 거울 뉴런은 타인의 행동이나 감정을 보기만 해도 마치 내가 겪는 것처럼 느끼게 합니다. 직접 무언가를 성취하거나 깊게 분석하려면 많은 에너지와 스트레스가 필요하지만, 남의 리액션을 보는 것은 ‘최소 비용으로 최대 보상(도파민)‘을 얻는 셈이죠. 내가 직접 음악의 화성을 분석하느라 골치 아픈 대신, 전문가나 찐팬 유튜버가 감동하는 모습을 보며 그들의 통찰력과 감동을 그대로 복사해 오는 거예요.

이처럼 타인의 감정을 통해 보상을 얻는 인간의 심리와 맞닿아 있기 때문에, 리액션 콘텐츠는 단순한 유행을 넘어 사람들의 시청 욕구를 자연스럽게 끌어내는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브랜드는 이 ‘리액션’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이제 브랜드는 콘텐츠나 제품을 기획할 때 ‘리액션 할 거리‘를 설계해야 합니다. 브랜드가 직접 “우리 제품 좋아요”라고 말하는 것보다 제3자의 진실한 반응을 콘텐츠화하는 것이 훨씬 강력하니까요.

넷플릭스

출처 유튜브 Netflix Korea 넷플릭스 코리아

넷플릭스는 이 리액션 유니버스를 적극 활용하여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기묘한 이야기’를 소개했습니다. 단순히 공식 줄거리 요약 영상을 올리는 대신, 호스트 김풍에게 게스트가 직접 자신의 최애작을 영업하는 자체 콘텐츠인 ‘안 본 눈 삽니다’를 활용했는데요. 최근에는 시즌 5 공개를 앞두고 해당 작품의 찐팬으로 알려진 아이돌 쟈니를 섭외해 지난 시즌들을 함께 리뷰하기도 했어요.

기존 홍보 영상과 달랐던 점은, 브랜드의 딱딱한 설명이 아니라 마치 친구가 “내가 설명해 줄게!”라며 신나서 떠드는 듯한 진성 팬의 바이브가 고스란히 담겼다는 것입니다. 브랜드가 직접 “우리 작품 재밌어요”라고 외치는 것보다 타인의 입을 빌려 보여준 진심 어린 애정이 시청자의 관람 욕구를 자극하는 훨씬 강력한 트리거가 된 셈이에요.

스포티파이

앞선 사례들이 유명 크리에이터의 리액션을 관찰하는 것이었다면, 이번에는 리액션의 주체가 ‘나’로 확장된 사례입니다. 스포티파이는 매년 연말 유저의 한 해 청취 기록을 분석해 보여주는 ‘Spotify Wrapped’를 선보여왔는데요. 특히 2025년에는 친구들과 실시간으로 취향을 비교하는 ‘파티’ 기능을 도입해 판을 더 키웠습니다. 각자의 스트리밍 기록을 비교하며 친구 중 누가 특정 아티스트에 가장 열광했는지, 누가 가장 희귀한 곡을 들었는지 등을 순서대로 보여주며 서로의 결과를 보고 웃고 떠들게 한 것이죠.

유저들은 이 흥미로운 결괏값을 캡처해 SNS에 공유하고, 친구들은 그것을 보고 다시 자신의 기록을 확인하며 반응합니다. 즉, 스포티파이가 데이터라는 재료를 던져주면 유저가 이를 해석하고 가공하여 스스로 ‘리액션 콘텐츠’를 생산해 내는 구조입니다. 브랜드가 깔아둔 판 위에서 고객이 마음껏 취향을 공유하며 노는 구조를 형성해 낸 것이죠.

롯데리아

출처 유튜브 유병재

롯데리아의 ‘왕돈까스 버거’는 별도의 캠페인 없이 제품 자체가 리액션을 유도하는 형식으로 기획되었습니다. 버거의 압도적인 크기가 주는 당혹감과 이를 공략해 나가는 과정을 소비자들이 스스로 콘텐츠화하게 만듦으로써, 단순한 식사가 아닌 하나의 ‘도전 챌린지’로 만들어 바이럴 효과를 극대화했거든요.

시청자들은 타인의 생생한 리액션을 통해 제품의 위용을 간접 체험하고 제품에 대한 강렬한 호기심을 갖게 됩니다. 남의 리액션을 즐기는 행위가 자연스럽게 ‘직접 확인하고 싶다’라는 도전 의식으로 연결되는 것이죠. 왕돈까스 버거는 리액션 콘텐츠가 또 다른 소비를 부르는 강력한 트리거로 작동했음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이제 콘텐츠의 완성은 단순히 제작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누군가의 반응이 더해지고, 그 리액션이 다시 타인에게 공유될 때 비로소 하나의 완전한 생태계가 구축되는 시대이기 때문이에요. 넷플릭스, 스포티파이, 롯데리아의 사례처럼 브랜드는 이제 일방적인 메시지 발신자를 넘어, 고객이 자신의 취향과 감정을 마음껏 발산할 수 있는 놀이터의 기획자가 되어야 합니다. 여러분도 브랜드를 확산시키는 강력한 도구로 이 ‘리액션 유니버스’를 적극 활용해, 우리 브랜드만의 놀이터를 설계해 보는 건 어떨까요?

*외부 필진이 기고한 아티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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