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개장터가 셀럽의 옷장을 연 이유 [브랜드 커뮤니케이션팀 인터뷰]

번개장터가 셀럽의 옷장을 연 이유 [브랜드 커뮤니케이션팀 인터뷰]


번개장터유저 간의 취향을 중개하는 세컨핸드 플랫폼입니다.

그래서 ‘쇼핑’의 의미를 단순히 새것을 사는 것이 아닌, 내가 지금 잘 쓸 것들을 찾는 것으로 재정의해 왔어요.

한때 좋아했던 것들은 같은 취향을 가진 누군가에게 보내주고,

지금 좋아하는 것으로 채우는 것이 바로 번개장터가 말하는 세컨핸드 거래입니다.

무해한 옷장정리’는 이 구조를 그대로 캠페인으로 옮긴 시도였는데요.

셀러의 취향이 담긴 옷장을 콘텐츠로 열고,

유저가 그 안에서 자신의 취향을 발견하고 참여하는 경험을 자연스럽게 연결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브랜드를 사는 새로운 방식으로써 중고 거래에 직접 참여하게 했죠.

인터뷰를 통해 이 캠페인이 어떻게 취향을 기반으로 번개장터 앱에 신규 유저를 유입했는지,

그리고 번개장터만의 브랜드 중고 거래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는지를 살펴볼게요.

캠페인을 만드는 사람에게는 확산 구조를 설계하는 방식을,
플랫폼을 고민하는 사람에게는 경험 설계에 대한 힌트가 될 거예요.



번개장터 브랜드 커뮤니케이션팀 Brand Communication
최현진 팀장 Senior Manager
김한솜 매니저 Manager
서울 번개장터 본사, 2026년 1월 15일 목요일

새것이 아니라 ‘내 것’을 찾는 사람들을 위해

브랜드가 물건을 직접 판매하는 시장은 커머스, 소비자와 소비자 간 거래는 리커머스라고 불립니다. 아직 정의된 지 오래되지 않은 시장인데, 번개장터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아는 플랫폼이 됐어요. 이 시장을 어떻게 보고 계셨나요?

리커머스 시장은 ‘소비자의 심리적 허들을 어떻게 낮출 것인가‘라는 숙제를 안고 있습니다. 이미 번개장터 앱에서는 전국은 물론 글로벌 200여 개국 유저 간 세컨핸드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었고, 이를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받아들이는 유저층이 형성돼 있다고 판단했어요. 그래서 핵심 과제는 이 문화를 잘 모르는 신규 유저를 유입시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스스로를 어떤 플랫폼으로 포지셔닝하고, 어떤 유저들을 모으는 장소인지 방향성을 뚜렷하게 설정하는 것이 중요했어요.

그 방향성은 어떻게 정리됐나요?

한 마디로 ‘새것이 아닌 내 것‘을 찾는 유저들이 모인 곳이라고 정의했어요. 번개장터는 2011년도에 론칭한 세컨핸드 거래 플랫폼으로, 십수 년 전부터 현재까지 매분 매초 거래가 이루어집니다. 이때 세컨핸드 거래는 단순히 싸게 사는 소비가 아니라 물건을 통해 취향이 이어지는 과정이에요.

그래서 실제로 번개장터를 사용하는 유저 행동과 이를 통해 만들어진 브랜드 정체성을 담아, 가격이 아닌 ‘취향의 이어짐’이라는 가치를 중심으로 커뮤니케이션하고 있습니다. 이 방법이 리커머스에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들의 심리적 허들을 낮추고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믿었어요.

그러면 소비자에게 ‘새것보다 좋은 내 것’이라는 가치를 전달해야 하는데,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하신 근거가 궁금해요.

번개장터에서 이미 이어지고 있는 취향 기반 세컨핸드 거래를 들여다보고 두 가지 요소를 발견했습니다.

첫 번째는 브랜드예요. 번개장터의 상위 키워드는 대부분 브랜드인데요. 그냥 운동화가 아니라 나이키 운동화를 찾고, 가방이 아니라 샤넬 가방을 검색하는 것처럼 브랜드는 취향을 가장 직관적으로 드러내는 장치가 됩니다.

두 번째는 셀러의 존재였어요. 같은 물건이라도 누가 쓰고, 어떻게 썼느냐가 중요한 거죠. 이전에는 관심 없던 물건이라도 어떤 취향을 가진 사람이 사용해 왔는지에 따라 가치가 반등하는 순간들이 분명히 있거든요. ‘무해한 옷장정리’ 캠페인도 ‘내 것’이라는 개념을 가능하게 만드는 이 두 가지 핵심 요소로 출발했습니다.

셀러의 옷장, 거래를 경험으로 바꾸다

셀러의 취향과 제품이 가진 서사를 옷장이라는 키워드로 풀어낸 것이 ‘무해한 옷장정리’라고 볼 수 있겠네요.

저희가 연결하고 싶었던 건 지난 취향을 정리하는 셀러와 그 옷장을 들여다보며 취향을 공유받는 구매자였어요. 그래서 셀러의 존재와 맥락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언어가 필요했고, 그 결과 ‘무해한 옷장정리’라는 표현을 선택하게 됐어요.

여기서 ‘옷장’은 은유적인 표현이에요. 실제로는 의류뿐 아니라 신발, 가방, 디지털 기기, 커피머신, 골프채처럼 각 셀러의 취향과 취미가 드러나는 라이프스타일 아이템 전반을 다루고 있죠. 덧붙여 ‘무해한’이라는 표현은 번개장터가 지향하는 ‘소비를 지속 가능하게 하는 세컨핸드‘라는 정체성을 담은 표현이에요. 번개장터에서는 마음껏 사고팔아도 지구에 무해하고, 또 내 지갑에도 무해하거든요.

이를 구현하기 위해 15명의 셀럽과 인플루언서를 셀러로 초대했어요. 공효진, 엄지원, 최수영, 이나연 등 취향이 분명하고 각자의 캐릭터가 뚜렷한 분들이 참여했고, 이들이 실제로 사랑해 온 물건이 담긴 옷장을 들여다보는 구조로 캠페인을 설계했어요. 특히 가수 던은 본인의 집들이 브이로그에서 번개장터를 직접 언급했을 정도로 실제 세컨핸드 거래를 즐겨하고 있었는데, 이런 자연스러운 맥락이 있었기에 단순한 모델이 아니라 진짜 셀러로서 참여할 수 있었어요.

전반적인 실행 전략은 어떻게 설계하셨나요?

이 캠페인에서는 크리에이티브 아이디어보다 여러 셀러의 참여가 시간차를 두고 쌓이며 인식되는 연결감을 더 중요하게 봤어요. 메시지를 한 번에 크게 터트리기보다는 서로 다른 취향과 캐릭터의 셀러들이 릴레이로 무해한 옷장정리를 진행하며 여러 취향을 레이어처럼 쌓으면서 서사를 축적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각기 다른 영역을 대표하는 셀러들이 점점 늘어나며 자연스럽게 다양한 타깃이 유입됐어요. 캠페인이 진행될수록 매일 새로운 취향이 유저의 일상에 닿을 수 있도록 한 것이죠.

세컨핸드 특성상 구매 수량이 한정적인데, 모든 유저에게 만족스러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고민이 많으셨을 것 같아요.

실제로 가장 빠른 경우에는 판매 시작 후 11초 만에 완판되기도 했어요. 한 명의 구매자가 있다는 것은 수만 명의 구매 실패자가 생긴다는 뜻이었기 때문에, 구매에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참여 자체가 즐거운 기억으로 남을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했습니다.

대표적인 방식이 드로우였어요. 드로우는 단순히 구매 실패를 보완하는 장치가 아니라, 이 캠페인에 함께 참여하고 있다는 감각을 만들어주는 통로였죠. 예를 들어 방송인 전현무의 애장품이었던 스탠바이미 GO는 남녀노소 누구나 갖고 싶어 하는 아이템이다 보니 전현무의 옷장 속 아이템을 구매하지 못한 분들도 많이 참여해 주셨어요. 구매에는 실패했더라도 드로우에 응모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는 기꺼이 참여하게 되는 방식이죠. 응모 자체로 팬심을 표현하게 되니, 유저들은 같은 옷장을 함께 기다리는 사람들로 자연스럽게 묶이기 시작했어요.

발견에서 참여로 이어지는 리듬

특히나 처음 유입된 유저를 플랫폼에 자연스럽게 머물고 참여하게 만드는 건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어떤 방식으로 접근하셨나요?

캠페인 메시지를 직접 설명하고 해석하기보다는, 셀러와의 협업을 통해 신규 유저들이 자연스럽게 무해한 옷장정리를 마주칠 수 있는 구조를 설계했는데요. 각각의 셀러를 기반으로 같은 메시지가 다른 표현으로 연결되고 마주치는 접점들이 쌓이며 점차 번개장터의 중고 거래에 공감하는 유저들을 확보할 수 있었어요.

가장 중요한 건 유입된 유저가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머물게 되는 리듬을 만드는 거였죠. 사람들이 어떻게 취향을 사고파는지를 구경하고 학습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직접 번개장터에 들어와서 자신과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 사이에서 물건이 N회차의 주인을 찾아가며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실제로 유저들의 반응에서 그런 변화를 체감하셨나요?

명확하게요. 셀러들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만 단순 합산해도 약 2,400만 명 규모다 보니, 오픈 시간에 맞춰 대기하는 유저들도 눈에 띄게 늘었어요. 판매 오픈 알림 신청자 수도 초반에는 1만 명이 채 되지 않았는데, 캠페인 말미에는 30만 명 정도까지 증가했고요. 이런 정량적인 지표뿐 아니라 정성적인 반응에서도 인식 변화가 분명히 느껴졌어요. 단순히 물건을 사는 것을 넘어서, 캠페인 자체에 참여하는 방식을 배우고 공유하는 문화가 만들어지고 있었거든요.

유저들이 캠페인을 받아들이는 양상을 직접 파악하셨군요.

블로그나 SNS에 ‘번개장터 무해한 옷장정리 득템하는 법’, ‘득템 꿀팁’ 같은 후기들이 오가닉하게 올라오기 시작했어요. 마치 좋아하는 가수의 콘서트 티켓팅에 성공하기 위해 미리 준비하고 정보를 공유하듯, 좋아하는 셀러의 물건을 구매하기 위한 과정이 하나의 문화처럼 만들어지고 있는 상황이에요. 자연스럽게 유저들이 다음 셀러의 다음 옷장에 대한 기대감도 함께 공유하며 그 영향력이 릴레이처럼 계속 이어지고요.

성과를 넘어서 문화로 남는 캠페인

정리해 보면, ‘무해한 옷장정리’는 번개장터라는 플랫폼이기에 가능했던 캠페인처럼 보입니다.

이 캠페인은 셀럽과 인플루언서의 물건을 콘텐츠로 소비하는 데서 끝나는 구조가 아니었어요. 유저 경험이 노출 → 탐색 → 결제 → 배송까지 한 번에 이어지도록 했는데, 여기에는 전국 단위의 거래와 새 상품만큼 쉬운 중고 구매가 가능하도록 하는 시스템과 인프라가 전제돼 있었죠.

번개장터에는 상품이 일반 카테고리 기준이 아니라 브랜드 단위로 명확하게 맵핑돼 있고, 다양한 기준으로 그룹핑과 필터링이 가능해요. 구매 시에는 간편 결제나 카드 결제는 물론 할부도 가능하고, 가품 걱정 없이 구매하실 수 있도록 정품 및 기능 검수 솔루션인 ‘번개케어’도 제공하고 있고요.

한 마디로 유저가 탐색부터 구매까지의 단계를 브랜드 매장에서 쇼핑하듯 자연스럽고 마음 편히 경험할 수 있는 구조였기 때문에 캠페인이 잘 작동할 수 있었던 것이죠. 이런 인프라는 국내에서 쉽게 따라올 수 없는, 번개장터만의 고유한 자산이라고 생각합니다.

플랫폼 인프라 외에도, 이번 캠페인을 가능하게 만든 번개장터만의 자산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이번 성과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에요. 번개장터는 2023부터 오프라인에서 번개 플리마켓과 페스티벌을 30회차 이상 운영하면서 셀러 구조를 지속적으로 실험해 왔거든요. 셀럽 및 인플루언서 셀러 뿐만 아니라 남녀노소 유저 모두에게 ‘내가 좋아했던 브랜드 아이템은 여기서 팔아도 된다’, ‘내가 지금 좋아하는 브랜드 아이템은 여기서 사도 된다’는 심리적인 합의감과 안정감, 그리고 대세감을 차곡차곡 만들어 왔어요.

‘무해한 옷장정리’는 새로운 시도가 아니라 이미 형성돼 있던 문화를 온라인으로 확장한 형태에 가까웠다고 생각해요. 경험의 축적을 통해 세컨핸드 문화를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완성해 가고 있다는 사실에 분명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 Editor’s Comment

번개장터는 ‘취향’이라는 명확한 기준으로 유저들의 경험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형을 단계적으로 확장해 나가고 있어요. 기준을 세우는 것이 어렵다면 먼저 익숙한 환경을 조금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부터 시작해 보면 어떨까요? 지금 고개를 들어 주변의 풍경을 유심히 관찰해 보세요. 옆자리 동료가 매일 쓰는 컵, 오늘 걸치고 온 외투 같은 것들에 담긴 취향을 찾아보고, 왜 그 물건을 골랐을지 그 사람만의 기준을 헤아려보는 거죠.

이렇게 시야를 넓히다 보면 지금 다루고 있는 서비스나 제품의 숨겨진 본질을 캐내는 일에 조금 더 집중할 수 있을 거예요. 당연하다고 여겼던 것들에서 나만의 의미를 발견하는 연습이 쌓일 때 비로소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 있는 기획이 시작될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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