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람들은 좋아하는 것을 파고 또 파는 ‘디깅’을 즐기는데요. 팬들의 과몰입이 새로운 콘텐츠 트렌드를 만들어내고 있는 요즘, 그중에서도 과몰입 포인트를 정확히 짚어내면서도 뻔하지 않은 특색을 가미해 반응이 핫한 유튜브 콘텐츠를 알려드릴게요!
카카오페이지 웹툰 드라마틱 트레일러 #악녀는 마리오네트드라마나 웹툰 같은 작품의 팬들 사이에서 핫한 ‘상플’, 알고 계시나요? ‘상플’은 평소 실제로 발생하지 않은 일을 머릿속으로 상상하는 것을 이야기하는 ‘상상 플레이’의 줄임말이에요.
팬들의 과몰입 포인트
대표적인 팬메이드 상플 콘텐츠는 가상캐스팅인데요. 팬들은 최애 웹툰이나 외국 드라마가 우리나라에서 영상화된다면 누가 가장 잘 어울릴지를 뜨겁게 토론하죠.
과몰입 콘텐츠
카카오페이지의 ‘웹툰 드라마틱 트레일러‘는 이 포인트를 정확히 짚었어요. 이 작품은 카카오페이지의 인기작 <악녀는 마리오네트>의 일부를 드라마 퀄리티로 실사화한 유튜브 콘텐츠예요. <악녀는 마리오네트>는 자사 인기 IP 속 주인공의 페르소나로 실제 배우를 발탁하는 ‘2022 슈퍼 웹툰 프로젝트’의 네 번째 선정작인데요. 수동적이었던 카예나 황녀가 회귀한 후 180도 변화해 폭군 동생 레제프와 대적하고 키드레이 공작을 매혹하는 서사를 그린 작품이에요.
특색 더하기
‘웹툰 드라마틱 트레일러’는 사람들의 여론을 ‘100%’ 반영한 화려한 라인업으로 관심을 모았어요. 치명적인 매력의 카예나 황녀 역에 도도한 이미지의 한소희를, 냉미남 키드레이 공작으로는 로판 남주상이라 불리는 차은우를, 그리고 레제프 황자의 페르소나로는 퇴폐미의 대명사 이수혁을 섭외했죠. 한소희의 경우 카카오 엔터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했던 카예나 황녀 역 추천 배우 설문조사에서 1위를 하기도 했어요.
여기에 웹툰 속 그림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영상미는 팬들의 만족감을 더욱 극대화하는데요. 화려한 의상부터 미장센까지 만화를 찢고 나온 듯한 실사화 퀄리티는 ‘웹툰 드라마틱 트레일러’만의 강점!
활용 전략
얼굴만 봐도 서사가 떠오르는 케미 마케팅을 위해서는, 사람들이 원하는 ‘얼굴합’이 무엇인지 알아야 해요. 팬들이 만든 상플 동영상에 달린 댓글은 그 조합을 가장 잘 파악할 수 있는 곳이에요.
카카오페이지가 활용한 가상캐스팅 외에도, 팬메이드 상플 콘텐츠에는 여러 유형이 있어요! 기존 드라마 내용에 원작과 다른 배우 라인업으로 영상을 짜깁기하는 유형, 여러 드라마의 개성 강한 캐릭터들의 영상을 조합해 새로운 상황에 대입하는 유형 등이 그것이죠. 실제로 tvN의 유튜브 채널 ‘디글 :Diggle’에서는 ‘#디글페이크스튜디오’ 해시태그를 달고 상플 콘텐츠를 꾸준히 선보이고 있어요.
엄지렐라 환승연애3 지원영상
최근 쏟아져 나오고 있는 연애 프로그램들! 그중에서도 가장 핫한 <환승연애 시즌2>(환승연애)는 티빙의 주간 유료 가입 기여자 수 1위를 13주째 기록하고 있는 프로그램이에요. (10월 11일 기준)
팬들의 과몰입 포인트
과몰입러들은 <환승연애>의 일부를 편집해서 유튜브에 올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에요. 인기 러브라인으로 뮤비와 플레이리스트를 만들기도 하죠. 특히 <환승연애>의 편집 스타일을 패러디한 연예인 버전 영상은 마니아층도 있어요. 주로 X 사전 인터뷰 혹은 X와의 서사 소개 영상을 컨셉으로 한 영상들로, 프로그램 특유의 폰트부터 bgm까지 그대로 차용해서 또 다른 과몰입을 유발하죠.
과몰입 콘텐츠
코미디언 엄지윤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엄지렐라’가 업로드한 ‘환승연애3 지원영상‘은 이렇게 유튜브에서 밈으로 사용되는 포인트들을 정확히 살려냈어요.
특색 더하기
<환승연애>의 인터뷰 말투와 편집 스타일을 그대로 따라하는 것은 물론, ‘킹받는’ 웃음 포인트를 강조했어요. 그냥 일반 출연자로서 지원하는 영상도 아니고 중간 투입자(’메기’)로 지원하는 콘셉트, 아주 짧은 기간인 ‘3일’을 장기 연애인 것처럼 말하는 과장까지! 댓글마다 좋아요 수가 몇 천을 훌쩍 넘길 만큼 팬들을 제대로 저격했어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연애 프로그램들의 ‘국룰’처럼 되어버린 특징들을 풍자했어요. 방송에 홍보 목적으로 나왔다는 것을 대놓고 보여주고, 직업을 소개할 때마다 ‘~지망생’이 붙죠. 그리고 X 공개 영상을 다음 콘텐츠로 공개하며, ‘환승연앵’이라는 제목의 시리즈물로 기획을 확장하는 영리함까지 보여줍니다.
활용 전략
너무 뻔해져서 팬들 사이에서 웃긴 밈이 되어버린 기획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고민이신가요?
엄지렐라의 ‘환승연애3 지원 영상’처럼, 너무 뻔해져서 밈이 되어버린 특징을 반대로 적용해 보세요! 장기 연애를 단기 연애로 뒤집은 것처럼 말이죠. 오히려 신선하게 느껴질 거예요. 팬들 사이에 그 밈이 왜 도는지 파악하고, 대놓고 과장해서 활용하세요! 직업을 소개할 때 ‘~지망생’을 열거하고, 우리가 잘 아는 직업명을 복잡한 영어로 바꾸는 것처럼요. 반응을 잘 읽는 기획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어요.
[돌출영상] 파트리샤, 오빠 조나단 고소 결심.. 채널 지분 분쟁 현장
트렌디한 유튜브 콘텐츠라면 가지고 있는 미덕 중 하나인 현실 고증! 그중에서도 클래식으로 통하는 주제는 바로 ‘현실 남매’예요.
팬들의 과몰입 포인트
요즘 가장 핫한 ‘현실 남매’는 바로 콩고민주공화국 출신 방송인이자 유튜버인 조나단과 파트리샤예요. 이들은 2013년 <인간극장> ‘굿모닝, 미스터 욤비’ 편에서 현실 남매의 티키타카를 가감 없이 보여주었는데요. 이중 일부를 발췌한 영상 ‘파트리샤에게 화내는 조나단 (faet 집안일)‘은 2017년 영상이지만 지금까지도 댓글이 달리며 조회수 300만 회를 훌쩍 넘겼어요. 이 자료들은 조나단과 파트리샤의 남매 케미가 연출된 콘셉트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죠.
과몰입 콘텐츠
유튜브 채널 ‘조나단’의 [돌출영상] 파트리샤, 오빠 조나단 고소 결심.. 채널 지분 분쟁 현장(약칭 돌출영상)은 조나단과 파트리샤가 유튜브 채널 ‘조나단’을 두고 지분 싸움을 벌이는 콘텐츠예요.
특색 더하기
영상은 ‘채널 지분 할당 소송’이라는 콘셉트를 잡고 세계관을 탄탄하게 구축했어요. 콘셉트에 걸맞게 재판정을 세팅하고 판사 및 변호사 역으로 유튜버 문상훈과 댄서 가비 등을 섭외했죠. 그리고 이전 콘텐츠인 파트리샤의 조나단 채널 해킹 사건을 소송의 발단으로 연결해 몰입도를 높였어요. 영상에 과몰입하는 댓글을 보는 재미도 톡톡히 챙겼는데요. 후속으로 ‘역전남매재판‘ 시리즈도 공개하며 남매 간 갈등을 신선하게 보여준 기획한 시리즈라는 반응을 얻었어요.
나아가 신선한 정치 풍자를 지향하며 화제성을 가지고 있는 YTN의 시사 교양 콘텐츠 ‘돌발영상’을 제대로 패러디했어요. 영상 디자인, 인터뷰 질문 스타일 등 디테일을 놓치지 않아서 실제인 줄 알았다는 반응을 이끌어냈죠.
활용 전략
‘리얼함’을 확인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세요! 모범 예시로는 재방문한 맛집만 찾아가는 웹예능 ‘또간집‘ 시리즈를 들 수 있어요. 맛집의 즉석 섭외에 실패하는 장면, 다녀왔던 맛집 중 1위를 고를 때 또 갈 집이 없다는 멘트 등 꾸밈 없는 솔직함으로 시청자들의 지지를 얻었어요.
현실 고증 콘텐츠가 일회성 공감에서 나아가 충성도를 얻기 위해서는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는 상황 설정이 중요해요. 심즈계 사이버 인류학자라는 별칭을 가진 유튜브 채널 ‘K-현실고증’은 현실을 반영하는 내용에 가상의 케현고등학교 세계관을 부여하는데요. 이를 통해 특정 캐릭터가 어떤 행동을 해서 공감을 자아낼지 기대하게 만들어요.
사람들의 과몰입을 활용해 콘텐츠를 기획하는 것은 팬들을 예비 유저로 확보할 수 있고, 새로운 트렌드를 만드는 것보다 부담이 적어요. 그렇지만 기존 트렌드에 탑승하기만 하는 것은 과몰입러인 소비자들의 수준을 맞추지 못해 외면 받을 수 있죠.
탄탄한 팬덤을 가졌거나 확장 가능성이 다양한 IP를 활용하려고 한다면, 그 IP를 기반으로 팬들이 제작한 상플 콘텐츠를 살펴보세요! 사람들이 해당 IP에 기대하는 분위기가 무엇인지, 영상화되었을 때 가장 크게 화제 몰이할 얼굴합이 어떤 조합인지까지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너무 뻔해져 밈이 되어버린 기획 유형의 ‘국룰’ 특징을 반대로 뒤집거나 과장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
무엇보다 과몰입의 핵심은 리얼함이에요. 작은 디테일이라도 놓치지 않은 것을 강조하거나, 실제임을 부각하는 장치를 확보하거나, 계속 몰입할 수 있는 세계관을 부여하는 등 상황을 사실적으로 연출하세요.
*외부 필진이 기고한 아티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