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종사자가 아니어도 ‘바디 포지티브’를 알아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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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 시크릿이 자필 편지를 쓴 사연

출처 인스타그램 @victoriassecret

2022년 10월의 어느 날, 세계적인 속옷 브랜드인 ‘빅토리아 시크릿’의 공식 인스타그램에 자필로 쓴 편지가 올라왔어요. 분홍 편지지에 반듯한 글씨체. 대충 봐도 신경 쓴 티가 나는 편지인데요, 내용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아요.

빅토리아_시크릿_편지_3줄_요약_txt.

1️⃣ JAX의 노래를 들었다. 가사를 통해 중요한 문제를 짚어줘서 고맙다.
2️⃣ 빅토리아 시크릿의 과거 마케팅 방식이 잘못된 것을 인정한다.
3️⃣ 고객과의 신뢰를 회복하고, 모든 여성을 위해 열심히 노력할 것이다.

보통 기업에서 고객에게 보내는 편지를, 그것도 자필로 써서 게시한다는 건 뭔가 중요한 이슈가 있을 때가 대부분입니다. 빅토리아 시크릿의 자필 편지도 과거에 대한 반성과 신뢰 회복을 약속하는 반성문에 가깝다고 볼 수 있어요. 그런데, 대형 브랜드인 빅토리아 시크릿의 반성을 이끌어 낸 계기는 무엇이었을까요? 바로 빅토리아 시크릿을 저격하는 곡이 SNS에서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에요.

‘빅토리아 시크릿 저격곡’이라는 별명을 얻은 이 노래는 가수 JAX의 Victoria’s Secret입니다. 2022년 6월에 발매된 이 곡은 ‘빌보드 HOT100’ 차트에 진입하고, 틱톡과 유튜브 등 각종 SNS에서 화제가 되었어요. 심지어, 노래 가사를 한국어로 번역한 유튜브 영상도 300만 명이 넘게 시청했는데요. 도대체 어떤 노래였길래, 빅토리아 시크릿이라는 대형 브랜드를 움직였을까요? 화제의 그 가사, 에디터가 선별해 왔습니다.

출처 유튜브 때잉

왜 ‘빅토리아 시크릿 저격곡’이라는 별명이 붙었는지, 알 것 같지 않나요? 이 노래의 후렴에는 ‘난 빅토리아의 비밀을 알아’로 시작해, ‘여성들의 몸매 콤플렉스를 이용해 돈을 벌고, 뼈밖에 없는데 가슴은 큰 몸매를 팔고 있다’, ‘빅토리아는 남자가 만들어 낸 허상이다’는 가사가 반복돼요. 제목부터 가사까지, 빅토리아 시크릿을 직설적으로 비판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죠. 더욱 놀라운 것은, 많은 사람이 이 가사에 공감했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겪은 식이 장애와 몸매 강박에 대해 고백하고, 마른 몸을 우상화하는 미디어와 브랜드의 마케팅을 비판했어요.

사실 JAX의 노래가 나오기 이전에도, 빅토리아 시크릿은 이와 같은 비판에 직면해 있었어요. 바로 자사 속옷을 입은 모델들이 런웨이를 하는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에서, 마른 몸매가 아닌 모델을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마른 모델만 쇼에 노출하는 행위에 대해, 사람들은 ‘미의 획일화를 유도하고, 마른 몸에 대한 강박을 부추긴다’고 빅토리아 시크릿을 비판했어요. 빅토리아 시크릿이 자필 편지에서 언급한 ‘중요한 문제’가 무엇인지, 이제 알 것 같지 않나요?

이 현상을 보며 깨달을 수 있는 게 하나 있는데요. 바로, ‘이상적인 몸=마른 몸’이라고 홍보하는 방식이 더 이상 대중에게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거예요. 어째서 이런 일이 발생한 걸까요? 그건 바로, 2010년대 중후반부터 패션계에서 중요한 트렌드로 떠오른 ‘바디 포지티브(Body Positive)’와 관련이 있습니다.

바디 포지티브를 직역하면 ‘자기 몸 긍정주의’가 되는데요, ‘자신의 몸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는 의미입니다. 2010년대 중후반에 미국에서 탄생한 이 개념은 사회와 미디어에서 말하는 이상적인 몸매에 얽매이는 대신, 스스로의 몸을 사랑하며 행복을 추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이러한 바디 포지티브가 트렌드로 떠오르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요? 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미디어 속 이상적인 몸에 도달해야 한다는 외모 강박 때문이라는 의견이 주류예요. 실제로 1020 여성들 사이 거식증을 동경하며 극단적으로 마른 몸을 추구하는 ‘프로아나’가 사회 문제로 떠오르는 등, 외모 강박에 대한 담론이 이어지고 있어요. 이처럼 사회에서 정한 이상적인 몸과 내 몸을 비교하며 자신을 혐오하고 학대하는 대신, 내 몸 그대로를 사랑하고 인정하자는 ‘바디 포지티브’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한 거죠.

그런데, ‘몸’에 대한 이야기라면 패션 업계 종사자만 참고하면 되는 거 아닌가요? 왜 이번 아티클 제목에서는 패션 종사자가 아니어도 바디 포지티브를 알아야 한다고 이야기했을까요?

바디 포지티브 트렌드는 패션 업계 종사자만 알면 되는 거 아닌가요?

네, 아닙니다(단호)🙅‍♂️ 왜냐하면, 바디 포지티브의 핵심은 ‘몸(Body)’이 아닌, ‘긍정(Positive)’에 있기 때문이에요. 사회가 정한 미의 기준에 맞지 않은 나 자신도 사랑하고 인정할 줄 아는 ‘자아 존중’이 핵심이라고 할 수 있죠.

즉, 바디 포지티브는 단순히 패션과 뷰티 산업에만 한정된 좁은 개념이 아니라 마인드셋, 라이프스타일 등 개인과 사회에 영향을 끼치는 폭넓은 가치라고 이해할 수 있어요. 바디 포지티브의 핵심인 ‘자아 존중’이라는 가치를 브랜딩, 혹은 제품 마케팅에 활용하며 소비자의 긍정적인 반응을 기대할 만한데요.

그래서, 오늘 아티클에서 다룰 내용

1️⃣ 바디 포지티브를 활용한 제품과 트렌드에 대해 알아볼 거예요.
2️⃣ 바디 포지티브를 활용한 브랜딩/마케팅 사례를 알아볼 거예요.
(실제 Z세대의 반응도 수록!)
3️⃣ 바디 포지티브를 활용한 콘텐츠/인플루언서를 알아보고, 특징을 분석할 거예요.
⭐고구마팜 ONLY⭐바디 포지티브를 활용할 때 참고하면 좋을 커뮤니케이션 디테일

1. 바디 포지티브를 활용한 제품

👔편안함이 우선! 옷에 몸 맞추기(X) 몸에 옷 맞추기(O)

심리스 팬티, 와이어 없는 브라, ‘가볍고 시원한’ 브라렛, ‘안 입은 듯 편한’ 레깅스… 이런 말, 쇼핑하다가 한 번쯤 본 적 있지 않나요? 요즘 온라인 쇼핑몰에서 속옷을 검색하면, ‘편안함’을 강조하는 상품을 심심찮게 볼 수 있어요. 몸을 압박해 날씬하게 보이도록 하는 보정 속옷, 불편하지만 예쁜 디자인의 속옷보다 ‘편안함’을 강점으로 내세운 제품이 많아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는데요. 실제 온라인 쇼핑몰 리뷰 기업인 크리마가 조사한 ‘2021년 온라인 쇼핑몰 패션 카테고리 리뷰 키워드 분석’에서 ‘편하다’는 키워드가 1위를 차지했다고 해요.

출처 크리마

이처럼 몸을 압박하는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이상적인 몸매로 만들어 주는 제품보다, 내 몸에 맞는 편안한 옷, 혹은 디자인도 예쁘면서 편안한 옷을 찾는 사람이 훨씬 늘었다는 걸 알 수 있어요.

🧍‍♀️키가 작아도, 굴곡져도 모두 🎀𝔹𝕒𝕣𝕓𝕚𝕖🎀

𝓗𝓲 𝓑𝓪𝓻𝓫𝓲𝓮~ 마고 로비, 라이언 고슬링 주연의 영화 <바비>의 흥행과 함께, 실제 마텔사에서 제작한 ‘바비 인형’도 주목받고 있어요. 그런데, 한때는 바비 인형도 빅토리아 시크릿과 같은 문제에 부딪힌 적이 있었답니다.

이상적인 몸매를 가진 여성을 묘사할 때 ‘바비 인형 같다’고 이야기할 정도로, 바비는 늘씬하고 마른 몸매를 가진 인형의 대표 격이었어요.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바비는 실제 여성의 모습을 반영하지 않는다’, ‘왜곡된 미적 기준을 유도한다’는 비판을 듣게 되었습니다. 특히, 여자아이들이 주로 가지고 노는 인형이기에 비판은 더 거셌죠. 이에 바비의 제작회사인 마텔사는 인형에 ‘다양함’을 도하기 시작했는데요, 어떤 다양함이었는지 한번 살펴볼까요?

다양한 바비, 어떤 것들이 있을까?

1️⃣ 직업 : 기자, 요리사뿐만 아니라 전통적으로 남성의 직업이라 여겨지는 개발자, 엔지니어 바비 등 직업군을 확대했어요.
2️⃣ 체형 : 키가 작은 바비, 살집이 있는 바비 등 다양한 체형의 바비를 제작했어요.
3️⃣ 인종 : 백인뿐만 아니라 흑인, 동양인 등 인종의 다양화를 시도했어요.
4️⃣ 장애 : 휠체어를 탄 바비, 보청기를 낀 바비,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바비 등 현실에 존재하는 장애와 질병을 가진 바비를 출시했어요.

마텔사는 이와 같은 적극적인 변화를 통해, 타겟층인 아동에게 외모와 체형의 다양성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어요. 덕분에 이전의 비판을 딛고, 바디 포지티브를 실천하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

2. 바디 포지티브를 활용한 브랜딩/마케팅 사례

🩱마른 몸매만이 세상의 전부가 아니니까, 사이즈의 다양화

2019년, 나이키 매장에 설치된 마네킹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었습니다. 보통 마네킹이라 하면 마르고 길쭉한 모습을 떠올리는 게 대부분인데요. 나이키는 지금까지 대중이 보던 마네킹이 아닌, 살집이 있고 체격이 큰 ‘플러스 사이즈 마네킹’을 출시해 화제를 모았습니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시도가 있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2021년, 스파오는 내추럴 사이즈 모델이자 룩북 유튜버 ‘치도’와 콜라보해 실제 대한민국 남녀의 신체 사이즈를 토대로 만든 ‘현실적인 마네킹’을 스파오의 플래그십 스토어로 운영 중인 코엑스점과 스타필드 안성점에 설치했어요.

출처 (좌) 나이키 (우) 스파오

실제 Z세대도, 이와 같은 다양한 사이즈의 마네킹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요.

다양한 사이즈의 마네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얼마 전 홍대 나이키 매장에 갔는데, 흔히 보던 이상적인 몸매가 아니라 현실적인 몸매의 마네킹이 있더라고. 세상의 흐름이 많이 바뀐 것 같아.“ ID: 소금빵좋아(여, 23세)

“영국 자라 매장을 갔는데 정말 다양한 사이즈의 마네킹이 있었어. 그런 마네킹을 보니 브랜드가 친숙하게 느껴졌고, ‘모든 사람을 위해 준비된 옷’이라는 느낌을 줘서 좋았어. ‘국내 브랜드도 이러한 추세를 읽고 따라가는 것을 넘어서, 주도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어.” ID: 봙(여, 21세)

플러스 사이즈 모델을 기용하는 브랜드도 늘고 있어요. 앞서 언급한 빅토리아 시크릿도 시대의 변화에 맞춰, 2019년에 브랜드 최초로 플러스 사이즈 모델을 기용했죠. 또, 빅토리아 시크릿의 라이벌이라 불리는 미국 속옷 브랜드 에어리(aerie)다양한 인종과 체형을 가진 모델의 사진으로 공식 홈페이지를 장식하며 대중의 호평을 얻었고요.

🎮 게임에서도 완벽한 몸매여야만 할까? 도브의 리얼 뷰티 캠페인

모형 인간과 실제 인간을 넘어, 가상 인간에게도 적용되는 미의 기준을 지적한 회사가 있는데요, 바로 비누 회사 ‘도브’입니다.

도브는 정형화된 미적 기준에 반박하고, 여성의 진정한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하는 캠페인 ‘리얼 뷰티 캠페인’을 2004년부터 지금까지 진행하고 있어요. 그런데, 2022년의 리얼 뷰티 프로젝트는 이전과는 조금 달랐습니다. 실제 여성이 아닌 게임 캐릭터가 등장했기 때문인데요. 해당 캠페인의 영상 광고, 이번에도 에디터가 핵심만 요약해 가져왔습니다.

출처 Dove UK

괴물과의 전투가 한창인 게임 화면. 잘록한 허리와 가는 다리를 갑옷으로 감싼 여자 검사 캐릭터가 결투 끝에 빌런을 죽이며 게임이 종료됩니다. 게임이 끝난 후, 캐릭터는 대기실에서 갑옷을 벗고 화장을 지우는데요.

출처 Dove UK

몸을 옥죄던 갑옷을 벗자 큰 체격과 살집이 드러나고, 화장을 지우자, 채도 낮은 입술 색과 주근깨가 드러납니다. 거울로 자신의 맨 모습을 한참 바라보던 캐릭터는 씩 웃더니, 몸을 옥죄던 갑옷이 아닌 본래 자신의 몸에 맞는 갑옷을 입고 민낯으로 나갑니다.

도브는 해당 캠페인을 통해 ‘게임 속 여성 캐릭터들이 과하게 성적으로 묘사되고, 좁고 비현실적인 미의 기준 아래 창조된다’는 문제를 지적했어요. 실제로 광고 속 등장한 이 캐릭터도 잘록한 허리와 가는 팔다리, 진한 화장을 하고 있죠. 외모가 아닌, 힘과 기술로 승부하는 전사라는 설정인데도 말이에요. 이처럼 가상 세계에서도 여성 캐릭터의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문제를 ‘바디 포티지브’로 활용한 참신함이 돋보이는 캠페인이었습니다.

📷 점, 흉터, 튼살 보정 안 하는 사진관이 있다?

연예인들도 찍고 가는 유명 사진 스튜디오가 있습니다. 바로 ‘시현하다’인데요, 인스타그램 좀 했다 하면 피드에서 한 번쯤 봤을지도 몰라요. 단순한 증명사진이 아니라, 모델의 고유한 개성과 특징을 표현하는 브랜드로 유명하죠.

이번 아티클에서 소개할 것은 바로, 시현하다의 2023년 브랜드 캠페인인 ‘face positive’프로젝트입니다. 보통 사진을 찍을 때, 피부 보정은 물론이고 신체에 있는 흉터나 큰 점을 포토샵으로 지우는 경우가 많은데요. 시현하다는 이러한 흔적을 지우지 않고 그대로 사진으로 남기고, 흔적에 대해 모델과 인터뷰한 내용을 함께 수록했어요.

출처 인스타그램 @sihyunhada
출처 인스타그램 @sihyunhada

해당 프로젝트가 흉터나 점을 ‘가리고 지워야 할 부분’이 아닌, ‘나만의 이야기가 담긴 흔적’이라고 인식한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지점이에요. ‘나의 역사를 기록한다’는 시현하다의 브랜드 철학이 바디 포지티브라는 사회적 메시지와 결합하며, 좋은 시너지를 낸 것 같지 않나요?

이처럼, 몸에 남은 흔적을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캠페인은 바디프로필 스튜디오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보통 ‘바디프로필’하면 선명한 근육이 잡힌 매끈한 몸을 생각하실 텐데요, 여성 전문 바디프로필 스튜디오인 ‘치카서울’은 조금 특별합니다.

작업물에 다는 해시태그에도 ‘#beyourself‘, ‘#자신감을높여요‘, ‘#바프는과정일뿐‘과 같은 말이 포함되어 있어요. 단순히 사진에 대한 이야기만 하는 게 아니라는 걸 느낄 수 있는데요. ‘치카서울’도 앞서 언급한 ‘시현하다’처럼 개인의 몸에 새겨진 흉터나 흔적을 고스란히 사진으로 담아내고 있어요.

출처 인스타그램 @chica.seoul

해당 프로젝트가 흉터나 점을 ‘가리고 지워야 할 부분’이 아닌, ‘나만의 이야기가 담긴 흔적’이라고 인식한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지점이에요. ‘나의 역사를 기록한다’는 시현하다의 브랜드 철학이 바디 포지티브라는 사회적 메시지와 결합하며, 좋은 시너지를 낸 것 같지 않나요?

이처럼, 몸에 남은 흔적을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캠페인은 바디프로필 스튜디오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보통 ‘바디프로필’하면 선명한 근육이 잡힌 매끈한 몸을 생각하실 텐데요, 여성 전문 바디프로필 스튜디오인 ‘치카서울’은 조금 특별합니다.

작업물에 다는 해시태그에도 ‘#beyourself’, ‘#자신감을높여요’, ‘#바프는과정일뿐’과 같은 말이 포함되어 있어요. 단순히 사진에 대한 이야기만 하는 게 아니라는 걸 느낄 수 있는데요. ‘치카서울’도 앞서 언급한 ‘시현하다’처럼 개인의 몸에 새겨진 흉터나 흔적을 고스란히 사진으로 담아내고 있어요.

3. 바디 포티지브를 활용한 콘텐츠/인플루언서

📍60kg후반이 뭐 어때서? 유튜버 노은솔

출처 유튜브 노은솔

지금 소개할 유튜버인 노은솔은 전 수영선수이자 체대생이에요. 노은솔은 자신의 몸무게가 60kg 후반이며, 많으면 70kg까지 나간다는 사실을 밝히고 이를 콘텐츠에 활용합니다. 그러나 살을 빼는 다이어트 콘텐츠가 주류가 아니라, ‘69kg의 자라 옷 쇼핑’, ‘69kg의 아이돌 의상 입어보기’처럼 이를 셀링포인트로 내세운 다양한 텐츠예요. 이 외에도 여타 일상 유튜버와 다를 것 없는 먹방, 운동, 대학 생활 등 자연스러운 일상 속 모습을 영상으로 제작합니다.

눈여겨볼 포인트: 옷이 끼거나 안 맞는 일이 생기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전 69kg라서 안 맞네요😢 역시 말라야 살기 편하고 예쁜 것 같아요” (❌)
”저한테는 좀 끼네요😅 옷 사실 때 참고하세요” (⭕)
노은솔의 영상에서는 전자와 같은 자기 비하, 마른 몸매에 대한 찬양이 없어요. 자신의 체형과 몸무게가 특정 몸매를 칭송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지 않는다는 것, 바디 포지티브를 활용하고 싶다면 참고할 만한 포인트가 될 거예요.

출처 유튜브 세바시 강연 Sebasi Talk

최근에는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에 출연해 강연을 진행했는데요. 체격이 큰 여자로 살며 받았던 상처와 자기혐오를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남과 나를 비교하지 말고 내 몸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자는 내용을 전달했어요.

📍국내 1호 내추럴 사이즈 모델, 치도

치도 유튜브 소개글

바디 포지티브 · 66-77 생활 밀착 패션 · 라이프스타일
건강하고 긍정적인 문화를 만들어 나갈 콘텐츠 제작자
국내 1호 내츄럴 사이즈 모델 치도입니다.

출처 유튜브 치도 CHEEDO (좌) 77사이즈+120사이즈 가을 룩북 (우) 62kg ‘블랙’ 연말 파티 룩북

국내 1호 내추럴 사이즈 모델인 ‘치도’는 다양한 옷 코디를 보여주는 ‘옷 입히기(룩북)’콘텐츠를 한국에서 처음 제작한 유튜버예요. 자신의 신체 사이즈를 66-77이라고 밝힌 치도는 “사회가 정한 미의 기준에 맞지 않은 몸이라도 패션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시작했다”고 해요.

치도의 주 콘텐츠는 룩북인데요, 치도 본인은 물론 다양한 사이즈의 모델과 함께 여러 컨셉으로 룩북 영상을 만들어 업로드해요. 앞서 소개한 유튜버 노은솔과 마찬가지로, 각자의 체형을 비교하고 마른 몸을 칭송하는 대신 순수한 패션 콘텐츠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

출처 유튜브 치도 CHEEDO (좌) <다이어트를 그만두었다> 북 트레일러 (우) <Shake the frame> 패션쇼

물론, 가볍게 볼 수 있는 룩북 외에도 소위 말하는 ‘각 잡힌’ 영상을 제작하기도 해요. 주로 자신의 다이어트 강박과 식이장애 경험을 고백하고, 나 자신을 사랑하자고 말하는 등 ‘바디 포지티브’라는 주제 의식이 돋보이는 영상을 업로드합니다.

[오직 고구마팜에서만⭐]
바디 포지티브를 활용할 때, 참고하면 좋을 커뮤니케이션 디테일

이 아티클을 읽은 당신, HOXY…바디 포지티브를 활용하고 싶어졌나요? 그런 당신에게 고구마팜이 선물🎁을 드립니다! 바디 포지티브를 활용할 때 주로 어떤 단어를 사용하면 좋을지, 또 어떤 점을 유의해야 하는지에 대해 모두 알려드릴게요.

😀 이게, 바디 포티지브!

1️⃣ ’남’이 아닌 ‘나’에 초점
바디 포지티브의 핵심은 타인이나 사회의 기준이 아닌, ‘나’에 있어요. 따라서 ’내 몸에 맞는’, ‘나다운’, ‘내게 편안한’과 같은 말을 통해 소비자가 ‘나’를 소중히 생각하는 브랜드라고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해요.

2️⃣ 각자의 개성을 존중하기
같은 운동선수여도 종목에 따라 체형이 상이하다고 해요. 마찬가지로, 세상의 많은 사람도 직업과 살아온 환경에 따라 다양한 몸을 가지고 있어요. 이처럼 일상 속 다양한 체형을 가진 사람들의 일상과 몸을 담아내는 것만으로도, 다양성을 존중한다는 느낌을 줄 수 있을 거예요.

3️⃣ 몸에 제한을 두지 않기
인터넷 커뮤니티를 들어가 보면, ‘이런 체형은 크롭티 입으면 별로다’, ‘저런 건 마른 사람들이 입어야 어울린다’는 말을 심심찮게 볼 수 있어요. 하지만, 이러한 말에 갇혀 나의 패션에 제한을 두는 게 바디 포지티브일까요? 외모에 상관없이 내가 입고 싶은 것을 입고, 하고 싶은 것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바디 포지티브를 실현하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겠죠.

기억에 남는 브랜드의 ‘바디 포지티브’ 메시지가 있었을까요?

”평소 ‘레깅스는 몸매 좋은 사람들만 입는 거다’, ‘몸매가 너무 드러난다’는 말을 많이 들었거든. 그런데 안다르의 ‘모두의 레깅스 캠페인’이라는 영상에서 ‘레깅스는 누구나 편하게 입을 수 있고, 내가 즐거우면 그만이다’라고 하더라고! 영상을 보고 나도 당당하게 다닐 수 있고, 자신을 사랑할 수 있다는 느낌을 받아서인지 브랜드가 긍정적으로 느껴졌던 것 같아.” ID: 찹쌀떡(여, 24세)

🙄 이게…바디 포지티브?

1️⃣ ’꾸며진 나’의 당당함
외모로 무시당하던 여자가 다이어트와 화장을 통해 달라진 후 자신감을 얻고 당당하게 사는 스토리텔링, 많이 보셨을 거예요. 하지만 살집이 있거나 화장 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자신감 있게 살 수 있다는 것이 바디 포지티브라는 점, 기억해 주세요.

2️⃣ 공포 마케팅
‘사실 사람들은 덩치 큰 사람을 이렇게 생각한다.’, ‘피부 안 좋으면 다 쳐다본다.’는 식의 멘트와 스토리텔링으로 공포와 위기감을 조성해 소비자의 구매를 유도하는 방식은 바디 포지티브와 거리가 멀고, 오히려 소비자의 반감을 불러올 수 있어요.

3️⃣ 경쟁구도 만들기
드라마에서 예쁘고 날씬한 몸매를 가졌지만, 평범한 여주인공을 괴롭히는 악역 캐릭터를 본 적이 있을 거예요. 그렇다면 바디 포지티브를 활용해 스토리텔링 형태의 광고를 할 때 플러스 사이즈 모델을 주인공으로, 마른 체형의 모델을 악역으로 사용해야 할까요? 그렇지 않아요. 바디 포지티브는 ‘어떤 모습이든 존중한다’는 가치이지, 나쁜 몸과 좋은 몸을 구별하지 않아요. 마른 몸, 흉터가 있는 몸, 살집이 있는 몸 모두 아름답고 소중하다는 의미입니다. 이처럼 몸의 형태를 가지고 경쟁 구도를 만드는 것은 바디 포지티브에 적합하지 않아요.

*외부필진이 기고한 아티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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