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은 ‘콘텐츠 범람의 시대’라는 말을 붙여도 어색하지 않죠. 매일 우리는 수많은 콘텐츠를 접하게 됩니다. 그만큼 많은 콘텐츠들이 생겨나기 때문인데요. 전체 모수가 많아진 만큼 소비자의 사랑을 받는 콘텐츠도 많아졌습니다. 그리고 이런 콘텐츠들은 그 인기에 힘입어 후속편을 내기도 하죠. 드라마, 영화, 웹툰 등 재미있다면 시즌 2, 시즌 3를 기대하는 게 당연합니다. 소비자가 여전히 사랑해주니까요. 하지만 이런 엔터테인먼트 요소가 강한 콘텐츠뿐만 아니라 광고 영상부터 캠페인까지, 브랜드 콘텐츠도 후속편이 나올 수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지금 바로 그 사례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 모두의 풍속도
2021년 조선시대 도화서에 방문해 자신만의 그림(풍속도)을 만들 수 있는 메타 콘텐츠는 온라인에서 큰 인기를 끌었어요.
트위터에서 실시간 트렌드에 오르고, 여러 커뮤니티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은 결과, 한 달 만에 약 33만 개의 캐릭터가 만들어졌죠. 그리고 사람들이 참여한 캐릭터로 제작한 풍속도를 공개하며 훌륭하게 캠페인 마무리를 하나 싶었는데…
2022년에는 풍속도 속 캐릭터를 활용해서 AR 필터를 만들었습니다. 온라인에서 이슈가 되며 사람들에게 익숙한 캐릭터를 다시 사용해서 2022년 궁중문화축전을 알린 거죠.
본인의 얼굴을 넣어 캐릭터가 될 수 있는 ‘모두의 춤판’, 기존 캐릭터가 신명 나는 모션을 취하는 ‘궁중 사진사’, 전통 요소를 더해 풍속도 배경처럼 만들어주는 ‘나만의 풍속도’까지. 총 3개의 AR 필터와 연계된 온·오프라인 이벤트를 동시 진행했습니다. 각기 다른 필터의 재미에 캐릭터의 익숙함까지. 전년도 성공했던 캠페인의 주요 요소인 ‘캐릭터’를 다른 포맷으로 활용한 게 인상적이죠?
· 빙그레
2020년 빙그레의 공식 인스타그램이 뒤집어졌습니다. 바로 빙그레우스라는 캐릭터의 출현 때문인데요. 웹툰, 혹은 애니메이션 주인공 같은 캐릭터를 사용해서 빙그레 세계관의 첫 시작을 알리고 2년이 지난 오늘까지 빙그레 세계관에는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우선, 빙그레 브랜드 캐릭터인 ‘빙그레우스’ 이후 제품을 의인화한 수많은 캐릭터가 등장하면서 세계관을 만들어 나갔고,
세계관 몰입을 위해, 마치 시즌제 애니메이션, 혹은 드라마처럼 주요 사건을 설정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캐릭터들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빙그레우스의 왕위 계승전]부터 [빙9레의 침략]이 무사히 해결된 지금은 [빙그레 왕립학교]라는 새로운 사건을 만들어 이전 스토리를 해치지 않고 세계관을 확장해나가고 있습니다.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빙그레의 브랜드 필름은 철저히 빙그레 왕국이라는 세계관을 견고하게 만들어주는데 가장 큰 목적을 두고 제작되었습니다. 물론 소비자가 좋아할 법한 노래, 장편 애니메이션, 심지어는 뮤지컬이라는 특성을 활용해서 말이죠. 소비자가 정말 좋아한 캐릭터는 따로 광고까지 찍어줬다는 사실도 세계관에 대한 이들의 진심을 알 수 있는 포인트였습니다.
이런 빙그레 세계관은 사실 소위 말하는 Z세대가 특히 좋아할 법합니다. 그래서 빙그레는 이들의 마음을 다방면으로 사로잡고자 메타버스 플랫폼에도 진출했습니다. 바로 제페토에 슬라임 파티를 열어서 말이죠. 제페토 포맷에 맞는 캐릭터 디자인 변화와 간편한 조작법의 이점 때문일까요? 이 맵의 누적 방문수는 무려 1,400만이었습니다.
· 마리끌레르
마리끌레르의 ‘젠더 프리 프로젝트’를 아시나요? 2018년 3월 8일을 첫 시작으로 올해 5번째를 맞이하는 이 프로젝트는 여성 배우들이 영화 속 남성 캐릭터를 연기하는 영상과 배우들의 인터뷰, 그리고 화보를 담은 프로젝트입니다. 작품 속에서 다양한 여성들의 이야기가 펼쳐졌으면 하는 바람이 담긴 해당 프로젝트는 여성의 날이라는 시즌 이슈와도 맞닿아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이 프로젝트의 첫 시작이었던 영상에는 5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댓글이 달리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시작된 젠더 프리 프로젝트는 해외까지 진출했습니다. 마리끌레르 차이나는 여성 배우들의 연기 영상과 더불어 오프라인 행사까지 진행했다고 합니다. 중국 최초 모든 게스트가 여자로만 구성되었고, 드레스 코드가 ‘슈트’인 ‘여성 영향력의 밤’이라는 패션 행사를 말이죠. 그만큼 젠더 프리 프로젝트가 지닌 메시지가 국적을 초월하고 통한다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메시지가 특히 더 소비자의 머릿속에 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여성의 날’이라는 시즌 이슈와 함께함으로써 그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었겠죠.
콘텐츠의 IP화, 어렵지만 하셔야 합니다
마케터, 기획자, 제작자 등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의 결실이 된 ‘잘 만든 콘텐츠’. 이런 콘텐츠를 일회성으로만 소비하기엔 너무나도 아깝죠. 그렇다면 잘 만든 콘텐츠를 어떻게 IP화 시킬 수 있을까요? 답은 위의 사례 속에 있습니다.
1️⃣포맷 바꾸기 : 모두의 풍속도가 메타 콘텐츠에서 인스타그램 AR 필터로 찾아온 것처럼요.
2️⃣세계관 확대하기 : 빙그레가 기존 세계관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계속해서 새로운 사건으로 소비자를 몰입시킨 것처럼 말이죠!
3️⃣기존 (시즌) 이슈 연계하기 : 기존에 존재하는 속성을 보면 콘텐츠가 연상되도록 만드세요. 마리끌레르가 여성의 날 캠페인으로 공공연하게 자리 잡은 것처럼요.
신규 콘텐츠로 소비자에게 새롭게 다가가는 것보다 기존의 잘 된 콘텐츠로 다가가서 브랜드와 콘텐츠 간 연결점을 더 강화하는 것이 중요해요. 종래에는 콘텐츠에 대한 우호가 브랜드까지 확대될 수 있도록 말이죠. 물론 이 모든 것의 전제는 콘텐츠의 IP화가 필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