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공감형 코미디로 시작된 ‘사내뷰공업’은
부캐가 아닌 채널 자체를 확장해 나가고 있습니다.
2025년에는 ‘소정아리’라는 본캐 채널을,
올해 5월에는 일본어 채널 ‘アリオンニ’까지 시작했죠.
세 채널의 구독자와 팔로워는 총합 165만 명에 달하고요.
하나의 채널에서 콘텐츠를 수직 확장하는 게 아니라,
계속해서 새로운 영역으로 넓혀가는 방식.
이런 도전을 이어갈 수 있는 동력이 무엇인지
PD 겸 크리에이터, 사내뷰공업 님을 만나 직접 들어보았습니다.
사내뷰공업 Beautyfool
더에스엠씨 사옥, 2026년 7월 21일
맡은 일이 나의 이야기가 되기까지
ㅡ 얼마 전 릴스 탭에 안 뜨던 일본어 콘텐츠가 떠서 의아했는데, 사내뷰공업 님의 신규 채널이더라고요. 이미 기존 채널들이 각자 뚜렷한 색깔을 갖고 있는데 일본 채널 ‘アリオンニ(아리언니)’까지 시작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사내뷰공업 채널이 국내에서 잘 된 만큼 ‘이 포맷이 해외에서도 통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침 새로운 것에 도전해볼 체력도 남아 있었고요. 처음엔 언어가 없는 논버벌(non-verbal) 콘텐츠를 해볼까 싶었지만 결국 지금 당장 가장 잘할 수 있는 건 공감 콘텐츠더라고요.
논버벌 콘텐츠는 여러 국가에 글로벌하게 통할 수는 있지만, 거주 지역과 같이 세밀한 타깃팅을 하기엔 어렵거든요. 그래서 특정 국가 시장을 선정해야 했어요. 저는 워킹 홀리데이 경험을 기반으로 일본 문화권에 대한 이해도 있고, 일본어도 구사할 수 있어서 자연스럽게 일본 콘텐츠에 도전하게 됐죠.
ㅡ 세 채널 모두 직접 기획하고 출연까지 하려면 정말 바쁘실 것 같아요. 채널마다 PD로서와 크리에이터로서의 비중은 어떻게 다른가요?

세 채널 다 PD와 크리에이터 역할을 같이 하지만, 사내뷰공업 채널은 PD 역할이 좀 더 강해요. 조회수가 잘 나올 것 같은 소재를 기획하고 그걸 연기하는 느낌이거든요. 반면 소정아리 채널은 브이로그 중심으로 개인적인 이야기가 많이 들어가다 보니 PD로서의 기획이랄 게 거의 없어요. アリオンニ 채널에서는 아직 그 비중을 조율하는 단계 같고요.
모든 채널에 업로드하는 콘텐츠를 합해보니 일주일에 숏폼 7개, 롱폼 1개 정도를 만들더라고요. 세 채널이 서로 영향을 주기도 하는데, 에너지를 가장 많이 투자하는 건 역시 사내뷰공업 채널이에요. 재밌겠다 싶은 아이디어는 다 사내뷰공업 콘텐츠에 쓰거든요. 소정아리 채널 브이로그에서 편하게 수다를 떨다가 재밌는 소재를 떠올리면 사내뷰공업 콘텐츠로 제작하는 식으로요.
ㅡ 사내뷰공업 콘텐츠는 구독자와 함께 성장하는 세계관이 특징이었죠. 결혼처럼 실제 삶의 변화가 겹치는 지금, 앞으로의 세계관이나 콘텐츠 소재도 자연스럽게 달라질 것 같은데요.
사내뷰공업 콘텐츠를 좋아해 주시는 이유는 진정성이라고 생각해요. 알바, 대학 생활, 자취 같은 소재들이 다 실제 경험담을 기반으로 하거든요. 사람들이 좋아해 주시는 지점은 결국 제 경험과 융화된 이야기인데, 경험해 보지 않은 걸 경험해 본 것처럼 보여주는 건 부캐 하나를 새로 만드는 것보다도 더 어렵더라고요.
예를 들어 지금은 처음 유튜브를 시작할 때와는 다르게 알바를 그만둔 지 6~7년이 지났거든요. 그래서 요즘엔 예전만큼 알바 이야기에는 몰입이 잘 안되고, 자연스럽게 그런 소재는 잘 안 찍게 됐어요. 주로 직장인 공감처럼 지금의 저에게 맞는 콘텐츠를 찍고요. 앞으로는 자연스럽게 결혼처럼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소재로 옮겨가게 되겠죠?
콘텐츠의 여백을 채워주는 구독자
ㅡ 제작자의 경험이 그대로 녹아있어서인지, 사내뷰공업 채널의 댓글에는 캐릭터를 실제 인물처럼 이야기하는 분들이 유난히 많아 보여요. 이런 반응이 콘텐츠에 영향을 미칠 때도 있나요?
정말 많죠. 사실 채널 전체를 기획하는 입장에선 모든 캐릭터가 하나의 뿌리를 가지고 있지만, 보시는 분들은 각각의 부캐를 다 다른 인물로 생각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캐릭터 성격을 조금이라도 다르게 표현하면 바로 캐치하시고요.
실제로 구독자 반응이 캐릭터 노선을 바꾼 적도 있어요. ‘자존감 빌런’ 신지유는 원래 자존감이 낮은 캐릭터였는데, 댓글에서 “지유야, 넌 사랑받을 자격이 있어” 같이 긍정적인 응원이 계속 나오더라고요. 그 후로는 ‘쿨뷰티 냉미녀’로 방향을 틀었어요. 자존감이라는 키워드가 자기애로 확장된 거죠.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을 때도 있어요. 황은정 캐릭터는 원래 ‘일진’이라는 설정이었는데, 댓글에서는 다들 은정이가 일진보다는 이진이라는 데 공감하시더라고요. 그래서 그 반응에 맞춰 진짜 일진 캐릭터인 양지은을 등장시켰어요. 은정이가 지은이의 앞에서 눈치를 보는 그림이 꽤 재밌게 나왔죠.
ㅡ 그럼 반대로, 구독자들이 무조건 좋아할 거라고 확신하는 필살 콘텐츠도 있나요? 만들기 전부터 ‘이거다!’ 싶은 콘텐츠라거나.
일단 댓글이 많이 달릴 것 같은 주제를 고르는 편이에요. 보통 세 가지 중 하나예요. 분노를 유발하는 빌런형 콘텐츠, ‘나는 아닌데?’ 하고 반박하고 싶어지는 콘텐츠, 그리고 소위 ‘킹받아서’ 친구에게 보내주지 않고는 못 배기는 콘텐츠. (웃음) 이 중 하나에 걸리면 대체로 조회수가 잘 나와요.
그런데 이것도 소재에 따라 확신의 정도가 달라요. 예컨대 비 오는 날 지옥철 에피소드라고 하면, 공감도 되고 화도 나지만 다양한 의견이 오갈 것 같은 소재는 아니잖아요. 반면 ‘친구 사이에 묘하게 서열을 느끼게 하는 유형’ 키워드는 달라요. 본인의 경험담부터 반박까지 수많은 의견이 나올 수 있죠. 이런 식으로 반응이 잘 나올 만한 소재를 적절한 간격으로 분배해서 제작하고 있어요.
ㅡ 이렇게 여러 캐릭터와 소재를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방식이 ‘사내뷰공업’ 스타일이라면, 개인적인 이야기를 다루는 ‘소정아리’는 구독자와의 소통 방식부터 완전히 다를 것 같은데요.
소정아리 채널을 시작하고 나서는 댓글에서 오가는 소통 자체가 훨씬 진정성 있는 쪽으로 깊어졌어요. 구독자분들이 그냥 제 브이로그에 대한 감상만 남기는 게 아니라 본인의 일상을 함께 공유해 주시더라고요.
그렇게 매주 댓글로 소통하시던 구독자분이 있었는데, 2025년 대구에서 열었던 팝업스토어에서 직접 만나게 됐어요. 그런데 저를 보자마자 얼굴을 보고 왈칵 우시는 거예요. 그때 ‘내가 뭐라고 이렇게 나를 보자마자 누군가 울어주나’ 싶으면서도, 앞으로 더 잘해야겠다는 책임감이 확 들었어요. 제 콘텐츠가 유튜브를 넘어 누군가의 인생에 실제로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걸 그 순간 체감했죠.
‘부캐’에서 해외까지, 겁 없는 도전기
ㅡ 사실 팝업스토어는 온라인 콘텐츠와는 달리 실제로 돈을 지불하면서 즐기는 이벤트잖아요. 콘텐츠 제작보다 투자 비용도 크다 보니 우려가 되는 부분도 많았을 것 같아요.

맞아요. 처음에는 ‘정말 우리 굿즈를 사러 오프라인까지 와주실까?’, ‘실제로 굿즈를 사주실까?’ 하는 의문이 계속 있었거든요. 사실 앞서 이야기했던 대구 팝업스토어도 그 의문에 대한 답을 확인해 보기 위한 테스트베드에 가까웠어요. 결과로 놓고 보면 성공적이었지만요.
특히 소정아리 채널을 개설한 이후로는 구독자분들의 로열티가 더 높아졌다는 게 확실히 느껴져요. 제 채널은 유행어나 마스코트 캐릭터가 있는 게 아니라 결국 ‘사람’이 중심이잖아요. 그래서 콘텐츠 외의 상품으로 확장했을 때의 로열티가 얼마나 될지에 대한 고민이 계속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팝업스토어에서 직접 구독자분들을 마주하고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그 로열티에 대해 어느 정도 확신이 생겼어요.
ㅡ 팝업스토어를 이외에도 콜라보 굿즈, 극장 상영 등 다양한 활동을 하셨죠. 이제는 콘텐츠 채널을 넘어 하나의 브랜드로 성장했다고 느껴지기도 합니다.
확실히 이전보다 무게감이 생겼어요. 이제는 개인의 명예 그 이상의 리스크까지 고려해서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도 조심하게 되고요. (웃음)
브랜드라면 무엇보다도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사내뷰공업 콘텐츠 전반을 관통하는 메시지는 ‘성장‘이에요. 제가 만드는 콘텐츠들은 항상 완벽하지 않은 사람에게 초점을 맞춰 ‘우당탕탕’하면서도 어떻게든 해내는 모습을 다루거든요.
그만큼 제 콘텐츠에 공감하시는 구독자분들도 마냥 어설프기만 한 것 같았던 모습에서 조금씩 같이 성장해 나간다고 생각해요. 부캐들도 단순히 나이만 드는 게 아니라 ‘자존감 빌런’이 자기애로 나아가는 것처럼 인격 자체가 성장했잖아요. 저 개인도 알바생에서 시작해 직장인을 거쳐 결혼까지 하게 되었고요.
ㅡ 한국에서의 브랜딩을 올해부터는 일본이라는 해외 시장으로도 넓히기 시작하신 거네요. 한국에서와 일본에서의 콘텐츠 전략은 어떻게 다른가요?
처음에는 기존 사내뷰공업 채널의 문법을 비슷하게 가져가 보려고 했어요. 생각보다 반응도 괜찮아서 첫 영상부터 조회수 170만 회를 넘죠. 그런데 두 달 정도 만들다 보니 ‘이런 건 어떨까?’ 하면서 여러 가지 시도들을 해보고 있어요.
특히 アリオンニ 채널은 처음 보는 인물에 대한 애정을 쌓기 용이하도록 캐릭터를 명확하게 설정했어요. 자주 입는 옷도 풀 정장으로 정해서 일본 분들이 ‘직장인 김아리’라는 캐릭터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했죠.
그리고 편집 부분에서도 일본 애니메이션 같은 기법을 많이 시도해 보고 있어요. 애니메이션 <아따맘마> 같은 느낌으로, 어떤 인물의 서툰 일상 자체가 하나의 콘텐츠로 인식될 수 있도록요. 아직 초창기이긴 하지만, 현재 시청자의 90%가 일본인일 정도로 현지 시장에서도 생각보다 통하고 있어요.
ㅡ 그동안의 커리어를 돌아보면 PD, 크리에이터, 이제 글로벌까지 오셨네요! 10년 후엔 여전히 카메라 앞에 계실까요, 아니면 또 새로운 걸 하고 계실까요?

숏폼 콘텐츠의 달인이 되어있을 것 같아요. 결국 달인이란 어떤 일을 많이 하는 만큼 잘하는 사람이잖아요. 나이가 들었다고 폼 잡지 않고, 지금처럼 콘텐츠를 계속 많이 만드는 사람이고 싶어요.
그래서 앞으로도 계속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될 것 같아요. 논버벌처럼 해본 적 없는 포맷이나 영어처럼 또 다른 언어, 혹은 새로운 캐릭터들의 에피소드까지 해보고 싶은 게 많아요. 아마 그때도 여전히 ‘우당탕탕 육아일기’나 ‘우당탕탕 노후 준비’ 같은 콘텐츠를 만들고 있지 않을까요?
🎙 Editor’s Comment
초심이 흐려지는 건 보통 경험치가 쌓이면서 에너지가 고갈될 때입니다. 그런데 사내뷰공업은 그렇지 않았어요. 자기 삶에서 경험하는 것들이 매번 다음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밑거름이 됐거든요. 유튜브 구독자 125만 명을 넘긴 지금도 여전히 새롭게 도전할 수 있는 원동력이기도 하고요.
마냥 트렌드만 좇는 것처럼 밖에서 동력을 빌려오는 콘텐츠는 언젠가 고갈되기 마련이에요. 하지만 사내뷰공업은 성장이라는 확고한 메시지를 쥐고 계속 도전할 수 있는 동력을 만들어냈어요. 아무리 ‘우당탕탕’이더라도 직접 무언가를 해낸 경험은 그 무엇보다도 견고하고 든든한 자산이 되었죠. 여러분이 일하는 원동력은 무엇인지, 한 번쯤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면 어떨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