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널 브랜딩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60만 자기계발 유튜버 드로우앤드류? 그림 그리는 크리에이터 이연? 보통은 전문적으로 자신을 브랜딩하고 성과를 만들어 내는 인플루언서를 떠올리죠. 그런데 요즘은 전문가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퍼스널 브랜딩을 고려하고 있다고 하네요. Z세대를 중심으로 그 의미와 범위가 확장되고 있기 때문인데요. 최근의 퍼스널 브랜딩은 ‘나’를 활용하는 모든 움직임을 의미하기 시작했어요. 꼭 자신의 이미지를 활용해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를 어필해야 할 필요가 없는 거죠. 나 자신을 콘텐츠화하는 모든 시도 자체가 퍼스널 브랜딩이 되는 시대거든요. 그렇다면 Z세대의 퍼스널 브랜딩은 어떤 양상을 띠고 있을지 확인해 볼까요?
✅ 프로필 사진으로 나를 표현하기
자기 PR의 시대인 만큼 ‘나’를 대표하는 이미지를 하나씩 가지고 있는 게 중요해지고 있어요. 그래서 Z세대는 나만의 정체성을 잘 드러낼 수 있는 프로필 사진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요. 사진이 단순히 일상을 기록하는 것을 넘어 자신의 개성과 정체성을 찾고, 또 이를 남들에게 표현하는 수단이 되었기 때문이에요.
이런 Z세대는 자신의 모습을 잘 담아줄 퍼스널 컬러, 포즈, 스타일을 고민하고 이를 사진에 담고 있어요. 시즌마다 스튜디오 분위기를 바꾸는 레치키치 스튜디오는 디즈니 공주, 해리포터, 천사와 악마 컨셉 등의 개인 화보를 찍을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인기를 얻었어요. 또 다른 프사 맛집 산호맨션은 배우 프로필 사진의 느낌이 물씬한 사진을 남겨주는 스튜디오예요. 생화, 수조를 이용해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어 Z세대에게 또 하나의 좋은 선택지죠. 이렇게 컨셉을 정하고 나서 어울리는 헤어-메이크업과 의상을 준비하기도 해요. ‘나’와 어울리는 것들을 찾고 자신의 개성을 끊임없이 드러내려고 하는 시도인 거죠.
이런 흐름을 타고 연예인 화보 같은 사진을 남기는 데도 열을 올리고 있는 Z세대인데요. 이에 동화, 공주 등의 컨셉에 충실한 스튜디오들이 인기를 얻고 있어요. 드림온 스튜디오에서는 일반인도 연예인과 같은 고퀄리티의 촬영을 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며 앨범 재킷 촬영 프로젝트를 진행했어요. 와디즈에 올라온 해당 프로젝트는 모두 1억 펀딩에 성공했고요. 자신의 개성을 찾고 이를 사진이라는 매체를 통해 기록하려고 하는 Z세대의 열기가 잘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 과정 공유 콘텐츠로 ‘나만의 서사’ 쌓아가기
‘나’를 탐색하고 자신을 드러내려는 시도는 완성된 모습, 긍정적인 면모에만 집중되어 있는 것은 아니에요. Z세대는 자신이 실패하는 과정까지도 공유하면서 ‘나’를 탐색하는 일련의 노력을 보여주기도 하는데요. 취업 준비생 유튜버가 많아졌다는 사실에서 이 점을 잘 알 수 있죠. 이들은 취업이라는 완성된 상태에 도달하지 않아도, 그 과정마저 타인에게 보여줄 수 있는 ‘콘텐츠’라고 생각해요.
방송 기자 준비생이었던 유튜버 ‘새니’는 2년간의 준비 과정을 영상으로 만들어 끊임없이 업로드했어요. 시험, 면접, 모의 방송 등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꼼꼼하게 기록한 것인데요. 뚜렷하게 이룬 성과는 없지만 그 과정에서 자신의 모습과 개성을 드러내 주고 있죠.
또 다른 취준생 유튜버 ‘지혜다지혜’는 여러 대기업과 스타트업 인턴에 지원하는 과정을 상세하게 기록했어요. 준비 과정과 면접 후기 등을 말해주며 같은 취준생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하고, 최종 결과는 불합격이지만 그 과정에서 어떤 깨달음을 얻었는지 유튜브를 통해 알리는 식이에요. 합격한 인턴 직무의 준비 과정을 담은 영상에서도 과거 불합격 경험과의 비교를 통해 유의미한 정보를 전달하기도 해요.
실패한 과정까지 공유하는 것은 이들에게 일종의 ‘서사’를 쌓아가는 과정과도 같아요. 게다가 요즘 고등학생들 사이에서는 자퇴 브이로그가 꽤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콘텐츠라고 하네요. 학교 자퇴 후 자신이 하고 싶었던 창업을 준비하는 식인데요. 자신을 탐색하고 이러한 과정을 기록하는 모습이 돋보입니다.
Z세대에게 연예인 굿즈를 직접 만들어 사용하는 건 흔한 일로 통하죠. 그런데 요즘 연예인 덕질을 넘어 내 얼굴로 직접 굿즈를 만들고 이니셜을 새기는 사례도 있다고 하네요. 얼굴 사진뿐만 아니라 이름, 별명을 새긴 개인 굿즈를 만들어 자신을 표현할 수도 있다고 해요. 소규모 굿즈 제작사이트 ‘스냅스’도 폰 케이스나 포카 무료 제작 이벤트를 가끔씩 진행해 실트에 오를 정도로 많은 인기를 끌어요. 그런데 인기 있는 굿즈 중 하나인 포토 카드를 활용하는 방법이 돋보여요.
✅ 자기 얼굴로 포카를 만들어 예절샷 찍기
예절샷이란 자신의 최애 포토카드와 함께 음식 사진을 찍는 것인데, 이때 사용하는 포토카드는 ‘예절 포카’라고 불러요. 그런데 요즘 친구들끼리 각자 자신의 얼굴로 포카를 만들어 예절샷까지 찍는다는 분들이 있더라고요. 포카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과 개성을 마구 표현하는 점이 매우 돋보여요. 자신을 활용해 콘텐츠나 성과를 만들고 이를 일상에서 활용하는 점이 잘 드러나는 사례라고 볼 수 있죠.
✅ 예절샷으로는 부족해! 내 얼굴로 생일 포카 가자!
최근에 제 동생이 생일 포카라는 것을 친구로부터 받아왔더라고요? 한쪽에는 그 친구의 얼굴 셀카가, 반대쪽에는 짧은 생일 축하 문구가 적혀 있었어요. 보통 생일 편지에 생일자의 사진을 뽑아서 붙여주는 경우는 많아도 자신의 얼굴 포카로 만드는 경우는 처음이라 후다닥 고구마팜에 들고 왔습니다. 게다가 뒷면의 ‘행복하세오’라는 문구와 본인의 사인이 적혀 있는 것이 꼭 연예인이 팬들에게 사인해 준 것 같다는 느낌을 받게 하더라고요. 동생 이야기를 들어보니 생일포카가 아니더라도 자신들의 얼굴로 만든 포카를 친구들과 나눠 갖기도 한다네요.
고퀄의 프로필 사진과 더불어 개인 굿즈까지! 한가지 흐름이 읽히지 않나요? 예전에는 셀럽들만이 시도할 수 있었던 브랜딩과 홍보의 전략을 Z세대가 자신에게 적용하고 있다는 점이에요. 영향력과 그 수준에서는 차이를 보이겠지만 자신의 정체성과 개성을 십분 드러내는 퍼스널 브랜딩이 Z세대의 일상으로 자리 잡고 있어요. 이러다가 곧 개인 생일 카페까지 등장하려나요?
앞서 Z세대의 퍼스널 브랜딩이 나의 정체성을 콘텐츠화 시켜서 성과를 만드는 점이라고 정리했죠. 그런데 이를 전면에 내세워 상품을 광고하기도 한다고. 제주와 관련한 다양한 정보를 알리는 옥수진님은 인스타그램에는 자신을 소개하는 게시물이 있는데요. 여기엔 본인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잔뜩 적어 놓았어요. 설명란도 ‘이 게시글은 제주도 이주민 옥수진의 TMI을 농축한 프로필 게시물이다’라는 문구로 시작하네요. 또한 자신의 성격, 가치관 및 목표와 함께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 홍보도 곁들이고 있어요.
그녀가 운영하는 제주 체험 캠프의 모객 글도 주목할 만해요. 자신의 정체성을 셀링포인트로 잡아 상품을 홍보하는 방법이 돋보이거든요. 판매하는 상품은 제주 체험 캠프인데 가장 강조되고 있는 부분이 운영진인 자신의 성격이네요. 경력 사항과 기술에 자신의 극 EEE 성향을 보여줄 수 있는 점들을 나열했어요. 자신이 판매하는 상품을 소구하는 방편으로 ‘나’를 설명하는 것을 선택했어요. 캠프에서 체험하게 될 콘텐츠보다도 본인의 특징에 초점을 두고 홍보하는 모습이 Z세대의 퍼스널 브랜딩을 잘 보여주는 지점인 것 같습니다.
✅ Z세대의 퍼스널 브랜딩, 핵심은 나만의 정체성을 드러내고 이를 활용해서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에요. 꼭 전문적으로 상품을 판매하지 않아도 일상적으로 자신을 드러내려는 시도도 포함될 수 있어요!
✅ Z세대는 과거에는 셀럽의 전유물이었던 퀄리티 높은 화보와 프로필 사진을 찍고 이를 SNS에 업로드해요. 또 실패와 준비의 과정까지도 SNS에 기록하고 있어요. 자신을 대표하는 이미지를 찾고 완성으로 나아가는 여정을 모두 기록하는 거죠.
✅ Z세대는 퍼스널 굿즈를 제작해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요. 자신을 대표하는 물건을 소유하는 것도 방법이 된답니다.
✅ Z세대는 자신의 정체성을 적극 활용해 상품을 판매하기도 해요. 자신의 정체성이 세상 어디에도 없는, 단 하나뿐인 USP가 되어 구매력을 높이기도 하고요.
*외부필진이 기고한 아티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