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모바일 게임을 즐겨 하시나요?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게임을 한 번이라도 해본 사람 중 90%가 모바일 게임 유저라고 해요. 저는 초등학생 시절, 종례 시간에 늘 “우리 카트에서 만나!”라는 말을 달고 살았습니다. 그 시절을 잊고 지내던 2020년의 어느 날,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이하 카러플)는 제 마음에 불씨를 지폈어요.
카트라이더는 2004년에 출시된 게임으로 누구나 한 번쯤 해봤거나 들어본 적 있을 거예요. PC게임으로 이름을 날리던 카트라이더가 모바일 전성기에 접어들며 모바일 게임인 카러플로 돌아왔는데요. ‘초등학생이었던 친구야, 이제 성인이 되었구나!’라며 환하게 웃는 다오를 보고 있자니 다운로드를 할 수밖에 없었답니다.
그리고 얼마 전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는데요. 출발선에 기다리고 있는 여러 카트에서 자본주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거 있죠. 왼쪽에는 피자헛 오토바이가, 오른쪽에는 신한은행 헤이영 캐릭터가, 그 옆에는 진라면 컵라면이 있었습니다. 게다가 이용자는 브랜드 상품이라는 것에 거리낌이 없어 보였고요. 제 바나나 카트가 한없이 작아지던 순간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브랜드는 왜 카러플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걸까요? 카트라이더는 게임계의 스테디셀러로, 연령·성별 구분 없이 사랑받고 있습니다. 모바일 버전인 카러플은 출시 200일 만에 누적 이용자 수 2천만 명을 넘겼고, 2020년 구글플레이가 선정한 베스트 게임 대상을 차지했어요. 2022년인 지금까지도 앱스토어 레이싱 부문 1위를 차지하고 있고요.
그리고 콜라보 맛집답게 게임 속 대부분의 요소에 브랜드를 녹일 수 있어요. 캐릭터 코디템부터 카트 아이템, 마이룸 꾸미기 아이템뿐만 아니라 레이싱 맵까지 다룰 수 있거든요! 심지어 자체 캐릭터를 출시할 수 있고요. 오늘은 카러플과 성공적인 콜라보로 ‘일 잘했다’라는 반응을 얻은 베스트 레퍼런스를 알아보도록 할까요?
쥐꼬리 월급쟁이인 내가 이 세계에서는 BMW 차주!?
판타지 웹소설이냐고요? 아뇨. 카러플 유저라면 누구나 가능한 리얼 실화입니다. 지난 10월, BMW는 인기 바이크 모델 ‘BMW R 18’과 동일한 모델을 카러플에 출시했는데요. 고성능 스펙으로 중무장하고, 무과금 유저도 뽑기를 통해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호응을 받았습니다. 카트라이더 전문 크리에이터가 리뷰한 시승 영상은 조회수 33만 회를 기록했고요.
사실 우리에게 BMW는 고급 외제 차 브랜드라는 점에서 멀게만 느껴집니다. 운전을 할 줄 모르는 10대에게는 거리감이 훨씬 더 멀 테고요. 하지만 게임 아이템으로 다가가며 너도나도 탈 수 있게 되자 친근감을 더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카트의 뛰어난 성능으로 인해 BMW를 몰랐던 어린 이용자에게도 해당 브랜드에 관심을 갖게 하고, 실제 모델의 성능도 좋을 것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었습니다. 잠재 고객의 마인드 셰어를 선점한 셈이죠.
카러플 유저로서 가장 만나기 싫은 카트 중 하나가 바로 이 녀석입니다. 아이템전에서 진라면 카트가 공격하는 ‘진라면 대마왕’이 정말 사기캐거든요. (tmi – 대마왕이란? 핸들 방향을 좌우 반전 시키는 공격 아이템) 이 카트를 받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는데요. 약 20일간의 출석 이벤트를 기다리거나, 진라면 컵라면을 구매하는 거예요. 우리가 주목할 건 바로 후자! 오뚜기는 컵라면 제품에 아이템 쿠폰을 담고, 패키지에 카러플 캐릭터를 디자인해 판매했는데요. 물론 오프라인 제품에 쿠폰 등 게임 리워드를 제공하는 프로모션은 줄곧 있었습니다. 하지만 진라면과 카러플의 만남은 사뭇 달라요.
우선 카트라이더 IP 파워가 상당히 강력합니다. 롱런한 게임이다 보니 캐릭터 이미지가 대중적이고 긍정적이죠. 캐릭터가 귀여워서 컵라면을 구매했다고 해도 거부감 들지 않을 정도로요. 더불어 단순히 쿠폰만 증정하는 것이 아니라, 게임 아이템으로 진라면의 아이덴티티를 완전히 풀어냈습니다. 주행에 맞춰 바닥에 남는 면발 자국 (=스키드), 계란 모양의 바퀴, 부스터를 낼 때마다 바람을 가르며 ‘진~’하는 효과음까지. 스킨을 통해 매운맛과 순한맛 번갈아 가며 커스텀 할 수 있고요. 결과적으로 진라면 용기/컵 매출이 전월 동기 29.4%나 증가했다고 합니다. 이벤트 기간 중, 210만 명이나 진라면 아이템을 보유하고 있다고 하니, 성공한 콜라보라고 자신할 수 있겠어요.
혹시 ‘소닉’을 기억하시나요? 소닉은 일본 게임사 ‘세가’를 대표하는 게임 <소닉 더 헤지혹>의 주인공 캐릭터인데요.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슴도치라는 설정으로, 약 30년 동안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았습니다. 2020년에는 그의 세계관을 실사 영화로 표현한 <수퍼 소닉 1>이 개봉되기도 했고요. 하지만 고전 게임인 만큼, 과거의 명성처럼 영향력이 크지 않았는데요. 이에 세가는 <수퍼 소닉 2> 개봉 시점에 맞춰 캐릭터의 인지도를 높이고, 영화를 효과적으로 홍보하기 위해 카트라이더와 콜라보를 진행했어요. 개봉 전에는 응원 남기기 댓글 이벤트를 개최해 영화를 알리고, 소닉 캐릭터가 녹아있는 아이템을 선보이며 제대로 각인했습니다.
소닉과 카트라이더의 만남이 특별한 이유는 세계관 콘셉트가 통하기 때문입니다. 앞서 말했듯 소닉은 세상에서 가장 빠른 고슴도치. 카트라이더 우승 조건은 가장 빠르게 결승선 통과하기. 각자 세계관에서 ‘가장 빨라야 하는’ 공통점이 있으니 해당 콜라보는 필연이지 않았을까요? 카트라이더에 소닉이 등장한다는 소식을 듣자 유저들은 ‘스피드 카트 중에 제일 빠른 거 아냐?’, ‘소닉이니 당연히 뛰라이더겠지?’라며 기대감을 나타냈어요. (tmi – 뛰라이더란? 주행 시 카트를 타지 않고 발로 뛰는 캐릭터)
그래서 브랜드가 게임과 콜라보하면 좋은 점이 뭐냐고요?
게임이라는 매체로 이용자에게 다가가므로 그들이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경험하게 돼요. 단순히 스쳐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더욱 기억에 오래 남고, 친숙한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어요. 또한 게임 이용자를 우리 브랜드의 고객으로 끌어들일 수 있습니다. 게임을 통해 우호적으로 브랜딩 했으니, 실 고객으로 전환하는 건 떼어 놓은 당상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