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마다 마음속으로 가장 먼저 다짐하게 되는 것, 바로 ‘영.어.공.부.’ 아닐까요? “이번엔 정말 제대로 해봐야지!” 하고 결심하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다시 내년 목표로 밀려나는 경험… 익숙하죠. 영어 학습 앱들은 단순 학습 기능을 넘어, 각자의 방식으로 ‘학습 경험’ 자체를 설계하며 사용자를 설득하기 시작했어요.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각 앱이 ‘무엇을 지향하느냐’에 따라 서로 다른 전략과 접근방식을 보인다는 거예요. 어떤 곳은 단어 학습 효율을, 어떤 곳은 말하기 실전 경험을, 또 어떤 곳은 게임처럼 즐기는 학습을 중심으로 사용자에게 차별적인 학습 경험을 제공하고 그 이유로 선택받고 있죠. 이번 글에서는 3가지 영어 학습 앱이 무엇을 차별화하고 있으며 어떤 브랜드 포지셔닝을 기반으로 마케팅을 펼치는지, 그리고 그 전략이 사용자 경험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분석해 보겠습니다.
🔠 말해보카: ‘문제는 단어야’ 영어의 시작을 다시 세우는 앱

먼저, 말해보카는 어휘와 복습에 가장 집중하는 앱이에요. 단어 학습을 중심으로 설계된 만큼 사용자는 자신의 필요와 목적, 수준에 맞춰 단어장을 직접 선택해 학습할 수 있고 단어 노출 빈도와 난이도를 조절하며 단계적으로 실력을 쌓아갈 수 있어요. 특히 학습 과정에서 틀린 단어와 비슷한 단어가 실제로 쓰이는 상황까지 함께 제시해 정답 암기에 그치지 않고 상황에 맞게 활용할 수 있는 어휘력을 기를 수 있죠. 여기에 개인의 학습 수준과 타이밍을 고려한 체계적인 복습 시스템이 더해져 말해보카는 개인 맞춤형 어휘 학습에 특화된 앱이라 볼 수 있어요. 즉, 단순히 많이 외우는 것이 아니라 지금 내게 필요한 어휘를 정확히 알고 사용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죠.
말해보카는 ‘문제는 단어야’라는 슬로건과 함께 영어 실력 향상의 핵심은 단어에 있다는 철학을 강조하고 있어요. 처음에는 비행기(하고 싶은 말)를 띄우기 위해 애쓰지만, 현재 가진 자전거(부족한 어휘력)만으로는 실패하고 넘어지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잊고 있던 단어, 새로 배운 단어, 잘못 알고 있던 단어 등을 하나씩 배우면서 다양한 탈 것들(스포츠카, 경주마 등)이 모여 비행기를 띄우는 데 성공하게 되죠. 이러한 연출은 단어 학습은 말하기를 가능하게 하는 추진력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어요.

또한 영화 같은 분위기와 연출로 단순한 앱 기능 소개를 넘어 이야기가 궁금해서 보게 되는 서사를 만들어냈어요. 단어 하나가 늘어날 때마다 새로운 탈 것이 등장하는 장면은 어휘력이 쌓이는 과정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연출이에요. 이렇게 말해보카는 학습의 누적을 하나의 이야기로 풀어내며 브랜드 철학을 자연스럽게 전달했고 이러한 서서적 접근의 효과는 시청자 반응에서도 나타났어요.
영상은 공개 3주 만에 조회수 1,400만 회를 기록하며 큰 호평을 얻었는데요. 댓글에는 ‘끝까지 보게 된다’, ‘ 광고의 문구가 자신감을 준다’, ‘영상미가 좋고 영화 같다’ 등의 반응이 다수 등장했죠. 특히 자전거에서 비행기로 단어의 영향력이 확장되는 장면에 대한 상징성이나 몰입도를 칭찬하는 의견도 눈에 띄었습니다. 이렇게 좋은 반응을 얻음과 동시에 말해보카의 ‘영어의 출발점은 어휘력’이라는 브랜드 메시지를 대중에게 자연스럽게 각인시켰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캠페인이라고 볼 수 있어요.

말해보카는 어휘의 중요성을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다양한 콘텐츠로 보여주고 있어요.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이 메시지를 직접적으로 설명하기보다는 여러 장면과 상황을 통해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도록 한다는 점이에요.
먼저 눈에 띄는 건 <흑백요리사2>처럼 인지도 높은 콘텐츠를 활용한 사례입니다. “I’m going to braise them all.”이라는 문장은 ‘braise(조리다)’라는 단어를 모를 때는 의미가 와 닿지 않아 쉽게 이해되지 않아요. 하지만 단어의 뜻을 아는 순간, 상황을 바로 이해할 수 있죠. 말해보카는 이 장면을 통해 어휘 하나가 문장의 의미뿐만 아니라 상황에 대한 이해에도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을 말하고 있어요. 두 번째 공감형 릴스에서는 영어를 못해서가 아니라 단어가 떠오르지 않아 답답했던 순간을 보여줘요. 이 콘텐츠에서 말해보카는 어휘의 중요성을 직접적으로 설명하진 않아요. 대신 어휘력이 부족할 때 겪게 되는 불편함을 통해 공감을 끌어내죠. 마지막으로 정보형 콘텐츠는 헷갈리기 쉬운 단어나 잘못 쓰는 표현을 짚어줘요. 길게 설명하기보다는 ‘이렇게 알고 있는 경우가 많죠’라는 식으로 가볍게 접근하며 단어의 의미를 스스로 이해하게 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어요.
각 콘텐츠는 형식은 다르지만 결국 하나의 결론에 닿게 돼요. 영어가 막히는 원인은 실력 자체가 아닌 어휘 부족에 있다는 점이죠. 말해보카는 계속해서 이런 브랜드 철학을 간접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스픽: ‘새해엔 트일 것이다’ 정답을 찾기보다 말문이 트이게 하는 앱

두 번째로 살펴볼 앱은 스픽입니다. 스픽은 이름 그대로, 말해보는 순간부터 영어가 열린다는 믿음을 기반으로 한 회화 중심 학습 서비스예요. 단어 암기나 문법 설명보다는 실제로 영어를 말하는 경험 자체에 초점을 맞추고 있죠. 스픽은 사용자가 상황을 설정하면 AI 튜터와의 실시간 대화를 통해 즉각적인 피드백을 제공해요. 즉 정해진 선택지를 고르는 것보다 틀리더라도 스스로 끝까지 말해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2026년 캠페인의 메시지인 ‘새해엔 트일 것이다’ 역시 스픽의 이러한 브랜드 철학을 담고 있어요. 스픽은 한국인 사용자들이 틀릴까 봐 입을 떼지 못하는 것을 영어 학습의 장애물이라 보았어요. 그래서 상황별 시나리오, 생활 용어, 맥락 기반 회화를 중심으로 사용자가 단순히 표현을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이 상황에서 뭐라고 말해야 할지’를 폭넓게 학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초점을 둔 메시지를 전달했죠.
스픽은 T1의 도전 서사를 브랜드 철학인 ‘실패와 도전’에 연결했어요. 오답을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하자는 메시지를 웹툰 형식의 광고로 풀어내며 우승이 당연하다고 여겨졌던 팀 역시 수많은 실패를 거쳐 정상에 올랐다는 서사를 담았죠. 정두현 스픽이지랩스코리아 브랜드 매니저는 “T1이 실패를 거듭하며 성장해 세계 정상에 오른 과정이 스픽의 메시지에 맞닿아 있다.”라며 이번 캠페인으로 영어에 대한 두려움을 줄이고 실전에 부딪히는 사용자가 더 많아지길 바란다고 전했어요.

해당 광고는 조회수 21만 회를 기록했고, 댓글에서는 ‘스토리가 멋있다’, ‘서사가 있는 광고다’, ‘감동적이다’ 등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졌어요. 이러한 반응은 완성도 높은 광고 연출에 대한 평가를 넘어 실패와 좌절을 겪으면서도 끝까지 도전하는 과정에 대한 공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죠.
또한 스픽은 2026년 새해를 맞아 <새해엔 트인다>라는 팝업스토어도 개최했어요. 이번 팝업스토어의 핵심은 새해 다짐을 입력하면 그 문구가 팝업스토어 전면 대형 전광판에 실시간으로 송출되는 것이었어요. 이를 통해 스픽은 브랜드 메시지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용자가 카피를 응용해 직접 다짐을 말하고 보이게 만드는 경험을 제공했죠. 즉 영어가 트이는 순간을 약속하는 브랜드 메시지가 개인의 결심과 연결되도록 설계했습니다. 여기에 트임 부적 증정, 김우빈 사인 티셔츠를 포함한 가챠 이벤트, 붕어빵 제공까지 더해지며 새해 다짐을 응원하는 분위기를 오프라인으로 확장했어요.
🔠 듀오링고: ‘누구나 언어를 배울 수 있다’ 언제나 우리 곁에 함께하는 앱

마지막으로 살펴볼 앱은 듀오링고입니다. 듀오링고는 ‘누구나 언어를 배울 수 있어야 한다.’라는 철학을 기반으로 학습 장벽을 낮추는 데 집중한 영어 학습 앱이에요. 예를 들어 학습이 미뤄질수록 점점 표정과 색깔이 변하는 앱 아이콘은 사용자가 학습을 꾸준히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해요. 즉, 단순히 재미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재미를 통해 학습 지속성을 높이는 것이 듀오링고의 핵심이라 볼 수 있죠.

2025년 2월 모바일 인덱스 자료에 따르면, 듀오링고는 신규 설치 건수와 월평균 사용일 수, 재방문율이 다른 두 앱보다 높게 나타났어요. 이 수치는 듀오링고가 많은 유입만을 확보한 앱이 아니라 사용자가 스스로 앱을 다시 방문하도록 끌어냈음을 알 수 있는데요. 듀오링고는 과연 어떤 방식으로 사용자를 사로잡았을까요?

듀오링고와 다른 두 앱의 가장 큰 차별점은 소셜미디어 운영 방식에서 드러나요. 듀오링고는 밈이나 챌린지를 활용한 콘텐츠를 올리거나 참여형 이벤트를 열고, 답글을 통해 적극적인 소통을 선보이며 계정을 운영하고 있어요. 특히 브랜드 마스코트인 ‘듀오’로 트렌드에 맞는 콘텐츠를 꾸준히 생산하며 자연스러운 반응과 확산을 이끌어내고 있죠.
듀오링고가 자사와 관련된 밈을 다루는 방식에서 소셜미디어 운영 방향성을 더 잘 알 수 있는데요. 학습을 안 하면 부엉이(듀오)가 지하실로 잡아간다는 농담이 밈처럼 퍼지자, 듀오링고는 이를 회피하기보다 공식 계정 콘텐츠 소재로 적극 활용했어요. 그 결과, 지하실 밈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게시물과 재치 있는 답글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사용자와 친밀감을 쌓는 데 성공했죠.

듀오링고가 사용자와 친밀감을 쌓으려는 노력은 온라인에 머무르지 않고 오프라인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해요. 온라인상에서 형성된 사용자와의 관계를 오프라인 경험으로 이어가며 브랜드와 사용자가 실제로 마주하는 순간을 만들어내고 있거든요. 대표적인 예시로 듀오링고는 최근 새해를 맞아 진행된 카운트다운 현장에 듀오를 등장시켰어요. 이를 통해 듀오를 가상의 캐릭터가 아닌 현실에서 함께 하는 존재로 사용자들에게 각인시키며 사용자에게 색다른 재미와 신선한 인상을 남겼죠.
이처럼 듀오링고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소통을 통해 브랜드를 보다 입체적으로 경험하게 했어요. 단순한 영어 학습 앱을 넘어 사용자와 소통하고 반응하며 함께 콘텐츠를 만들어가는 브랜드로 인식하게 했고 그 결과 사용자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친근한 브랜드로 자리 잡았죠. 즉 듀오링고는 스픽, 말해보카와 달리 사용자와의 관계에 집중하는 브랜드라고 볼 수 있어요. 단순 학습을 넘어 ‘함께 공부한다고 느끼게 하는 것’ 그것이 바로 듀오링고가 사용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이유가 아닐까요?
말해보카, 스픽, 듀오링고, 세 앱은 모두 서로 다른 방식으로 사용자를 설득하고 있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영어 실력 상승 이전에 영어를 대하는 태도를 바꾸려 한다는 점이에요. 단순히 학습만을 강조하기보다 사용자의 감정과 동기를 반영한 메시지로 브랜드 핵심 가치를 각인시키려는 것이죠.
🔠 말해보카 “문제는 단어야” : 체계적 학습을 통해 말하기 이전의 기초 체력, 즉 어휘의 중요성 강조
🔠 스픽 “새해엔 트일 것이다” : 실수에 대한 두려움을 걷어내고 일단 말해보라는 메시지 제시
🔠 듀오링고 : 재미가 습관이 된다는 지향점을 중심으로 부담 없는 진입과 지속 가능한 루틴 제공
결국 영어 학습 앱의 경쟁력은 단순히 ‘얼마나 많은 기능을 담았는가’가 아니라 ‘사용자가 왜 다시 앱을 열게 되는지’를 이해하고 ‘사용자가 원하는 것을 어떻게 제공할 것인가’에 달려있음을 알 수 있어요. 이 글이 올 한 해 새로운 서비스를 기획하고 있는 마케터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우리 브랜드도 한번 각자의 방식을 찾아볼까요?
*외부 필진이 기고한 아티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