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은 팬인데, ‘찐팬’은 또 뭐야?
혹시 파레토의 법칙 들어봤어? 파레토의 법칙은 전체 결과의 80%가 전체 원인의 20%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말해. 이걸 마케터의 관점으로 바꿔보면, 전체 소비자 중 20%가 브랜드의 성장에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뜻이 되지.
사실 마케터라면 누구나 ‘충성 고객’의 중요성을 알고 있을 거야. 하지만 오늘 내가 알려줄 ‘찐팬’은 해당 브랜드를 소비하는 데만 그치지 않아. 단순히 브랜드에 호감을 느끼는 소비자와 소비를 넘어 자발적인 홍보까지 주도하는 소비자의 차이는 생각보다 커! 게다가 ‘찐팬’들은 브랜드가 직면한 위기를 훨씬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힘이 되어 줘. 이해하기 쉽도록 사례를 하나 소개할게!
2021년, ‘오롤리데이’라는 브랜드는 상표권과 저작권 문제로 중국의 한 업체와 소송을 진행하게 돼. 단순히 도용의 문제를 넘어 오롤리데이와 정식 계약을 통해 정품을 판매하고 있던 바이어들을 협박하기까지 하면서 문제는 점점 심각해졌어. 게다가 이미 중국에는 오롤리데이를 카피한 브랜드만 30개 넘게 등록되어 있었고 이런 상황에서 오롤리데이가 할 수 있는 일은 이의 신청에 불과했어.
그때, ‘찐팬’들의 봉기가 시작됐어. 눈앞에서 ‘내 브랜드’를 빼앗길 수 없었던 그들이 유튜브 댓글로 소송 펀딩을 제안한 거야. 그 댓글에 와디즈 PD도 직접 도울 것이 있으면 연락을 해 달라고 대댓글을 달았지. 직접적으로 연락이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와디즈를 통해 ‘오롤리데이 지키기 프로젝트’ 펀딩을 시작하게 되었어. 찐팬은 브랜드를 지키기 위해 펀딩에 참여했고 5일 만에 103%를 달성하며 펀딩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어. 어때? 이게 바로 팬 중의 팬, ‘찐팬’이 가진 힘이야.
그래서 ‘찐팬’은 어떻게 만들어? 찐팬의 중요성을 알았으면, 이제 찐팬을 모으는 방법에 대해 알아봐야겠지? 아직까지 브랜드의 주축이 되어 줄 찐팬이 없는 신생 브랜드라면 특히나 도움이 많이 될 거야. 사례를 들어서 차근차근 설명해 줄 테니 잘 봐!
하나은행 X 우왁굳
우왁굳이라는 크리에이터, 다들 들어봤을 거야. 우왁굳이 운영 중인 ‘우왁굳의 메타버스’ 채널의 캐릭터들에게는 팬덤이 있어. 가상세계를 배경으로 한 3D 캐릭터들의 독특한 매력이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거지. 그리고 하나은행은 이걸 놓치지 않았어. 하나은행은 우왁굳과의 콜라보를 통해서 자사 영상에 이 캐릭터들을 등장시켰어.
‘어린이’, ‘도둑’ 등 ‘은행’의 이미지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캐릭터들과 메타버스가 은행 광고에 등장했다는 점이 시청자들의 흥미를 끌었어. 그뿐만 아니라, 기존 캐릭터의 팬덤이 해당 영상에 열광하면서 하나은행을 호평하는 댓글이 이어졌어.
GS25 X 토트넘
혹시 ‘신발(축구화) 치킨’ 먹어봤어? 응? 신발을 어떻게 먹냐고?
GS25는 올해 8월에 토트넘과 라이선스 체결을 맺으며 본격 라이선스 상품 프로모션에 돌입한다고 예고한 바 있었어. 이번 월드컵 시즌에 맞춰 정말 신발 치킨을 출시했어. 진짜 신발은 아니고, 신발 모양의 치킨이야. 왜 하필 토트넘과 콜라보를 진행했을까? 해외 축구 팬 중에 토트넘 팬이 가장 많다는 사실을 GS25가 캐치했기 때문이야. 그리고 GS25의 바람대로, 해당 콜라보는 토트넘 팬들의 많은 관심과 구매로 이어져, 출시하자마자 치킨 제품 중 매출 1위라는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왔어!
진라면 X BTS 진
‘진’라면이 드디어 닉값했다! 오래전, BTS 진이 브이라이브에서 ‘내 이름이 들어간 라면을 몇 개 가져와서 기분이 되게 좋아’, ‘언젠가 이 라면의 모델을 하겠어’. ‘보고 있나 쓰러져도 벌떡 일어나는 브랜드’라고 하는 등 던졌던 말이 6년 만에 실화가 됐어. 드디어 진이 진라면의 광고 모델이 되었거든!
이 덕분에 BTS의 국내 팬들의 환영은 물론, 진라면을 모르던 해외 팬들에게까지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어. 게다가 두 개의 광고가 유튜브에 공개된 지 10일 만에 합 누적 조회 수 250만 회를 넘었어. 진과 함께 할 진라면.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돼!
기존에 형성되어 있던 타 인플루언서의 찐팬을 우리 브랜드로 유인시키는 법에 대해 알아봤으면, 이제는 브랜드 자체에서 찐팬을 형성하기 위해 시도한 노력들을 알아보자!
LG 그램 ‘JAMMY’ 커뮤니티
LG 그램은 그램을 이용하는 팬들을 ‘찐팬’으로 유도하기 위해, 자체 커뮤니티 Jammy를 개설했어. 이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찐팬을 위한 굿즈나 활용하기 좋은 ppt 양식 혹은 목업을 제공하고 있어. 그뿐만 아니라 그램을 100% 활용할 수 있는 사용 방법에 관한 꿀팁과 신형 LG 그램 리뷰 콘텐츠를 업로드하는 등, 그램을 사랑하는 소비자라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정보를 커뮤니티에 알차게 모아두었어. 또한 커뮤니티의 일회성 활동을 넘어 소비자 꾸준히 ‘재미’를 즐길 수 있도록 활동을 통해 콜라보 굿즈, 레플 응모, 템플릿, 서식 등 다양한 리워드도 제공하고 있어!
삼성전자 ‘비스포크 팬 파티’
삼성전자도 질 수 없지! 삼성전자는 이전에 스마트폰 ‘갤럭시 팬’을 위해 팬 파티를 진행한 데 이어, 올해 처음으로 가전 부분의 ‘비스포크 팬’을 위한 파티를 진행했어. 딱 1,500여 명만 초청해 유명 아티스트들의 공연, 체험존, 전시존 등 다양한 경험을 제공해 줬어. 비스포크가 삼성의 대표 제품으로 자리 잡아가는 틈에 제품에 관심을 가지는 소비자 찐팬으로 영입하기 위한 시도라고 볼 수 있지. 게다가 이 행사는 가전제품에서는 최초의 대규모 팬 파티이기 때문에, 비스포크 팬이라면 의미가 큰 팬 파티였을 거야!
거듭 강조하지만, 찐팬은 브랜드의 성장에 함께하는 소중한 원동력이야. 때문에 이들을 오랫동안 붙잡아 놓을 수 있는 ‘소속감’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해. 한마디로, ‘너 뭐 돼?’라고 물었을 때, 당당하게 ‘응! 나 뭐 돼!’라고 말할 수 있는 포지션이 중요하다는 거지.
삼성 멤버스 커뮤니티 우수 고객 초대
삼성은 삼성 멤버스 커뮤니티의 우수 고객 40명을 수원 본사로 초대해 스마트폰 개발자 및 기획자들과 직접 질의응답을 주고받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어. 응? 삼성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몇 명인데, 고작 40명? 맞아. 삼성은 바로 그 점을 노린 거야. 초대된 40명의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브랜드를 이용하는 만큼의 대우를 받는 기분이 들 테니까. 이들이 삼성의 찐팬이 되는 거야! 19년 이후 3년 만에 다시 개최된 이번 팬 행사는 소속감을 느낄 팬 입장에서도, 실용적이면서 진솔한 피드백을 얻은 삼성 입장에서도 일거양득이라고 볼 수 있겠네!
쿠팡의 WOW한 전략
이전부터 쿠팡은 로켓와우를 통해 빠른 배송 서비스를 구축하고, 더 나아가 로켓와우 회원들만을 위한 OTT인 쿠팡 플레이를 론칭하는 등 브랜드를 이용하는 소비자 더욱 락인시키기 위해 노력해왔어. 그리고 올해, 쿠팡은 토트넘을 초청한 축구 경기를 개최하고 로켓와우 회원들을 초대했어!
오로지 로켓와우 회원들만을 위한 이 경기를 위해 쿠팡은 백억 이상의 투자를 감행했을 뿐만 아니라 쿠팡 플레이 단독 생중계를 진행하면서, 쿠팡을 이용하는 찐팬을 위해 파격적인 시도를 보인 거야. 찐팬을 위한 쿠팡의 점진적인 노력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지!
유튜버 멤버십 혜택
유튜브는 각 채널 유튜버의 찐팬이 더 많은 소속감을 느낄 수 있도록, 멤버십이라는 서비스를 구축했어. 멤버십에 가입하게 되면 댓글 및 실시간 채팅 시 이름 옆에 회원 배지가 생긴다거나 맞춤 이모티콘이 생기기도 해. 이외에도 유튜버마다 주는 혜택이 다양해. 유튜버가 마음대로 줄 수 있거든!
이해하기 쉽도록, 유명 유튜버 진용진의 사례를 예로 들어볼게! 자체 콘텐츠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진용진은, 3단계의 멤버십 가입자를 위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어. 대표적으로 콘텐츠 기획에 참여할 수 있는 권한과 미리 보기 기능이야. 진용진이 기획하는 콘텐츠의 시나리오에 찐팬이 직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과, 오래 기다릴 필요 없이 다음 편을 먼저 시청할 수 있다는 점이 찐팬에게 큰 메리트로 작용하는 거지!
앞서 찐팬의 중요성, 찐팬의 구축 방법을 브랜드의 사례를 통해 알아봤어. 유튜버 진용진 처럼 1인 인플루언서부터 삼성, LG 같은 빅 브랜드까지! 너 나 할 것 없이 ‘찐팬 모집 운동’에 동참하는 것을 보면, 찐팬의 브랜드 파워는 무시할 수 없는 파급력을 가졌다는 사실, 이제는 알겠지? 이번 아티클을 통해 그대들이 알아두었으면 하는 점!
1️⃣ 이미 형성되어 있는 찐팬을 우리 브랜드로 불러오는 방향도 고려할 수 있다는 점.
2️⃣ 찐팬이 우리 브랜드에서 마음껏 놀 수 있는 곳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점.
3️⃣ 장기적으로 찐팬과 함께 할 방법을 고안하는 것이 좋다는 점.
이렇게 하면, 찐팬들은 오랫동안 브랜드 곁에 남아 브랜드가 장수하는 최고의 비결이 되어줄 거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