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를 숨겼더니 대박 난 콘텐츠? 로고리스 전략 성공 사례 분석

브랜드를 숨겼더니 대박 난 콘텐츠? 로고리스 전략 성공 사례 분석

콘텐츠도, 도파민도 흘러넘치는 지금! 스크롤을 내리기만 해도 수십 개의 콘텐츠가 쏟아져나오고 브랜드들은 더 강한 메시지, 더 잦은 빈도로 존재감을 증명하려 하죠. 연애 프로그램(이하 연프) 역시 예외는 아닙니다. 환승 서사, 사내 연프, 퀴어 연프, 가족 개입형 연프, 시니어 연프까지… 새로운 연애 포맷이 끝없이 등장하죠. 소재와 형식은 계속 새로워지지만 반응은 엇갈립니다. ‘이제 연애 프로그램이 피곤하다’, ‘자극만 남고 진정성은 사라졌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여기, 이 과잉의 흐름을 역행하여 최근 연프 마니아들 사이에서 화제가 된 프로그램이 하나 있습니다.

❤️ 자극을 덜어낸 연프, 72시간 소개팅

출처 유튜브 때때때 TTT

☑️ 72시간 소개팅이 성공한 이유, ‘튜닝의 끝은 순정’

72시간 소개팅은 보통의 연프 공식에서 벗어나 있습니다. 감칠맛을 더해주는 패널도, 도파민 터지는 다각 관계 구도도, 호화로운 공간도, 자극적인 편집도 없죠. 대신 72시간 동안 함께 여행하며 시간을 보내는 두 사람의 모습만이 담깁니다. 그것도 1시간 남짓한 롱폼으로요! 자짓하면 지루하게 느껴지는 조건들이지만 오히려 이 미니멀한 구성이 성공의 열쇠였습니다.

절제된 구성은 시청자를 두 사람의 여행 속으로 끌어들입니다. 오로지 두 사람만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함께 여행 온 동행자가 된 듯한 느낌이 들어요. 비행기 안 소음, 식당 안팎의 부산스러움, 현지인들의 언어가 흐르는 길거리까지 일상의 소리들이 그대로 담기고, 대사가 없는 순간에도 감각적인 영상미와 배경음악이 그 침묵을 채웁니다. 매 에피소드가 한 편의 영화처럼 느껴지는 이유죠.

댓글 반응은 이러한 전략이 통했음을 보여줍니다. 출연자를 평가하거나 비방하기보다 사람들은 순간의 장면을 복기하고, 분위기를 이야기합니다. ‘저 감성 좋았어’, ‘그 장면에서 울컥했어’ 같은 반응이 쌓였죠.

이 콘텐츠는 누가 누구를 선택할지, 누가 더 인기 있을지라는 결과와 비교의 프레임을 벗겨내고 ‘사람이 사람을 알아가는 과정’ 그 자체에 집중했습니다. 그리고 의도된 감정을 주입하는 대신 시청자의 감정이 스스로 피어나고 자라날 여백을 주었어요. 그래서 거부감이 없었죠. 결국 72시간 소개팅의 성공은 화려한 튜닝의 승리가 아니라 덜어낸 끝에 도달한 ‘순정’의 힘이었습니다.

☑️ 브랜드를 말하지 않는 브랜드 홍보 전략이라고?

이 지점이 흥미롭습니다. 치열한 기업 경쟁에서 브랜드 홍보가 없는 브랜디드 콘텐츠가 어떻게 전략이 될까요? 여기어때는 이 콘텐츠에서 “여행할 때 여기어때🎵”라는 익숙한 메시지를 반복하지 않습니다. 대신 소비자가 여행을 먼저 상상하도록 만드는 구조를 선택했죠.

각 영상의 댓글을 보면 사람들은 ‘여행 가고 싶다’, ‘저런 순간과 감정들을 다시 겪어보고 싶다’며 콘텐츠 속 여행과 사랑의 순간에 몰입해 있습니다. 즉, 브랜드가 무엇을 제공하는지를 설명하지 않아도 브랜드가 불러일으키는 감정이 먼저 각인되는 것이죠. 이때 브랜드는 전면에 나서지 않아요. 소비자가 먼저 ‘여행하고 싶은 감정’을 떠올리게 만든 뒤, 그 감정의 출처로 뒤늦게 발견되는 위치를 선택합니다. 한 발 물러난 전략이지만 상품이 아니라 감정의 기억에 먼저 연결되었기 때문에 브랜드는 오히려 더 선명하게 인식되죠.

최근 브랜드 온드미디어의 흐름도 이와 맞닿아 있어요. 브랜드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브랜드의 색을 덜어내고 소비자의 공감과 몰입을 먼저 설계하는 방식이죠. 이른바 로고리스 전략! 로고리스 전략은 브랜드 로고나 서비스 설명을 최소화하고 콘텐츠 속 감정과 경험을 통해 브랜드를 간접적으로 각인시키는 걸 말하는데요. 조직의 정체성을 가장 선명하게 드러내는 브랜드 로고를 버리는 데엔 이유가 있어요. 기존의 이미지를 탈피하고 새로운 소비자에게 어필하기 위함이죠. 제품과 서비스 노출이 아닌, 브랜드 철학과 본질에 초점을 둔 콘텐츠는 소비자가 브랜드를 진정성 있고 자연스럽게 인지하도록 만듭니다.

출처 유튜브 essential;
출처 유튜브 머니그라피 Moneygraphy

알고리즘을 타다 보면 한 번쯤은 이런 썸네일을 마주친 적 있으시죠? 머니그라피는 토스라는 브랜드를 내세우지 않고 돈을 ‘숫자’가 아니라 ‘사람의 삶’으로 풀어냅니다. 재테크 팁을 나열하기보다 돈 앞에서 흔들리는 감정, 선택의 순간, 불안과 욕망을 이야기하며 융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일상의 언어로 번역하죠.

유형의 제품을 판매하지 않는 금융사에게는 인지도와 신뢰도가 곧 서비스의 성패를 가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상품보다 경험, 스토리텔링에 반응하는 디지털 세대가 늘어나는 상황 속에서 브랜드 정체성을 자연스럽게 녹인 브랜디드 콘텐츠의 중요성은 앞으로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출처 유튜브 일일칠 – 117

🖇️ 사람과 브랜드 사이, 감정을 설계하고 콘텐츠로 연결하라

이렇게 익숙한 콘텐츠들 뒤에 큰 회사들이 있었다니, 정말 신기하지 않나요?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가 하나 더 있습니다. 이 브랜드들의 공통점은 단지 로고를 숨겼다는 데 있지 않습니다. 이들은 모두 로고리스로 시작했지만, 영영 브랜드를 숨긴 것이 아니라는 점이죠. essential;, 머니그라피, 일일칠, 그리고 때때때 모두 처음엔 로고리스로 시작해 콘텐츠가 성장하면서 각 브랜드에서 만든 콘텐츠임을 자연스럽게 드러냈습니다. 결국 로고리스 전략은 랜드를 끝까지 숨기는 방식이 아니라, 언제 어떻게 브랜드를 드러낼지 타이밍을 설계하는 전략입니다.

그렇다면 이 전략은 왜 효과적일까요? 이 브랜드들은 모두 자기 상품을 기능이 아니라 상태로 재해석하고, 브랜드 감정을 재구축했습니다

✈️ 여기어때는 여행 예약 서비스를 → 일상 속 경험하고 싶은 감정으로

🎵 벅스는 음원 플랫폼을 → 하루의 분위기

💵 토스는 금융 앱을 → 불안이 줄어드는 상태

🛒 컬리는 식재료 배송을 → 따라하고 싶은 식사의 순간으로

72시간 소개팅이 ‘사람이 사람을 알아가는 과정’에 집중하며 시청자의 감정이 피어날 여백을 준 것처럼 이 브랜드들도 상품 설명 대신 감정이 먼저 자라날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곧 이것이 바로 브랜드 이미지, 브랜드 자산이 됩니다.

콘텐츠도, 도파민도 과잉인 시대. 브랜드의 승부는 ‘얼마나 많이 말하느냐’가 아니라 ‘언제, 어떻게 말하느냐’에 달려있습니다. 로고리스 전략은 바로 그 타이밍을 설계하는 법을 보여주는 전략이에요. 앞서 나서지 않고 의도적으로 숨어 있다가 적절한 순간에 발견되는 것. 그것이 바로 누군가의 마음속에 가장 오래 남는 방법일지도 모릅니다.

에디터와 함께 오늘부터 숨은 브랜드들을 찾으러 가볼까요? 숨바꼭질할 사람 여기 여기 모여라🎶

*외부 필진이 기고한 아티클입니다.

프레첼 아바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