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터가 개발자와 협업할 때 알아야 할 커뮤니케이션 노하우

마케터가 개발자와 협업할 때 알아야 할 커뮤니케이션 노하우

케터의 업무는 협업의 연속이죠. 내부적으로는 디자인, 영업팀 등 다양한 부서와 협업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어려움도 종종 생겨요. 이 아티클을 보고 있는 분들은 어느 팀과 소통하는 게 가장 어려운가요? 에디터는 IT 회사에 재직해 개발팀과 소통해야 하는 경우가 있는 편인데, 주니어 마케터 시절엔 개발자와 커뮤니케이션하는 게 힘들었어요. 그들과 잘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방법을 모를 땐 “내 말을 왜 이해하지 못할까?”란 생각으로 너무 답답했죠.

이젠 업계 상관없이 개발자들과 소통해야 하는 마케팅 업무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작게는 GA 세팅, 전환 추적 스니펫 설치, 랜딩 페이지나 팝업 배너 추가부터 홈페이지 리뉴얼, 이에 따른 테크니컬 SEO 업무까지 개발자와 협업해야 하는 케이스가 늘어나고 있어요. 이번 아티클에서는 에디터가 겪었던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마케터가 개발자와 원활히 협업할 수 있는 소통 노하우를 공개해 드릴게요!

마케터 입장에서 이해해야 할 ‘개발자’의 특징

1️⃣ 개발자의 언어 이해하기

2️⃣ 개발자의 생각 및 업무 구조 이해하기

개발자의 언어와 생각 구조까지 이해한다면, 우리의 업무 요청에 개발자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어요. 만약 부정적인 피드백이 예상된다면 이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미리 고민해 볼 수 있고, 실전에서 바로 적절히 대처해 마케터가 원하는 방향으로 답변을 얻을 수 있습니다.

먼저 발자와 마케터는 업무를 바라보는 시선이 다름을 인지해야 해요. 마케터는 캠페인 성과 측정이나 고객 반응 파악처럼 비즈니스 효과를 우선적으로 고려해 업무를 요청합니다. 반면 개발자는 새로운 요청이 기존 시스템과 어떻게 맞물리는지, 장애 가능성은 없는지, 향후 유지보수 부담은 어떠한지를 먼저 따집니다.

이러한 차이 때문에 개발자는 단순해 보이는 요청이라도 배포 과정의 변수, QA 일정, 보안 문제 등 숨어 있는 리스크를 우선적으로 떠올립니다. 그래서 마케터가 요청의 당위성을 명확히 설명하지 않으면 “이걸 꼭 지금 해야 하나요?”라는 반응을 보일 수 있어요. 단순히 이런 업무가 필요하다고 말하기보단 왜 지금 이 업무가 필요하고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짚어주는 것이 좋습니다.(자세한 실전 방법은 아래에서 설명해 드릴게요!😉)

마지막으로 개발자는 우선순위를 기준으로 업무를 처리해요. 그들의 최우선 목표는 제품 혹은 서비스의 안정성, 신규 기능 완성, 버그 최소화입니다. 따라서 마케팅팀의 요청이 코어 업무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이 높아요. 하지만 이를 단순히 협조해 주지 않는다라고 받아들이기보다는 개발자의 업무 목표 구조 속에서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일임을 이해하고 적절히 균형을 맞추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마케터가 개발자와 협업하는 실전 방법

개발자에게 협업을 요청할 때의 제 원칙은 ‘인풋(input)이 구체적일수록 아웃풋(output)도 명확해진다’입니다. 그렇다면 마케터가 개발자와 협업할 때 어떤 점을 챙겨야 할지 구체적으로 알아볼까요? 개발자들은 노션(Notion), 컨플루언스(Confluence) 등 협업툴을 활용해 업무, 프로젝트를 관리해요. 그렇기에 업무 요청 시에 협업 툴을 적극 활용하도록 합니다. 또한 협업툴 대부분은 마크다운을 지원하기에 요청을 구조화해 깔끔하게 전달할 수 있습니다. 업무 요청 내용은 아래와 같은 구성으로 요청하는 것을 권장 드려요.

1️⃣ 요청 배경과 기대 효과

개발자는 요청에 대한 ‘Why’를 이해해야 움직입니다. 그렇기에 필요한 이유는 물론 이 작업을 하지 않으면 우리가 업무적으로 어떤 어려움을 겪게 되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게 좋아요. 여기에 기대 효과까지 덧붙이면 설득력은 커집니다. 예를 들어 ‘랜딩 페이지에 상담 신청 폼 기능 추가’ 요청을 한다고 해봅시다. 아래와 같이 작성할 수 있어요.

  • 배경
    • 신규 상담 신청 고객 확보를 위한 프로모션 진행 예정
    • 현재 랜딩 페이지에 상담 신청 폼이 없어 방문자가 유입되어도 바로 이탈하는 경우 다수 발생
      • 신청 상담 폼이 있는 페이지의 이탈률 OO%, 현재 문제되고 있는 페이지 이탈률은 △△%로 2배 가까이 높음
    • 이 상태가 지속되면 캠페인 효율이 낮아지고, 필요한 고객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해 이후 마케팅 활동에 제약 발생
  • 기대 효과
    • 상담 신청 폼 추가 시 방문자의 관심을 실제 행동으로 연결해 전환율 상승 기대
    • 평균 ○천 명 유입 기준, 목표 전환율 O% 최소 NN건 이상의 상담 신청 확보 가능
    • 확보된 고객 데이터는 세분화해 맞춤 메시지 발송 등 후속 마케팅에 활용되어 장기적인 캠페인 성과 향상에 기여

현재 겪고 있는 어려움을 객관적으로 보여주고 기대 효과를 수치화해 전달한다면, 개발자는 이 요청의 필요성을 분명히 인식할 수 있을 거예요.

2️⃣ 요구 사항

최종적으로 원하는 결과물의 형태를 명확히 제시해야 해요. 이번에도 예시로 ‘상담 신청 폼 기능 추가 업무’ 요구 사항을 작성한다고 가정해 볼게요. 신청 폼은 어떤 항목으로 구성되어야 하는지, 그리고 정보를 어떻게 수집하고 관리하길 희망하는지를 작성해 볼 수 있습니다.

  • 신청 폼 구성
    • 입력 필드: 이름(필수), 연락처(필수), 이메일(필수), 상담/문의 내용(선택)
    •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동의 체크박스 추가(필수)
      •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내용은 링크 공유 예정
    • 제출 버튼 문구: 상담 신청하기
  • 기능 요구 사항
    • 폼 입력 후 제출 시, 데이터가 누락 없이 정상적으로 저장
    • 저장된 정보는 내부 CRM과 연동해 실시간 확인 가능 필요
    • CRM 연동이 어려울 경우 신청자 데이터를 엑셀 파일로 다운로드 가능하도록 조치 요망
    • 잘못된 입력값(예: 이메일 형식 오류)일 경우 에러 메시지가 노출되도록 설정

반면 특정 기술 방식이나 세부 코드 작업까지 지시하는 방식은 불필요한 간섭이 될 수 있어요. 마케터는 어떤 기능이 필요하고 그 결과를 어떻게 활용할지를 명확히 전달하는 데 집중합니다. 실제 구현 방법은 개발자에게 맡기는 것이 효율적이에요.

3️⃣ 참고할 만한 사례 제시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이 있죠? 우리 입장에서 요구 사항을 구체적 설명한다고 해도 한계가 있을 수 있어요. 그래서 마케터가 구현하고 싶은 결과물과 유사한 사례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특히 기존 작업물이나 타사의 예시 등 레퍼런스를 제공한다면 개발자는 마케터의 요청을 빠르게 이미지화할 수 있어요. 이 과정에서 서로의 이해 차이를 줄일 수 있고, 불필요한 시행착오도 크게 감소할 수 있습니다.

4️⃣ 개발자 문서 등 공식 자료 공유

개발자와 협업을 원활하게 하는 요소 중 하나는 신뢰할 수 있는 근거 자료를 함께 제공하는 것입니다. 만약 개발자가 효율적으로 업무를 진행할 수 있는 개발자 문서가 존재한다면 반드시 공유해 주세요. 예를 들어 외부 마케팅 툴을 연동해야 하는 경우 해당 업체가 제공하는 API 가이드를 공유하고, 새로운 기능을 붙이는 경우라면 공식 개발자 문서 링크를 함께 전달합니다. 이렇게 하면 개발자는 별도의 추가 확인 절차 없이 바로 필요한 정보를 찾아 작업을 시작할 수 있어요.

주의사항

개발자에게 코드 소스를 전달해야 하는 경우엔 반드시 코드 블록을 사용해야 합니다. 코드 블록을 쓰지 않으면 코드 유실로 제대로 활용하기 어려울 수 있어요.

5️⃣ 희망 완료 일자 제시

‘ASAP’처럼 추상적인 표현은 피하고, 체적인 데드라인을 먼저 제시하세요. △월 △일까지 완료되어야 캠페인 오픈이 가능하다는 식으로 기한과 함께 이유를 함께 설명하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단정적으로 무조건 이 날짜까지 해달라고 하기보다는 어느 정도 일정 조율이 가능하다는 여지를 남기는 게 협업 분위기를 훨씬 유연하게 만들 수 있어요.

요청해두고 기다리기만 하기보다는 협의한 업무 완료 기한이 가까워지면 가볍게 담당자에게 리마인드 메시지를 해보세요. 앞서 언급했지만 개발자의 최우선 업무는 유지 보수와 신기능 개발일 수밖에 없으므로 마케팅팀 요청은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일정에 차질은 없는지 체크하고, 혹시 기한 내 완료가 어렵다면 가능한 일정을 확답 받아 두는 것이 좋아요. 그래야 이후 마케팅팀의 업무 일정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기 때문이죠.

마케팅과 개발은 서로 떨어질 수 없는 협력 관계입니다. 좋은 마케팅 전략이라도 기술적 실행이 따라주지 않으면 성과를 내기 어렵고, 완성도 높은 제품과 서비스도 시장에 맞는 메시지가 없으면 고객의 선택을 받기 힘들기 때문이죠. 결국 마케터와 개발자는 각자의 전문성을 통해 서로의 성과를 완성해 주는 파트너임을 잊지 말아야 해요. 특히 마케터는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서 고객뿐 아니라 타 부서와의 소통에서도 그 역량을 발휘해야 합니다. 결국 개발자와 효과적으로 협업하는 능력 또한 마케터에게 필요한 스킬이고, 이는 곧 더 나은 마케팅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 거예요.😎

*외부 필진이 기고한 아티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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