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를 훔쳐라! 오디오 플랫폼들의 끝없는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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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콘텐츠가 MZ 세대에게 각광받기 시작한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죠! 무수히 쏟아지는 영상 콘텐츠 사이에서 오디오 콘텐츠는 묵묵히 제 역량을 발휘하며 그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는데요. 오래도록 사랑받는 오디오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오디오 플랫폼에서는 다양한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고 해요. 먼저, 왜 그렇게 오디오 콘텐츠를 좋아라 하는지부터 짚고 넘어갈게요~

이용자는
✅ 화면이라는 가림막 때문에 물리적, 심리적 거리감이 느껴지는 영상 콘텐츠에 비해 바로 옆에서 이야기를 듣는 것 같은 친근감이 들어요.
✅ ‘시간은 없는데 볼 게 너무 많아’ 배속과 스킵을 애용하는 MZ 세대에겐 그야말로 안성맞춤! 콘텐츠를 소비하는 동시에 다른 일도 할 수 있으니까요.

제작자는
✅ 저렴한 제작비와 낮은 진입장벽! 스마트폰 하나만으로도 제작이 가능해요.
✅ 목소리의 친밀감 때문에 충성도 높은 팬을 끌어모을 수 있죠.

공통적으로
✅ 100% 이용자의 상상으로 이미지가 구현되니 콘텐츠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가능해요. 이용자는 어떠한 방해 요소 없이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제작자는 창작에 제한이 없으니 윈윈(win-win) 맞죠?

하나, 뭔가 새로운 게 필요해! [장르 개척]

지난 12월, 네이버 바이브는 앱 내 ‘오디오’ 탭을 신설하고 국내 최초 오디오 무비 <층>을 무료로 공개했어요. 회당 20분씩 총 6개의 클립으로 영화와 같은 러닝 타임을 가진 <층>은 층간 소음이 계속되는 빌라에서 발생한 사망사건을 추적하는 미스터리 스릴러로, 많은 사람들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는데요.

출처 네이버 바이브 공개 한 달 만에 재생 수 100만 회를 돌파한 오디오 무비 <층>

바이브가 도전한 새로운 장르인 ‘오디오 무비’의 특징을 살펴볼게요.

첫째, 기존 영화와 다르게 모든 관객이 모두 다른 장면을 머릿속에 그려요. 감독의 의도대로 해석되기도, 다음 장면이 예측되기도 하는 영화에 비해 관객의 능동적인 감상이 가능하다는 점! 흥미롭지 않나요? 둘째, 기존 오디오 콘텐츠와 다르게 100% 배우의 목소리 연기로 진행돼요. 현장감과 몰입도를 높여 집중력이 상승할 수밖에 없겠죠? 다만, 출연 배우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점은 단점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인지도와 목소리 연기력을 모두 갖춘 배우가 섭외되어야 하죠. 셋째, 비주얼 요소를 더했어요. 무빙 텍스트, 라인 그래픽, 타이포그래피 등 시각적인 요소와 함께 다채로운 감상이 가능해요.

출처 네이버 바이브

마지막으로, 가장 편한 시간에 가장 편한 자세로 감상할 수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겠죠?

출처 인터넷 커뮤니티

네이버에 따르면, 바이브에 ‘오디오’ 탭을 신설한 이후로 앱 신규 설치수가 2배로 증가했다고 해요. 콘텐츠 이용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 새로운 장르를 시도하는 건 반드시 필요하겠죠?

둘, 크리에이터 헤쳐모여! [크리에이터 육성]

크고 작은 오디오 플랫폼들은 새로운 크리에이터 육성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어요. 오디오 콘텐츠 중 가장 규모가 크고 대중적인 분야는 단연 ‘오디오북’이죠. 미국의 그랜드뷰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오디오북 시장은 2027년까지 연평균 24.4%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해요. 국내 오디오 플랫폼들은 책으로 읽기에는 어려운 고전 명작이나 수많은 덕후를 탄생시킨 영화를 오디오 콘텐츠로 제작하는 등 새로운 이용자 유입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죠.

출처 (좌) 윌라 박경리 작가의 대하소설 <토지>, (우) 트위터 @StorytelKR JK 롤링의 판타지소설 시리즈 <해리포터> 한국어판

하지만 윌라, 밀리의 서재와 같은 기존 플랫폼들은 전문 성우나 AI 목소리 기반인 경우가 대부분인데요. 다소 지루하고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는 데다 이용자가 상상한 목소리가 아닐 수 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죠.

혹시 ‘오디오 작가’라는 직업이 있다는 거 알고 계시나요? 자신의 경험이나 생각을 특정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쓴 글(에세이)을 오디오로 출간하는 작가를 말해요. 오디오 에세이 플랫폼 나디오에서는 공모전은 물론 글쓰기와 목소리 코칭도 지원하고 있어 누구나 ‘오디오 작가’가 될 수 있다고 해요.

출처 나디오

작가의 경험을 작가의 목소리로 들을 수 있다는 점이 오디오 에세이가 가진 가장 큰 매력 아닐까요? 조금 투박하고 어색할 수 있지만 다른 어떤 콘텐츠보다 진정성을 담아낼 수 있으니까요.

또 다른 오디오 플랫폼 플로도 크리에이터를 위한 무대를 만들고 오디오 콘텐츠의 영역을 확대하는데 앞장서고 있는데요. SK텔레콤의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와의 협력을 발표했죠. 메타버스 내에서 마음껏 콘텐츠를 창작하는 것은 물론 팬들과 실시간 양방향 소통을 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고 해요.

출처 (좌) 플로, (우) 이프랜드

이렇게 목소리가 무기인 성우들뿐만 아니라 메이저 진입이 어려운 1인 크리에이터들이 설 무대가 늘어나고 있어요. 통통 튀는 매력을 가진 크리에이터들이 발굴되고 건강한 경쟁을 부추기게 되겠죠? 이는 이용자들의 ‘귀’를 공략하는 새롭고 다양한 콘텐츠 양산으로 이어지는 거죠.

셋, 힐링이 필요해! [카테고리 확장]

오디오 플랫폼은 이제 MZ세대에게 ‘힐링’을 주는 존재가 되었는데요. 세계 최대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 조사에 따르면, ‘MZ세대(M세대 78%, Z세대 71%)는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오디오를 사용한다고 해요. 이에 따라 ‘앰비언트 사운드’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는데요. 비대면 활동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자연적인 소리를 담은 플레이리스트를 들으며 심리적 안정을 찾으려는, 즉 힐링을 만끽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어요.

출처 스포티파이

MZ 세대는 오디오 플랫폼에서 명상을 하고, 취향과 관심사를 공유하며, 목소리 일기를 통해 감정과 생각을 교류하기도 해요. 이에 따라 플랫폼들은 청각을 활용해 ‘나 자신’에게 집중하려는 이용자들에게 경험의 폭을 넓혀주고자 카테고리를 확장해나가고 있어요.

출처 머머링
출처 블라블라

이러한 수요에 발맞추어 재빠르게 힐링 오디오 콘텐츠 시장에 재빠르게 탑승한 브랜드들도 있는데요.

만보기 앱으로 유명한 캐시워크에서는 이용자의 마음 상태에 적합한 오디오 콘텐츠를 큐레이션 해주는 ‘마음챙김’ 서비스를 론칭하기도 했어요. 기존 캐시워크 앱 내에서 접속하게 함으로써 이용자의 편의성을 높이고 초기 이용자 확보에도 유리하죠.

출처 넛지헬스케어

또 어린이의 힐링을 돕는 오디오 콘텐츠도 있어요. 최근 유아용 오디오 플랫폼 ‘코코지’에서 엄마와 아빠의 목소리로 책을 읽어주는 오디오 플레이어를 출시했거든요.

출처 코코지오은영TV

당연히 브랜드가 소비자들의 ‘귀’를 사로잡기 위해 오디오를 활용한 사례도 있겠죠?

첫 번째는, 브랜디드 플레이리스트예요. 지난 12월 안마의자 브랜드 바디프랜드는 바이브와의 콜라보를 통해 힐링 뮤직 콘텐츠를 제공했어요. 에버랜드는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에버랜드 내 공간들의 BGM을 담은 영상을 올리기도 했죠.

출처 유튜브 에버랜드 – EVERLAND

두 번째는, ASMR을 활용한 콘텐츠예요. 하나투어는 여행을 그리워하는 고객을 위한 캠페인을 진행했는데요. 영국 런던과 스페인 이비자의 현지 사운드를 담은 음원을 발매했어요. 아! 대한항공에서도 국내 여행지의 현장음이 담긴 ASMR 콘텐츠를 공개한 적이 있었죠!

출처 하나투어
출처 유튜브 blank

이외에도 지난해 종이 카탈로그를 폐지하고 ‘듣는 카탈로그’를 내는 등 파격적인 도전을 하기도 했던 이케아는 클럽하우스를 통해 ‘랜선 살림 상담소’를 운영하기도 했어요. 해외 명품 브랜드인 샤넬, 에르메스 등도 오디오 콘텐츠를 통해 브랜드 스토리를 꾸준히 전하고 있고요.

출처 인스타그램 @ikeakr

이용자가 필요로 할 때면 언제든 찾을 수 있도록 가까이에서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고, 힐링과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 있는 플랫폼들! 고객의 삶에 스며들고자 하는 브랜드라면 오디오를 활용하지 않을 수 없겠죠?

전 세계적으로 오디오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지금, 브랜드들은 신선하면서도 친근한 매력으로 고객과의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어요. 유행을 타지 않고 고객 곁에서 오래도록 기억되고 싶은 브랜드라면, 오디오를 적극 활용한 콘텐츠로 고객들의 ‘귀’를 공략해 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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