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찌를 먹고 할리스를 바른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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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패션/뷰티/외식업 사이의 경계가 희미해지고 있어요. 사람들은 SNS를 통해 내가 입고 바르는 것뿐만 아니라 먹고 마시고 보는 모든 것을 공유하며 나를 표현하고 있죠. 그렇기 때문에 브랜드는 소비자의 라이프 스타일에 녹아드려는 시도를 하고 있어요. 어떻게 하냐고요? 바로 다양한 방법으로 브랜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거죠.

돈으로 행복을 살 순 없지만, 구찌 햄버거는 살 수 있어요

출처 (좌) 구찌 오스테리아 / (우) 빅 파일럿 바

최근 명품 패션 브랜드에서도 브랜드 경험을 위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는데요. 다름 아닌 외식업에 뛰어들었어요! 구찌는 지난달 ‘구찌 오스테리아’라는 레스토랑을 오픈했죠. 메인 메뉴는 에밀리아 버거와 토르텔리니가 있으며, 특히 에밀리아 버거는 약 5만 원으로 다소 비싼 가격임에도 20분 만에 4월 온라인 선착순 예약이 마감되는 등 오픈 초기부터 인기라고 해요.

레스토랑 내부 인테리어는 구찌 제품이 떠오르는 앤티크 한 벽지와 거울 등의 소품으로 꾸며져 있고, 음식은 구찌 그릇에 담겨 나오며 스태프들은 구찌 플라워 모양의 앞치마와 초록색 정장을 입고 있는데요. 이처럼 구찌는 ‘구찌스러운’ 레스토랑을 오픈하며 소비자들이 브랜드를 눈으로 즐기고 입으로 맛볼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고 있죠.

두 번째로 스위스 명품시계 IWC는 지난해 전 세계 최초로 운영하는 공식 카페인 ‘빅 파일럿 바’를 운영하고 있어요. 특히 브랜드가 추구하는 ‘지속가능성’이라는 메시지를 강조한 인테리어가 눈에 띄었는데요. 바로 바의 벽면을 재활용한 폐비닐과 폐유리로 꾸몄답니다. 이런 인테리어뿐만 아니라 운영에 있어서도 불가피하게 일회용품을 사용할 경우 생분해되는 소재를 사용하는 등 브랜드의 가치를 실현하는 노력을 보이고 있어요.

두 브랜드 외에도 디올의 ‘디올 카페’나 곧 오픈 예정인 루이비통의 레스토랑 카페 등 명품 브랜드들에서 외식업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브랜드 경험을 주는 사례가 많았는데요.

그렇다면 왜 굳이 외식업이었냐구요?

출처 인스타그램 해시태그 검색

최근 오마카세나 파인다이닝이 다소 높은 가격임에도 젊은 층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었어요. 이는 가심비를 추구하는 MZ세대가 먹는 것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따라서 명품이라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유지하되 많은 소비자들에게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는 방법으로 외식업을 택한 거죠.

마시지 마세요. 입술에 양보하세요?

명품 브랜드 외에도 새로운 영역에서 소비자에게 브랜드 경험을 준 카페 브랜드가 있어요. 바로 지난해 기존 사명 ‘할리스 커피’에서 ‘커피’를 빼며 라이브 스타일 브랜드로 발돋움한 ‘할리스’예요.

출처 할리스 홈페이지

할리스는 올해 초 뷰티 제품인 ‘할리스 레드 벨벳 립’을 출시했어요. 할리스 공간의 따뜻한 분위기를 모티브로 개발된 제품으로 특히 커피를 마실 때의 따뜻한 느낌과 입술에 닿는 부드러운 촉감을 립스틱으로 구현했다고 해요. 또 ‘브릭 레드’ 컬러는 할리스의 상징인 레드 색상과 따뜻하고 편안한 매장 인테리어에서 영감을 받았다는데요. 커피와 관련은 없지만, 할리스 카페의 특징을 잘 담은 뷰티 제품인 건 알 수 있죠.

최근 에스프레소 카페나 스탠딩 카페 등 개성 있는 이색 카페들이 인기를 끌고, 많이 생기면서 단순히 커피의 맛이나 안락한 공간만으로 젊은 세대들의 관심을 끌긴 어려워졌어요. 그래서 할리스는 카페 이용이 많은 젊은 여성층을 타겟으로 뷰티 제품을 출시하면서 다른 방식으로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답니다. 그뿐만 아니라 이번 뷰티 굿즈를 시작으로 할리스는 앞으로 골프, 캠핑, 테이블웨어 등 더 다양한 카테고리의 제품을 출시하며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넓혀갈 예정이라고도 해요.

색다른 도전이 하고 싶어졌다고요?! 마지막으로 이것만 주의해 주세요.

이처럼 내 브랜드가 장기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소비자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해요. 외식업이든 패션/뷰티업계든 하나의 비즈니스에만 몰입하기보단 유연하게 대처하여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브랜드 경험을 주는 것이 필요하죠.

· 구찌 오스테리아 → 구찌의 패턴과 색이 녹아든 인테리어 및 식기
· IWC 빅파일럿 바 → ‘지속 가능성’이라는 브랜드 메시지를 강조한 인테리어 소재
· 할리스 → 할리스의 상징색과 따뜻한 브랜드 이미지를 담은 립스틱 컬러

다만 일관성 없이 사업의 확장에만 집중하는 것은 위험해요. 구찌가 고급화된 음식과 구찌스러운 인테리어로 명품 아이덴티티를 유지하고, 할리스가 브랜드의 따뜻하고 안락한 이미지를 유지했듯이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소비자들에게 잘 전달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니 주의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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