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게팅은 시작에 불과하다. Z세대의 오브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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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탐정사무소 사건 기록지>

사건번호 | 230516

고객정보 | 최사원(마케터)

의뢰내용 | Z세대들이 좋아하는 오브제의 공통점을 알려주세요!

상담 녹취록

👤저, 탐정님이 실력 하나는 최고라고 해서 찾아왔는데…진짠가요? 저는 신입 마케터 최사원입니다. 모든 마케팅이 Z세대를 겨냥하고 있는 지금, 마케터들의 최우선 과제가 ‘Z세대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파악하기’가 된 건 아시죠? 뭐, 저도 마찬가지라 계속 레퍼런스만 긁어모으고 있습니다. 그런데요, Z세대가 좋아한다는 걸 찾아서 수집하고 가만히 보다 보면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니, 요즘 애들 취향이 대체 뭐야?’

언제는 네잎클로버, 어느 날엔 부적, 또 이제는 약과… 특정 카테고리로 묶기도 힘들고 공통점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데, 이게 ‘Z세대가 좋아하는 오브제들’이랍니다. 전 도무지 그 이유를 모르겠는데요.

이렇게 매번 예측도 못하고 쫓아가기에만 급급하다 보니, 왜 좋아하는지도 모르겠고, 그러니 어떤 포인트에서 활용해야 할지 알 수가 없더라고요. 탐정님, Z세대들이 좋아하는 오브제에 공통점이 있긴 한가요?

🕵️‍♂️ (…)고객님, 지금부터 제 말을 들어주시겠어요?

아이돌도 티켓팅하는 약과가 있다?

편의점부터 고급 호텔까지 사로잡은 약과

🕵️고객님, 소위 ‘인스타 감성’이라 불리는 카페가 Z세대의 필수 방문지라는 건 알고 계실 테죠. 그렇다면, 요즘 Z세대의 인스타 스토리에 가장 많이 올라오는 디저트는 뭘까요?

👤 마카롱인가요? 아니면 까눌레? 소금빵?

🕵️아뇨, 정답은 바로 CU에서 판매하는 약과쿠키입니다.

쿠키 위에 약과를 올린 약과쿠키부터 시작해, 약과 아이스크림, 약과 마카롱까지… 약과 관련한 디저트 상품이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어요.

…아, 약과는 Z세대와는 거리가 먼 음식 아니냐고요? 맞는 말이죠. 사실, 1년 전까지만 해도 약과와 Z세대는 큰 관련이 없었어요. 하지만 작년 여름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약과 먹방이, 약과를 경험해 본 적이 거의 없는 Z세대의 호기심을 자극했어요. 또, 약과를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가 인기를 끌기 시작했죠. 유튜브에선 약과 먹방 ASMR, 약과 제작 과정 등 약과 관련된 콘텐츠가 조회수를 올리는 필승 소재가 되었고, CU에서 출시한 약과쿠키를 사기 위해 온 동네 편의점을 다 뒤졌다는 이야기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더군요.

Z세대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약과 콘텐츠 중 하나는, 바로 62만 명 구독자를 보유한 유명 먹방 유튜버 ‘여수언니’의 약과 판매입니다.

출처 반시계방향으로 (1) 유튜브 여수언니 정혜영[Yeosu Unnie] (2) 유튜브 여수언니 정혜영[Yeosu Unnie] (3) 여수언니 봄날엔 약과

‘여수언니’는 예전부터 약과를 매우 좋아한다고 언급했는데, 지난 1월 한 스타트업 회사와 손잡고 약과를 제작해서 판매하기 시작했죠. 워낙 유명하고 약과에 진심인 것을 보여 준 유튜버라 판매 전부터 기대치가 높았고, 약과 쇼핑몰 오픈 첫날부터 약게팅(약과+티켓팅의 합성어) 성공 여부가 온라인 커뮤니티를 휩쓸었죠.

인기 걸그룹 ‘엔믹스’의 멤버인 설윤(2004년생)도 약과 구매에 참여했다고 이야기할 정도이니, Z세대들에게도 약과 여파가 얼마나 컸는지 짐작이 가십니까? 실제로 ‘여수언니’가 런칭한 약과 브랜드인 ‘봄날엔약과’에는 만 개가 넘는 리뷰가 달렸습니다.

출처 (좌) 던킨 도너츠 (우) 서울드래곤시티

또 유튜브뿐만 아니라, 디저트 업계에서도 약과는 주목받는 대상입니다. 던킨도너츠는 약과와 도넛을 결합한 신제품 ‘허니 글레이즈드 약과’를 내놓았고, 호텔 ‘서울드래곤시티’는 2023 새 빙수 세트에 곁들임 메뉴로 약과를 추가했죠.

출처 (좌) CU (우) GS25

그 중에서도 가장 대중적으로 성공한 건 편의점 브랜드 CU와 디저트 카페 ‘이웃집 통통이’가 콜라보해 출시한 ‘이웃집 통통이 약과쿠키’입니다.

🙋‍♂️탐정님! CU는 알겠는데, ‘이웃집 통통이’는 뭔가요?

🕵️‍♂️’이웃집 통통이’는 압구정에 본점을 둔 디저트 카페로, 예쁘고 맛있는 디저트뿐만 아니라 자체 브랜드 캐릭터인 ‘통통이’가 귀엽기로 유명합니다. 여의도 더현대서울과 잠실 롯데백화점에 입점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자랑합니다.

이렇게 출시된 ‘이웃집 통통이 약과쿠키’는 무려 5일 만에 10만 개가 완판될 정도였습니다. ‘포켓CU’ 앱을 통해 약과쿠키 재고를 확인하라는 꿀팁이 인터넷에 퍼지기도 했으니까요. 그리고 콜라보 제품 출시로 유명한 편의점인 CU에 이어, GS25도 ‘행운약과 도넛’을 런칭한다고 밝혔습니다.
(CU와 GS25 콜라보 제품이 왜 유명한지 궁금하다면 이전 아티클을 읽어보세요!)

제2의 약과가 될 수 있을까? 개성주악

출처 유튜브 달방앗간 : Dalbangatgan

🕵️전통 한과인 개성주악은 개성의 향토 음식으로, 약과보다는 덜 대중적인 간식입니다. 만드는 과정이 찹쌀도너츠와 정말 비슷해 ‘찹쌀도너츠의 조상’이라고도 불리는 음식이죠. 3년 전 한과 베이킹 유튜버인 ‘달방앗간’이 개성주악 영상을 올렸고, 알고리즘으로 유명해지며 개성주악을 이용한 콘텐츠도 여럿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이 개성주악도 약과가 유명해지며 함께 인지도가 상승하고 있어, 제2의 약과가 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고요.

출처 유튜브 (좌) 유진 (우) 먹었서연DIET

또 개성주악 제작 영상이 300만 뷰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고, 유명 먹방 유튜버들의 소재가 되며 최근까지도 개성주악 먹방의 인기는 식지 않고 있어요. 약과쿠키와 더불어 어버이날 선물로도 떠오를 정도니까요.

왜 좋아할까?

1) ‘유사 향수’ 유발
Z세대에게 왜 Y2K가 유행할까, 생각해본 적 있으신가요? 정작 Z세대는 Y2K가 유행하던 그 시절의 기억이 희미할 텐데 말이에요. 살아본 적 없는 시절을 그리워하고, 그 시절의 문화나 패션 스타일을 따라하는 현상이 Z세대 사이에서 일어나고 있어요. 비단 Y2K뿐만 아니라, 약과나 개성주악 등 전통 과자도 마찬가지예요. 분명 향수는 향수인데, 경험해 본 적 없는 것을 그리워하는 ‘유사 향수’를 유발하기에 좋은 아이템이라고 할 수 있겠죠.

2) 믹스 앤 매치
약과와 개성주악은 제삿상에서 잠깐 접하거나, 아예 접한 적 없는 생소한 음식이에요. 쉽게 말해서, ‘옛날 디저트’라는 인식이 강하죠. 하지만 그 ‘옛날 디저트’가 ‘요즘 디저트’인 서양 디저트(마카롱, 케이크, 쿠키 등)와 결합했다는 점이 Z세대들에게 신선하게 다가왔어요. 전혀 어울릴 일 없어 보이는 두 가지가 합쳐졌을 때, 새로운 트렌드가 만들어지는 거죠. 또, 약과와 결합해 먹는 음식이 다양해진다는 것 또한 눈여겨 볼 만한 포인트예요. 빵, 아이스크림, 까눌레 등 자신의 취향대로 커스텀해서 만들어 먹기 좋은 아이템이니까요.

활용 포인트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처럼 어울리기 힘들 거라고 생각했던 걸 매치해 보세요. Z세대 소비자들에게 이러한 의외성은 ‘힙하다’고 느껴질 수 있으니까요.

더 나아가, ‘유사 향수’가 아니라 Z세대의 진짜 유소년 시절인 2000~2010년대 초반에 유행했던 아이템을 이용해 ‘진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카페베네, 캔모아 등 이름만 들어도 추억에 잠기는 브랜드나 아이템이 하나쯤은 있을 거예요.

익숙함에 속아 특별함을 잃지 말자! Z세대의 라벨 활용법

🕵️고객님, 제가 지금 설명하는 ‘이것’이 뭔지 알아맞혀 보시겠어요? 이것은 옷 뒤에 달려 있고, 반찬통이나 노트에 이름을 적을 때 붙이기도 해요.

👤글쎄요…

🕵️바로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라벨’입니다. 하지만 그런 라벨이 이제는 Z세대들 사이 ‘힙’의 상징으로 떠오르고 있어요.

앞서 소개한 약과를 생각해 볼까요? 약과는 Z세대들에게 핫한 아이템으로 떠오르기 전에도, 어른들이 많은 제사상에서는 꾸준히 모습을 볼 수 있는 스테디셀러였죠. 하지만 지금 소개하는 라벨은 등장한 지 채 6개월도 되지 않은, 정말 최신 아이템입니다.

· 라벨키링

출처 하삐하삐

라벨 키링은 아이돌 팬들 사이에서 새롭게 유행하기 시작한 굿즈예요. 옷 안쪽에 달리는 라벨 용지에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의 이름이나 문구를 새기고, 그걸 키링으로 제작하는 형식. 일종의 ‘각인 서비스’라고 보면 돼요. 다만 볼펜이나 향수에 이루어지던 각인 대상이 라벨로 옮겨갔다는 게 차이점이죠.

· 라벨스티커

출처 비온뒤

라벨스티커도 마찬가지로 아이돌 팬덤 사이에서 유행하기 시작한 굿즈예요. 라벨지에 자신이 쓰고 싶은 문구를 인쇄해, 스티커로 제작하는 방식이죠. 레트로한 느낌을 낼 수 있다는 게 특징이고, 문구뿐만 아니라 그림도 함께 인쇄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아요.

· 라벨테스트

출처 에디터 본인 케이테스트 라벨스티커테스트

🕵️이 이미지를 본 적 있나요? 지난 4월, Z세대들의 인스타 스토리에서 공유 릴레이가 벌어진 이것은, 바로 테스트 사이트인 ‘케이테스트’에서 만든 ‘케이테스트X라벨스티커테스트’의 결과지입니다.

👤(그게 뭔데…)

🕵️Z세대는 짧은 시간 안에 할 수 있는 흥미로운 테스트를 즐기고 있어요. ‘문답으로 알아보는 나의 연애 성향’, ‘조선시대에 태어났다면 나는 어떤 직업?’같은 게 그 예시죠. 그리고 단순히 테스트를 진행하고 끝내는 게 아니라, 그 결과를 친구들과 공유합니다.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결과 페이지 화면을 캡쳐해 올리고, ‘이거 진짜 나야?’, ‘나랑 같은 거 나온 사람’과 같은 멘트를 작성하는 방식이죠.

‘케이테스트X라벨스티커테스트’도 마찬가지예요. 사실, 테스트 내용 자체만 보면 여타 테스트와 크게 다를 건 없어요. 자신의 애인, 우정, 성격 등 나를 이루는 여러 성향에 대해 간단하게 테스트를 하고 결과지를 보여주는 방식이에요.

다만 Z세대들에게 특별하게 느껴진 차별점이 있다면, ‘라벨’테스트라는 이름답게, 예쁜 색상과 라벨 스티커 모양을 활용해 결과 페이지를 디자인했다는 것이에요. 마치 스티커를 이용해 정성들여 꾸민 다이어리 한 페이지처럼 말이죠.

왜 좋아할까?

라벨이라는 건 아주 일상적인 오브제예요. 디저트처럼 먹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가방이나 구두처럼 수집하기에 좋은 물건도 아니죠. 하지만 이런 점이 오히려 특별함으로 작용했어요. 이유를 한번 짚어 볼까요?

1) 일상적이고 흔해요
일상적인 제품이 키링이나 굿즈 등 악세사리로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이 Z세대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한번 더 돌아보게 만들어요.

2) 가볍게 구매할 수 있어요.
가격대가 비싸고 쥐면 부서질까 조심조심 다루는 여타 오브제와 달리, 대부분의 라벨 키링은 만 원을 넘지 않아요. 그래서 비교적 가벼운 마음으로 구매할 수 있고, 공간 차지도 별로 하지 않죠.

3) 커스텀하기 좋아요
원하는 문구를 새길 수도 있고, 색깔을 바꾸거나 그림을 그리는 등 자신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어요.

활용 포인트

아직 라벨은 전국에서 품절 대란이 일어난 약과처럼 완전히 양지로 떠오른 아이템은 아니고, 물 밑에서 예열중인 상태라고 할 수 있어요. 이 틈을 타서 라벨 자체를 활용하는 것도 좋아요. 실제로 판매하는 상품 라벨의 문구와 색상을 바꾸는 이벤트를 진행하거나, 홈페이지에서 라벨 디자인을 활용하거나 하는 방식으로요.

하지만, 라벨이 흥한 이유인 ‘아주 일상적인 오브제의 변신’에 집중하면 창의적인 답안이 나올지도 몰라요. 영수증이나 쓰레기봉투처럼, 너무나도 일상적이라 별 관심 두지 않는 물건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고민해 보는 건 어떨까요?

🕵️고객님, 이제 Z세대가 무조건 반응하는 오브제들과 그 특성에 대해 조금 아실 것 같지 않습니까? 한번 되짚어 볼까요?

✅Z세대가 무조건 반응하는 오브제의 공통점

1️⃣Z세대가 경험해 보지 않았지만, 호기심을 가지고 동경할 만한 것
2️⃣전혀 어울릴 일 없어 보이는 것을 매치한 것
3️⃣나의 개성을 드러내고, 커스텀하기 좋은 것

*외부필진이 기고한 아티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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